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G 첩보부소속 용자, 볼포그가 GGG의 전 시스템이 다운 된것을 알아차린것은, GGG가 점령당한지 한 시간후의 일이었다. 독립된 시스템인 다차원 첩보잠수함의 다차원 컴퓨터까지 당한것을 알아차린 볼포그는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다고 판단, 전 용자군단에 협력을 요청하고, 외부에 나와있던 GGG 기동부대장 시시오 가이와 합류, 브레이브 폴리스로 향했다.
브레이브 폴리스, 데커룸.
"상황이, 그정도까지 심하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메인 컴퓨터는 물론, 독립된 시스템인 다차원 컴퓨터까지 당한것을 보면...]
유우타의 말에 대답한 볼포그의 대답에, 유우타를 비롯한 전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다차원 컴퓨터. 그들의 바이오 컴퓨터 테미마이엘에 버금가는 시스템인 그것이, 그 시스템 관리자인 볼포그가 알아차릴새도 없이 다운 된 것이었다. 그것을 해낸 침입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침입자 파괴 프로그램은?"
[침입자에 의해 소거된듯 합니다. 기동대장.]
"메인오더룸과의 연락은?"
[두절되었습니다.]
가이를 필두로, 여기저기에서 한숨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럼, 대체 지금부터는 어떻게 하면 좋죠? 적이 누군지도 모르고.....진입조차 힘들잖아요."
유우타의 한숨섞인 말에, 가이 역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공중으로의 침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직접침투는 C라인으로 가야되는데, C라인에 연결된 도로망으로는 침입자체가 불가능해."
"어째서죠?"
"방어시스템이 무력화 되었다고 쳐도, 그 터널은 너무 좁아.....거대용자는 이동조차 불가능할정도야."
"그렇다면, 합체는 할수 없다는 거잖습니까.."
"단체(鄲體)로 들어가서 합체할수 있다면 괜찮아. 빅 오더룸은 넓으니까."
"하지만....그렇다면 주력의 용자 대부분은 싸울수 없겠군요..."
[일단은, 기동력 있게 베이타워 기지 내부로 침투하는것이 먼저겠군요.]
뒤쪽에 앉아있던 맥클레인의 말에, 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으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수있지. 아무튼 서둘러야겠어."
"알겠습니다. 그럼...테미마이엘에게 대략의 작전을 짜라고 해줘, 섀도우마루."
[알았다.]
그렇게 말한 섀도우마루는 서둘러 데커룸을 나갔고, 그것에 맞춰 유우타도 지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빌드팀은 빌드캐리어를 가지고 G아일랜드 시티에 먼저 가줘. 데커드, 듀크, 건맥스는 시민들의 대피를. 나는 마이토와 세이지씨와 연락을 취할께. 그쪽도 대책이 나왔을테니까."
[라져!]
"시시오씨도 가주십시오. 일단은 볼포그와 대기를."
"알았다! 가자, 볼포그!"
[알겠습니다.]
용자특급대, 아오베공장.
"그런 좁은 통로에서는 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동도 자유롭지 못해. 그 공간에서, 넓은 공간을 이용해서 싸워야해는 마이트가인과 마이트카이져는 너무 불리해."
하마다의 설명에, 마이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의 머리위로 솟아있는 거대한 검은빛의 열차를 바라보았다.
"AI는 어때?"
"아직....육성단계야. 사실 전투에는 참가시키기 싫은데..."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가인의 AI를 옮길수는 없어. 마이트 어드벤져는 아직도 무리고....이녀석에게 기대하는 수 밖에."
그렇게 말하고, 마이토는 열차를 향해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마이트 아머, 들리나?"
[들립니다.]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검은색의 거대한 열차에서 들려왔다.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는 목소리. 용자로봇이라기보다는 마치, 기계같은 목소리였다.
{타블리스의 말로는, 이곳의 경비시스템은 거의 쓸수 없다고 한다. 사실상 우리만으로 막는수밖에.}
{그런가.....하지만, 저 좁은 반입로로는 들어오기도 힘들어. 외벽을 뚫는것도 생각할수 있지만, 그것은 계산에 넣고있어. 뭐....서포트 메카를 쓰는 녀석들은 거의 들어올수 없을거야. 단체에서 합체하는 녀석들은 약한 보조용자들정도고.}
{일단 전 반입로의 경비카메라는 회복시켜놓았습니다. 어떻게라도, 이쪽에서 먼저 모니터링 하는것은 가능합니다만...}
{아, 그래....그렇다면 방법이 있기는 하지. 카르카스.}
{...........응? 무슨일이야, 네메시스?}
{...........너 어디있는거냐?}
{아, 빅 오더룸에. 그 용자로봇들의 구조를 보고있었어.}
{............분해한거냐?}
{농담하냐!! X레이 투시했다.}
{그럼, 녀석들을 창세할수는 있냐?}
{........창세? 흐음.....어떻게 될지는 몰라. 저런 복잡한 AI까지 창세해본적은 없는데.}
{머리는 안 만들어도 돼. 다크엔젤에게 부탁해 엘릭서를 만들어서 그것을 그 몸에 깃들게 하고, 전에 네놈이 복사한 G스톤을 다시 창세해서 파워를 만들어 넣어. 그 정도면 방패로는 쓸수 있겠지.}
{흐음......좋아. 30분정도면 이 두 녀석을 복사할수 있겠지. 하지만, 기대는 하지마.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까.}
{...........네놈한테는 전혀 기대안했어. 처음부터.}
{.........시끄러워, 데스카이져!!!!!!}
G-아일랜드 시티 지하, 베이타워 지하반입로로의 입구.
