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륭 페스티벌 극단 바람풀의 박정석 연출의 남도2
공연명 남도2
공연단체 극단 바람풀
작가 박상륭
각색 연출 박정석
공연기간 2018년 6월 21일~7월 1일
공연장소 선돌극장
관람일시 6월 26일 오후 8시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박상륭 소설 페스티벌 극단 바람풀의 박정석 각색 연출의 <남도2>를 관람했다.
박상륭(1940~2017) 전북 장수군 장수면에서 9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태임을 하기엔 늦은, 어머니 나이 마흔다섯 살 때, 그는 태어난다. 허리 굽은 촌로인 어머니가 거무스름하게 탄 얼굴로 학교에 오면 어린 박상륭은 수치심을 느껴 숨곤 했다. 나중에 이런 것은 어머니 콤플렉스의 변용으로 작용해 박상륭 소설의 핵심을 이루게 된다. 장수의 대농으로 꼽히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유복한 환경에서 책과 더불어 유년기와 초년기를 보낸다. 그는 어릴 적에 유교적 전통 속에서 한학을 익힌 아버지로부터 동양학을 배우고, 천자문을 읽을 무렵에는 아버지가 읽어주는 두보의 시에 귀를 기울이며 자란다. 게다가 형과 누이들도 모이면 문학 이야기를 하는 등 어릴 적부터 박상륭은 문학적 분위기에 둘러싸여 자연스레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다.
장수국민학교를 거친 그는 1956년 장수중학교를 졸업하는데,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가 심장 마비로 숨진 것도 같은 해의 일이다. 어머니의 죽음은 박상륭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 부유하던 집안도 많이 기울어 박상륭은 이윽고 농고 진학을 결심하게 된다. 이 무렵 박상륭은 5백여 편이나 되는 습작시를 써대는데, 이것은 문장의 기본기를 다지는 훌륭한 훈련이 된다. 장수농고에 입학한 박상륭은 계속 시 쓰기와 책읽기에 몰두하며 문예부에서 활동한다. 1959년 1회로 장수농고를 졸업한 그는 이태 뒤인 1961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다. 스물세 살 때 「사상계」에 <아겔다마>가 입상해 등단하고, 이어 <장끼전>, <강남견문록> 등을 발표한다. 1969년 캐나다로 이민 가 서점 노스 쇼어 북스(North shore Books)를 경영하기도 했으며 1998년 영구 귀국, 2017년 7월 1일 캐나다에서 대장암으로 별세하였다.
박상륭 소설은 인류의 '원형'을 찾아가는 기나긴 도정이면서 죽음을 통한 삶과 생명의 이해라는 관념적인 주제로 소설을 썼다. 작품으로 <뙤약볕>, <남도>연작, 장타령 시리즈 <각설이>연작 등이 있다.
연출가 박정석은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으로 극단 바람풀의 대표이자 상임 연출이다. 연출로는 제1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박상륭 원작 <남도>, 제2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이외수 원작 <들개>, 혜화동1번지 4기 동인페스티벌 “대학로컴플렉스” -<산양섬의 범죄>, 혜화동1번지 4기동인 페스티벌 “미스터,리가 수상하다”-<아버지를 죽여라>, 21세기 변주곡-드라마리딩페스티발 <남도> <추사 김정희> <성인오락실#여자이야기> <저승> <에코> <그 아이 유관순> <다홍치마> <로베르토 쥬코> <아니사 말리>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낙타의 꿈> <성인오락실 여자이야기> <염쟁이 유씨>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타클라마칸>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각색 연출로는 춘천 국제 연극제 참가작 넌버벌 퍼포먼스, 제 4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욕조>, <크리스마스 캐롤> <로베르토 쥬코>. 아닐 부 단막 festival 참가작 <색의 사랑>. <아시나마리> 등이 있다
<남도2>는 단순화된 무대다. 무대 중앙에 돗자리가 하나 깔려있을 뿐이다. 객석 가까이에 돌 틈에서 자라난 도라지 잎 보이고, 새끼줄, 술 담은 항아리, 작은 항아리가 사용된다.
내용은 외딴 숲속 마을에 사는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다. 할머니는 백발이고 손자는 겨우 성인이 된 듯싶다. 할머니는 자신을 버리고 간 딸 때문에 언젠가 손자도 자신을 버리리라는 생각을 하고 두려움에 젖는다. 그래서 손자가 다른데 눈을 돌릴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손자는 숲의 바깥세상 관한 호기심과 사춘기의 성적호기심과 욕구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할머니로부터 도망할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품에서 자란 손자는 아무 스스럼없이 여전히 할머니 곁에서 자고 할머니에게 몸을 밀착시킨다. 할머니는 그런 손자를 더욱 친근하게 대하고 외출할 때는 손자의 등에 업혀 다니기도 한다. 행여 손자가 바깥세상에 강하게 관심을 기울일 때에는 따귀를 때리며 막는다. 그러면서도 손자를 달래느라 고추를 만져주며 달래기도 한다. 장성한 손자는 할머니의 고추만지는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고추에 변화가 생긴 것을 알고 놀란다. 그리고 산속에서 남녀가 밀회를 하고 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도 그렇게 해보기를 원한다. 할머니는 적극 말리고, 손자의 목에 기다란 새끼줄을 감고 그 한쪽 끝을 잡고 도망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손자는 목에 감긴 새끼줄을 풀어버리니, 할머니는 아예 손자의 어깨에 올라 무 등을 탄 채 손자에게서 떨어지려 들지 않는다. 손자는 한동안 할머니를 무등 태워 다니지만 그만 지쳐 할머니를 내려놓고 할머니 옆에 바싹 닥아 눕는다. 그러자 손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의 변화가 일어나고 낮에 구경했던 대로 할머니를 상대로 행위를 벌인다. 결국 할머니는 행위 후 탈진한다. 할머니는 다시 매달리려 한다. 손자는 엉겁결에 할머니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할머니가 축 느러진다. 비로서 손자에게는 할머니로부터의 해방과 자유가 예측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문경희가 할머니, 박훈정이 손자로 출연해 남도 토속사투리를 구사하며 호연과 열연을 벌인다.
조연출 박병주, 조명 류백희 이수연, 무대 김교은, 사진 정재혁, 영상 정용택, 의상 박근여, 포스터 박재현, 사투리지도 최승혜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박상륭 소설 페스티벌, 극단 바람풀의 박정석 각색 연출의 <남도2>를 한편의 호남토속사투리로 읊조리는 서정시적 분위기로 창출된 독특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6월 2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