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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아이들은 공부를 왠만큼 합니다.
수학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그저 평균점수 이상은 어느정도 안정된 학습환경을 갖추어주고 부모가 관심과 사랑으로 다독여주고 공부습관만 좀 신경써 주시면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중간 이하의 성적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가진 부모의 마음은 정말 한없이 속상하고, 방법 몰라 아이를 잡기도 하고, 인생이 괴롭기도 하고, 자포자기도 하고,,, 아무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시간과 돈을 낭비하면서도 진퇴양난에 빠진 경우가 많죠.
예를 들면, 부모가 아이의 학업에 올인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아이가 부족한 경우... 부족하다 함은, 아이가 공부에 의지가 별로 없으며, 전반적인 학업 성적이 나쁘고, 수업 태도도 별로고, 목적의식도 없고, 두뇌도 학습능력적인면에서 이해가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학업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포기할 정도로 지진아는 아닌 그런 경우를 말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초등 5학년 경 부터 부모는 그 낌새를 알아채고 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는 사실 잘 몰라요.
처음 그런 느낌을 받기 시작한 부모는, 5-6학년때는 아직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 학원 저 학원 과다하게 사교육을 시키면서 내 아이가 능력이 좀 모자란다는 사실을 부정할 증거를 찾고 싶어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성격이 괴팍해지기도 하고 아이에게 심한 폭언이 나오기도 하고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1차적인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아이의 학습의욕을 완전히 꺽어버리는 일들이 종종, 아니 80% 이상 나타납니다.
차라리 엄마가 바쁘거나 좀 무관심하여, 아이의 부족한 학습능력에 대하여 관심이 덜 하거나 한걸음 물러나 있다면 모를까, 자식의 학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부모,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는 부모는 이 시기에 아이에게 독을 들이붓는 우를 범하기 쉽상입니다.
게다가 아이가 첫째 아이거나, 비록 둘째 아이더라도 순종형의 영민한 첫째 아이를 키웠던 경우, 이 경우에 아이 차체의 학습능력이 평균이하란 사실을 단순히 노력부족으로 생각하여 아이를 다그치는 우를 범하곤
하는 거죠.
사교육으로 아이를 망칠 수 있는 첫번째 단계가 아마 이 시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 봉착했다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에 대한 이해'이며, '부족한 아이에 대한 격려'이며, 공부를 못한다고 네 자신이 훌륭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다치지 않게 보호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실천 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머리와 마음으론 이해해도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각하고 노력해야죠... 울컥하고 아이를 혼내기 보다는 뭔가 냉정하게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죠... 아이를 혼내고 다그치고 공부하란 잔소리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게 바로 이 문제니까요.
특히나, 부모가 상위권이었던 경우, 자기 자식이 학업능력이 뒤진다는게 이해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라리 공부가 노력만으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어렵고 힘든 것이란 생각을 가진 과거 중하위권 성적이었던 부모는 아이에 대하여 '저 아이가 나를 닮아 저러나?' 싶은 마음에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이해를 하고 가엾게 생각하기에 차라리 나은데 말이죠.
< 대체 내 아이의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
수학 공부과정을 통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과정은 3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제1단계는 입력 단계 -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제2단계는 출력단계 - 시험문제를 보고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할지 결정하고 그 방법과 관련된 지식을 꺼내는 단계입니다.
제3단계는 답지 작성 단계 - 머릿속에서 풀어나가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남이 알아보고 이해 할 수 있도록 답지에 적어내는 과정입니다. (아시겠지만 중등 수학에서 서술형 문제를 제대로 못 풀면 상위권으로 진입이 불가하며, 이 과정을 잘 못하는 아이들은 대학 가서 레포트도 제대로 작성을 못하거나 아는 만큼 보고서로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학점 따는 데에 아주 불리하며, 회사 생활에서도 문서 작성과 관련된 경우 경쟁력이 뒤집니다. 즉, 직업선택에 따라서 실력보다 저평가 받는 사회생활이 되기 쉽상입니다)
명석한 아이들은 제1단계만 공부시키면 됩니다. 왜냐하면 제2단계와 3단계는 거의 스스로 해결하기 때문이죠.
명석한 아이들의 두뇌는 잘 정리된 도서관과 같습니다. 다량의 도서가 체계적으로 분류되고 정리되어 반듯한 책장에 일목요연하게 잘 꽂혀있습니다. 필요한 도서를 손쉽게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서가 들어오면 어느 위치에 꽂아야 하는지도, 기존 도서와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지도 금방 파악하고, 제자리에 잘 꽂아둡니다. 그러므로 그 도서가 언제 필요한지도 금방 알아내고, 또 필요시 주저없이 금방 꺼내 들 수 있습니다.
중하위권 아이들의 두뇌는 말 안해도 짐작이 가시죠?
책장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은 경우도 있고, 있더라도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새 책이 들어오면 어느 위치에 꽂아둘지 몰라 무조건 한쪽 구석에 쌓아두거나 아무 곳에나 일단 꽂아둡니다. 그런 일이 쌓이면 쌓일수록 기존의 책들이 어디가 있는지도 모르고, 새 책은 더욱 더 찾기 힘듭니다. ‘저번에 들어온 그 책이 어디 있더라?’하면서 한참을 찾아야 그 책을 발견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금방 찾기도 하다가 운이 나쁘면 한참을 헤메도 못 찾습니다.
