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뭐 한것도 없는데 벌써 거의 9개월이 되어버렸네요.
원랜 내년 중순쯤가려고 했는데 빨리 막학기도 졸업해야하고 취업도 해야하고 해서 11월달이면 가겠네요.. 이제 3개월쯤 남았네 ㅋㅋ
여튼 여지껏 나름대로 빡씨게 살았던거... 디테일하게는 못적겠지만 나름 기억을 상기시켜 적어봅니다.
글은 좀 깁니다. 안보시고 싶으시면 그냥 뒤로 ㅋ
작년 10월에 워홀 합격했다는 최종통지를 받고 마지막 한학기 남은 학교에 휴학신청을 내고 미친듯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운이 좋아서 잡게 된 고액알바(강의촬영테잎당3만원짜리 50회분, 비디오메이킹1作 50만)랑 주말알바를 겸했고 회사 1년 다녀서 등록금 내고 남은 돈으로 샀던 바이크를 팔아 250만원.. 해서 약450만원 가량 들고 무턱대고 캐나다로 넘어왔죠.
근데 뭐 쉽게 번돈은 쉽게 나간다고 하던가요 ㅎㅎ
미적거리다가는 흐지부지 될것같아 비행기 표가 비싸건 싸건 그냥 떠나고 보자는 심산으로 비행기표를 질렀으나 이게 왠걸.
12월 23일자 좌석만 남아있고 이후 비행기표는 3월정도나 되어야 구할수 있다고 해서 그 좌석을 구입했는데
150만원... 그것도 편도....
3월까지 지체했다간 괜시리 시간낭비만 하는거같아서 울며겨자먹기로 비행기표를 사서 캐나다로 넘어왔습니다.
잔고 300만.
와서는 다행이 여기 학교다니고 있는 친구가 있어 그 친구의 소개를 받아 홈스테이를 하기로 했지요.
일단 첫달 마지막달을 내야하는게 이곳의 룰이라고 해서 1000불을 냈습니다.
잔고 200만
그리고 외국현지에서 학원을 다녀보고 싶었기에 학원도 등록했구요. 1400불냈습니다.
잔고 60만(악! 뺄셈 잘못했었음ㅋㅋㅋ 2000불-1400불=600불=60만ㅋㅋㅋㅋ)
오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할순 없을것 같고 친구가 방학일때 도움을 좀 받아 나이아가라며 UT며 하버프론트며 이곳저곳 관광을 했습니다. 일이야 뭐 구하기 시작하면 바로 구할 수 있겠지 해서 얼마 남지도 않은 돈 쓰는데도 인색함이 없었구요.
그러다보니 뭐 관광하면서 돈쓰는거 금방이더군요
2월 초순경이 되어 일을 슬슬 구해야겠다 생각이 들었고 레주메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제 평생 2010년초 혹독한 겨울 알바를 구하러 눈밭과 눈보라를 헤집고 돌아다녔던 기억은 잊지 못할겁니다.
걸어서 모든 다운타운의 지하철역을 섭렵했고 사이사이 구석구석 안가본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 2월 중순경무렵이 되자 잔고는 7만원이 되었고 아직 다음달 방값도 마련 못한 저는 대책마련이 필요했습니다.
그때 마침 같이 살던 형이 general labor(노가다)라도 해봐라며 소개를 시켜주었고 저는 타이어공장 초콜렛공장을 전전했습니다.
심지어 제 생일인 2월14일 새벽에는 연인들과 무수한 사람들의 초콜렛을 만들기 위해 꼭두새벽에 일어나 밥도 못먹고 초콜렛 공장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그 후로도 몇번 더 나갔지만 첫알바를 구하면서 노가다인생은 막을 내리죠.
돈이 달랑달랑해서 다니던 학원은 무기한 방학을 얻어내고 쉬게 되죠.
정말정말 한인가게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았으나 영어도 잘 못했고 담달 방값도 마련해야했기에 스시집 디시워셔로 들어갑니다.
