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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은 품종과 자연조건, 그리고 사람의 손길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달라진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주산지들의 곶감은 천혜의 자연조건에 생산자와 지자체의 정성이 더해져 명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전국 주요 산지의 곶감 이야기를 들어본다.
◆상주곶감
경북 상주는 예부터 쌀·누에고치·곶감이 많아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린다. 조선 예종 때 상주곶감이 임금에게 진상됐다는 기록도 있다.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주의 올해 생산량은 4700여 농가에 9500여t. 상주곶감은 상주지역의 고유 품종인 <둥시>로 만든다. 크고 둥근 모양의 <둥시>는 과육이 부드럽고 씨가 적다. 상주곶감은 <천년고秀(수)>라는 공동브랜드로 판매되며, 산림청의 지리적표시에도 등록됐다.
상주에는 곶감을 테마로 한 볼거리도 다양하다. 곶감특구로 지정된 외남면 소은리에는 국내 유일의 곶감공원이 있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라는 전래동화를 주제로 조성된 곶감공원에는 전시관 ‘감락원’과 감·호랑이를 형상화한 조형물 등이 설치돼 있다. 또 외남면에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로 불리는 750년 된 감나무도 있다. 상주시청 ☎054-537-7522.
◆영동곶감
과육이 단단한 <둥시>와 <월하시>로 만들어 달고 색이 좋다. 충북 영동군에서 제습기·열풍기 등을 갖춘 곶감 저장 건조시설을 지원해 기후에 관계 없이 품질 좋은 상품이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리적표시 등록을 했으며, 올해는 1300여 농가가 1900여t의 곶감을 생산했다. 영동읍의 특산물전시판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영동군에는 감나무 가로수길도 조성돼 있어 곶감을 맛보며 둘러보기 좋다. 1970년 처음 식재한 이후 현재 130㎞의 도로변에 1만5000여 그루의 감나무가 자라고 있다. 영동군청 ☎043-740-3331.
◆완주곶감
전북 완주는 검붉은색이 나는 흑곶감으로 유명하다. 동상면·고산면·운주면·경천면 등 완주군 북쪽 산간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흑곶감은 감의 겉부분이 얇고 당도가 높아 건조할 때 수분이 빠지면서 검은색을 띠는 것으로, <두레시>와 <고종시>를 이용한다. 특히 동상면에서는 씨가 없고 당도가 높은 <고종시>를 자연건조한 흑곶감이 생산돼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올해 완주곶감의 생산량은 589농가에 5399t. 1월20일까지 고산시장에서 곶감 판매행사가 열린다. 완주군청 ☎063-290-3333.
◆논산양촌곶감
대둔산 기슭에 위치한 충남 논산시 양촌면은 ‘햇빛촌’이라 불릴 정도로 햇살이 잘 드는 곳이다. 또 일교차가 크고 북서계절풍이 불어 곶감의 자연건조에 적합하다. 하여 유명해진 것이 ‘양촌곶감’. 현재 200여 농가가 400여t의 곶감을 생산한다. 2006년에는 양촌면 일대가 곶감특구로 지정됐으며, 지리적표시 등록, 충남도지사의 ‘으뜸Q’ 인증 등을 받았다. 주 품종은 <월하시>로, 속이 꽉 차고 당도가 높다. 이메골곶감정보화마을과 햇빛촌바랑산정보화마을에서는 곶감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다. 양촌면사무소 ☎041-746-8802.
◆산청곶감
청정지역인 지리산 아래 시천면·단성면·삼장면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경남 산청곶감은 도넛처럼 동글납작한 모양이 특징이다. 자연건조한 곶감을 납작하게 손질한 뒤 다시 채반에 널어 말리는 것으로, 그만큼 정성이 더 들어간다. 또 최근에는 곶감현대화사업으로 현대식 건조장이 보급돼 보다 위생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2006년 지리적표시에 등록된 산청곶감은 1300여 농가가 2700t을 생산해 미국·캐나다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주로 <단성시>와 <고종시>로 만드는데, 조선시대 고종이 좋아해 진상됐다는 <고종시>는 과육이 부드럽고 쫀득하다. 산청 <고종시>는 고종이 기거한 경복궁 건청궁에 식재되기도 했다. 산청군청 ☎055-970-6931.
◆함양곶감
지리산과 덕유산으로 둘러싸인 경남 함양은 해발 400~500m의 산지가 많은데다 일교차가 커 곶감 생산의 적지로 꼽힌다. 2011년 지리적표시에 등록된 함양곶감은 840여 농가에서 1200t을 생산한다. 생산량의 30%가 씨가 없고 단맛이 강한 <고종시>로, 군에서는 <고종시>로의 품종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함양곶감은 1접(100개)이나 반접(50개) 단위로 매단 타래째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베란다 등에 걸어두고 하나씩 따 먹는 재미가 있다. 15~17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소비자를 찾아가는 함양곶감축제’가 열린다. 함양군청 ☎055-960-5301.
◇사진제공=각 지자체
<농민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