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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배흘림
그저 쉬운 책을 추천하진 않는 글입니다. 완전한 기초서적이라던지, 입문서라던지, 누구나도 알 수 있게 설명이 되어있는 쉬운 설명(가령 학생들을 위한)이 되어있는 책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들여서라도 체화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책들만을 추천해봤습니다.
1. 사실 이 글에 포함을 시켜야할지, 말아야할지 가장 많이 고민한 책입니다. 제 추천이 없더라도 누구나 제목은 들어봤을 법한 시대적 스터디셀러니깐요. 그럼에도 이렇게 추천을 드리는 것은 이 책은 단순한 이론 서적이 아니라 시대를 통찰하는 책이기 때문이라서입니다.
제목부터 코스모스(조화)입니다. 이 세계(차원에 대한 개념)를 바라보는 전공자들은 이 세상을 크게 두가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 세상은 조화(코스모스) 속에서 간간히 부조화(카오스)가 나타나는 완벽에 가까운 세상인가. 아니면 이 세상은 수없이 많은 부조화들 속에서 조화가 피어나는 어지로운 세상인가 하는 시선입니다.
법이 먼저인가. 왕이 먼저인가. 신이 먼저인가. 인지가 먼저인가. 수없이 많은 물음 속에서 칼 세이건은 당당히 자신의 견지는 이 세상이 조화 속에서 꽃 피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칼 세이건은 단순히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와 그 형성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며 일순 철학서의 모습도 띄고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이론과 지금은 폐기된 설정들도 몇가지 있습니다만, 개정을 거치면서 수정이 되어 그런 부분에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2. 코스모스조차도 어렵다는 분들이 있을 수 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가벼운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평행우주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논조가 가볍다해서 책의 내용조차도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결코 코스모스에 뒤떨어지는 책이 아니며 충분히 가치있는 책입니다. 물론 책의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칼 세이건이 철학적 관념에서 우주에 대한 저서를 작성했다면, 미치오는 중학교 교실에서 특강으로 온 강사가 재밌는 썰을 풀듯 이야기를 써내려갔습니다.
3. 스티븐 J 굴드의 풀하우스입니다. 이병헌이 주연한 드라마 제목이 아닙니다. 간단히 말해서 '진화'에 대한 관념을 바꿔줄 생물학책입니다. 우리는 흔히 진화를 생명의 나무에 빗대어 설명하곤 합니다. 뿌리 쪽에는 아메바나 단세포 생명들이, 줄기에는 바퀴벌레나 쥐같은 생물이, 잎사귀같은 끝에는 돌고래나 인간 같은 고등한 생물들이 존재한다고요.
딱 잘라 말하면 그것은 진화에 대한 명백한 오해, 그릇된 관념입니다. 우리가 고등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진화에 대한 관념은 어린 시절 배운 다윈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또한 종교적 이유로 창조설과의 얼터기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진화에 대한 본질이 흐려지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진화라는 개념은 포켓몬스터와 같다는 근본부터 틀린 '오해'에서 시작된 걸지도 모릅니다. 조금 딱딱한 문체와, 중반까지도 이어지는 지루한 논조는 조금 힘을 내서 이 책을 덮을 때쯤 몰려올 뿌듯함을 생각한다면 감수할 수 있을 고통일 것입니다.
4. 최근 어떤 한국의 영화 덕분에 조금 유명해진 책입니다. 정말 제목 그대로의 책입니다. 역사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물음표에서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누가 기록하고, 누가 남을 것이며, 누가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책입니다. 일단 저자의 가장 큰 목표는 객관성에 있습니다. 역사는 객관적일 수 있는 것인가, 설령 객관적이라면 그것조차 주관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물음입니다.
그렇기에 카는 이 책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가 하는 대화라고 표현합니다. 책은 실제로 이러한 반증과 실증의 사이에서 물음과 해답을 끝없이 반복하여 되묻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해답이 아닌 물음에 대한 책이며, 어떤 자세로 역사를 대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를 완성시켜줄 책일 것입니다.
5.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입니다. 역사에 대한 근대 개념론자는 크게 두 명으로 나뉘는데 그게 카와 토인비입니다. 사실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응당 카의 저서가 옳습니다. 두 책이 지향하는 논지가 많이 다르지만 역사 그 자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에는 <역사란 무엇인가>가 맞기 때문이지요.