도시의 지하도에 연결되어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은 길이 바로 이 베이타워로 가는 지하도로였다. 철도, 도로등의 다양한 노선이 있었지만, 들어가는 쪽에서 분기점은 없었다. 말하자면 스트레이트 라인. 도시에서 베이타워로 들어가는 길에는 나누어지는 길이라던가 합쳐지는 길이 전무해서, 방어에서는 뛰어났지만 침투하는 쪽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기도 했다. 테미마이엘이 고안한, 일단 용자특급대와 브레이브 폴리스가 두팀으로 나뉘어, 반입로를 이용해 침투작전을 펼치는 동안, 가이와 볼포그가 GGG첩보부 전용의 통로를 이용해 침투한다는 작전을 그대로 따라, 용자특급대와 브레이브 폴리스, 그리고 GGG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대기하기 시작했다.
"일단, 드릴특급을 선두로하는 A팀은 가인, 마이트윙, 로코모라이져, 데커드, 듀크, 건맥스, 제이닷샤, 블레이즈로더. 마이트아머를 선두로하는 B팀은 빌드팀과 빌드캐리어. 드릴특급과 마이트아머가 강행돌파로 진입후 타 팀의 용자들은 합체. 그 안에서 전투. 사이보그및 볼포그는 그 틈에 진입...이라는 군."
테미마이엘이 상정한 전략을 찬찬히 읽은 유우타는, 그를 빤히 보고있던 마이토 및 다른 용자들을 쳐다보았고, 그들의 무거운 마음을 대표한듯, 마이토가 입을 열었다.
"물론 어떻게든 하면 강행돌파까지는 가능하지만......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인질로 잡혀있을 가능성도 있잖아."
"테미마이엘의 판단으로는... {저 안에 침투한 적들은 시스템을 먼저노렸고, 그것으로 인해 전 기지의 시스템정지를 유도, 그럼으로서 전 GGG승무원의 무력화를 꾀했다. 그것을 해낼수 있다는 것은 적이 소수였다는 것이고, 그 소수라는 것 때문에 적에게는 인질을 잡을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때문에 무력화를 꾀했었을 것이다. . 만약 적이 다수라면 침입이 그렇게 빠른시간안에 이루어질수도 없고......}"
유우타는 말을 흐렸다.
[.........설마, 전부 사살되었다는 것은......]
듀크의 묵직한 말에, 모두는 유우타를 보았고, 유우타가 고개를 떨구는 것에 그것이 하나의 가능성임을 깨달았다. 맞을 확률이 아주높은 가능성이라는 것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수밖에. 모두 그렇게는 생각하지 말자.]
데커드의 조용한 말에 고개를 끄덕인 브레이브 폴리스의 용자들. 하지만 이어지는 침묵은 그의 말로도 어쩔수 없었다. 그 분위기를 고조 시키려는 듯, 마이토가 힘차게 말했다.
"자!! 아직 작전시작도 안했어. 레일을 깐 즉시 진입! 단숨에 돌파해야 되니, 모두 기합을 넣고 가자!!!!"
GGG 베이타워 기지, 메인 오더룸.
메인오더룸에 있던 타이가 장관및 전 지휘부를 포박한 데스카이져와 타블리스는, 정신을 잃고 있는 그 사람들을 구석에 굴려놓고는 베이타워 기지의 전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엄지손가락만 묶어놓아도 괜찮을까요?"
"저렇게, 손을 뒤로 돌리고 엄지손가락만 묶어놓으면, 전신을 포박한것을 푸는것보다 훨씬 힘들다."
"........그렇군요.."
그래도, 않좋은 얼굴로, 한 무더기로 쌓여있는 그 사람들을 흘끔흘끔 보는 타블리스를 흘끗 본 데스카이져. 타블리스는, 그 사람들을 보며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걱정하는 듯한...
별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는.
엘릭서 파워즈는 '투쟁으로 성립되는 존재'다.
".........."
침묵하며, 타블리스를 흘끗 보던 데스카이져는, 콘솔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지나가는 소리인듯 말했다.
"그렇게 녀석들때문에 신경쓰이면, 가장 좋은 방법이 있지."
"예?"
"죽이면 되잖아."
타블리스가 흠칫하는 것을 느낀 데스카이져는, 싸늘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타블리스는 보지 않으면서.
"사람을 죽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무기를 쓰든지, 능력을 쓰든지, 직접 손으로 죽이던지."
".......그, 그건..."
"적에게는, 절대 연민의 감정을 보이지 마라. 네놈이 먼저 죽을거다."
한참을 주저하다가 들린 타블리스의 말을 끝으로, 잠시, 어두운 메인오더룸에 흐르는 침묵. 그리고, 데스카이져가 타블리스를 천천히 돌아 봤을때, 그 침묵은 살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지금, 죽여줄까?"
눈을 크게 뜬 타블리스. 그의 눈에 비치는 데스카이져는, 지금까지 그가 보아온 어느 데스카이져의 모습도 아니었다.
아니, 그것은, 그가 지금까지 살의에 넘치는 데스카이져를 본적이 없기 때문일까. 진정한 죽음같은 그의 살의를..
"......'파워즈'는, 신의 장난에 의해 미쳐버린 놈들이다."
".......예?"
"너는, 미치지 않았군.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친자들안에서는 이질적이고 부러운 대상이지. 정말, 죽이고 싶을 만큼 부럽고 두려운 대상..."
".........그게....무슨....."
".........토 달지마. 허락한적 없다."
데스카이져가 그에게서 눈을 돌리고 나서도, 타블리스는 숨이 막힐정도의 공포에 계속 사로잡혔다. 하지만, 그런 타블리스에게 일별도 주지 않는채, 데스카이져는 리시버를 켜며 말하기 시작했다.
"..........네메시스."
{뭐야?}
"네녀석의 데이타 수집은 어느정도면 끝나나?"
{한 한시간정도면 끝난다. 하지만, 돌파당하는게 먼저겠지.}
"그렇군......혹시, 이 기지에 우리의 '완전체'로 쓸수있을 정도의 프레임이 있나?"
{......하. 역시 안사람한테는 신경이 가는 모양이군.}
".........입닥쳐. 검색하는대로 보내라. 그럼."