책이 적을 때는 어느 정도 정리가 안 되어도 노력하면 찾아지던 것들이, 일주일에 10여 권씩 책들이 들어오고, 이것들이 급한 마음에 정리되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달 지나면서 점차 걷잡을 수 없이 되어버립니다.
차라리 들어오는 책들을 정지시키고 확 정리한 후에 다시 새 책들을 반입하면 좋겠으나, 유입되는 책들을 정지시키는 일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휴학을 하겠다는 것이므로 불가능합니다. 학교에서 수학 진도가 나가는 만큼 새로운 책들이 아이 두뇌 안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교육으로 급하게 더 많이 단기간에 배우면 배울수록 밀려들어오는 책들을 감당을 못하고 점점 더 엉망으로 정리상태가 무너져버립니다. 차라리 한두권만 유입되고 있다면 그 책이 어디있는지라고 기억이 날 테지만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 수십권의 책 속에서는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그 책을 “재빨리” 찾아낸다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충 어떤 상태인지 짐작이 가시죠? 네, 맞습니다. 중하위권 아이들이 남들만큼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영 형편없는 경우는 바로 제2단계인 출력과정이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답니다.
지나친 사교육(과도한 입력량)이 출력과정의 비효율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잘 정리된 두뇌를 가진 아이들은 과도한 입력량을 충분히 수용하고 체계적으로 주입된 지식을 잘 정리해서 기억합니다. 출력의 싸인이 주어질 때 망설이지 많고 “재빨리” 정확한 책을 뽑아낼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중하위권 아이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분명 배우긴 배웠는데.... 어떻게 푸는 거였더라?’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느릿느릿 주저주저 하면서, 손은 “무작정” 뭔가를 계산합니다. 어떻게 푸는지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일단 문제에 나온 숫자를 곱한다거나 뺀다거나 등 이유 모를 수학계산을 하는 거죠. (보통 방금 전 문제의 풀이과정에 적용된 계산방법을 무조건 새로운 문제에 적용해 보기도 합니다) 틀리게 풀어 놓은 문제를 앞에 놓고 “왜 이렇게 풀었니?”라고 물었을 때 “그냥요.....”라는 대답을 하곤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아주 곤혹스러워하면서 어떻게라도 이 문제를 풀어버림으로써 그 곤혹감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합니다. 정확한 해결법을 찾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눈앞의 이 문제를 풀어버리고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욕구가 강하다는 거죠. 풀이 방법이 맞던 틀리던... 그래서 정확한 풀이방법에 대한 깊은 생각 없이 무작정 이 방법 저 방법 풀어보다가 숫자만 나오면 그게 정답이길 바라면서 그냥 답지에 쓰고, 다음 문제로 넘어갑니다. 운이 좋으면 맞는 거고, 운이 나쁘면 틀리는 거고....
초등 2-3학년과정의 수학 시험공부를 하는 걸 자세히 관찰해보면, 시험범위와 문제푸는 방법이 제한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곱셈 단원을 시험 볼 때는 문제를 정확히 읽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두 숫자를 곱해버리면 그게 답인 경우가 많구요, 나눗셈 단원을 시험 볼 때는 비슷한 방법으로 문제에 있는 숫자 중 큰수를 작은수로 나누는 단순한 방법이 통할 때가 많습니다. 문제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도 대충 숫자만 가지고 단순연산만 정확히 하면 평균점수 이상이 가능한 거죠.
이런 시험 치르는 방법이 고학년으로 가면 갈수록, 어려운 문제집일수록 통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조금씩 개선이 되어야하는데, 수학적 두뇌 발달이 더딘 중하위권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남보다 처지기 시작합니다. 처지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많은 응용문제와 풀이법을 가르치는 건 머릿속을 더욱 뒤섞이게 함으로써 앞서 말한 ‘출력과정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죠? 나쁜 습관이 한번 생기면 왠만한 노력으로는 고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출력과정의 비효율’도 한번 발생하면 고치기 어렵습니다. 유입되는 책들을 한번 엉뚱한 곳에 꽂아 놓게 되면 그 한번의 행위로 전체 분류체계가 망가져 버리고, 그로써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책들이 정확한 장소에 놓이지 못하고 그런 결과들이 누적되면서 정리체계가 완전히 깨져버림으로써 출력과정의 효율성이 점차 낮아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수학의 기초가 약하다는 말이 이 분류체계가 깨져서 출력과정이 비효율적이란 말과 어느부분에서는 일맥상통합니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이제 엉성한 도서관을 가진 아이들은 체계적인 도서관을 가진 아이들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체계적인 도서관을 가진 아이들이 입력 단계에 치중하여 사교육으로 많은 지식의 유입을 소화하고 유입량에 비례한 성과를 창출할 때, 엉성한 도서관을 가진 아이들은 입력량이 10이던 100이던 성과는 평균이하 “최소 효율 상태”에 머무르는 괴로움이......... 엄마 입에서 '넌 어째서 10 시간 공부한 성적이 남들 2시간 공부한 성적에도 못미치니? 너 혹시 2시간만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하는 척하고 딴 짓 한거 아니니? 그냥 공부하는 시늉만 하고 멍청히 앉아있기만 한 거 아니니?'라는 말들이 튀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상처 받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명석한 두뇌가 아니란 사실을 이해 못하기 때문에, 아니,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의 노력이 평가절하되기 때문이죠.
