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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국산 탄도 미사일, 백곰 미사일
당시 백곰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80km로 평양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었다.
백곰은 외형만 나이키 허큘리스와 같았을 뿐 유도장치 등
내부는 완전히 뜯어고친 새 미사일이었다.
독자적인 미사일 개발에 대한 미국의 견제를 의식해
지대공 미사일이지만 지대지 기능도 가능한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택한 것이었다.
첫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은 1971년 극비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항공 공업 사업'이라는 위장 명칭으로 진행됐고
약 7년만에 그 결실을 맺은 것이었다.
하지만 개발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여러 차례 시험발사에서 실패했던 것이다.
어떤 때는 미사일이 발사 후 돼지꼬리처럼 비행하다 추락하기도 했다.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시사회 날짜는 다가오는데 문제가 해결이 안돼 밤잠도 못 자고
골머리를 앓다가 화장실에서 퍼뜩 해결책이 떠올라
연구실로 뛰어가 해결했던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고체연료 추진방식인 백곰은 로켓 고체연료를
미 록히드마틴 계열사를 통해 도입했고,
유도장치는 비밀리에 영국 GEC사에서 개발한
관성항법장치(INS)를 도입해 만들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 우리나라는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180km로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라는 족쇄를 차게 됐다.
이는 한미 입장이 충돌, 타협한 결과였다.
미국은 당시 한국이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가졌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견제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 차원에서 긴 사정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이 필요했지만
독자적으로 이런 미사일을 만들기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부 기술은 미국 지원을 받아야 했고
이에 따른 족쇄를 차게 된 것이다.
현무 미사일 개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던 탄도미사일 개발은
1982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5공 신군부가 미국의 압력에
1982년 미사일 개발팀을 해체시킨 것을 비롯,
무기개발의 총본산인 국방과학연구소(ADD) 전직원의
3분의 1을 대량 해직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던 국산 탄도미사일 개발은
이듬해인 1983년 북한의 아웅산 테러 사건을 계기로 부활한다.
88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북한이 88올림픽을 방해하면
평양을 때릴 수 있는 전략 타격무기로
백곰을 개량한 ‘현무’를 개발토록 한 것이다.
1986년까지 개발에 성공해 양산에 들어간 ‘현무’는
1987년10월1일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 그 위용을 드러냈다.
현무는 450~600kg의 이중목적 고폭탄 탄두를 장착하고,
100m 이내의 명중오차(CEP)를 갖고 있다.
명중오차가 100m 이내라는 것은 100발의 미사일을 쐈을 때
목표물을 중심으로 50발은 반경 100m 이내에,
나머지 50발은 반경 100m 밖에 각각 떨어진다는 얘기다.
현무 탄두에는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반경 수백m 이내를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산화율도 98% 수준으로 국산 미사일 중
국산화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발당 가격은 10억원 정도다.
현무의 길이는 12.5m,
직경은 0.8m로 2단 고체로켓 추진방식이다.
1단 로켓 무게는 4850kg,
2단 로켓 무게는 2505kg이다.
미사일의 최고 속도는 마하 3.65,
최대 상승고도는 45km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곰과 현무는 외형상 엇비슷하지만
1단 로켓의 부스터(추진체)가 다르다.
백곰은 나이키 허큘리스처럼
작은 부스터 4개가 한다발로 묶여 있지만
현무는 대형 부스터 1개로 돼있다.
사거리 300km의 현무-Ⅱ 개발
현무는 백곰에 비해 여러 면에서 성능이 향상됐지만
공식적인 사거리만큼은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180km로 묶여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최대 250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및 배치에 따른
남북 미사일 불균형 비판여론에 따라 2001년에 개정,
최대 사정거리 300km 이내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개발, 배치된 것이 ‘현무-Ⅱ’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맞추어
2001년에 미사일기술수출통제체제(MTCR)에도 가입하였는데,
MTCR의 지침에 따르면 사거리가 300km 이상이며
탄두 중량이 500kg 이상인 미사일 수출은 불가능하나
독자 개발 및 보유는 가능하다.
하지만 미사일 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의 개발 및 보유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현무-Ⅱ는 현무에 비해 사정거리가 300km로 늘어났고
정확도도 향상됐다.
평상시 발사관에 실려 있다가 발사 때는
발사관이 수직으로 세워진 뒤 발사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현무-Ⅱ’를 개조하면
6개월 이내에 500km의 탄도미사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무-Ⅲ 미사일도 있으나
이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순항(크루즈) 미사일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상 순항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 달리
사실상 사거리에 제한이 없어 500~1500km의
현무-Ⅲ A·B·C 미사일이 이미 배치돼 있거나 배치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무 미사일 제원 (현무-1 기준)
길이 : 12.5m / 직경 : 0.8m / 추진방식 : 2단 고체로켓 / 무게 : 1단 4850kg,
2단 2505kg / 탄두형식 : 이중목적 고폭탄 / 탄두 중량 : 450~600kg /
속도 마하 3.65 /최대 상승고도 45km / 사거리 180km (현무-Ⅱ는 30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