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다.
강화도 펜션에서 3.1절을 맞았다.
3월 2일 손자 중에서 마지막으로 초등생이 된 은서는 학교 운동장에서 입학식을 하고, 모든 학부모들은 애들이 교실로 향해 가는 것만 보고 돌아갔으니 학생의 교실이 어딘지도 모른단다.
3.3. 등교하는 첫날 “1학년이 되어 기쁘기도 하고 잘 해낼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해!”라는 손녀는 기쁨과 설렘으로 들떠있다. 훌쩍 큰 손녀의 손을 잡고 교문까지 갔다. 더는 못 들어간다.
친구들과 잘 놀며 튼튼히 자랐으면 한다.
이날 오후 포천에 있는 생질녀가 내게 전화를 했다.
평소 자주 전화해서 - 외삼촌인 내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제 큰딸 식당 사업이 잘 되고, 작은딸은 미장원에 손님이 미어터지고, 손자ㆍ손녀는 공부 잘 하고 - 매번 제 자랑만 늘어놓다 끊는다. 그래도 늘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 전화는 톤부터 좀 다르다.
내용인즉, 2월 말 연휴에 두 딸네 식구들과 10여 명이, 둘째 딸이 새 큰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며 축하해주려고 모여 즐겁게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큰딸네 고1 외손자가 친구(주말에 만나는 친구로 그가 감염되고 밀접자로지정되었는 걸 나중에 통보 받음)로부터 코로나로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그때까지 몰랐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온 가족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격리되고, 입원 되었다며 목이 멘다.
큰사위와 큰손자는 동대문 모 병원에, 큰딸과 손녀는 태능 선수촌으로 격리 입원하고, 막내딸네는 아직 집에서 대기 중인데 곧 입원하게 될 것이란다.(지금, 이천과 의정부에 입원 중이라 확인 됨)
요양보호사 일을 하는 질녀가, 이날 아침에 보호 대상 할머니 댁에 도착하니 보건소에서 전화가 걸려와 이런 사실을 알려주며 자가 격리하라고 해서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나는 오늘 아침에 기침이 조금 나고 목이 뜨끔거리더니 지금은 괜찮아. 어제 포천서 검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라 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감염되었음을 직감했다. 그러나, 질녀는 요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
강남에서 큰 식당을 하는 큰딸네, 인기 미용사로 성업 중인 막내딸은 미장원 문을 닫았고, 다녀간 고객들도 이 잡듯이 찾아서 검사 받고 있고...
온 가족이 주말부터 만난 모든 사람들은 지금 검사 중이라며, 스스로가 이를줄 모르고 만난 친구들에게 죄지은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물론 그 친구들도 놀라 어쩔 줄 몰라 하고들 있다고. - 다들 날벼락 맞은 기분이리라!
두 딸네 경제손실만 대략 추정해서 1억 원 상당이라고 한다.
그제 전화에서 생질녀도 감염되었다는 기별이 왔다며 울먹이고 난 후, 어제는 전화 연락이 없어 질녀가 입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절박한 상황에 전화 걸어 안부를 묻기도 그렇다!
(3/8, 조금 전 질녀의 큰딸과 전화에서 이천 어느 병원에 입원했다고.)
고1 손자가 친구들과 어울리다 묻어온 것이 죄일 수는 없다.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족들과 영업에, 생계에 쑥대밭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누구에게 죄를 묻고 누구를 책할 수도 없는 일!
가슴 아픈 일이다!
세월이 지나야 끝이 나겠지만,
어서 치유되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오길 기원한다.
好事多魔라는 말이 있고 현실 되어 여기로, 내 주위에 찾아왔다.
(조금 전에 생질의 큰딸에게 용기 내어 전화했더니, - ‘감기 증세가 와서 동네 병원얼 가서 민폐를 끼쳤어요...! 모두 조심하고 지내야 한다고.’하며 내게 당부하네요!
건투를 빕니다! 화이팅ㅡ ㅡ ㅡ!)
ㅡ ㅡ
미장원을 경영하는 둘째딸 혼자만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고, 고객들에게 쓴 메시지다.
안녕하세요. 이ㅇㅇ입니다ㆍ
그동안 많이 불안하시고 놀라셨지요ᆢ
저도 처음 겪는 일이여서 너무 놀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ㆍ
제가 밀접 접촉자로 검사를 하고, 미용실 식구들도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판정 이랍니다.
하지만 격리 기간동안 미용실 오픈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ㆍ
미용실 전체 상가 전체 방역소독은 마쳤습니다.
격리 해제 시점에서는 다시 재검을 받고
음성,결과가 나오면 오픈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이 생겨서 많은 분들이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 그냥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오래도록 감사하면서 살겠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어려움이 사라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ㆍ
감사합니다!
ㅡ 이ㅅㅆ헤어 드림
첫댓글 -코로나로 생긴 해프닝-
지난 5일은 부친 재사가 우리집에서 있었는네...코로나로 5인이상 집합금지라 남동생 내외만
참석하고 여동생내와 아들들에게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16명 정도 참석)
그런데 동생네하고 재사 준비를 다 마치고 있었는데,큰 아들네(장손)가 직계 가족은 괜찮은줄 알고
손자까지 데리고 오고 있다고 연락이와서 동생네는 준비만 해주고 재사 참석을 못하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지요.아무턴 시국이 이러하니 어쩌겠습니까? 조심하는 수밖에.....
그참! 웃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잘 하셨네요!
아내가 나만 조심하면 된다고 욱박지르고 있는데,
나는 빗방울도 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게 하루가 답답네요.
감사합니다.
아이구 ~~ 드디어 가까운 사람 까지 코로나가 왔군요 정말 무서운 병이 실감 나내요
직접 피해 말고도 정신적인 피해 까지 계산 한다면 온 집안이 난리 군요 조심해야 겠네요
나 하나 때문에 온집안이 풍지 박살 나기전에 조심 또 조심해서 살아야 겠네요
감사 합니다 좋은 정보
추석 건너뛰고 구정 건너 뛰었는데 부모님 제사가 14일 인데 걱정 입니다 장손이 혼자라도 제사 지내야 하나 ???
실감나네요. 감기인줄 알고 동네 병원에까지 민패를 끼쳤다며 종손녀가 마음이 힘들다네요.
하늘이 주신 종손이시니 ㅡ 혼자서 집안을 대신하면 더 좋은 일이 생기실 것 같으네... ㅎㅎ
@김창현 친지 모두가. 무사 하기를. 기원 합니다
@임종태n 감사!
감사!
글 잘 봤네.
속속들이 상황파악도 됐고...
그러나 내 뭐라꼬 할말은 없고...
그적 입 꾹 닫고 나간다...
고맙데이~~!
내 세상살이 처신에 귀한 경고음을 들려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