부모가 할 수 있는 일는 부모의 능력(부모 자신의 학력, 성품, 재력 등등... )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능력과 상관없이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바로 “애정 어린 격려”입니다.
공부 못하는 미운 자식(?)에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눈흘김이나 잔소리가 아닙니다. 부모는 일차적으로는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랑과 칭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규칙적인 생활과 학습 분위기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합니다. 이 모든 노력이 이루어지고 난 후, 사교육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이 세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가정은 “공부하라”는 잔소리 이전에 부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주 힘듭니다. 돈만 있다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엄마 혼자의 노력으로 되는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공부하라”는 말로 아이를 다그치기 이전에 나는 과연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냉정하게 반성하여야 합니다. 남(아이)을 변화시키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게다가 아이는 이미 수학적으로 명석하지 못한 두뇌를 가지고 있기에 남들(명석한 엄친아^^) 2시간 공부할 때, 같은 결과를 얻으려면 10시간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가령 엄마인 내가 국가대표 100m 달리기 선수들와 경주를 한다고 합시다. “팔다리를 힘껏 움직이며 열심히 뛰어라. 달리기는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면 잘 할 수 있는 거다”라는 조언을 듣고, 정말 열심히 달립니다. 최선을 다해서... 그러나 나는 중하위, 거의 꼴찌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조언자는상태이지만, 그중에서도 제2단계인 출력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입력단계는 공부를 가르치다 보면 “이 아이는 이해가 좀 느리구나“라는 느낌으로 금방 알아채고 조율이 가능합니다. 학원에 보냈을 경우 레벨을 달리하여 가르치는 경우가 되겠죠. 제3단계인 답지작성과정은 어느정도 두뇌가 딸려도 지속적인 트레이닝에 의하여 꾸준히 개선이 되는 과정입니다. 게다가 초등 중, 고등과정의 답지작성 정도야 대학 이상의 레포트 작성에 비하면 누워서 떡먹기니까, 지진아만 아니라면 신경쓰다보면 개선이 됩니다. 이 단계 개선을 위한 공부 방법이란 게 선생님이 풀어놓은 걸 흉내내는 것이기 때문에 수학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학교에서건 사교육에서건, 문제집의 답지를 들여다 보건, 수학적 두뇌 능력과 관계없이 노력으로 점차 나아집니다.
다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리송한 내 아이의 두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입력단계 이후부터 출력까지의 단계’에 이상징후가 있음을 눈치채고, 이에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경우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아이가 처리할 수 있는 책이 몇권인지 파악을 하셔야 합니다. 명석한 아이처럼 2시간 공부에 5권의 책을 전부 처리할 수 있는지, 아니면 1권뿐인지...
앞서 말했지만 이미 뒤죽박죽된 기존의 책들은 다시 끄집어내어서 제자리에 꽂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거니와, 두뇌작용 자체가 기존의 잘못 놓여진 책을 선택적으로 끄집어 낼 수 있지도 않습니다. 선택적인 기억의 delete 기능이 정상인에게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최선의 방법은, 이제부터 새로 유입되는 책들만이라도 정확히 제자리에 꽂아 두는 겁니다.
이미 뒤엉킨 도서관을 지닌 아이는 그저 제자리에 정확히 꽂아두는 것만으로 안심하면 안됩니다. 정말로 제자리에 정확히 꽂혀있는지, 원하는 때에 “재빨리” 출력될 수 있도록 제자리에 꽂혀 있는지 반드시 확인을 해 주어야 합니다. 한 권의 책('도서A')이 입력되면, 출력과정에서 효율적으로 ‘도서A'가 이용되는지 확인을 꼭 하셔야 합니다. 만일 '도서A'가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다는 게 확인된다면, 그 책은 제자리가 아닌 엉뚱한 곳에 꽂혀 있는 겁니다. 아이가 그 책을 어디다 꽂아두었는지, 왜 제자리에 꽂지 않았는지 알아내려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마십시오. 아이도 그 책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 왜 제자리에 있지 않는지 모를 확률이 70% 이상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래서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다시 한번 '도서A’를 입력시키고, 출력과정을 확인하십시오.
‘도서A'가 제자리에 잘 자리 잡았음이 여러번의 정상적인 출력과정의 확인으로 증명되었다면, 이제는 ’도서B'를 입력시킬 차례입니다.
얼마나 많은 도서를 주어진 시간 내에 입력시킬지는 아이의 능력을 잘 살피면서 주의깊게....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권 한권을 조심스럽게 제자리에 꽂아야한다는 겁니다. 성급한 마음에 뒤엉키게 10권을 집어넣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죠. 이렇게 조심스레 한권 한권 정리를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뒤엉킨 기존의 책들 사이에서 새로 유입된 책들이 체계를 잡으면서 전반적인 도서분류체계가 윤곽을 다시 드러내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점차 새 책을 어디에 꽂아야 할지 쉽게 파악되기도 하고, 잘못 꽂힌 책들을 뽑아낼 수 있는 판단력도 생기기 시작하는 겁니다. 초등부터 고등까지의 전과정 책들을 순서대로 전부 가져다가 배우는 과정을 순서대로 훑어보면 “새로 꽂히는 책”들만 정확히 자리에 놓여도 성적이 향상된다는 말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지금의 교과서 체계가 그렇습니다.