또한...한국에는 역사의 연구가 전부 번역되어있지 않습니다. 영어 원본은 모두 19권이고, 현지에서도 지나치게 방대한 저서의 양 때문에 전부 정리를 못하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자면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를 수준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책입니다. 역사의 연구는 인류사를 도전의 역사로 빗대어 표현합니다. 인간의 욕구와 민족의 지향점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서 역사를 풀어가며, 한국에는 그 책의 내용을 요약(이라고 하고 포기라고 쓴다)한 1권의 책이 있습니다.
6. 역시 추천을 할까 말까 망설인 책입니다. (굳이 완독하지 않아도 되는 책입니다.) 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종교가 먼저인가 왕이 먼저인가라는 도전적 물음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인간이 '야만'을 벗어나면서 문명이란 것을 가지며, 우리는 무엇을 근본으로 삼으면서 살아왔나 하는 문제인 것이지요.
종교적, 민족적 관점에서 모두 바라 볼 수 있는 사례집의 총집본이며 책 제목이 주는 서사적 느낌처럼 그야말로 전세계의 민족설화와 우화들을 다 끌어모아서 만든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프레이저가 평생을 바친 책이지만, 도서관에서만 집필을 한 반쪽짜리 역사서입니다. (이 책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례들은 그가 책에서 얻어온 정보들이기에 완전하다고 표현하기 힘들지요.. 그리고 그 압도적인 분량(한국도 나옵니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보다는, 그 사례들 속에서 피어나온 책의 결론이 더 없이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7.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입니다. 제목만 보자면 어디선가 들어봤을법 합니다. 굉장히 유명하며, 학계에서는 이 책을 두고 완전히 파가 갈려서 십여년을 넘게(사실 지금까지도) 죽을만큼 물어 뜯어왔습니다. 굉장히 공격적인 책은 맞습니다. 이성보단 본성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앞서 설명한 코스모스와는 완벽히 반대편에 서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맥락은 동서양의 충돌에 기대고 있습니다. 왜 문명이 충돌하는가, 이 세계는 무엇 때문에 그 충돌에 기대어서 성장하고 변화해왔는가라는 개념에서 시작하며, 결국 이 세상은 아주 미시적인 문명들의 충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책이 논란이 되는 것은 오로지 충돌만이 인류를 성장시키는가라는 공격적인 논지에서 나왔으며, 사실 존중이나 이해라는 개념도 크게 수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충돌은 필연이다) 이 책이 반드시 맞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책을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되겠지만요. 하지만 그 충격적 주장만으로도 가치있는 책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8. 이 책의 저자인 조너던 색스는 유대교의 랍비입니다. 유대교는 이 세상 어떤 종교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타협'하지 않는 종교입니다. 그들의 믿음의 전조부터 대 멸망을 노래하고 있으니깐요. 물론 유대교를 공격하기 위해 이런 서론을 쓴 것이 아닙니다. 앞서 소개한 문명의 충돌이 진실로 옳다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물론 문명의 충돌을 정면 비판하기 위해서 쓰여진 문명의 공존이란 책이 있습니다만 전 이 책이 더 좋습니다. (공존이 그렇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별로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문명의 충돌을 읽어 본 후 생길 비관적 사고와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것이지요. 이 세상의 가장 큰 문명들은 모두 종교를 기점을 삼고 있으며, 그 대전제들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라는 지도자적 입장에서 쓴 개인적 고뇌에 대한 책입니다.
9. 얼마 전 주호민 작가의 <무한동력>이 히트했었습니다. 무한동력이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개념(물론 지금 시점이지요. 이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습니다)을 향한 순수한 마음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뭐 그런 내용이지요. 그걸 보신 분들은 다들 한번은 생각을 해봤을겁니다. 왜 무한동력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뭐 열역학 제3법칙 어쩌고 저쩌고..에너지는 열이 어떻고 소리가 어떻고..
엔트로피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사용한 에너지는 이전의 형태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평생 밥도 먹지않고 자전거 페달을 돌릴 수 없고, 충전용 건전지를 평생 쓸 수 없는, 그런 개념입니다. 너무 추상적인가요. 하지만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에너지란 유한하며 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는 개념을 에너지에 대한 기초적 이해에서부터 설명해 나갑니다. 그렇게 친절한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서적이 항상 그렇듯, 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그 관념을 이해하기 위해선 더 없이 좋은 책일것입니다.
10. 철학만큼 난해한 학문이 있을까요. 니체도 그 난해하고 어지로운 학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천재입니다. 이 난해한 '철학'은 일반적인 학문과 달리 되새길 때 더 큰 의미를 가지는 학문이지요. 그러므로 이 더 없이 난해한 짜라투스트라는 충분히 되새김질하며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한번에 완독을 한다? 라는 헛소리를 하는 분이 주변에 계시면 조금 멀리 하십시요.