1주일 8시간씩 6일근무.
뭐 경험없어도 쓰신다기에 무턱대고 갔는데 식당일이 처음인 제게 요구사항이 참 많으시더군요. 사장님 사모님 이모님 스시쉐프는 각기다른 명령을 제게 하달했고 쏟아지는 접시를 닦으며 그 일을 다 하기에는 제가 역부족이었나봅니다. 게다가 이모님의 잔소리와 히스테리는 눈밑의 다크서클 생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 (약간 스타일이 김자옥씨같으심.. 징징거리고 앵앵거리고)
양파두께 하나에도 사사껀껀 잔소리...
그러다가 학원 같은 반이었던 일본친구의 도움을 받아 캐네디언 식당에 쿡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투잡 생활이 시작된거죠. 게다가 그 친구가 자기는 여자친구와 콘도에서 살거라며 자기 살던 방에서 살지 않을거냐고 묻습니다.
위치는 던다스이고 방값은 300불... 디파짓은 상관없다며...ㅎㅎ 돈이 씨가 마르던 제게는 실낱같은 희망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투잡을 하며 지내다보니 시간은 벌써 꽃피는 춘3월!!!!!.........은 개뿔 아직도 눈발이 계속 날렸음.
여튼 3월이 되고 저는 한인식당에서 잘리게 됩니다.
토요일 손님이 없는 4시경 저는 설거지를 다 마치고 사장님 사모님이 없으시길래 잠깐 쉴까 했지요. 하지만 사모님이 갑작스레 들이 닥쳤고 홀에 앉아 있던 저와 스시쉐프 그리고 웨이트리스에게 청천벽력같은 고함을 지르십니다.
전 당연히 세사람 모두에게 그러는줄 알았는데 스시쉐프형이 저를 뒷마당으로 부르더니 이럽니다.
"너 다른일 알아봐야겠다"
왜 셋이 다 쉬다가 걸린건데 왜 나만 왜???
그렇습니다. 스시쉐프는 월급제였고 웨이트리스는 딸이었고.
저는 돈까먹는 버러지 였던거죠.
여튼 후에 사모님이 저를 창고에 부르시더니(그때도 소리지르고 계셨음)
냉장고 레일이 더럽네 이것저것 다 더럽다며 니가 하는일이 뭐냐고 트집을 잡으십니다.
할말 많았습니다.
바로 하루전날에는 철수세미를 손에 쥐고 화장실과 화장실복도를 문질렀고
그 전날에는 벽을
그 전날에는 너구리가 파먹은 쓰레기와 그 냄새나던 쓰레기 국물들을 구멍난 고무장갑만 착용하고 물청소를 했더랬죠.
근데 나가라고 소리지르고 너따위 필요없다며 소리지르던 그분께 저는 별로 변명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앞치마를 바닥에 던지고
때려쳤죠. 집에 가다가 폰두고 온게 생각나서 다시 돌아가니까 그분은 급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 나쁜사람 아니라며 나쁜사람 만든건 너라고 다른 가게가서 잘하라고 하십니다.
you mot***f***er fuc***g b****h!!
어쨌든 3월 말.. 그가게서 짤리고 캐네디언 가게서는 일을 풀타임으로 돌렸습니다. 캐네디언들은 정말 친절하더군요.
같이 일하는 캐네디언들은 여기 한인분들과는 다르게 일도 서로 열심히 하고 남한테 안떠맡기고 심지어는 내일마저도 뺏어서 할라고 들고 그 가게 사장이 알바생들보다 더 일 열심히 하고 실수해도 격려가 먼저더군요...
그 전에 일했던 곳과 차이가 너무 심해서 격하게 감동했습니다.
근데 억울하게도 몸에 무리가 오더군요. (3월부터는 메트로안사서 거의 걸어다님.. 스시집... 걸어서 4~50분.. 가는데만..)
나이 서른도 안돼서 손가락에 관절염이 옵니다.