이런 학습방법은 다수의 아이를 동시에 가르치는 수학학원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일대일 학습에서나 가능하죠. 비용의 부담이 되더라도 과외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과외로 쉽게 해결될거라 속단하지 마십시오. 왜냐면 제가 말씀드린 뒤엉킨 도서관을 지닌 아이는 가장 가르치기 힘든 학생에 속하기 때문에 과외선생님조차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합니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은 똑같이 가르쳐도 성과가 나질 않기 때문에, 선생으로서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3개월 가르치다 말 학생으로 치부하고 대충 시간을 때우다가 과외의 효과에 대해 실망한 부모가 스스로 관두겠다고 하길 기다리는 '3개월짜리 학생‘으로 일찌감치 치부하기 때문이죠. 즉, 돈벌이가 목적인 과외선생님은 이런 아이를 지도할 수 없습니다. 부모는 최선을 다해 내 아이에 대해 애정과 연민의 정을 품고 도와줄 과외선생님을 찾아내거나, 스스로 선생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3개월짜리 과외‘를 반복함으로써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좋은 과외선생님을 만나는 것 또한 복입니다. 내게 그런 행운이 저절로 굴러들어오지 않는다면, 여기저기 알아보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대안으로 친인척 중에서 과외선생으로 변신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도 살피시기 바랍니다. 엄마가 직접 과외선생으로 변신하던지, 아니면 아빠, 그도 여의치 않으면 이모나 고모, 삼촌, 큰 조카라든지....
돈벌이를 주목적으로 하시는 과외선생님에게는 아이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심어줄 계기를 마련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간적인 호소를 하셔도 좋고, 아이를 위해 엄마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선생님을 감동시켜도 좋구요.
아무튼 중요한 건 과외선생이 실력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실력 이외에도 아이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동반되어서 힘든 과정을 함께 끈기있게 견디어줄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구절절 설명하기에 복잡하나, 대부분의 하위권 아이들이 이상적인 과외선생과 공부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공부 저항”을 강하게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공부 저항”을 지닌 아이들이 가장 가르치기 힘든 아이들입니다. 똑같은 과외비를 받으며 그 누군들 공부저항을 지닌 아이를 가리치고 싶겠습니까.
부모가 능력이 된다면, 일단은 최초의 과외선생은 부모 스스로가 되어주는 게 좋은 선생을 구하는 일보다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 자식 가르치기 너무 어렵다고 말하지만, 친부모와 같은 애정과 끈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가르칠 선생을 구하는 일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깨닫지 않기를 빕니다.
형편 되는 만큼, 부모가 되던, 친인척이 되던, 과외선생이 되던, 일단은 일대일 학습으로 다시 시작하여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효율적인 학습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고 판단되어지면(1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리지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3년이라 생각하고 시작하시는 게 조급한 마음을 달래는 데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힘든 시간이 될 겁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니... 그래서 남이 대신 해 주기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 다음에는 수학학원을 병행하십시오.
수학학원에서 아이는 실전감각을 익히고, 명석한 아이들과 경쟁할 기본기를 다지게 됩니다. 과외를 병행하는 아이의 수학학원은 대형학원이 좋습니다. 레벨별 반편성이 더 확실히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항상 우리 아이의 상태가 지금 어떤지 잘 살피시고, 뭔가 성급하게 마음이 앞서 추진함으로써 아이가 벅차한다 싶으면 템포를 낮추어서 아이가 허덕이지 않고 약간의 긴장감만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잘 조율해야 합니다.
앞에서 일대일 과외를 최소3년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과외로 어느 정도 두뇌 체계가 잡히면 경쟁을 위하여 수학학원에 보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렇습니다. 여기서 비용이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일을 시작하시기 전에 내가 과연 아이에게 얼마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상황인지 면밀히 검토하시고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과외비가 아무래도 힘든 상황이라면 과외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부모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마저 여의치 않다면 대학 들어간 조카아이를 수소문하던지, 결혼 후 살림만 하는 좋은 대학 나온 동네 새댁을 수소문하던지... 물론 선생님의 자질에 따라서 과외의 효과는 편차가 심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형편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참, 중하위권 아이들의 일대일과외 교재는 교과서입니다. 교과서 기본문제. 한학기 고과서에서 꼭 배우고 활용하여야 할 “책”의 개수는 10개 이내로 하여야 합니다. 줄이다보면 3-4개, 아니면 2개 정도로까지 압축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이 “책”을 만드는 선생님이 얼마나 수학적인 이해도가 큰가도 중요한데, 여기서 또한 비용문제가 얽히므로, 각자의 고민으로 남겨둡니다. 돈이 웬수 (ㅠ.ㅠ)
학원을 병행하더라도 최초의 선행과정은 일대일 과외를 통하여 “책”을 정확히 제자리에 꽂는 작업을 해야만 나중에 학원에서 유입되는 지식이 엉키지 않고 제자리에 정리 됩니다. 성급하게 과외를 관두지 마십시오. 최초의 선행과정(“새 책”의 유입)은 반드시 출력확인을 거치는 일대일 학습이어야 함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언제까지? 내 아이가 중/상위권 아이와 비슷한 공부효율을 보일 때까지....
