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로 가는 비행기는 희한한 비행기였다.
보통 그래도 비행기하면 통로가 두개에 옆으로 좌석이
적어도 7개이상은 되었는데 이 비행기는 통로는 하나에
좌석은 좌석버스마냥 옆으로 4개에 스튜어디스도 모두 할머니에
가까웠다. 속칭 잠자리 비행기였다.
구름만 통과해도 흔들흔들...무슨 청룡 열차(롤러 코스트?) 타는 기분이었다.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바르샤바에 도착하자 마자 버스에 옮겨 타고 폴란드 남부지방으로 내려갔다.
발음하기도 힘든 중.소 도시 그리고 마을, 고아원, 교도소에서의 사역...
아, 2차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대학살이 있었던 아우스비츠(?) 수용소도 방문했다.
중간엔 팀을 나누어 주로 도시나 광장에서 드라마,댄스 등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
폴란드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팀내에 없었기에 가는 장소마다
영어를 할 수 있는 폴란드인을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어떤 경우는 기독교인이 아닌데도 붙잡고 통역을 시켰다.
물론 복음제시는 팀리더가 주로 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지는 바람에 드라마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사람들 반응이 좋다고 셀 수 없이 광장에서의 사역이 있을 때마다 했다.
드라마 중 역할은 하나님이었는데 연습전 그 배역이 필자한테 떨어진
이유는 극중 나오는 부분이 가장 짧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주엔 체코슬로바키아와의 국경선 근처의 한 미국목사님이
세운 상당히 큰 교회에 머물며 나누어졌던 팀이 함께 사역을 했다.
팀 모두 폴란드 비자만 받은 상태라(당시엔 비자가 필요했음) 온 김에
체코로도 넘어가 땅밝기라도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체코 비자를 받으려면 바르샤바로 돌아가야했기 때문에
폴란드와 체코 국경선 근처에서 기도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당시 체코가 폴란드에 비해 구소련 붕괴 후 상당히 혼란스러웠음.)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몇명은 경비병의 눈치를 보며 국경선이
그어진 곳까지 가 체코 땅을 약 10초간 밟아보는 객기를 부려
팀리더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버스 이동시 폴란드에서 느낀 건 들판에 산이 없어 그야말로
지평선이 이것이구나 하는 것과 마을마다 중심엔 광장이 꼭 있었다.
그리고 약 4주동안 폴란드 음식을 하루 두끼 이상은 먹어야 했는데
모든 음식이 다 감자요리였다.
메뉴는 다양했지만 먹어보면 다 감자였다.
주식도 감자, 반찬도 감자, 찐 감자, 군 감자, 감자 스프, 감자 스튜(찌개 종류),
샐러드도 감자, 감자 파이, 감자 빵 등등 아침도 빵과 우유로 대신했기에
마지막 주를 넘기자 모두들 밥과 김치 생각이 간절했다.
하는 수 없이 그 마을의 쌀집들(그들은 쌀을 잘 먹지 않으므로 파는 양이 적었다)의 모든 쌀을
다 사서 한끼를 해결하고 양배추로 만든 희한하게 김치(?)를
맛만 보는 것으로 감자 음식에서의 해방감을 잠시 느껴야 했다.
(그 이후 필자는 패스트푸드 점에 가도 감자는 잘 먹질 않는 습성이 생겼음. 세트 메뉴는 안시킴^^)
다시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로 돌아와 땅밟기를 하고
잠자리 비행기를 기도하며 다시 타고 프랑크푸르트와 나리타를 거쳐
서울에 돌아온 그날 한국이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