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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건 산천대축(26) ]
(대축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대축은 위에 산(간)이 있고 아래에 천(건)이 있으므로, 물건이 흔들림 없이 견고하게 높이 쌓인 상이니 '산천대축'이다. 건괘에서 대와 현이 나오고, 물건이 쌓이니 전이 나온다. 소축은 미약한 육사 한 음이 강건한 양들을 그치게하고, 또 쌓은 물건을 상괘인 바람(손)으로 미동시키니 소축이다. 이와는 달리 대축은 상구 양이 아래의 강건한 양들을 후중한 덕으로써 그치게 하고, 상괘가 산과 같이 그쳐있는 상으로 흔들림 없어 크게 물건을 쌓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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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축은 크게 쌓음이니 아래의 하늘은 대, 현, 위의 산은 전의 상이다. 소축은 유약한 손(육사)이 강건한 양을 그치게 하니 조금 쌓는 것이고, 대축은 간(상구)이 두터이 아래 양을 그치게 하니 대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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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됨이 없는 까닭에 참다운 마음으로써 바른 것을 받아 견고하게 쌓을 수 있으니, 무망괘 다음 대축괘를 놓았다.(각주:
#1 선천팔괘와 소축, 대축: 소축괘의 주효인 육사는 52번째 효이고, 이를 세배한(3효로써 소성괘가 이루어지는 원리) 156번째 효는 대축괘의 주효인 상구효에 해당한다. 곧 적소성대의 원리로서 선천팔괘를 볼 때 건(하괘)에서 손(상괘)으로 한단계 나아가는 것이 소축이요, 건에서 감으로 두단계 나아가는 과정이 기다린다는 수괘요, 건에서 간으로 세단계 나아가는 과정이 대축이니, 아직 소축일때는 때를 더 기다려(수) 크게 쌓아야 하는 것이다.
#2 윤일과 대축: 천문의 이치로 볼 때 소축에서 설명한 대로 4년마다 한번씩 넣어주는 윤일(천공 곤역)을 32회(128년)째는 넣지 않는다. 그러나 이 128년마다 생기는 미세한 차이가 625번(128*625=80,000) 쌓이면 하루 차이가 나므로, 8만년 만에 하루를 다시 넣어야 천도와 책력이 일치된다. 이것을 대축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축은 크게 하늘의 열매를 맺는 뜻이 있는 것이다.
#3 본래 대축은 큰 주기를 마쳐 그침을 뜻한다. 소축을 윤일이 생기는 4년 주기로 보면, 12년마다 세성(목성)이 태양을 한바퀴 도는 기본주기가 대축에 해당한다.)
* 괘덕과 괘상
안으로는 강건하고 밖으로는 그치는 덕이 있으므로 독실한 괘이며, 8괘의 선후천 조화로 볼 때 간에 건의 도가 밀려와 크게 쌓이는 이치가 있다(본호천자 친상). 이는 간방에서 하늘의 도를 이어 받아서, 만물이 처음과 끝을 이루는 뜻이 있다. 흙이 크게 쌓여야 큰 언덕을 이루고, 사람도 학문과 경험을 쌓아야만 큰 일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천뢰무망
무사무위하여 망령된 생각이 없어야 학문과 사업에 정진하여 큰 공을 이루게 된다.
2) 배합괘: 택지췌
대축은 강건한 양이 견고하게 쌓이는 것이요, 취는 유약한 음이 합하여 모이는 것이다. 하늘의 양기가 아래로 내려 그치는 것이 대축이라면, 물이 흘러 못에 고이듯 땅에 음기가 취합되는 것이 취이니, 대축은 천도요 취는 지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3) 호괘: 뇌택귀매
귀매는 시집가는 괘이니 신부를 맞아들여 자손이 번창하고 사업이 흥성한다. 귀매괘 다음에 풍괘가 옴도 이같은 이치이다.
4) 착종괘: 천산둔
대축으로 크게 쌓은 후, 안으로 갈무리하여 간직하여야 한다(돈은 은복하는 상).
(본문강해)
대축은 이정하니 불가식하면 길하니 이섭대천이니라.
1) 대축은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집에서 먹지 아니하면 길하니 대천을 건넘이 이로우니라.
