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설탕수출국 2위! 전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사탕수수 재배지인 필리핀
현재 사탕수수 최고의 수확기인 4월은 1년 중 최고조로 바쁜 시기이다. 그늘하나 없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오직 몸으로 부딪혀야만 하는 작업환경이지만, 평생 사탕수수를 재배 하며 살아온 그들에겐 놓을 수 없는 일터다.
현대의 기계화된 도구는 어딜 봐도 찾아볼 수가 없고 또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직업 5위 안에 들만큼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모든 작업에 대해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최고의 설탕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그들
살을 태우는 듯 한 불볕더위! 쉴 틈 없는 사탕수수 수확
평균 기온 40°C, 습도 70%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
가만히 있어도 비 오듯 땀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인부들은 온 몸을 옷으로 감싸고 사탕수수 수확에 들어간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더위 속에서 그들을 막아주는 건 오직 옷가지 뿐. 수확에 쓰이는 도구 역시 기다란 칼 한 자루 뿐이다.
게다가 칼보다도 더 예리하게 날카로운 사탕수수 잎에 인부들의 손과 몸은 상처투성이다. 사탕수수를 베어냄과 동시에 이뤄지는 옮기기는 한 번에 20~30kg의 양을 어깨에 짊어지고, 트럭에 연결된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사다리를 위태로이 오르내리며 네 시간 이고 다섯 시간 이고 끊임없이 반복해서 짐을 옮기는 그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에 더위와 갈증에 지친 표정이 드리워지는데. 베고 싣고, 베고 싣고.. 끝나지 않는 육체노동의 연속!
그들의 작업은 언제 끝날 것인가? 작업
수확현장에서 트럭으로 사탕수수를 옮기게 되는데, 이 역시 지게차 하나 없이 오직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오랜 시간과 인내의 산물! 재래식 설탕 ‘마스코바도’
바탕가스 사람들의 전통 설탕은 그 어떤 작업보다 사람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사탕수수로 만든 즙에 지하수를 섞어 가마솥에 오랫동안 끓여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정.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마솥에서 즙을 끓이는 동안 계속해서 온도를 맞춰줘야만 한다는 것. 작업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색으로 가마솥의 불 온도를 체크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인부들은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야 한다.
시간이 지나 사탕수수 추출액이 걸쭉해지면서 끓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바로 인부들의 인내와 끈기의 작업이 시작된다.
일일이 손으로 만져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그것. 대야에 받아 놓은 물에 사탕수수 추출액을 떨어뜨려 직접 손으로 농도를 재야 하는데, 사탕수수액의 농도는 정해진 시간 없이 급격하게 걸쭉해지기 때문에 1~2분에 한번 씩 계속 확인을 해야만 한다.
저녁부터 시작된 설탕 만들기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마무리 될 정도로 재래식 설탕 제조는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이지만, 사탕수수를 업으로 살아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들에게 설탕은 달콤한 삶의 위안이 되어왔다.
20세기 초반, 서양에 거대 자본이 유입되면서부터 자본가들은 이곳의 논과 밭을 없애고 모두 사탕수수밭으로 만들었다. 모든 것을 자본가에게 빼앗기고 가난을 이기기 위해서 그들의 밑에서 일해야만 했던 사람들. 그들은 설탕을 만들어 먹으며 힘든 노동의 고통을 달래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설탕의 이름도 가난한 사람들의 설탕이란 뜻의 “마스코바도”로 불려졌던 것인데. 100년의 역사와 땀이 서린 그들만의 재래식 설탕 "마스코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