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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의 정치적 연설보다 그가 입은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바지 정장이 더 주목받는 시대다.”
세계적인 패션 칼럼니스트 아리아나 허핑턴이 최근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미국판에 쓴 글이다. 패션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정치의 세계에서도 스타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허핑턴은 정치인이 외모에 신경 쓰는 현실에 대해 이런 일화를 덧붙였다. “사석에서 만난 주요 일간지 정치부 기자에게 ‘요즘 어떤 정치인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하자 기자의 대답이 놀라웠다. ‘그럼 그 사람 이제 성공하겠네요.’ 정치부 기자들도 이제 정책보다 외모와 이미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디어를 통해 좋은 이미지를 선전해야 하는 정치인이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style&이 ‘얼짱 여성 정치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실용성이다. 대중에게 호감을 사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튀어선 곤란한 것이 정치인의 패션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성공한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은 충분히 각인시키는 것이 바로 '얼짱 정치인'들의 남다른 패션 감각이다. 더욱이 이들의 패션은 화려한 무대 위, 연예인들의 옷 입기보다는 훨씬 따라 하기가 쉽다. 나와 비슷할지도 모르는 그들의 패션과 스타일을 따라가 보자. 바야흐로 ‘권력에도 스타일이 필요한 시대’다.
강승민 기자
이들이 입으면 뉴스다
화제의 ‘얼짱 여성 정치인’은 뛰어난 외모에 세련된 스타일까지 갖췄다. ‘엘리트+패셔니스타’ 이미지를 겸비한 그들의 스타일을 분석했다.
지난달 영국 노리치 북부의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올해 27세의 여성 정치인 클로에 스미스가 당선됐다. 회계와 투자 분야 컨설턴트였던 그는 영국 하원 역사상 ‘최연소 의원’이 됐다. 젊고 청렴한 이미지가 주효했지만 배우 뺨치는 훌륭한 외모도 당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스미스의 선거 승리를 보도하며 이런 표현을 썼다. “편안한 차림새에 중성적인 목소리가 마치 ‘여자 블레어’를 보는 것 같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 빗대 스미스의 스타일을 칭찬한 것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영국 노동당의 최연소 당수가 돼 ‘얼짱 정치인’으로 인기를 모은 인물이다.
짧은 커트 머리를 한 스미스는 선거 동안 평범한 정장 재킷에 아이보리 실크 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자주 등장했다. 남성적인 테일러드 칼라 셔츠를 이용해 시원하게 드러낸 목에는 작은 펜던트 목걸이를 걸었다. 1980년대 인기 영화배우 브룩 실즈를 연상케 하는 시원시원한 외모와 회계·투자자문 컨설턴트 출신의 젊은 엘리트라는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지는 차림새였다.
연예인 빰치는 스타일 감각 보여줘
가장 최근 ‘얼짱 여성 정치인’이 화제가 됐던 무대는 영국이지만 이 주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는 프랑스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내각을 구성하며 7명의 여성 각료를 임명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임명된 7명 모두 외모가 출중한 편이어서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그중 호사가들을 자극한 인물은 라시다 다티(44) 유럽의회 의원이다. 6월 프랑스 법무장관 직에서 물러나 유럽의회에 입성한 다티 의원은 지나친 명품 사랑으로 장관 재직 시절 비난을 받기도 했다. 크리스찬 디올 행사에 참석한 그는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와 함께 찍은 사진에 1만5000유로(약 2600만원)짜리 디올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그런가 하면 샤넬의 3800유로(약 670만원)짜리 재킷이나 프라다의 1200유로(약 210만원)짜리 원피스를 입은 장면 등이 언론에 노출돼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모로코인 아버지와 알제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티 의원은 비유럽권 출신 여성으론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 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북아프리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뚜렷한 이목구비에 전형적인 미인형의 다티 의원은 명품을 선호하긴 하지만 화려한 색깔보다는 대중 정치인답게 검정·회색·아이보리 등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자주 입는 편이다. 날씬한 체형이어서 과감하게 어깨를 드러내거나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의 짧은 원피스도 잘 소화해 낸다.