2) 뜻풀이: 대축은 상괘 간이 하괘 건을 그치게 하여 쌓는 것이다. 이렇게 크게 쌓는 일이 마땅히 바른 도로 하여야 하고(이정), 쌓은 뒤에는 세상에 나아가 크게 베풀어야 하므로 조정에 출사하여 직위를 얻어야 길하다(불가식길). 덕과 학문을 크게 쌓아서 널리 베풀어야 천하의 어려움을 구제할 수 있으니, 이는 자신뿐 아니라 온 천하가 이로운 것이다(이섭대천).
#1 이정: 사람에 있어서는 학문과 도덕을 안으로 충실히 쌓는 것이 대축의 의미이다. 따라서 학문과 도덕을 바르게 쌓아서 이단과 치우침을 경계하여야 한다.
* 음이 오효인 군위에 있는 괘는 대부분 괘사에 '이정'을 넣어, 음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인 정(정조)을 강조하였다.
* 무망은 '원형이정'을 다 말하였으나 대축은 가을의 결실을 보는 때의 괘이므로 '이정'만을 말하였다.
#2 불가식: 대축의 때에는 일신의 길함만을 위해서 집안에 편안히 있지 말고, 천하를 위해 밖으로 나가서 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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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의 불가식길
공자께서 대축괘를 보시고, "인군을 섬기는데 크게 말하면 출사하는 대리를 구하는 것이고, 작게 말하면 집에 들어가 쉬는 소리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소언으로 대록을 받지 않고 대언으로 소록을 받지 않는 것이니, 역에 '불가식길'이라고 한 것이다."라 하셨으니 공자의 관직에 대한 견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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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섭대천: 군자가 덕과 지혜를 크게 쌓아, 천하의 어려움을 구제하는 것이 대축의 '용'이다. 내호괘가 태이므로 '천'이 나온다.
단왈대축은 강건코 독실코 휘광하야 일신기덕이니 강상이상현하고 능지건이 대정야라 불가식길은 양현야오
이섭대천은 응호천야라.
1) 단에 가로되 대축은 강건하고 독실하고 빛나서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함이니, 강이 올라가서 어진 이를 숭상하고, 능히 굳건함을 그치게하니 크게 바름이라. '불가식길'은 어진 이를 기름이요, '이섭대천'은 하늘에 응함이라.
2) 뜻풀이: 하괘의 건으로 강건하고 상괘의 간으로 독실하게 자신의 덕을 닦으니, 쌓는 덕이 커서 광채가 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날이 그 덕을 새롭게 닦음이니(대축 강건 독실 휘광 일신기덕), 강이 올라가서 상구가 되어 아래의 건삼련 어진이를 숭상하고, 그 건삼련의 굳세게 올라옴을 간상련의 그치는 덕으로 아래의 현인을 숭상하여 머물게 하니, 그 도를 크게 바르게 한 것이다(강상이상현능지건대정야). 괘사에 '불가식길'이라고 한 것은 출사하여 나라의 녹을 먹는 것이니 어진이를 길러 등용하면 길하다는 뜻이요(불가식길 양현야), '이섭대천'은 육오가 아래의 건(구이)과 응하여 같이 행한다는 것이다.(이섭대천은 응호천야).
#1 강건과 휘광은 내괘 건에서 취상하였으며, 독실과 일신기덕은 외괘 간에서 취상한 것이다.
상왈천재산중이 대축이니 군자 이하야
다식전언왕행하야 이축기덕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하늘이 산 가운데 있음이 대축이니, 군자가 이로써 앞의 말과 간 행실을 많이 알아서 그 덕을 쌓느니라.
2) 뜻풀이: 지극히 큰 하늘을 산 가운데 쌓는 것이 대축이니, 군자가 옛 성현의 말과 행실(사람의 큰 쌓음)을 많이 알아서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다. 성현의 행실을 오늘날에 본받고, 성현의 말씀을 살펴서 그 마음을 읽음으로써 군자의 덕을 쌓는 것이다.
#1 다식전언왕행: 사람이 마땅히 크게 쌓아야 할 것은 성현의 덕이다.(소축괘 대상참조) 내호괘인 태상절(구)에서 '언'이, 외호괘인 진하련에서 '행'이 나온다. '다식'은 '대축'의 뜻이다.
초구는 유려리니 이이니라.
상왈유려이이는 불범재야라.
1) 초구는 위태로움이 있으리니 그침이 이로우니라.