네메시스와의 통신을 끝낸 데스카이져는, 타블리스를 돌아보지 않으며 조용하게 말했다.
"너는 우리와 비슷해서 끌렸던 거군. 이질적인 엘릭서."
"데스카이져님......"
"싸워라. 싸움에서 너의 의미를 찾을수 있는지 시험해봐라. 그 다음에, 네녀석을 어떻게 할것인지 결정했다."
그 목소리에 배어있는 죽음의 목소리에 눌린 타블리스는, 아무말도 못한채, 작게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었군.
촤라라라락--!!!
두개의 차륜사이에 레일을 까는 스프레더가 달려있는 '레일빌더'가 통로를 따라 저 끝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마이트아머는, 휠을 다시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이동하는 그의 뒤로는, 각자 빅클형으로 변형한 맥클레인, 파워죠, 덤프슨, 드릴보이와 거대한 빌드캐리어가 따르고 있었다.
뭔가 아득하다는 듯 중얼거린 맥클레인. 그럴만도 했다. 한시간을 걸려 전진한 거리는 약 300m. 적에게 포착되지 않기위해 초저속으로 전진한 탓이었지만, 그것에 점점 초조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젠장, 너무 오래 걸리고 있어!!]
[.....사람들, 무사한거겠지?]
[아직 완벽하게 상황이 포착된것도 아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모두.]
덤프슨과 파워죠의 말에 진정시키는 투로 말한 맥클레인은, 카메라를 돌려 그의 앞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마이트 아머를 응시했다. 마이트 어드벤져보다 훨씬 큰(두꺼운, 이라고 하는게 맞겠지만.) 모습에, 위에 부착되어있는, 앞으로 뻗은 장대한 포신에 양옆에는 대포포신을 쓴것같은 거대한 개틀링건이 두정씩 네정이 붙어있는, 적어도 기차보다는 탱크같은 모습이었다. 그 압도적인 모습에서, 맥클레인은 안도보다는 오히려 불안감을 느꼈다.
전투를 위해 만들어진 용자로봇...
[곧이어 C포인트에 접촉한다. 이제부터는 베이타워기지의 경계망에 들어오니, 모두 경계하도록.]
마이트아머의 딱딱한 말이 맥클레인의 센서에 잡혔다. 약간의 진동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마이트아머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빌드팀과 빌드캐리어.
[........마이트아머, 전방에는 아무것도 없는건가.]
[아무것도 없다.]
[......긴장은 되지않나?]
맥클러엔의 말에, 마이트아머는 지체없이 대답했다.
[되지 않는다.]
거대한 드릴을 앞세운 드릴특급 2. 그 뒤로는 가인과 마이트윙, 로코모라이져 2식, 빅클형태의 데커드와 듀크, 건맥스, 제이닷샤와 블레이즈로더가 따르고 있었다. 역시, 저속으로 이동하던 그들 A팀은, B팀의 연락을 받고 통로의 중간쯤에서 대기중이었다.
굉음과 함께 레일에 불을 튀기며 돌진하기 시작한 드릴특급2. 동시에 기적을 내뿜으며 뒤를 따라 다른 용자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제1 게이트 접촉까지 30초!]
{단번에 간다-!!!}
하지만, 그때, 드릴특급 2의 마이토는 전방에서 일어난 경보를 들었다.
삐익--!!!!
{! 전방에 무언가가!}
바로 그순간, 그 무언가가 빛을 내뿜었다.
피잉-! 피잉!!
두번 일어난 그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 극소음된 철갑탄이 부른 그 소리와 함께, 전력질주하던 드릴특급 2의 휠 밑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우아악!!!}
[마이토!!!]
[지..지뢰인가!!?]
가인과 데커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전방의 무언가는 계속 철갑탄을 발사해, 용자들이 있던 터널의 천장과 발밑을 계속때렸다. 그것에, 비밀리에 개설되어있던 지뢰가 계속 폭발하고, 용자들은 폭발에 달리던 속도에서 서로 부딛치며 멈추고 말았다.
[뭐, 뭐냐!!!! 마이토, 뭐야!!!!!]
{제, 젠장!!!!! 센서가 다 타버렸다! 보이지 않아!}
폭발이 계속되어 용자들을 감싸고, '전방의 그 무언가'까지 몰려갔지만, 그것은 그때 작동한 비상용 격벽뒤로 몸을 물려 폭발에서 몸을 피했다. 용자들의 앞과 뒤로 닫히는 비상용의 격벽이 폭발을 치는 것과 동시에, 천장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부, 부서진다!!!]
건맥스의 말과 동시에, 천장이 터져나가고, 그 천장에서 바닷물이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아아앗!!!]
퍼어엉!!!
다시 굉음. 이번에는 바닥이었다. 한번 갈라지고 터지자 걷잡을수 없이 갈라진 천장과 바닥, 그 천장과 바닥에서 쏟아져나온 바닷물은 거대한 폭발을 잡고, 그대로 용자들을 쓸어나갔다.
[.........블럭폐쇄 확인, 분리합니다.]
'전방의 그 무언가', 그것은, 푸른색의 레더카(사다리차)의 모습을 하고있었다.
콰앙!!!!!
드릴특급 2와 가인, 데커드와 듀크, 건맥스를 담고있던 그 통로의 일부가, 폭발과 함께 분리되었다. 해저를 경유하던 터널이었다. 원래는 침수를 대비해 블록화가 되어있던 통로는, 화재와 침수를 동시에 안고 분리해, 그대로 해저의 바닥으로 떨어져 갔다.
그 터널은, 해저에 닿음과 동시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다.
[...........여기는 블루건. 블럭의 폭발을 확인.]
폭발은 마이토들의 A팀뿐만이 아니라, B팀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우아악!!!!]
콰앙콰앙콰앙!!!!
바닥과 천장에서 셀수도 없이 일어나는 폭발은 마이트아머와 빌드팀을 덮쳤다. 그것을 쏘아내는 것은, 바로 붉은색의 소방차의 모양을 하고있던 것이었다.
