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사람은 뭐가 다른가요?
기자명 법보신문 입력 2005.04.12 09:00
생각-행동에 걸림 없는 대자유인
Q : 깨달은 사람과 깨닫지 못한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요?
A : 우주는 물질(色)과 빔(空)이라는 두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세계입니다. 물질은 해와 달과 별과 지구 등입니다. 빔은 그 별들이 의지하고 있는 텅 빈 공간입니다. 물체와 빔은 서로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하나의 성품입니다. 빔에서 만물이 나왔습니다. 만물은 빔의 자식이면서 빔의 표현입니다. 빔은 뿌리이고 만물은 뿌리를 의지하여 서있는 나무와 같습니다. 빔은 우주의 근원입니다. 만물은 빔에서 태어나 다시 빔으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합니다.
약 6000만년 전 신생대 이후 사람이라는 생명체가 흔적을 보이기 시작한 이래 지구는 많은 변화와 함께 진화를 거듭하였습니다. 이중 사람도 육체와 함께 정신도 수없는 변화를 겪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라는 세 가지 공통된 습성이 깊게 자리 잡아 사람의 성품을 주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성된 성품 외에 사람의 바탕이 되는 불변의 주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사람의 근본 성품입니다. 여기서 성품은 성내고 탐내고 분노하는 사람의 기질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성품이 나온 근원을 말합니다. 이 근원을 자성(自性)이라고 말하고 그곳은 비어있는 곳이며 참된 자기입니다.
우주가 빈곳을 의지하여 만물이 나오듯 사람도 자성을 의지하여 만 가지 생각을 냅니다. 자성과 빔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곧 빔이며 우주의 주인입니다. 깨달음은 자성의 실체에 대하여 깊이 체험하는 것입니다. 체험은 사실적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따라서 깨달은 사람은 생각이 다르고 말이 다릅니다.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깨달은 사람에게는 한낱 허공에 날아다니는 공화(空華)처럼 허망한 것으로 봅니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습성에 이끌려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깨달은 사람은 습성을 버리고 본래 고요한 자성에 머물며 살아갑니다. 깨달은 사람은 매사에 평안하고 고요합니다.
깨달은 사람은 무엇이 다가와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병을 받아들이고 죽음도 받아들이고 성취도 받아들이고 실패도 받아들이고 바람(風)도 받아들이고 비(雨)도 받아들이고 우주가 멸망함도 고요히 받아들입니다.
깨달은 사람은 자기 생각에 유혹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앎은 완전한 앎이 아닙니다. 그 앎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은 깨닫지 못한 사람입니다. 깨달은 사람은 자기가 아는 지식과 생각에 유혹되지 않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자기 앎에서 벗어난 사람이 진정한 초월장부입니다.
깨달은 사람은 평상시 늘 고요하게 살아갑니다. 필요하다면 생각과 행동을 사용합니다. 필요치 않으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각과 행동에 이끌리지 않고 사용과 중단을 마음대로 하는 사람, 이 사람을 붓다라고 합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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