상에 가로되 '유려이이'는 재앙을 범치 아니함이라.
려: 위태할 려 이: 그칠 이
2) 뜻풀이: 초구는 양강하고 또 건의 굳센 체에 있으니 위로 오르려는 뜻이 있으나, 정응인 육사가 득위하여 그치게 하므로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나아가면 반드시 위태롭게 되고, 그치는 세에 순응하여 제자리에 있으면 재앙으로부터 벗어나 이로운 것이다.
#1 초구가 동하면 손하절(입, 은복)이니, 손순하여 나아가지 않고 은복하는 상이 있다. 또 손은 '근리시삼배'의 뜻이 있으니, '이'가 나온다. 위에 이허중의 '재앙'이 있는데 손의 덕으로 나아가지 않으니 '불범재'가 된다.
#2 대축은 무망괘와 마찬가지로 덕을 쌓는 괘이므로 음양이 응함이 오히려 나쁘다. 또 위의 간상련의 세 효는 그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아래 건삼련의 세 효는 그침을 당하는 효로 그 뜻을 삼았다.
구이는 여탈복이로다.
상왈여탈복은 중이라 무우야ㅣ라.
1) 구이는 수레의 바퀴살을 벗기도다.
상에 가로되 '여탈복'은 가운데함이라. 허물이 없느니라.
여: 수레 여 탈: 벗을 탈 복: 바퀴살 복
2) 뜻풀이: 구이 역시 건체에 있고 양강하니 위로 오르려는 뜻이 있으나, 위로 육오 인군의 제지를 받으니, 이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구이는 중덕이 있어 스스로 자신의 바퀴살을 빼고 나아가지 않으니 허물이 없는 것이다.
#1 구이가 동하면 내호괘가 감중련이니 '여'와 '우'가 나오고, 이를 리로 밝게 판단하여 내호괘 태상절로 훼절시키니 '여탈복'과 '무우'의 상이 된다.
#2 구이가 소축괘의 구삼과는 달리 스스로 자신의 바퀴살을 빼는 것은, 성군의 부르름을 기다리며 스스로를 수양하는 상이니, 이윤이 성탕왕을 기다리며 밭은 갈고, 강태공이 문왕을 기다리며 낚시질을 하는 상이다.
구삼은 양마축이니 이간정하니 일한여위면 이유유왕하리라.
상왈이유유왕은 상이 합지야 새라.
1) 구삼은 좋은 말로 쫓아감이니, 어렵게 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날로 수레와 호위를 익히면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리라.
상에 가로되 '이유유왕'은 위가 뜻을 합함이라.
축: 쫓을 축 한: 익힐 한 위: 호위할 위(군대가 행진하는 상)
2) 뜻풀이: 구삼은 강건한 건체의 극에 있고, 위로 상구 양도 그치는 체의 극에 있으니 서로가 뜻이 맞아 같이 나아가는 것이다. 상구가 그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 주니, 그 나아감이 마치 좋은 말을 타고 가는 듯 빠르다(양마축). 그러나 그치는 때에 있고 구상이 과강하므로 어렵게 하고 바르게 하라는 경계를 두었으니(이간정), 날마다 수레타는 법과 방어하는 것을 익힌다면, 상구와 뜻을 함께하여 가는 바를 둠이 이롭게 된다(일한여위이유유왕).
#1 하괘의 건삼련이 말의 상이니 외호괘 진하련으로 '축'하는 것이다. 위가 이허중의 상이니 막는다는 '위'와 '일'이 된다. 구삼이 동한 외호괘가 곤삼절이니 '여'가 된다.
#2 일한여위: 본문에는 '왈한여위'로 되어 있으나, 선유들이 모두 '일한여위'로 하였다. 상구까지 나아가려면, 수레를 모는 방법과 대열을 짓는 방법을 익힌 후 나아가야 이롭다.
#3 상은 상구를 말한다. 구삼은 양강으로 양위에 있어 강하게 나아가려 하고, 상구 역시 양강으로 구삼과 뜻을 같이하려 한다.
* 주례 교인에 말하기를 천자는 12한을 두었고, 저후는 6한을 두었다 하며, "련이방지, 습이훈지"라 하였다.
육사는 동우지곡이니 원길하니라.
상왈육사원길은 유희야라.
