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긷든 절집과 먹거리를 찾아
볼만한 절집의 전설 따라
사고(史庫)터에서 본 전등사 전경
강화도 하면 떠오르는 절 집이 어디냐? 라고 물어보면 초등학생도 아마 "전등사입니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등사는 이처럼 강화도를 대표하는 절로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데 막상 전등사에 무엇이 있으며 전등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면 TV 단막극에서나 나옴직한 장면을 몇 개쯤 떠올리기 일쑤다. 전등사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무엇이 유명하며 어떤 절인가는 대부분 모르는 셈이다.
전등사 가람 배치
전등사는 산지가람의 전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대웅전을 필두로 우측 옆에 각종 전각들이 일렬의 형태로 전개되는데 다른 절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이다. 대웅전과 중국 종각이 있는 앞마당(향로전 바로 앞)에 옛날에는 요사채가 있어 대웅전과 약사전과 명부전 구역을 구분하는 가람 배치였을 것이다.
숨어있는 전등사 현판 (해강 김규진 선생의 글씨다)
전등사 바로 뒤쪽에는 조선의 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조선의 4대사고 중 하나인 정족산사고가 있는데 지금은 그 터에 이를 복원하여 옛날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 좋다.
정수사 대웅보전
전등사를 나와 동막 방향으로 가다보면 함허동천(야영장)을 지나 우측으로 난 조그만 산길을 따라 1km쯤 올라가면 산 한가운데 정수사가 자리잡고 있다. 정수사는 전등사처럼 입장료를 받지도 않고 전각도 3채 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절이나 아기자기한 맛이 그만이다. 대웅보전의 건물 형태가 특이하며 내소사의 꽃창살과 대비되는 예쁜 꽃창살과 대웅보전 안의 문수보살이 특이하다. 또 절 이름처럼 대웅보전 바로 옆의 우물에서 한모금 마셔보는 물맛은 꿀맛보다 좋고 바로 위 삼성각에 올라 앞을 보면 서해 바다가 넓게 펼쳐진다.
정수사 꽃창살과 문수동자
마지막으로 강화에서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석모도의 보문사를 들 수 있다.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조금 더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금새 석모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가 진행할 때마다 어디서인지 갈매기 떼가 날아들어 여행객 행로를 반긴다.
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보문사 앞에 도착하면 각종 음식점들이 절을 오르는 양옆으로 인삼막걸리와 인삼으로 만든 튀김, 도토리묵 등으로 지나가는 여행객을 그냥 지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절을 찾으며 경건한 마음을 가지려던 여행객의 마음을 어느새 낭만을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또 보문사경내를 돌아보고 다리 품을 팔아 "마애불"까지 올라 저녁 무렵 낙조를 즐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초지진의 대선정 회집
강화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새로 만들어진 해안 도로를 따라 10여분 가면 광성보가 있고 광성보를 답사한 후 약 5분 정도 거리에 소나무가 멋있는 초지진이 있다. 초지진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건설 공사가 한창인 제2강화대교가 있고 그 바로 아래에 허름한 간판이 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대선정회집". 간판으로 봐서는 이 집이 "회"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식당에서는 "시래기 밥"과 메밀칼싹둑"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음식을 내 놓고 있다.
대선정 회집
허름한 이 집에 들어서면 맛 집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꾸밈이 없다. 집을 들어서자 마자 연못 한가운데 정자 모양의 집이 한 채 있고 밖으로는 여느 음식점처럼 방이 준비되어 있다.
두가지 음식을 모두 맛보기 위해서 같이 1인분은 시래기 밥을 1인분은 메밀칼싹둑을 주문해야 한다. 둘이 갔을 때 하나로 통일하면 좋겠지만 모두를 맛보기 위해서는 이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시래기 밥에는 잘게 썰어 넣은 시래기와 참기름을 옛날 시골밥상에서나 봄직한 사기그릇에 밥을 담아 준다. 미리 준비된 양념 간장을 넣어 이리저리 골고루 비벼서 한입 먹으면 그 맛이 오묘하다. 밑반찬으로 주는 순무와 나물무침 그리고 된장국과 함께 먹다보면 한 그릇 뚝딱해치우고 밥을 더 요구하게 되면 인심 좋은 주인장은 그냥 서비스하고 1인분만 값을 받는다.
이번에는 "메밀칼싹둑"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기대를 많은 기대를 하게 했는데 나온 것을 보니 메밀로 만든 손칼국수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조개 등 해물을 넣고 메밀은 칼국수처럼 만들어 끓여 내놓은 음식이다. 국물에 해물이 들어가 시원하고 메밀 특유의 걸쭉한 국물이 특징이라 하겠다. 강화 여행 시 한번 들러 값싸게 먹어 봄직한 음식이다.
선수 밴댕이회
마니산 입구에서 3-4키로 해변 쪽으로 가면 선수 항이 나온다. 조그만 항구이지만 제법 밴댕이횟집이 많이 들어서 5-6월 경 주말과 휴일에는 북적북적 댄다. 강화에서 밴댕이회를 먹으려면 이곳 선수항을 찾아야 한다는 게 또한 정설이다. 여기에서 횟집을 하고 있는 주인의 말을 빌리자면 "주말과 휴일에는 밴댕이회가 없어서 못 팔 정도이며 사람이 많고 너무 바빠서 숨돌릴 여유조차 없다" 라고 말한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밴댕이 회를 내올 때 반드시 "건빵"도 한 접시씩 준다는 것이다. 이는 밴댕이 특유의 비릿 내를 가시게 하기 위해 회를 먹을 때 건빵을 먹으면 그 냄새를 없애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란다. 또 상에 하나 올라오는 음식이 하나 있는데 강화도에서만 있는 "순무" 김치이다. 순무는 강화 주민들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김치로 그 맛은 배추 뿌리를 깎아서 먹는 그런 맛이다.
선수 포구에 몰려든 배
밴댕이는 속 좁은 사람과도 비유하는데,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 라는 말은 부부 싸움 할 때 여자들의 전용어로 많이 사용되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 남편은 더욱 성질이 나서 정말 한바탕 붙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밴댕이는 회로 먹지만 살아서 펄펄 뛰는 생선은 아니다. 밴댕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성질이 급해서 그물에 걸리자마자 새우처럼 금새 죽어버린다. 회로 먹을 때에도 일반 회처럼 얇게 썰어 먹지 않고 머리만 없앤 뒤 절반으로 갈라 그것을 먹는 것이다. 조금은 비릿하지만 상추에 밴댕이회를 올려놓고 양념장, 마늘을 넣은 뒤 싸서 한입에 먹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식도락가들은 이 선수 포구를 해마다 찾아오는가 보다.
자료 출처 : 우일신님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