노력하면 반드시 변합니다. 다만 힘들고 어렵고 더디게 이루어짐으로써 끈기있게 추진하기가 너무너무 힘들 뿐입니다.
돈이 많다면야 돈 걱정 안하고 최고의 선생님 구해서 과외시키고 싶으시겠으나, 일단 수학 과외라는 게 여러 교과목 중 가장 비싼 과목이란 건 아시죠? 게다가 중등, 고등과정으로 갈수록 더 비싸지고, 한번 시작하면 대부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고등 과정 마칠 때까지 지속시켜야하는 문제도 있고, 아무튼 돈 계산을 먼저 해보시고 시작하셔야 하는 문제입니다.
돈 문제를 고려해보면, 부모 중 한명이 고등 교과서 수준 정도의 수학에는 자신이 있다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과외선생이 되는 방법을 고려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좋은 과외선생을 구하는 것보다 내가 좋은 선생으로 변신하는 노력이 더 확실하고 경제적인 방법이란 점 생각해보시구요. 네, 제 자식 가르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말 좋은 선생을, 게다가 아이를 이해하고 꾸준히 가르쳐 줄 선생을, 본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성의껏 가르쳐 줄 선생을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내 아이는 선생님들이 내심 꺼려하는 “공부저항”을 강하게 지닌 뒤엉킨 도서관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기꺼이 책임감을 가지고 맡아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부모조차 가르키기 힘든 내 아이를 얼마의 돈을 주어야 남이 제대로 가르쳐 줄까요. 직장다니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으신 분들, 차라리 내가 가르치고 가사일을 파출부에게 맡기는게 나은지, 과외선생에게 과외비를 지불하는게 나은지 잘 생각해 보세요.
중상위 아이들의 과외선생은 적어도 sky 이상의 선생이 필요하지만 (최상위 학생은 오히려 대형학원이 좋기도 합니다), 뒤엉킨 도서관을 지닌 중하위 학생의 과외선생님은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정확히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시도해 볼만 합니다. 어차피 교과서 이상의 내용은 학원병행이나,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면 되니까요. 엄마가 교과서 기본내용을 가르치고, 인터넷 강의를 함께 듣는 방법을 고려해 보세요. 돈은 거의 안 들어요. 학원병행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문제집 일정량을 풀고 엄마가 답지 채점하고 함께 다시 공부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세요. 돈은 안 들지만, 엄마의 ‘내공’이 만만치 않게 필요한 방법입니다. ‘내공’이라 함은 수학 실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경우라도 격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아이를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상태로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감정을 조절 능력’을 말합니다. 그러나
중하위권 내 아이가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만 먹어준다면, 부모로서 ‘내공’을 쌓는 어려운 과정을 기꺼이 감내할 용기가 불끈 솟지 않으시나요? 엄마가 먼저 ‘내공’을 쌓으시면, 아이가 서서히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확률이 높아진다는 미적지근한 말로 표현함은 그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미지수....
만약, 돈 걱정 없으시다면, 최고 학벌의 선생님을 구하시기를 조언합니다. 확실히 다릅니다. 교과서 범위에서 가장 중요한 소수의 기본적인 “책”을 뽑아내는 능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출력과정의 정확도를 체크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습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고수일수록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고수인 사람은 답안지 글씨체나 노트필기만 보고도 아이의 성적이 가늠되기도 한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돈 주고 하는 과외의 경우, 반드시 선행을 부탁하십시오. 지금까지 부진한 수학지식에 대한 교정은 제2목표이고, 제1목표는 앞으로 새로 배우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는 점을 확실히 하십시오. 기초다지기란 명목하에 시간낭비 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장 몇 개월 뒤의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의 성적향상을 위해 돈 들이지 마십시오. 초등이라면 중등을, 중등이라면 고등을, 고등이라면 재수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최소 과외비용 3년간을 준비하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3개월이 아니라... 엄마가 과외선생에게 정확한 목표와 미션을 제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해 주세요’란 말로 공부방법을 일임하면 과외선생은 그 아이의 상태파악이 된 후 ‘3개월짜리’란 걸 직감하고 당장 코 앞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문제풀이에 치중합니다. 그나마 운이 좋으면 뭔가 다른 문제점이 개선되어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으나, 3개월간 효과가 없음을 느끼신다면, 다음 과외 선생님은 좀 더 신중히 선택하시고 고민하셔야 합니다.
