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에스겔 2장 6 - 10절
6 너 사람아, 그들을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찔레와 가시에 둘러싸이고, 독벌레 가운데서 살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이 무엇이라 말하든지 겁내지 마라. 이는 그들은 내게 반항하는 백성이기 때문이다.
7 그들이 듣든지 안 듣든지 너는 반드시 내 말을 전해야 한다. 그들은 내게 반항하는 백성이다.
8 너 사람, 내가 네게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너는 이 반항하는 백성처럼 내게 반항하지 마라. 네 입을 벌려 내가 주는 것을 받아먹어라.
9 그때에 내가 보니 어떤 손이 내 앞으로 뻗쳐 있었는데, 그 손에는 두루마리 책이 있었다.
10 주님께서 그 두루마리를 내 앞에 펼치셨는데 앞뒤로 탄식과 애가와 재앙의 글이 적혀 있었다.
<묵 상>
에스겔 2장은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패역한 백성에게 보내면서 주시는 담대함과 그 사명의 엄중함을 보여 줍니다. 6-10절은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선지자로 정식 임명한 후, 사역에 대한 자세와 소명, 그리고 전해야 할 메시지의 성격을 전달하는 장면입니다.
2. 백성의 반항과 저항, 그리고 두루마리를 먹고 전하라(6-10절)
"너 사람아, 그들을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찔레와 가시에 둘러싸이고, 독벌레 가운데서 살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이 무엇이라 말하든지 겁내지 마라. 이는 그들은 내게 반항하는 백성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듣든지 안 듣든지 너는 반드시 내 말을 전해야 한다. 그들은 내게 반항하는 백성이다."(6-7절) 에스겔이 처한 환경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백성들이 가시 같았고, 사역의 현장은 독벌레 가운데 거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의 말도 겁내지 말라'라고 반복하여 말씀하십니다. 사명자의 영적 권위가 백성의 환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충성에서 나옴을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들이 듣든지 안 듣든지'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삶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사람의 반응보다 하나님의 명령에 시선을 고정하십시다. 여기 '찔레, 가시, 독벌레'는 단순히 에스겔이 맞닥뜨릴 환경의 고단함을 넘어, 하나님의 백성이라 불리던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와 그들이 사명자에게 가할 공격의 본질을 아주 시각적이고 강렬하게 비유한 표현입니다. 히브리어 원어를 살펴보면 이 단어들이 가진 시각적, 감각적 의미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우리말 '가시'는 '거역하는 자, 고집을 부리는 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단단히 거부하며, 타인을 찌르는 단단한 고집입니다. '찔레'는 '찌르는 가시'입니다. 상처를 내고 피를 흘리게 만드는 지속적인 언어적, 정신적 학대를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가시와 찔레'는 창세기 3장, 인류의 범죄 이후 땅이 낸 저주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거부하고 저주 아래 놓인 상태를 상징합니다. 본래 하나님의 포도원이어야 할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오히려 타인을 찔러 상처 입히는 존재가 되었음을 뜻합니다. 또한 가시나무 숲을 헤쳐 나갈 때 옷이 찢기고 살이 베이듯, 에스겔이 선지자로서 사역할 때 백성들의 불순종과 거부감으로 끊임없이 지속적인 괴롭힘과 방해를 받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에스겔의 마음과 영혼을 찌르고 아프게 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아주 생명력을 갉아먹는 악함입니다. '독벌레'는 은밀하게 숨어 있다가 사명자의 영혼에 치명적인 독을 쏘아 넣는 언어와 적대감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에스겔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그릇된 사상과 비방의 말이 에스겔의 사역과 영적 생명력에 치명적으로 공격할 것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뱀과 전갈은 마귀적이고, 사탄과 어둠의 권세를 상징합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부와 저항 배후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것을 막으려는 악한 영적 세력의 공작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왜 하나님은 이러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에스겔에게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첫째는 현실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시기 위함입니다. 즉 현실적 각오를 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네가 가면 모든 백성이 환호하고 회개할 것이다'라는 헛된 기대를 주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사역의 현장이 가시밭길이고, 독벌레의 굴임을 숨김없이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심으로써, 에스겔이 사역 도중에 상처를 입거나 실망하여 무너지지 않도록 영적 예방주사를 놓아주시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러한 상황과 환경을 두려워하기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라는 명령입니다. 가시, 찔레, 독벌레의 공통점은 인간적인 공포와 두려움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극도로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환경을 언급하신 직후 곧바로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아무리 눈앞의 상황이 무서워 보여도, 온 우주를 통치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더 크다면 그 무엇도 너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지지 선언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선언입니다. 