병오년 천리마에 올라타고
쉼 없이 달려온 세월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라는 종착점에 닿았습니다
이쯤에서 잠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타임
(Hydration Break Time)을 가지며
숨도 고르고, 마음도 고르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한 해의 절반을 돌아보면
미흡했던 일, 아쉬웠던 순간
그리고 후회로 남은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세월과 함께 나이도 먹어가니
마음에도 시근(時斤)이 드는 것인지
자꾸만 지나온 시간이 눈에 밟힙니다
.
올해 상반기를 정리하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아쉽다'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아쉽다'를 사전에 찾아보니
바라던 만큼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 한켠에 부족함과 안타까움이 남는 상태라고 ...
그런데 문득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너무 자주 이 단어를 남발하는 것은 아닐까
.
나는 일주일에 한 번 꼭 로또를 삽니다.
겉으로는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금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제법 거룩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또한 사람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월요일이면
복권을 샀던 가게 앞을 지나며
당첨 현수막이 걸렸는지부터 슬쩍 확인합니다
혹시라도 현수막이 걸려 있다면
급격한 심장 팽창으로 인한 심정지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우겨보지만….
현수막이 없으면
그제야 편안한 마음으로 번호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30개의 숫자 중 단 하나만 맞았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뜬 한 줄
"아쉽게 낙첨되셨습니다."
참 기가 막힌 표현입니다
이 정도를 두고 '아쉽다'라고 하는 건
'아쉽다'라는 단어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월드컵 감독이 물러나면서
"아쉽지만 사퇴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했다가는 돌 맞기 십상일 텐데 말입니다. (ㅎㅎ)
향기를 품던 꽃들도
비를 맞고 눈물을 머금은 채
도도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면
그건 '아쉽다'일까요,
아니면 '안타깝다'일까요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자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입니다.
이번 주에는
"아쉽게도…"라는 말 대신
"축하합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로또를 준비하는
한 촌로의 궁시렁궁시렁으로
병오년 절반을 마감해 봅니다
월드컵은 잠시 잊으시고
월드콘 하나 시원하게 드시면서
건강한 여름 보내십시오.
아쉽지만… 아니, 행복하게!
사진의 꽃 비품은 치자... 치사가 아니고요
해바라기 ... 월드컵 바라기하다 망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