[제, 젠장!!! 움직일수가 없어!!!!]
[앞으로 전진해! 이대로는 발이 묶인다!!!]
맥클레인의 외침에, 마이트아머는 그대로 휠에 불빛을 튀기며 전진했다. 일단 소방차와는 압도적으로 중량차이, 레일이 없더라도, 마이트아머의 돌진력은 절대적이었다. 그대로 돌격한 마이트아머의 거대한 몸과, 붉은색의 소방차가 충돌했다.
[으윽!!]
[.........!!!!]
소방차가 신음을 흘렸다, 라고 놀란것도 잠깐, 소방차는 바퀴를 크게 돌리며 마이트아머에 맞서기 시작했다. 그래도 전진한 마이트아머였지만, 소방차의 힘에 의해 돌진의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소방차가?]
그제서야, 마이트아머는 자기의 센서가 잡아낸 하나의 정보를 읽을수 있었다.
[GBR - 03....엔류? 디테일은 다르지만...]
[레드건이라고 불러!]
소방차가 그렇게 대꾸하는중에도, 마이트아머와 레드건은 통로를 긁으며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순간, 마이트 아머의 뒤쪽에서는 격벽이 닫히고, 빌드팀을 가둔 터널은 폭발과 함께 떨어져나가 바닷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브레이브 폴리스, 이동사령부 [브레이브 베이스]의 중앙관제실.
「..........재미없어지는데, 이렇게 된다면.」
테미마이엘의 목소리가 중앙관제실에 울렸지만, 유우타는 그것에 도저히 반응할수가 없었다. 베이타워 기지의 C라인을 향해 양동작전을 펼치던 브레이브 폴리스와 용자특급대과의 통신두절에, 적의 기동병기의 확인등이, 유우타의 신경을 놀람으로 가득채우고 있던 것이었다.
"테미마이엘....뭐가 어떻게 된거지..?"
「뭐, 침수를 막기위해 침수된 블럭을 떼어내는 시스템이 작동된거같군. 폭발반응도 있었으니, 아무래도 함정이었던 건가. 적의 기동병기의 사격으로 지뢰등의 폭탄을 작동시키고, 그것에 침수를 일으켜 블록을 떼넨다. 폭탄의 화염에 바닷물로 급속냉각이 되는 터에 장갑이고 프레임이고 신경이고 전부 엉망이 되는 부가효과까지 나오고. 측정되는 최저피해는 전 용자로봇의 기동정지. 최악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그런...."
「기동병기가 있을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이렇게 되면 힘들어지는걸.」
"..........이렇게 쉽게 저지당할줄은..."
「보스. 하지만 지금부터는 지체하면 안된다. 적의 목적은 우리도 모르는 거야. 뭘 하는지 확인하지 못하면 우리도 마음 놓을수 없어.」
"알고있어....마이트아머의 시그널은 분명 확인 된거지?"
「지금 C라인으로 접근중. 기동병기와 교전중인것 같긴한데, 지금 그녀석하고도 통신이 불가능하다.」
"가이씨와 볼포그는?"
「10분전에 진입한다는 연락을 받은 이후로는 연락이 없다.」
"...섀도우마루에게 연락해서 가이씨와 볼포그를 지원하라고 전해줘."
「라져.」
"그리고....ARK에 연락해. 그쪽에서도 인원을 차출해주기를 바란다고."
「라져.」
베이타워 빅 오더룸.
"처음치고는 꽤나 잘했잖아?"
"그렇네..."
데스캐리건과 다크엔젤은, 들고있던 단말기를 통해서 보여지는 블루건과 레드건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뭐, 이정도면 됐어. 데스카이져, 다른 움직임은 없는거야?"
{..........몰라.}
"에...뭐야!!!!!! 메인오더룸에 있는 주제에 상황체크는 해줘야 되잖아!"
{시끄러워!!!!!! 내가 너희들따위를 위해서 그런 잡다한 일까지 해야되나!!!! 네메시스에게 모니터링을 맞겼으니 그녀석한테 물어봐!!!!!!!!}
그리고 뚝 끊어지는 통신. 귀가 따갑다는 표정을 짓는 데스캐리건에게, 어리둥절해진 다크엔젤이 물었다.
"왜 그래?"
"몰라!!! 이 재수없는 자식이 갑자기 신경질이잖아 정말!!! 타블리스하고 단 둘이 있는 주제에 그 녀석한테 맞기면 되잖아!"
{......타블리스는 현재 창고로 가고있는 중이야.}
신경질 내던 데스캐리건은, 갑자기 리시버에서 들린 네메시스의 목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에...왜?"
{그 창고에 엘 카디온의 서포트 용으로 쓰이려던 메카의 프레임이 널려있어서 말이야. 그것으로 완전체를 만들라고 데스카이져가 보냈다.}
".......그런!! 제정신이야!!!?"
{.....나도 엘 카디온의 프레임을 쓰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게 아니라!!! 타블리스가 전투라니!!!!? 그런 백옥같은 피부에 큐티한 그런 나약한 애가 전투에 나간다는 거야!!!? 말도 안돼!!! 이건 신성모독에 유아착취죄야!!!!!!! 데스카이져 이 자식 제정신이냐고!!!!? 정말....역시 그런애는 내 할렘에 넣어두고 잘 보살펴줘야 된다니까!!!!"
{.........이봐, 이 나도 겉모습은 큐티한 소년인데 전투는 하고 있단 말이다!}
"너는 늙었잖아!!!!!!!"
{........차별하지마앗!!!!}
...........아, 또 시작이다. 아주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대는 데스캐리건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한 다크엔젤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다가, 귀에있던 리시버에 손을 대며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카르카스, 어디있는거야?"
{아? 다크엔젤이냐? 아까 네메시스에게서 연락이 와서 말이야. 사이보그 녀석이 침투했다고. 그래서 맞으러 가는 중이야. 멋지게 한판 벌여야지.}
".......아, 그래......또 열내다가 폭주하지마."