방아쇠증후군이라고 아침에 손가락이 펴지거나 또는 접어지질 않더군요. 그래서 캐네디언 가게서 시프트를 대폭 줄이게 됩니다.
이때가 한 6월말이었습죠.
마침 잘됐다 싶어서 오전 일을 쉬겠다하고 학원 남은 한달을 다닙니다. 그리고 그 학원은 7월 20일경 끝났........지만 제가 끝난지도 모르고 1주일을 더 다녀버렸음;
여튼 그리고 8월이 되었습니다.
거의 잘 못먹고 구질구질하게 삽니다. 아직도 손가락이 멀쩡치 못한 관계로 한달에 800불정도 벌정도로만 일하고 그거 가지고 방값내고 밥값(이라봤자 메트로가서 라면(99센트)이랑 참치(99센트) 빵(2불) 음료수(3개 5불) 이정도)하고 남은돈 저축하고....
뭐 그래서 지금 등록금 거진 다 모았구요.
근데 참 유학오신 분들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좀 안타깝습니다.
부모님 지원을 받고 몇백불씩 하는 술자리에서 놀며 그러면서도 향수병에 걸리시고 외롭다고 한국돌아가고 싶다고 그러시고..
저도 한국가고 싶은 마음 딱 한번 있었습니다.
던다스에 바람쐬러 나갔다가 소매치기 당했을때...ㅋㅋㅋㅋ 개생키.. 내 카메라는 DSLR이었지만 지갑에는 15불있었다.. 그거 훔칠라고 얼마나 조마조마 했것냐.. 내가 그 조마조마한 마음에 대한 댓가는 지불했다 생각하고 웃어 넘기마!!! 내 증명사진만 10장 넘게 들어있는데 그거 잘 갖고 있어봐라 비싸질지 누가 아냐?ㅋㅋㅋㅋㅋ
그치만 회사다닐때 만들었던 신용카드, 그리고 민증 면허증 국제학생증 신카드 나이아가라카드 왕창 다 분실ㅠㅠㅠㅠㅠ
여튼 뭐 누구한테 교훈을 주자고 건방지게 이런글을 쓰는것도 아니고
이렇게 에어컨도 없는 방에서 한국간 홈메이트 선풍기 빌려쓰면서 구질구질하게 사는 나도 잘견디고 있는데 유학오신분들이 왜 저러실까 이해가 안갑니다.
아마도 제 삶보다 더 힘들게 여기 정착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저도 그닥 편하게 살고 있는 편은 아니라서 이거 보고 당신 삶이 이거보단 나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저 사는거 보고 힘내시라고 글 한번 써봅니다. 힘이 날런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제 유일한 취미가 야구공던지는건데, 시간날때 동네 공원에 글러브 두개 들고 혼자 나가서 공던지고 있으면 캐네디언들 같이 놀자고 먼저들 많이 접근합니다. 뭐 여자분들이야 워낙 이곳 남자들이 호의적더군요...
여튼 이왕 온거 외화낭비 시간낭비 하실바에야 차라리 한국가시고,
그러지 않은이상 여기저기 다니면서 좋은 경험 많이 쌓아봐요.
저는 가끔 심심할때 지하철에 악기 하시는분들 모자에 몇달러 넣고 되도 않는 짧은 영어로 몇십분 얘기도 하고 그럽니다ㅎㅎ
코워커 초대받고 뮤직페스티벌가기로 했는데 벌써 개막시간 다됐음;;
7신데.. 나갈시간 급해서 그냥 글 어색하고 앞뒤 안맞아도 내비두고 나가봅니다.
다들 힘내시고 열심히 삽시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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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뮤직페스티벌이 아니라 그냥 엑시비션이었음.. 음악은 그냥 스피커로 나오는거고 맥주안주 몇개 비치되어있고
임마는 자기가 물건 만든거 가지고 와서 팔고 있고 ㅎㅎㅎㅎ 지난번에 초대장 언뜻 봤을땐 분명electronic show 어쩌구 써있었는데...........