혹시 연산(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분수의 계산, 1차 방정식의 풀이 등등)과정에서 실수가 있거나 계산 속도가 느린 아이들은 반드시 ‘구몬수학’류의 학습지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건 왠만하면 학습지 선생님께 맡기세요. 엄마가 여기서도 돈 아끼고자 기탄수학으로 시도하다가는 진이 빠져서 중요한 다른 학습과정에 집중 못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과외를 하기로 한 경우, 하루 30분, 매일로 시작하세요. 아이가 잘 따라준다면 중등 이후에는 하루 1시간으로 늘일 수 있으나, 초등과정은 절대로 30분 이상은 하지 마세요. 중하위권 아이는 집중시간도 매주 짧습니다. 남들 두시간씩 공부한다고 내 아이도 그래야 한다고 강요하지 마세요. 학원의 그런 학습법은 최상위 아이들에게 적합한 학습법입니다. 일단은 쉽게 하다가 아이의 상태를 잘 살피세요. 내 아이도 언젠가는 두시간씩 공부할 수 있는 그런 날이 꼭 옵니다. 사실 최상위 성적 유지하는 아이들은 수학 과목의 경우 두시간은 집중하여 공부가 가능한 두뇌상태입니다. 대학 가서는 2시간 반 정도까지 그 시간이 늘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어요.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집중시간이 30분이 안되는 아이에게 2시간을 강요하는 건 일을 망치겠다는 의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님을 명심하시길.
30분 이내에서 하루 “한권의 책"으로 제한하고, 10분만에 그 ”책“을 소화했다면 그걸로 그날의 공부는 끝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가끔이어야 합니다. 매일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30분간 규칙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리듬을 잡을 수 없습니다. 한달에 한두번 정도 공부가 일찍 끝나는 기쁨을 경험하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공부의 기쁨“,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기쁨“, 그로써 생기는 학교 수업시간에서의 자신감과 안정감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내가 바보는 아니었구나’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슬프지만, 중하위권 성적의 아이들은 ‘내가 혹시 바보는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가지기도 하거니와 부모나 선생님의(대부분은 성적표를 손에 쥔 엄마에 의하여...) 폭언을 통하여 확신(?)을 가지기도 합니다. 가슴이 뜨끔하시는 엄마라면..... 반성하시고, 아이를 많이 많이 사랑하시고 노력해 주세요.
영 자신이 없다 생각되시는 엄마라면, 돈 들이기 전에 남편과 꼭 한번 상의하세요. 고등과정까지의 현실적인 과외비용 계산하시고, 사교육비로 이 정도의 비용을 수학 하나에 투자할 능력이 되는지 상의하시고, 돈 능력이 안 되면 남편에게 시간이라도 내라고 설득해 보세요. 초등 고학년이라면 막막하시죠? 앞으로 가야할 길이 10년이나 남았으니... 그러나, 노력과 정성을 들이면 내 아이는 수년(빠르면 1년, 보통 3년...) 안에 반드시 변합니다. 내 아이를 중하위권에서 중상위로 밀어올리기만 한다면, 그 때부터는 나도 남들처럼 수학학원 보내고 아이가 알아서 공부하는 그런 룰룰랄랄 수학 걱정 뚝!의 세상이 열립니다.
----> 그러나, 공부 잘하면 잘하는 데로 또 다른 욕심에 걱정이 시작된다는 사실도 아시죠??? 끝없는 부모의 욕심....
수학, 가장 공부하기 힘든 과목이라지만, 가장 투자효과와 파급효과가 큰 과목입니다. 공부 못하는 내 자식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부모라면 ‘수학,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붙어보자!’라는 각오로 능력껏 시간과 노력과 돈을 집중해보시길 바랍니다. 중하위권 아이들의 수학정복은 수학성적 향상 이상의 의미와 기대한 것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습니다. 놀라운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하실 수 있는 행운이 있기를.
내 아이의 교육, 시행착오는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치밀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내 아이의 소중한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공부하란 잔소리나 신경질을 쏟아내기 이전에, 귀챦고 회피하고픈 마음에 학원이나 과외로 밀어내기 이전에, 이 방법이 과연 최선인가 수없이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돈 없어서 좋은 옷 못입히고 맛난 것 못 먹인 것 보다 더 후회스러운 일은 부모만이 해 줄 수 있는 시간과 정성과 사랑을 충분히 베풀지 않았다는 ‘나만이 알고 있는 미안함’. 내 아이가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되씹어 느낄 ‘내 부모는 이런 사람이었구나......’하는 느낌에 대한 후회스러움이 아닐런지요.