<신은 죽었다>라는 가장 유명한 구절 하나로는 정의하기 힘든 책입니다. 니체의 허무주의는 그 어원상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며 초인에 대한 개념(인간의 순수 이성을 넘어선)이라던지, 인지의 수준을 넘어서서, 선택을 그 자체로 바라볼 것을 명하며 이성에 기대어 내려지는 수없이 많은 '어떤' 판단들을 비판합니다.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책을 읽어보면서 스스로 깨우쳐야겠지요. 아무래도 책이 난해하다보니 출판사나 번역가에 따라서 책의 성향이 많이 갈립니다. 문학적으로 읽고싶은가, 철학 전공서로 보고싶은가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스스로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11.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미학을 접하면서 살아가지만 그 가치에 대한 판단은 정말 난해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느끼기엔 정말 말도 안되는 것들 투성이죠. 실제로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싶은 그림들이 경매에서 몇 백, 몇 천억에 팔리는 것을 보면, 그게 그럴 '가치'가 있는가라는 감정이 안 생길 수가 없지요.
하지만 가치들의 면면은 결코 상업적 재테크가 전부가 아닌, 다분히 설계되고 추구하는 바가 명확한 예술적 선택이란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예술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어떤 가치들을 취사 선택하면서 이어져왔나라는 기초적인 인지를 해설하는 책입니다. 물론 이 책도 그렇게 친절한 책은 아닙니다. 이런 책같은 경우 천천히, 책에 나오는 곁가지들을 다른 것과 같이 훑으면서 읽는 자습서 같은 책입니다. 아무튼 미학 오디세이는 진중권씨가 진짜배기 학자라는걸 느낄 수 있는 정수입니다.
12. 기원 전 작성된 인류 최고의 서사 문학 중 하나입니다. 왜 문학의 요소가 더 큼에도 여기에 소개가 되냐면 일리아드는 그 어느 쪽에서 소개가 되어도 될만한 책이기 때문이지요. 일리아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가지고 있던 지성에 대한 보고이며 시대를 바라보는 역사서이며, 그들의 삶을 되새기는 철학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유럽 철학(더 나아가 서양 철학)의 근원이 되는 사상의 모태가 되는 책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이며 출판사들에 따라서 그 편집 방향도 많이 갈리기에 역시 본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 따릅니다.
13. 로마인 이야기는 어떻게 보자면 유럽이라는 대륙의 자서전과 같은 책일 것입니다. 로마는 유럽의 기초이며 그 넓은 대륙을 하나로 묶으면서 시대의 앞선 문명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대학생 시절 감명을 받은 후 평생을 바쳐서 저술한 이 책은 정말 '어마어마'한 책입니다. 문체와 가독성도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그 방대한 자료와 근거들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로마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쏟아내면서 그들의 사상과 삶, 철학과 정치를 아주 잘 풀어낸 책입니다
다만, 나나미는 군국주의자에 힘의 의한 절대 논리를 펴는 사람입니다. 속되 말해서 전범 옹호자입니다. 그렇기에 조금 거리를 두고 생각을 해야합니다. 물론 책은 정말 좋은 책입니다.. 슬픈 역설입니다.
14. 김어준이 받은 사연을 묶은 책인 건투를 빈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굉장히 혐오합니다. (시크릿이라던가..) 흔히 말하는 꼰대감성이 투영된 책이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자기계발서적보단 인문학을 읽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내에선 적어도 이 한권은 예외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김어준은 한국에서 극단적으로 평이 갈릴 인물이라는 것인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굳이 가르치려드는 꼰대감성을 비난 했으면서 왜 굳이 자기계발서를 추천하느냐고 말하면, 그 가르치려드는 감정이 없는 책이기에 추천을 하는 것입니다.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줄 뿐, 그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라는 로크의 말이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는 수없이 많은 인간의 갈래에 독단적 선택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결국 독립된 개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인간 스스로에 대한 고찰과 사색은 인간에 대한 학문, 인문학으로 내려왔으며 그 것들이 자신을 성숙시킬 힘인데 말이죠. (얼마전 모 방송에서 가수 강남이 꼰대와 멘토에 대한 구분을 했을 때, 그와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봅니다) 결국 김어준은 담담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할 뿐,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첫댓글 차라투스트라 읽어본사람들아 어때?
코스모스 진심... ㅠ꼭읽자
재밌겠다 평행 부터 봐야지
지식을 위해 교양을 위해 읽겠습니다.
일단 북맠...
책 읽어야 되는데 잘 안 읽힌다ㅜㅠ
나도 북맠..
일단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