프랑스 장관 나탈리 코시스코 모리제도 ‘얼짱 정치인’ 명단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4월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프랑스 명문 대학인 에콜 폴리테크닉을 졸업하고 29세에 정계에 입문, 34세에 입각한 엘리트 정치인이다. 전형적인 서양 미인형의 갸름한 얼굴인 모리제 장관은 바지 정장이든 원피스든 가리지 않고 모두 잘 소화해 내는 패션 리더다. 물론 모리제 역시 색상 선택은 보수적인 편이어서 원색 계열보다 무채색의 의상을 자주 입는다. 장신구도 크고 대담하거나 치렁치렁한 것보다는 단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원색 즐기는 힐러리, 장신구로 멋내는 펠로시
미국 정치에서도 여성 정치인의 스타일은 늘 화제의 중심에 있다.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뿐만이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61) 국무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스타일 좋은 대통령 부인으로 세계무대를 누볐다.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오바마와 경쟁할 때는 스타일에 더욱 공을 쏟아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에게 조언을 받기도 했다.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올해 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의 여성 정치인’ 명단을 발표했는데 34위에 꼽힌 클린턴 장관은 50명 중 최고령자였다. 다른 여성 정치인의 스타일과 대비되는 그의 차림새는 원색의 옷도 무난히 소화한다는 점이다. 금발의 클린턴 장관은 상하의 모두 빨강으로 된 치마 정장을 입는다든가 파란색이 선명한 재킷도 입을 만큼 자유롭게 색상을 고른다.
데일리메일의 순위 선정에서 1위에 오른 인물은 페루의 루시아나 레온(30) 의원이다. 변호사 출신의 레온 의원은 페루의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3월 스페인 신문 빈티미누토가 온라인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정치인’ 1위에 뽑혔다. 짙은 갈색 머릿결에 굵은 컬이 들어간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좋아하는 레온 의원은 시원한 입매와 서글서글한 인상이 매력적인 남미 미인형이다. 여성 앵커를 연상케 하는 단정한 옷차림의 레온은 변호사 출신답게 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언론에 주로 노출된 의상도 연한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재킷이다.
미국의 낸시 펠로시(69) 하원 의장은 현재 미국 권력 승계 서열 3위의 ‘얼짱 정치인’이다. 미국에선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승계하고 다음으론 하원 의장이 국가를 대표하도록 돼 있다.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인 셈이다. 고령이지만 ‘미모의 여성 정치인’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는 평소에는 다른 여성 정치인과 비슷한 차림새지만, 성장이 필요한 연회에는 드레스와 다이아몬드 장신구 등으로 한껏 멋을 낸다. 그의 패션 감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장신구 활용법이다. 자주 입는 재킷을 예로 들면, 펠로시 의장은 흰색 셔츠를 받쳐 입을 땐 작고 단순한 목걸이로만 포인트를 준다. 단정한 가운데에서도 화사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킷 안에 짙은 회색이나 검정 등의 어두운 색 셔츠를 입을 땐 알이 굵은 황금빛 목걸이를 선택한다.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워 보일 수 있어 반짝이는 목걸이로 대비효과를 준 것이다. 87년 처음으로 하원 의원이 된 뒤 22년간 의회에 몸 담아온 ‘얼짱 정치인’다운 패션 감각이다.
일본 정계 다크 호스 ‘미녀 자객’들
최고 지도자급 정치인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여성 정치인 패션에서도 튀는 색감, 화려한 헤어스타일 등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특유의 패션 감각을 드러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6)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분홍이나 보라색 정장, 몸에 꼭 맞는 타이트 스커트 등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옷차림을 즐기기로 유명하다. ‘제2의 에바 페론’이란 별명이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지난해 8월 포브스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집권 이후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빈곤층이 늘어나자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6년여 동안 인질로 붙잡혀 있다 지난해 7월 극적으로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48)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도 미녀 정치인으로 꼽힌다. 베탕쿠르의 어머니는 미스 콜롬비아 출신이다.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공주’로 불리는 율리야 티모셴코(49) 총리도 동유럽을 대표하는 미녀 정치인이다. 패션 잡지 ‘엘르’의 표지 모델로도 등장했던 티모셴코 총리는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정치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동화 속 공주처럼 땋아 올린 특유의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언론이 머리 스타일 변화를 소재로 삼아 우크라이나의 정치 변화를 설명할 정도로 스타일이 화제인 인물이다.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그의 스타일은 한마디로 ‘티모셴코 스타일’로 통한다.