여기 '반항하다'는 '반역하다, 쓰라리다, 거역하다, 패역하다'는 뜻입니다. 출애굽 당시 물이 써서 마시지 못했던 '마라'와 어원이 같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하는 백성의 상태는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쓰라린 고통'이며, 영적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부패하여 독을 품고 있는 상태를 상징합니다. '가시와 찔레, 독벌레'는 하나님께 '반항'하여 남에게 상처와 독을 뿜어내는 '패역한 백성들'의 영적 실상을 고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명자가 겪을 치열한 영적 전쟁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무시무시한 환경보다 하나님의 임재와 사명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너 사람, 내가 네게 하는 말을 잘 들어라. 너는 이 반항하는 백성처럼 내게 반항하지 마라. 네 입을 벌려 내가 주는 것을 받아먹어라 그때에 내가 보니 어떤 손이 내 앞으로 뻗쳐 있었는데, 그 손에는 두루마리 책이 있었다."(8-9절)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손을 펼쳐 두루마리를 보여주시며, '그것을 받아먹어라'라고 하십니다. 이는 남을 책망하고 심판의 말씀을 전하기 전에, 선지자 자신이 먼저 그 말씀을 심령에 채우고 소화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에 완전히 내면화되어 삶과 입술을 통해 선포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머리로만 아는 지식이 아니라, 내 인격과 영혼 속에 녹아든 말씀만이 세상을 변혁시키는 능력이 됩니다. 말씀이 먼저 내 삶에 소화되어야 합니다. 여기 '말을 잘 들어라'는 '순종하다, 주의를 기울이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의 영적 계시를 눈으로 똑똑히 분별하여, 나의 고집과 자아를 깨뜨리고 완전히 귀를 기울여 삶으로 순종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오늘 나에게 맡겨진 삶의 자리에서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참된 사명자가 되기를 소망하십시다.
"주님께서 그 두루마리를 내 앞에 펼치셨는데 앞뒤로 탄식과 애가와 재앙의 글이 적혀 있었다."(10절) 두루마리 앞뒤로 빽빽하게 탄식과 애가와 재앙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단순히 무서운 형벌을 예고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안타까운 심정과 당시 이스라엘이 처한 영적, 역사적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에스겔이 환상을 보고 부름을 받던 시기는 이미 바빌론에 의해 1, 2차 침공을 당하고 수많은 백성과 에스겔 본인까지도 포로로 잡혀온 상태였습니다. 피할 수 없는 역사적 비극의 실제를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차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남은 백성마저 멸망할 것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심판의 진실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헛된 희망을 깨뜨리고 죄의 참혹한 결과를 직면하게 하시려는 뜻입니다. 여기 '그 두루마리 앞뒤로'라는 표현은 보통 당시의 두루마리는 한쪽 면에만 글을 쓰고, 겉면은 비워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루마리는 앞뒤로 글이 가득 적여 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과 재앙이 조금의 여백도 없이 완전하고 엄중하게 작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회개하지 않은 죄에 대해 하나님의 공의가 철저하게 집행될 것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백성들의 죄가 너무나 깊고 무거워서, 그에 따른 재앙과 탄식과 애가의 분량이 두루마리 한 면으로는 다 채울 수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음을 상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영적 핵심은 이 '탄식과 애가와 재앙'이 정죄나 파괴 욕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심판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눈물과 애타는 심정을 보여 줍니다. 아버지의 눈물입니다. 자식이 죄로 인해 망해가는 모습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아픈 눈물 소리입니다. 사랑하는 백성을 심판하셔야만 하는 하나님의 안타까운 심정이 글귀마다 녹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무거운 메시지를 에스겔의 입에 담아 전하게 하신 진짜 목적은, 백성들을 진짜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이라도 그 글을 듣고 가슴을 찢으며 회개하여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애타는 사랑 때문입니다. 죄로 인해 다가올 현실의 엄중한 심판을 경고하는 동시에, 헛된 평안에 속아 사는 백성들이 깨어 돌이키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아픈 눈물이자 슬픈 러브레터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여호와 아버지 하나님! 에스겔에게 주신 말씀을 통해 사명자의 길과 성도의 담대함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가시와 찔레 같고, 독벌레가 우글거리는 곳처럼 무섭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어도 두려워하거나 겁먹지 않게 하옵소서. 세상의 시선과 반응이 두려워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는데 타협하거나 침묵했던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삶에 있어서 방관자나, 더욱이 방해자는 되지 않게 하옵소서. 사람이 듣고 안 듣고에 흔들리지 않게 하옵소서. 오직 주님의 말씀에만 귀를 기울이게 하시고, 신실하신 주님의 약속을 믿고 나아가게 하옵소서. 그때에 말씀에 대한 순종이 내 안에서 일어나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받아먹게 하옵소서. 말씀을 소화할 수 있는 소화력을 주옵소서. 그러한 내 삶에 말씀이 내면화되어, 말씀이 삶이 되는 은혜를 주옵소서. 나에게 말씀을 보이시므로 이 땅을 향해 눈물 흘리시는 하나님의 아픈 심정을 품게 하옵소서. 거친 세상 속에서도 둘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복음과 사랑을 담대히 선포하는 거룩한 파수꾼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