1) 육사는 어린 소의 뿔(빗장)이니, 크게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육사원길'은 기쁨이 있음이라.
곡: 빗장 곡
2) 뜻풀이: 육사는 그치게 하는 체에 있으면서 초구와 응하니, 초구를 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초구는 쌓는 때의 제일 아래에 있어 아직 미미하여 쉽게 제어할 수 있으므로, 막는자는 힘이 안들고 막힘을 당하는 초구도 상하지 않으니 크게 길하다. 이는 마치 뿔이 나기전의 어린 소에 빗장을 지르는 것 같으니 크게 길한 것이다(원길).
#1 육사가 동하면 이허중 '우'가 되고, 상괘가 간상련 소남이니 '동우'가 된다. 외호괘 진하련 목을 간수로 쇠뿔에 질러서 '곡'을 만드는 것이다. 육사가 동한 외호괘 태상절에서 '유희'가 나온다.
육오는 분시지아니 길하니라.
상왈육오지길은 유경야라.
1) 육오는 불알 깐 돼지의 어금니니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육오의 길함'은 경사가 있음이라.
분: 불깔 돼지 분
2) 뜻풀이: 육오는 인군의 자리에 있고 중의 덕이 있는 자이다. 정응관계에 있는 양강한 구이를 막는데 유약한 인군으로 그 힘을 당하기도 힘들고, 억지로 막는다 하더라도 서로가 상하게 되니 그 요령을 알아 막아야 한다. 마치 돼지를 거세함으로써 그 성질을 순하게 하여, 억센 어금니가 있되 스스로 힘들이지 않아서 좋으므로 서로의 경사가 되는 것이다.
#1 소의 가장 억센 곳은 뿔이고 돼지의 가장 억센 곳은 어금니다. 또 이 어금니는 아무리 강한 것이라도 잘 끊으니, '돼지어금니 단'을 '판단할 단'으로도 쓰며, 주역 '단전'의 명칭이 이 뜻에서 나왔다.
#2 불알을 까면 돼지가 순해진다. 구이가 경계하지 않아도 스스로 수레의 바퀴살을 벗긴 상태이므로, 경계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쳐서 길하게 되니, 육사처럼 빗장을 질러 막지 않아도 된다.
#3 돼지의 억센 어금니를 제거하려면 힘만 들고 돼지도 상하므로, 어금니는 그대로 둔 채 불알을 까서 순히 그치게 하듯, 세상의 악을 그치게 하는 데에는 힘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와 요령을 잘 알아 그 근본을 막아야 한다.
#4 분시는 돼지를 거세시킨(개) 것이다. 궁형을 일러 개형이라 하고, 소를 거세시키는 것을 '개'라고 한다.
상구는 하천지구오 형하니라.
상왈하천지구는 도 대행야라.
1) 상구는 어찌하여 하늘에 거니는고! 형통하니라.
상에 가로되 '하천지구'는 도가 크게 행함이라.
구: 거리 구
2) 뜻풀이: 상구는 쌓는 때의 끝에 있어서 '다식전언왕행'을 한 자이다. 선왕의 행실을 체득하니 자연 활연관통하여 거리낌이 없는 도통군자가 된 것이다. 하늘의 거리를 자유롭게 거닐면서 도를 크게 행하도록 하니 형통한 것이다.
#1 정자의 해석대로 토를 달면, 효사의 '하천지구오'는 '하천지구니'로, 상사의 '하천지구는'은 '하천기구오'이나, '하'자에 대한 의견이 다르므로 주자의 의견을 좇는다.
#2 하는 '하'와 통하니 '천구'를 짊어진, 즉 책임을 맡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나라에 비유하면 '평천하의 중임을 맡아서 대도를 행하는 자'라는 뜻이다.
#3 상괘가 간상련(경로)으로 작은 길이니 그치는 장애가 있었지만, 상구가 동하면 곤삼절 광활한 땅이 되니, 거리낌이 없게 된 것이다. 더구나 하늘(건삼련) 위에 있는 광활한 거리임에 무엇이 장애가 되겠는가! 상사에 단순히 '지대행'이라 하지 않고 '도대행'이라고 한 것은 성인의 경지를 말한 것이다.
#4 정자는 '하'자가 잘못 씌여진 글자라 하여, '하늘의 거리니 형통하니라'로 해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