젠장 자세히 다시 읽어보니 exhibition 이 맞음...
이 친구 진심으로 감사하며 맥주한잔 사주............................기는 개뿔 그냥 고맙다며 금요일날 보자며ㅠㅠㅠㅠㅠㅋ
그래도 난 이 친구와 이번기회에 좀 더 돈독해 졌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음 ㅋㅋㅋ......................이게 뭐야ㅠㅠㅠ
ㅎㅎ 열심히 공부하시고 열심히 외국인친구 만나서 놀러다니세요^^
고생많이 하셨어요~ ^^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에요~ 홧팅~ ^^
감사합니다~!ㅎㅎ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는데 뭐 이까짓꺼ㅋ 님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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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여기나 미니멈안주고 부려먹으려는 사람 참 많은것 같아요.. 캐네디언들과는 굳이 뭐 기싸움 할필요도 없는데 말예요.. 의식차이인듯.. 아... 베드버그... 전 초반에 베드버그 무서운줄 모르고 타운하우스 침대 너무 안좋다며 길거리서 매트리스 주워다 쓴 기억이 나네요ㅠㅠ 길바닥에서만 자면 홈리스 탄생입니다ㅎ 저도 첨엔 만불모으려고 했었는데.. 집값에 밥값에 고정지출이 넘 많아서 버겁더군요ㅠㅠ 결국 등록금 모으기로 대폭 수정;;; 집에서만 계시지마시고 놀러오세요 제가 밥볶아 드릴게요 ㅋㅋ 잘 할 수 있습니다!! 파이팅!!
ㅎㅎㅎ 팀홀튼 2불짜리 아이스캡도 10불짜리 스타벅스커피처럼 품격있게 마실 수 있는 남잡니다. 출출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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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겨울은 참 춥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참 정감가고 좋은곳 같아요. 더구나 심지 굳은 친구분이시라면 왠만한 장애물따위 다 부숴버릴테니 걱정 마세요^^
켄싱턴마켓이 근데 어딘가요? 그 빨간 벽돌건물 말씀하시는건가?ㅎㅎ 닭가슴살.....ㅠㅠㅠㅠ 탐나네요ㅠㅠㅠㅋ
글 잘 읽었습니다 (T_T) 저도 얼마전에 갑자기 짤려서 지금 돈때문에 고생인지랔ㅋㅋㅋㅋㅋㅋ공감하며 읽었네요 혹시 저도 일하시는곳좀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고 제 남자친구 좀 소개시켜주게요 (>.<) 일본인이에요
ㅋ.. 어딜가나 돈이 문제네요. 가게정보는 쪽지로 드렸어요^^
우와 진짜 글 잘 읽었어요 :) 존경스러워요!! 저도 곧 캐나다 가려고 준비 중인데, 캐나다 가서 저도 님처럼 열심히 해야겠어요!!!! 남은 캐나다 생활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으악ㅋ 아직 존경이란 말이 적용되기에는 한없이 미천하다 못해 부끄럽습니다ㅋ 그럼 준비 잘하시고 오시길 바래요^^
수고 많이 하셨네요, 정말 좋은 인생 경험 하셨네요.분명 님 인생에서 큰 보탬이 될거에요
그럴거라 확신합니다!!!!ㅎㅎ 부모님이 저보다 작아지시는걸 느끼고나서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렇게 살게 되네요;;; 갑자기 어렸을적 위로만 올려다 봐야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그리워집니다ㅠ
히야.. 눈물없이는 못 볼 여정이군요. 완전 초 열심히 사셨어요.
하아.. 저도 부푼 꿈을 앉고 왔다가 뭐하나 싶어요.
돌아갈 날이 다가올 수록 ..ㅜ
엄청 써놨지만 저도 뭐 제가 보낸 9개월에 만족하진 않아요.. 좀 더 즐기고 그러고 싶었는데...
언제나 아쉬움은 남겠지만 후회는 없도록!! 아직 남은 날들이 있으니까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