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평어체로 씁니다. 양해 바랍니다.
1. 어제 경찰 발표와 MBC 방송으로 학력 논란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타블로의 학위의 진위여부를
여전히 의심하는 자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들에겐 타블로의 학력이 가짜라는 무수한 증거들을 찾
아 냈지만 그 증거들을 사회적으로 '공증'해 줄 기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건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이였
다는 이야기이다.
더이상 타블로의 학력을 문제 삼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었다. 믿고 안믿고는 본인의 자유지만, 계속 같은 문
제를 제기하는 건, 본인들의 정신건강이나 남들의 정신건강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2. 앞선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타블로의 학위 진위여부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제 방송을 보면서 다른
부분에 주목했다. 그의 국적문제와 병역문제인데 방송은 그 부분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물론 방
송의 기획의도에서 보면 그 부분은 지엽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방송에서 인터뷰한 법무부 직원은 실무자의 입
장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3. 타블로 논란이 확대된 이유에는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첫번째로 한국사회의 명문대에 대한 맹목
적 믿음, 두번째로 병역문제의 형평성이다.
3-1. 한국사회에서 학벌은 제1의 상징자본으로 작용한다. 그게 누구든, 무슨일을 하는 사람이든지에 불문하고.
타블로처럼 미국명문대 졸업자가 아니더라도 국내 명문대 출신 연예인들 역시 자신들이 활동하는 분야와 무관
하게 학벌을 이용해 명성을 누리고 있다. 김태희가 연기자로서의 역량만으로 이런 유명세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타블로 역시 자신의 스탠포드 학력을 적절히 이용해 유명세를 탔다는 사실 역시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타진요니 악플러니 하는자들에 대한 심판에나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이문제
를 정확히 부각 하여야 할 것이다.
3-2. 한국사회에서 해외교포 연예인에 대한 시선은 시기와 선망이 뒤섞여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유독 남자
연예인에만 가혹하다는 것이다. 나는 소녀시대의 티파니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비난 받는 것은 잘 보지를 못
했다. 하지만 교포출신 남자연예인의 기사에는 본문과 무관한 군대관련 비난글이 유독 많이 달린다. 하다 못해 한국
국적은 애당초 가지고 있지도 않는 다니엘 헤니같은 완전한 미국인에게도 이런 비난글이 종종 눈에 띈다. 한국사회
에서 병역은 신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것이 실제로 그런건지는 논외로 하고 말이다. 하지만 병역의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런반응은 병역이 신성하지 않은 것임을 강력히 반증한다. 모든 국민에게 병역이 공평하게 부과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느 특정계층에서만 유독 병멱면제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국적 상실로 병역을 면탈
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택하기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실질적으론 한국인의 삶을 살면서 법적으론
외국인인, 이 검은머리 외국인들을 대표해 타블로 혼자 융단 폭격을 받았다. 이건 선악의 문제를 떠나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본질은 그냥 놔 둔채, 늘 그렇듯이 단 하나의 희생양만 필요로 할 것이다. 유승준이 그
랬고 타블로가 그랬던 것 처럼.
4. 타블로 스페셜 방송이 나가고 내가 가장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타블로라는 선량한 연예인을 괴롭힌
인터넷 악플러들을 처벌하자는 여론과 사이버 공간에 대한 규제 방안이 공론화 되고 있다. 어떤이들은 이 사건을 계기
로 인터넷의 익명성이 이 같은 사건의 주범이니 인터넷을 실명제 하자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 근데 과연 실명
제를 하면 악플이 줄어들고 올바른 인터넷 문화가 정착이 될까?
대표적인 실명사이트가 조선, 중앙, 동아 등 메이져 언론사인데 이곳의 댓글들은 예의가 넘치고 유언비어 따위는 없을
까.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곳은 '김대중-노무현이 북한에 퍼준돈이 핵마사일로 돌아오고, 천안함을 피격했다'
라던지 '정부에 불만품고 데모에 나오는 놈들은 북한에 공작금을 받고 지령을 받고 움직인다.'라던지 사실관계가 확인
되지 않은 혹은 확인할 수도 없는 유언비어를 서슴없이 퍼 붇는다. 타블로에 대한 악플보다 더하면 더 했지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하지만 난 그들이 처벌 받거나 제재를 받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잘 아시리라 믿는다.
첫댓글 이 사건의 결과를 이상한쪽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만....뭐 생각대로 되는건 없으니까요...
그 이유라는게 뭔지 님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흔히들 말씀하시는 합리적인 의혹제기를 했기때문에 처벌을 받을 필요가 없느거겠죠.
합리적인 의혹이라고느낀건 3자인 님입장에서죠 당사자인 타블로한테도 합리적이었을까요?
인터넷 실명제는 아무 쓰잘데기 없죠. 네이트를 보면 누구라도 알듯.....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솔직히 네티즌을 억압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통제할 필요는 충분히 제기되었다고 봅니다. 딱히 이번 사건만이 아니고 최진실 사건에서도 대충 논의가 되었죠. 특정 개인에 대한 악플은 고소미 먹고 처벌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인터넷 외국에 비해 너무 더럽습니다......이번 사건은 창피할 정도였고요.덤으로 우리나라의 냄비근성도 저 위에 들어갈 원인중 하나로 보입니다...우리나란 뭐든지 터지면 한번에 확 터지죠....그리고 확 식어버리고.....;;;;
그리고 조중동 사이트는 예가 적절하지 못한게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사이트는 조중동과 완전 극반대의 악플들이 판을 칩니다. 비판을 넘은 원색적 비난이 판을 치고 그러죠.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에선 천안함은 우리나라의 자작극이고 조작이라고 해도 처벌을 받진 않습니다.그러나 조중동,프레시안등의 악플이 특정개인을 지목해서 악플로 짓밟고 그 사람의 가족의 인생까지 매장시키는 행태는 본적이 없습니다. 이번 타블로 사건은 그것과는 성질이 다른 종류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최진실 사건이 있었죠. 그리고 이번 사건은 타블로의 가족까지 완전히 매장시키려 했단 점에서 솔직히 최진실 사태보다 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