{하하, 걱정하지 말라고!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필요는 없는거 아니까!!!}
"걱정같은거 안해.....아, 혹시 데스트로이어하고 같이 있어?"
{아니. 저 사이보그 말고도 침입하는 녀석이 또 있는 것 같아서, 그녀석을 막으러 움직이고 있는 걸꺼야.}
"아....그래...."
{그럼, 끊는다!}
뚝, 하고 끊어진 카르카스의 음성에 한숨을 쉬며, 다크엔젤은 다시 데스캐리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계속 통신기로 말싸움을 벌이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뭔가를 계속 투덜대고 있던 다크엔젤이었지만, 갑자기 느껴진 기척에는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끝나는 곳, 빅 오더룸의 한 게이트에서 푸른빛의 레더카가 달려 나오고 있었다.
"블루건인가?"
하체를 분사제를 써서 들어올린후, 순간적으로 로봇형태로 변형한 푸른빛의 레더카. 그것은, 빅오더룸의 저 구석에, 엔류와 함께 쓰러져 있는 호류의 그 모습과 닮아있었다. 다른점이라면, 컬러가 짙은 푸른빛이라는 것이랄까.
[돌아왔습니다, 다크엔젤님.]
"아, 그래, 수고했어."
카르카스의 '창세'능력으로 그 동체와 동력원인 G-스톤을 복제하고, 다크엔젤이 정제한 엘릭서 스타를 AI가 탑재되어야 할 머리부분에 탑재해서 만들어낸 블루건과 레드건. 물론 방패정도로 만들어낼 심산이었던 것이었지만, 만들어내고 보니 썩 잘되었다, 라는 것이 카르카스의 평이었다.
"레드건은?"
[현재 적 용자로봇을 저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흐음.......뭐, 처음인데 잘했어. 솔직히 기대도 않했는데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래....레드건은, 지금 오나..."
콰아앙!!!!!!!!
다크엔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빅 오더룸의 한곳이 크게 폭발했다. 폭광이 한순간 빅오더룸 전체를 쓸고, 동시에 그 게이트에서 붉은색의 소방차와, 거대한 기차가 튀어나왔다.
[.....지금 왔군요.]
투웅!!!!
사다리를 기차에 대고 밀고있던 붉은 소방차가, 기차가 갑자기 멈추자 가속력에 못이겨 그대로 튕겨나갔다. 붕 뜨며 튕겨나가는 그 순간, 한순간에 인간형으로 변형한 붉은 소방차, 레드건은 그대로 빅 오더룸의 바닥에 내려섰다. 역시 염룡과 비슷한 모습에 도장만 짙은 붉은색이었다.
[레드건. 실패했군.]
[미안~! 너무 터프한 녀석이라서 말이야!]
레드건의 옆에 서며 프리징건과 프리징 라이플을, 그 육중한 기차, 마이트아머에게 겨눈 블루건. 그것을 센서로 응시하며, 마이트아머는 조용하게 말했다.
블루건의 차가운 말처럼, 저 구석의 염룡과 빙룡을 확인한 마이트아머는, 그의 전 무기를 레드건과 블루건에 겨누기 시작했다.
[어이! 적당히 해두지 그래! 네녀석은 지금 적지에 들어와 있는 거라고!]
[.....................이상한 말을 하는군. 적지에 침범한녀석들은 네놈들이잖나.]
[너에게 승산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이상한 기차.]
[.....................승산이 없는 임무도 임무는 임무...이것이 나의 임무니까. 실패는 하지 않는다.]
[꽉막힌 녀석!]
그 말과 동시에, 그대로 멜팅라이플을 쏘기 시작한 레드건. 동시에 편차사격을 개시한 블루건. 둘의 공격이 마이트아머의 장갑을 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에도 불구하고, 반쯤 게이트안쪽으로 틀어박혀있던 그의 동체를 앞으로 움직인 마이트 아머는, 쏟아지는 사격을 온 몸으로 맞으며 앞으로 치켜나왔다.
[체인지!]
빠아앙--!!!
마이트 아머의 양옆쪽, 개틀링캐논이 붙어있던 양쪽의 아머가 열리더니, 불꽃을 튀기며 그곳에서 개틀링건을 단 팔이 튀어나왔다. 동시에 하반부의 아머가 열리고, 마이트아머의 상반부가 분사제를 내뿜으며 솟아올랐다. 하반부는 그것과 동시에 반전하며 상반부와 직각으로 고정되고, 하반부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다리로 형성되었다. 그것과 동시에, 상반부의 캐논은 등뒤로 고정, 그리고 새로운 헤드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대조되는 반응을 내보이며 서로의 무기를 빈틈없이 겨눈 레드건과 블루건. 마이트 아머는 그들에게로 양손의 개틀링건과 캐논을 겨눴다.
[사람들은 어디있나.]
[여기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쉘터에 가둬뒀다. 그것이 걱정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군.]
그리고, 마이트 아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드르르르르르륵!!!!!!!
마이트아머의 양팔에 2정씩 붙어있던 개틀링건과, 블루건과 레드건의 무기들이 동시에 발사되기 시작했다. 서로 방어물따위는 없는 공간에 짧은 간격. 개틀링건의 셀수없이 많은 탄환들이 블루건과 레드건의 발밑과 몸을 수없이 때리고, 고열과 극저온의 빔이 마이트 아머의 몸을 얼리고 녹이는 것과 상관없이, 그들은 그대로 서로를 향해 달렸다.
[[더블 톤파!!!]]
계속 멜팅건과 프리징건을 쏘며, 그들의 톤파를 각각의 손에 든 블루건과 레드건은, 교차하며 마이트아머의 양쪽을 향해 톤파를 휘둘렀다. 그것에 복부와 흉부를 강타당한 마이트 아머는, 그들이 그를 지나친 그 순간 캐논을 뒤로 돌리며 쏘았다.