일본에도 미모의 여성 정치인들이 맹활약 중이다. 지지 기반이 약해진 아소 다로 총리를 대신해 총선에서 자민당을 구할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5선의 중의원 고이케 유리코(57)가 대표적이다. 독신의 유리코 의원은 30대에 TV 캐스터로 명성을 쌓았고 40대에 정치권에 뛰어들어 50대에 세 차례나 장관을 지낸 실력파 정치인이다. 주간지 표지 모델로 등장하는가 하면 비키니와 기모노 차림 등 다양한 장면이 담긴 DVD 화보집을 발간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후지카와 유리(28) 시의원은 일본의 젊은 ‘얼짱 의원’이다. 2007년 4월 아버지의 지역구인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는데 정치력보다는 미모와 돌출 행동으로 유명해 ‘스캔들 메이커’로도 불린다.
이 밖에 ‘미스 싱가포르’ 출신인 유니스 올센(31) 싱가포르 국회의원, 푸틴 러시아 총리와의 결혼설로 유명해진 알리나 카바예바(26) 통합 러시아당 국회의원, 모델이자 쇼 프로 진행자 경력을 가진 올리 레비(35) 이스라엘 국회의원, 언론인 출신인 장위(45) 중국 외교부 대변인 등도 정계를 주름잡는 ‘여성 얼짱’들이다.
강승민 기자
국내 정계에서도
매력있는 파워우먼 …
‘정당의 입’ 중요 역할
국내 여성 정치인 가운데 ‘미녀 정치인’을 꼽는다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사람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다. 올 6월에는 패션 잡지 ‘엘르 코리아’에 화보까지 실렸다. ‘2009 대한민국 파워 우먼의 초상’이라는 주제였고 ‘피겨 퀸’ 김연아, ‘국민 여동생’ 문근영, 발레리나 강수진 등 쟁쟁한 미인들이 함께 등장했다. 나 의원과 함께 ‘투 톱’ 체제를 형성하는 사람은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다. 나 의원의 뒤를 이어 대변인이 된 그는 씨티은행 부행장을 지낸 변호사 출신이다.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쁘다’는 게 정계 인사들의 평이다.
아나운서 출신의 민주당 차영 전 대변인이나 신은경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도 ‘미녀 정치인’을 얘기할 때마다 거론된다. 정당이나 기관의 현직 대변인 또는 대변인 출신이 많은 이유는 미디어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아무래도 언론 노출이 많은 자리다 보니 외모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정치인의 미모가 중시되는 게 최근 두드러진 현상이라는 건 정당 대변인에 대한 언론의 평가로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 때 한나라ㆍ열린우리ㆍ민주 3당의 대변인이 모두 여성이었다. 전여옥ㆍ박영선ㆍ이승희 트로이카. 당시 언론은 이들 3인의 등장에 대해 ‘여인천하’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특별히 외모를 언급하진 않았다. 18대 총선 때는 확실히 달라졌다. 조윤선ㆍ차영ㆍ신은경 대변인 등 3인의 여성 정치인을 수식할 때면 늘 ‘미모 대결’이란 문구가 따라 다녔다. 모두 여성이라는 점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시대에서 ‘누가 더 예쁜가’로 화제가 옮겨지고 있다.
프랑스 국민이 ‘사르코지 대통령이 브루니의 후광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지난해 7월 일간 신문 엑스프레스 여론 조사 결과) 한국 에서도 정치인 외모가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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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간에 사진이 쭈~ㄱ 나올 때.. 왜 갑자기 "초이스"가 생각나지??
ㅎㅎㅎ...선배님....ㅋㅋㅋㅋ.....그런데 그거 고르라면 골라 지나요?정육점 불빛 아래 10명쯤 쭈르르 들어와서 찍으라고 하면 개가 개 같더라구요..결국 결론은 마담이 알아서 해~~
ㅎㅎㅎ 당근 모름.. 그래서 우리는 1차는 무조껀 빠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