머리가 나쁜 아이 일수록 “많이”가 아닌 “효율성”에 치중하여 공부를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과 돈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입력량(공부량)과 출력량(성적)이 비례하지 않는다면 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최적효율로 공부 두뇌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는 것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많으면 경제적인 관점에서 부모와 아이의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는 사실을... 두뇌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두뇌를 최대 효율로 이용하는 건 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부모와 아이가 힘을 합해서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려고 머리박고 발버둥치며 눈물 흘리는 이 땅의 낙타 엄마들 (=공부 못하는 아이로 인하여 괴로운 엄마)에게 마음의 평화가 오기를 빕니다. 아이와 함께 노력하는 이 순간이 30년 뒤 소중하고 따뜻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아이가 ‘엄마가 나를 도와주려고 애쓰셨구나’라는 기억으로, 그 사랑의 느낌으로 평생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갈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지금 바로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공부를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아이를 둔 ‘행운의 부모’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일>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에서는 아이가 공부 잘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워낙 공부만 하느라 바쁘니까요. 즉, 아이가 명석하여 공부를 잘 한다면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부모는 아이에 대하여 밥 먹이고 옷 입히고 학원비 대주고 외에는 거의 할 일이 없어 보입니다. 여유로운 엄마는 룰루랄라 문화생활을 즐기고, 직장엄마는 직장일 열심히 하고, 정말 남 보기 부러워하는 30-40대를 보낼 수 있는 행운의 엄마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내면의 감성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순종형의 (학교에서)내성적인 아이를 가진 부모의 경우, 아이의 감성을 잘 살피시고 보듬어주시기 바랍니다. ( * 집에서는 활발하고 반항형의 아이가 학교에서는 순종형의 내성적인 아이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 요망^^)
아이와 마주앉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주시고, 아이를 많이 안아주시고(신체적 접촉, 매우 중요!!), 네가 공부 잘해서 사랑스러운게 아니라 너는 너 스스로가 매우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자주 주지시켜 주세요.
공부 잘하는 아이의 머리는 냉정하게 움직입니다. 감정에 둔감하게 움직이도록 트레이닝 되고 있습니다. 저절로 점차 그렇게 변합니다. 엄마의 역할은 점차 퇴화되는 아이의 감성을 자극시키고 사랑의 감정이 자리잡을 수 있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쏟아부어주어야 하는 겁니다. 공부는 학원과 학교에서, 아이 스스로 하고 있으며, 부모의 역할은 사랑의 물줄기를 충분히 적시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바늘구멍에 머리 박고 있는 낙타엄마’의 구구절절한 삶을 보시고, 그저 행복한(?) 나의 생활을 즐기시면서 아이를 소홀히 생각하셔서는 안됩니다. ‘낙타엄마’가 하는 일은 공부 가르치는 일 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쏟아붓고 있는 일입니다. 내가 내 아이에게 공부 가르치는 일이 면제되었다고 사랑을 쏟아부어야 할 일까지 면제된 건 아닙니다. 아직은 부모의 충분한 사랑 안에서 감성이 성장하여야 할 어린 아이입니다. 사춘기 지날 때 까지 사랑을 듬쁙 듬쁙 주어서 감성이 무럭무럭 자라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 세상은 험난합니다. 공부 잘하던 아이나 못하던 아이나,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 홀로 서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의 ‘좌절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앞으로 사회에서 큰 일을 해 나가면서 평생 버틸 수 있는 ‘좌절하지 않는 용기’의 원천은 가치관이 형성되고 성인으로서의 능력이 생기는 중/고등시기에 부모로부터 얼마나 충분한 사랑을 받았냐가 관건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평생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믿음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그냥 대충 흘려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특히 공부 잘하는 여자아이를 키우시는 엄마들, 지금 엄마의 양육방식+사랑방식은 아이가 나중에 제 자식을 키울 때의 본보기가 됩니다. 여자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던가를 되집어보는 계기가 있고, 두렵지만, 엄마들은 딸들에게 언젠가는 조용히 소리없이 평가 받습니다. 그 사랑의 척도를.... 지금 공부 잘하는 딸들의 감성을 보듬고 사랑을 충분히 주셔야, 나중에 손자들 양육 문제로 속상하지 않습니다. 딸들의 40대 이후의 행복까지 고려하신다면 반드시 사랑을 듬뿍 듬뿍 주면서 키우세요.
(다음에 계속)
<순종형이 아닌 아들을 키우는 엄마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정의 평화’입니다. 자식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사랑으로 남편을 먼저 감싸 안아야 합니다. 남편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으면서 아들 키우기에 온 정성을 다하실 생각을 하신 엄마라면, 지금 당장 주의 깊게 생각해 보십시오. 남편은 내 마음속에서 버릴 수 있지만, 아들은 버릴 수 없다는 결심이 섰다면, 내 아들을 위해서라도 남편을 불쌍히 여기시고 감싸 안으세요. 사랑이 안 되면 연민의 정으로라도.
가정의 평화(사랑을 바탕으로 한 부부관계 형성)가 갖추어진 이후에 아들 교육에 힘쓰시길 바랍니다.
정 어려우시면, 남편 사랑(?)은 아들 사랑을 위한 연습과정이라 생각하시고, 인내하시고 사랑의 폭을 넓히도록 해 보세요.
사춘기 반항하는 아들은 엄마가 통제하는 게 아니라 아빠가 통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아내와 일치된 마음으로 아들을 통제하지 못하면 100가지 약이 무효합니다.
<중하위권 성적의 성격 좋은(혹은 사교적인) 아이를 둔 엄마를 위한 사소한 조언>
- 상황 이해 : 친구들과 잘 놀고, 선생님에게서도 성격 좋다고 이쁨받는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더라도 학교 생활이 마냥 즐겁습니다.