쾅쾅쾅!!!
굉음을 울리며 세번, 빈틈없이 발사된 대구경캐논. 그것은 마이트아머를 치고 나간 블루건과 레드건의 등에 맞고 말았다.
[큭!]
[우악!!]
[.....]
서로 비틀거리다가, 간신히 자세를 잡고 서로를 향해 총구를 돌린 마이트아머와 블루건, 레드건. 간발의 차이로, 마이트아머가 공격의 선제권을 잡았다.
콰콰콰콰쾅!!!
블루건과 레드건이 멈칫하는 사이, 개틀링건이 그들의 발밑을 치며 지나가고, 숄더의 대구경캐논이 그들의 가슴을 쳐 그대로 뒤로 날려버렸다. 그것에도 공격을 늦추지 않으며 속사를 계속하는 마이트아머.
[치이잇!!]
[깔보지마, 이 무기창고자식아!!]
하지만, 공격에 쓰러졌으면서도, 잽싸게 일어난 두 로봇은 그대로 양쪽으로 갈라지고, 캐논의 공격을 간발의차로 피해 몸을 굴리며 멜팅건과 프리징 건을 발사했다. 그것은, 마이트아머가 그것을 예측하기도 전에 그대로 그의 안면을 치고 말았다.
파앙!!
마이트 아머의 헤드가 크게 뒤로 젖혀졌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다시 발사된 멜팅건과 프리징건은 다시 마이트 아머의 얼굴을 치고, 그것에 마이트 아머는 뒤로 두 어발자국 물러났다.
콰앙!!
다시 안면의 페이스가드를 친 프리징건, 그것에, 마이트아머의 페이스가드가 깨져나갔다.
[.......으윽!!!]
마이트아머는, 그때 처음으로, 그의 데이타에는 기록되지 않은 느낌을 느꼈다.
그는 그때, 고통을 느꼈다. 지금까지 수없는 무기에 맞아도 전해지지 않은 그 느낌을.
[움직임이 멈췄다!]
[받아라앗!!]
파파파파파파팡!!!
무지막지한 속도로 쏘아져나간 멜팅건과 프리징건. 그것은, 그대로 마이트아머의 전신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에, 마이트아머는 고통과 함께, 당황하고 말았다. 이 아픔은, 대체 왜 느껴진단 말인가.
[크, 크윽!! 크아아악!!!]
왜지......?
마이트아머는 벽에 그 몸을 한번 부딛치고, 천천히, 그 거대한 몸을 미끌어뜨리며, 벽에 기댄체로 침묵하고 말았다.
마이트아머가 빅 오더룸에 진입하던 그 순간에, 시시오 가이와 볼포그는 GGG첩보부의 전용라인을 이용해 베이타워 기지에 진입하고 있었다.
"마이트아머를 제외하고는 전부 당한건가..."
[아무래도, 그런것 같습니다.]
"통신은 그 이후로 계속 두절되고 있고..."
그 이후로 침묵을 지키며, 가이와 볼포그는 불이 완전하게 꺼진 통로를 계속걸었다.
"좋아, 볼포그. 작전을 바꾼다. 너는 다차원 첩보 잠수함으로 직행해라. 나는 메인오더룸으로 향한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지상최강의 사이보그다! 걱정하지마!"
[.....알겠습니다. 하지만, 조심하시는 것은 잊지 마십시오.]
그렇게 조용하게 말한후, 온몸을 투명화 하며 통로를 빠져나가는 볼포그. 볼포그가 간쪽을 잠시 보다가, 시선을 어둠속으로 돌린 가이.
그의 서멀스코프에는, 숨기려는 노력따위는 하지않는 기척이 비쳐지고 있었다.
"......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훗, 역시 지상최강의 사이보그씨 답군."
어둠속에서 붉은 섬광이 아련하게 떠오르고, 그 섬광을 뿜어내는 붉은머리의 장신의 남자가 어둠속에서 걸어나왔다.
"네놈은...."
"직접 만나기는 처음이군, 사이보그 가이."
".........누구냐!"
"나는 엘릭서 스피릿 카르카스. 너와 대결을 청하려왔다."
엘릭서 스피릿? 한순간 자신의 귀를 믿지못한 가이였지만, 곧 카르카스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강력한 기운에 긴장하며 자세를 바로했다.
"대결?"
"대결, 말 그대로다. 너와 싸우고 싶다."
".......지금은, 너와 싸우고 있을 여유가 없다! 비켜!!"
"흠......그런가? 하지만 이쪽도 굉장히 기다려온 기회라서 말이지. 싫더라도 조금 양보해줘야될것 같은데."
그렇게 느긋하게 말하는, 카르카스의 몸에서 떠오르는 위압감은 보통것이 아니었다. 저 대단한 시시오 가이를 압도할정도로. 그것에 이를 악물은 가이였지만, 이렇게 가만히 서있을수는 없었다.
"비켜!!!!"
파앗!!
소리지르며, 그대로 카르카스를 향해 달려들어간 시시오 가이는, 무서운 속도로 주먹을 뻗었다. 카르카스의 안면을 향해 뻗어들어간 강철의 주먹에 실려있는 힘이면, 카르카스의 얼굴은 그대로 터져나가게 할수있을 것이었다. 물론, 그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흥.."
하지만, 약간 손속을 봐준 그 주먹을, 카르카스는 고개를 약간 숙임으로서 피하고 말았다. 그리고, 인간의 반응속도를 한참이나 능가하는 가이가 그것을 알아차리기 전에, 카르카스의 어퍼컷이 가이의 턱에 작렬했다.
퍼어억!!!!
"!!!! 크아악!!!!"
무거운 파워의 주먹에 뒤로 날아간 가이는, 통로의 벽에 몸을 세차게 부딛치며 비틀거리고 말았다. 이를 악물며 자세를 바로한 가이였지만, 한순간 아찔한것은 어쩔수 없었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죽을거야."
