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지 화잇의 글을 기초로 연구해보면, 예수님의 궁극적 가르침의 요지는 자기 부인인가? 자기 사랑인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엘렌 G. 화잇의 저술 전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보면, 결론은 예수님의 궁극적 가르침은 '자기 사랑(self-love)'도 아니고, 단순한 '자기 부인(self-denial)' 자체도 아닙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속에서 옛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자아를 사는 것입니다.그러나 두 개념을 비교한다면, 엘렌 화잇은 분명히 '자기 사랑'보다 '자기 부인'을 훨씬 더 중심적인 제자도의 원리로 제시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자기 부인은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혐오'나 '자존감의 파괴'와는 전혀 다릅니다.
1. 엘렌 화잇은 자기 사랑을 인간 타락의 근본으로 본다.
그녀는 죄의 본질을 "하나님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자아 사랑은 모든 죄의 근원이다."
이 사상은 그녀의 여러 저술에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루스벨의 타락도 자기 높임(self-exaltation)에서 시작되었고, 아담과 하와의 타락도 결국 자기중심성을 선택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그녀에게 있어서 자기 사랑(self-love)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 중심성
자기 만족
자기 높임
자기 의지
자기 영광
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예수님의 제자도는 자기 부인에서 시작된다.
엘렌 화잇은 예수님의 말씀을 매우 자주 인용합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 16:24)
그녀는 이것을 그리스도인의 삶의 출발점으로 설명합니다.
《정로의 계단》에서는
자아를 포기하고
자신의 의를 버리고
자신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선택하는 것
이 그리스도인의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이렇게도 기록합니다.
"자아와 싸우는 싸움은 지금까지 치러진 싸움 가운데 가장 큰 싸움이다."
이 문장은 그녀의 대표적인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3. 그러나 자기 부인은 자기 파괴가 아니다.
여기서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합니다.
엘렌 화잇은
자신을 미워하라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라
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하나님은 인간을 무한한 가치로 여기셨기에 독생자를 주셨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죄인이지만
동시에
그리스도의 피로 살 만큼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부인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죄된 자아(old self)'입니다.
4. 하나님은 건강한 자아를 회복시키신다.
엘렌 화잇은 그리스도인의 성화를
"인간성의 회복"
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죄 이전 하나님께서 의도하셨던 인간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참된 가치를 발견한 사람입니다.
5.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어떻게 이해하는가?
이 구절을 근거로 현대에는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한다."
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엘렌 화잇은 조금 다르게 설명합니다.
그녀는
인간은 이미 본능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기 때문에
예수님은
"자신에게 자연스럽게 하는 만큼 이웃에게도 그렇게 하라."
고 말씀하셨다고 이해합니다.
즉,
예수님이 새로운 자기 사랑을 명령하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기보호 본능을 이웃 사랑의 기준으로 삼으셨다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엘렌 화잇의 신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죄는 자기를 중심에 두는 것이고, 구원은 자아를 그리스도께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 문장을 덧붙여야 균형이 맞습니다.
자기를 부인한 사람은 자기를 잃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신을 발견한다.
따라서 엘렌 화잇이 이해한 예수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자기 사랑'도 '자기혐오'도 아닌, '그리스도께 자아를 굴복시키는 자기 부인'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삶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정로의 계단》, 《시대의 소망》, 《실물교훈》, 《산상보훈》을 함께 읽어 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정로의 계단》에서는 자아의 포기와 그리스도께 대한 전적인 신뢰를, 《시대의 소망》에서는 예수님의 생애를 통해 나타난 자기희생적 사랑을, 《실물교훈》에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자아중심성이 아닌 사랑과 봉사 위에 세워짐을, 《산상보훈》에서는 하늘 시민의 품성이 자기 부인을 통해 형성됨을 일관되게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