- 학교에서 공부하고 올 거란 기대를 하지 말고, 내가 집 지키고 있는 시간에만 공부한다고 생각하십시오. ‘넌 대체 학교에서 뭘 배워오는 거니?’라던지, ‘너 엄마 나갔다 올 동안 이거 다 해 놓기로 하고선 왜 약속을 안 지키니?’란 말은 공허한 잔소리 이상의 효과가 없으며 엄마의 성격만 점점 괴팍하게 만들 뿐입니다. 혹시,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뭔가를 공부해온 경우, 칭찬 듬뿍 듬뿍^^
- 컴퓨터를 통제 못하면 모든 노력의 성과는 반 이하로 줄어듬을 각오하십시오
- 중등 과정(사춘기를 겪는 시기)에서, 내 아이가 왕따(혹은 학교 폭력)의 주동자이거나 무단 조퇴/지각/결석(혹은 가출)의 문제가 아니라면 다 참고 견딜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범하게 대처하십시오. 사소한 문제를 너무 확대 해석 함으로써 아이와 정서적으로 멀어지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아이의 옷차림, 친구 관계, 핸드폰 사용 문제 등등 (최악의 경우 흡연 문제까지도...) 에 너무 시시콜콜 간섭하지 마시고, 잔소리보다는 차라리 기도를 하소서. ‘주여, 내 아이를 바른길로 인도하시기를...’ (^.^) 잔소리를 안 한다고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적절하고 단호한 통제와 규칙을 적용해야 함은 당연합니다. 다만 이 상황이 잔소리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 성격 좋은(?) 아이에 걸맞는 성격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정말로 유치한 발상이지만, 사춘기 아이에게 사랑 받는 법을 연구하는 편이 백마디 잔소리보다 효과적입니다.
- 아이가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말은 쉽지만, 엄마가 노력하기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나쁜 친구 한명이 발휘하는 독기는 내 아이의 10년을 잠식하고도 남습니다. 주의하십시오.
(다음에 계속)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며 자란 부모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렇지 못한 부모는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공부이자 꼭 해야 되는 공부이자 결과를 알 수 없는 공부이자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한 공부이자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공부이자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 할 수 있는 존재가치와 관련된 중요한 공부... 이해하고 깨달아도 실천이 어려운 공부... 100%실천은 불가능이며 10% 만이라도 조금이라도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인생 수양과도 같은 공부. 내가 나를 평가하는 공부,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그래서 최선을 다하기가 쉽지 않은, 그러나 가슴 한쪽에서 항상 아쉬움이나 미안함으로 앙금이 남을 수 있는 공부, 내 자식이 언젠가 나를 평가하는 공부, 가장 두려운 공부...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기 위하여 내 목숨을 포기하더라도 뛰어들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뭐 그리 힘들까요. 무너져 내리는 건물 안에서 내 아이를 보호하고자 감싸 안고 대신 다칠 수 있는 모정이라면 못난 아이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뭐 그리 힘들까요. 고통스런 병마와 싸우는 아이를 지켜보며 그 아픔을 대신해 줄 수 없는 안타까움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면, 건강하나 공부 못하는 내 자식이 어찌 고맙지 않을까요.
부모의 기대수준이 ‘하위권 성적이라도 된다’라면, 아이들은 행복할 겁니다. 각자 능력껏 공부하면서도 학창시절을 즐기고, 공부 못한다고 기죽지 않고, 단지 수학성적이 나쁘다는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인생이 나쁜 방향으로 풀릴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부모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해도 기대수준을 아이의 현재 능력 이하로 맞출 수 없는 부모라면, 그 갭의 크기만큼 양쪽 모두의 괴로움이 시작됩니다. 그 갭이 생기는 건 아이의 잘못인가요, 부모의 잘못인가요? 애초에 그런 갈등구조를 만드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욕심과 자존심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이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고민하는 부모라면, 그 해결을 위한 노력도 아이를 다그치기 보다는 부모 스스로의 노력으로 채워 나가야 합니다. 이런 노력에 아이가 협조해 주는 은혜(^.^)를 베풀어 준다면 한없이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일인거죠.
자식이 내 곁에 있을 때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사랑해 줍시다. 곧 내 둥지를 떠나 날아가면 아쉬움만 남을 아이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이야기 하나 하고 싶어요. 저는 ‘로렌조의 오일’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상상 이상임을 느끼고 감동받았습니다. 아이의 생명을 가지고 노력하는 처절함이 아닌, 신체 건강한 아이의 학교 수학성적을 가지고 노력하는 행운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아~ 너무 좋다. 아침에 일어남 쭈우욱~뽀뽀해 줘야지. 낼 하루도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더 많이 예뻐해 주고 . 가슴 시리게 눈이 부시게 감사하면서 .. rea 님 ㄳㄳ~
난.........슬푸다........ 내가 그 갭을 줄이지못하는 딱 그부모인걸.......으허허허헝
긴 글 잘 읽었네..고맙네..많이 도움이 된다.항상 엄마는 지혜로와야 하는 것 같어.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뒤쳐지는 학생들이 많기에 '이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이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부모의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너무 가슴에 와닿는 좋은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옳은 얘기네...
82cook 가입했다는..료리는 젬병이면서 그저 이 글 쓰신 분 싸부님으로 모실라고..그런데 당췌 찾을 수가 없네..ㅠㅠ
82cook 자유게시판에서 검색할때 이름'무명씨'로 검색해보세요. 쫙 뜨네요...혹시나 비슷한 이름일 경우 ip앞 5자린가??로 확인이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