그렇게 말하며 시원하게 웃는 카르카스의 얼굴이 흐리게 보이는 것에, 가이는 이를 악물었다.
마이트 아머가 교전을 벌이던때, GGG로 잠입하던 것은 가이와 볼포그만이 아니었다. ARK에서 차출한, 류중령의 말을 빌자면 '은밀한 일에 전문가이자 프로페셔널 파이터 둘'은, 같이 빅 오더룸으로 가고있었다. 물론 호흡이 딱딱 들어맞는것은 아니었다.
[.......왜, 내가 너하고 같이 가야 되는거지? 너는 페이드하고 콤비잖아.]
"불행하게도, 그것은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다. 왜 내가 너따위하고 같이 와야 되는지. 페이드가 훨씬 더 부리기가 쉬운데 말이다."
하인의 차가운 말에, 카이는 헛웃음을 내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적의 기동병기의 출현으로 전 전력을 침투조로 소비할수 없던 ARK중에는 엘 가이아와 다간, 세인트 실버리온, 가-온이 백업으로 남고, 그들중 은밀하게 투입해 상황을 알아보기위해 하인과 카이가 투입된것이었다.
"빌어먹을 페이드놈......그 새끼 고양이를 가지고 오려면 빨리빨리 다녀야 될것 아니야. 젠장할..."
[...........중얼중얼대지마. 나도 맘에 썩 드는 것이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며 먼저 앞으로 나간 카이. 그런 그의 왼손에는 검은빛의 칼집에 싸인 검이 들려있었다.
"...........네가 그런 검을 들고다니는 것은 요즘들어 보는군."
[..........아. 요즘에 만든거니까.]
"...........일본도인가?"
[...........비슷하다. 그것보다는 약간 곧지만.]
갑자기 낮아지는 카이의 목소리에, 시선을 들어 카이의 뒷모습을 바라본 하인. 그의 눈이 약간 차가워 졌다.
".........너, 괜찮은건가."
[.............당연한 말을...]
"미안하지만, 정상이 아닌 녀석과 같이 싸우고 싶은 마음은 없어. 갑자기 미쳐서 아군이라도 공격하면 큰일이니까."
[.............미치다라.....후후..]
갑자기 낮게 웃기 시작하는 카이. 하인은, 그런 카이의 뒷모습을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은 옛날의 기억이 떠오르곤 하지.]
"아아, 그래?"
[.............오천년....아니....그 전의 기억들도 떠오르곤 하지. 추억에 잠길때도 꽤많아졌다. 요즘은.]
"별일이군. 한번 재탄생할때마다 기억을 잃는게 파워즈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하지만, 그것 아나. 모든 존재는 과거의 기억으로 자신을 지켜가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로맨티스트였군. 네놈은."
[내 기억은 나를 망가트리고 있지만, 동시에 나를 지켜주고 있지. 나는 절대로 이것들을 잃을수는 없다. 이것이....]
"..........이것이?"
카이는 말을 잇지 않았다. 대신, 그는 발걸음을 멈추며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뭔가가 오고있다!]
하인도 알고 있었다.
"알려주지 않아도 돼!"
탕탕탕탕탕탕!!!
번개같이 양손으로 권총을 뽑아들고 어둠안을 향해 쏘기시작한 하인. 7발이 들어가는 데저트 이글의 매거진이 비어버릴때까지 계속 쏜 하인은, 총탄이 떨어지자 다시 권총 한자루를 뽑아들고 외쳤다.
"달려!"
촤악!!
검을 뽑아들고 그대로 달리기 시작한 카이. 어둠속에서도 그 순간 붉은빛이 번뜩였다.
[차앗!!!]
검은 어둠속으로 서늘한 푸른빛과 붉은 빛이 동시에 교차했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서로 지나쳐 나간 두개의 빛. 그때, 하인의 눈에는, 붉은 빛의 검이 그에게로 찔러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멍청한 놈!"
탕탕탕탕!!
탄환의 속도는 눈에도 보이지 않을정도의 속도다. 더구나 동요없이 쏘아댄 하인의 총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붉은 검의 주인에게는 그것을 피할수도 없을 것이었다. 분명히, 그래야 했다.
그러나 정작, 쏜 13발의 탄환중 맞은것은 두개 뿐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두발이나 맞았음에도 그 검의 주인은 하인을 찔러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뭐야!"
하인은, 그의 몸을 있는 힘을 다해 옆으로 붙였다. 간발의 차로, 그 붉은 검은 하인의 가슴을 스치며 지나가고, 그 순간 하인은 다시 총을 들어 그 검을 든 것의 등에 대고 다시 쏘았다.
"......윽."
작은 신음과 함께, 약간 비틀거린, 그 붉은 검을 든 검은 빛의 형체. 하인은 지체하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누구냐."
하인의 낮은 목소리에 움찔거린 그 검은빛의 형체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검은빛의 갑옷을 전신에 두르고, 오른손에는 붉은 빛의 검을 들고있는 사람이, 하인에게로 검을 겨누었다.
투덜거리는 하인이었지만, 총구는 여전히 데스트로이어의 얼굴, 새의 부리모양의 투구를 쓰고있는 얼굴을 노리고 있었다. 물론, 데스트로이어도 그의 검을 하인의 가슴에 겨누고 있었다.
"........젠장.."
그 데스트로이어의 투구가 그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 하인의 신경을 거슬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생각을 하는지도 읽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둘은 상대방의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적이 움직이면 공격한다.
".....카이, 먼저가라. 아무래도 이녀석은 나를 찍은것 같은데."
[......그래. 그럼 먼저 가겠다.]
약간 주저하다가,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통로를 달리기 시작한 카이. 그의 걸음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잠시 듣다가, 하인은 다시 데스트로이어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
데스트로이어의 검의 붉은 빛이 점점 강해지는 것과 동시에, 하인의 손에서 서서히 붉은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타블리스는, 그때 어둠속을 걷고 있었다.
대충의 방향을 잡고 무작정 걷고만 있었다. 네메시스가 계속 리시버로 뭔가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타블리스의 귀에는 작게만 들릴정도로, 타블리스는 그 말에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아무생각없이 걷고 있었다.
대체 왜 이렇게 생각없이 걷고있는지도 몰랐다. 언제부터 이렇게 걷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왜 걷고있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위해서 걷고있는지도 모른다.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왜, 자신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왜, 자신이 전투를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왜, 자신이 엘릭서 스피릿인지도 모른다.
무엇이 엘릭서 스피릿인지도 모른다.
엘릭서 스피릿의 본능은 전투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는, 싸우는것에는 도저히 익숙해질수가 없었다. 실제로, '싸운다'는것 자체를, 그는 모른다.
그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엘릭서 스피릿인 그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전투와 투쟁과 투지의 의미를 모르는 그가.
왜, 그런생각을 떠올리지 못했던걸까.
나는 누구인가.
- 모든 존재가 떠올리는 질문이야, 그것은.
어둠속에서, 붉은 빛의 날개가 떠오르는 것을, 타블리스는 생각없는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아무도 자기가 누구인지는 몰라. 다른사람은 어렴풋하게는 깨닫지만, 이번경우에는 좀 다른것 같아.
그 붉은 빛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푸른 머리의 소녀가 어둠속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타블리스는 멍하게 바라보았다.
"누구시죠...?"
- 갈티. 엘릭서 메신저.
"메신저...?"
- 신의 의지를 파워즈에게 전하는 존재...였는데 요즘은 질려서 단독행동중. 언제 천벌맞아 저세상갈지는 모르고 말이야.
"그렇습니까......"
갈티의, 약간의 농담이 섞인듯한 말에도,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으며 그렇게 작게 말한 타블리스는, 다시 멍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서있는 갈티를 지나치고, 타블리스는 어둠속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 너는 무엇을 향해 걷고있지?
타블리스는 걸음을 멈췄다.
".............모르겠습니다."
- 모르겠다.....라......그럼, 넌 왜 걷고 있지?
".............데스카이져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싸움에서 나의 의미를 찾아보라고...그래서....."
- 그래서?
"그래서....."
- 완전체를 얻고, 스파클과 싸우려는 건가? 그래서?
"싸우고....."
- 싸움에서 네가 얻을수 있는것은?
"얻을수 있는것은........."
- 아니, 그것보다, 왜 싸우려는 거지?
"왜........"
- 데스카이져가 말한 것은, 그거아닐까. '왜'싸우는가, 라는것 말이야.
타블리스도 갈티도, 등을 돌리고 있는 그들의 위치에서는 서로의 표정을 확인할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갈티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블리스의 동요하는 표정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 어때. 왜 싸우지?
".......................그것을 모르니까 일단 싸워야 되는것 아닐까요."
- 좋은 대답이야. 가서 싸우다가 죽어보라고.
"...................대체 왜 저한테 이런 말을 하는겁니까. 그만하세요."
- 하나만 말해줄께.
"............말씀하십시오."
- 진정한 투지를 깨달은 엘릭서. 그것을, 저 빌어먹을 스피릿들은 너에게서 그것을 기대하고 있어.
타블리스가 갈티의 그 말에 뒤를 돌아봤을때, 어둠안에서 빛나고있던 붉은 빛의 날개는, 그 주인인 소녀와 함께 사라지고 없었다.
어둠에는 다시, 그만이 남아버리고 말았다.
"..................진정한 투지..."
타블리스의 몸에서, 서서히 은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서히 어둠을 물리치며 찬란한 빛을 발하는 별빛이었다.
".......그것이.......제가 찾아야 하는 저의 의미인가요...데스카이져님......."
그의 은빛은 점점 강해져, 그가 서있던 어둠을 밝히기 시작했다. 처음엔 갈곳을 전혀 보이지 않을것 같던 어둠도, 그의 빛에서 그 기세를 잃고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서있던 널찍한 홀이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이것은....."
그가 들어온곳은, 아무래도 C라인 밑의 부품창고인듯했다. 가오머신의 부품으로 쓰이는 듯한 것들이 여기저기에 널려있고, 구석에는 거대한 컨테이너 같은것들이 널려있었다.
타블리스가 올려다본것은, 그곳의 중앙에 우뚝 서있던 거대한 거신이었다.
"아름답다........!"
30m정도의 인간형의 로봇. 전신을 찬란한 은빛으로 감싸고, 외형도 육박스러운데는 전혀없는, 마치 여성을 연상시키는 날씬한 동체. 어떻게보면 전투에 쓰일만한 로봇은 아니라고 생각될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용자로봇보다는 훨씬 날카로운 직선으로 만들어진 갑옷과, 그 날카로운 직선이 만들어내는, 여기저기의 증가장갑들은 원만한 곡선을 만들어내면서도 화려함의 극치를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블리스는, 그 화려한 로봇안에 숨겨져있는 '살기'를 보았다.
'싸움에 갈망'하고 있었다. 그 로봇은.
"..........마치.....데스카이져님같아."
저도 모르게 풋, 하고 웃어버린 타블리스. 하지만,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 로봇에서 시선을 떼어버리고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뒤에서 느껴진 그와는 다른 기척에. 그와는 상반된다고 생각되는 느낌에. '스파클'의 기운에.
[진.......호?]
저 붉은색의 스파클 파워즈가 내 첫상대다....
자기도 어쩌면 저 로봇과 닮았을지도 모른다. 타블리스는 뒤에서 멍하게 서있는 카이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퍼스트 배틀이군.....손수 그런 동체까지 만들어 줬다. 실력을 보여줘라. 타블리스."
데스카이져는, 메인 오더룸의 화면으로 보여지는 타블리스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우리와는 다른 가능성을 지닌 엘릭서 스피릿....너의 싸움의 의미를 찾아봐라."
어차피 내 장난감에 불과하지만 말이야. 데스카이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피식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