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혹한 운명의 시작, 영원의 아름다움、 묘화妙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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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화공주, 妙花公主. 상사화 ) 007 …― ‘ 파고들어버린 잔인한 사랑 … ’
「 ………
태경전, 은열의 침소로 가장 깊숙한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세루(世婁).
밤은 깊어갔고 태경전은 사람소리 하나 없이 불빛만 밝혀진채 아주 조용했다.
마치 꼭 그래야하는 것처럼 상궁들과 내관들은 발소리조차 조심히 내딛었고 깊은 침소에서는 아주 작은 불빛만,
자연스럽게 물결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자정이 다 되도록 꺼지지 않는 세루의 불빛때문에,
지밀상궁과 내관들은 잠도 청하지 못하고 물론 밖에 잇는 소소한 궁녀까지들도, 그의 목소리에 주의하고 있었다.
" 꺼져, 필요 없어 …… "
" 고집부리지 마십시오. 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
" 제기랄 필요 없다잖아!!! "
" 폐하의 몸을 보필해야 하는 저로썬 목이 달아나도 해야겠습니다!! "
" … 어,지러워 "
" 출혈이 심하셔서 그런겁니다, 항상 화를 과녁에다가 푸시면 어쩌십니까?
어수가 부어 터지면 그만 두셔야 정상이지요!! "
" …… 렌, 나 지금 아주 기분이 안좋아.
내가 계속 과녁을 노리길 바란다면 그렇게 떠들어 "
" …… !! 아무리 그러셔도 이젠 완력으로라도 말릴 겁니다. "
렌이라고 불려진 남자는 갸름한 얼굴에 검은색 긴 머리를 하나로 묶어 양 옆을 길게 내린 사내였다.
검은색 예복을 즐겨 입는듯 한쪽 귀를 뚫어 검은색 눈물모양의 흑요석 귀걸이를 했고
눈동자는 꽤나 컸다. 검은색 눈동자가 인상적이며 오똑한 코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완벽히 대원제국의 백성이였다.
… 가만히 있던 렌은 검은색 휘장을 들춰내며 침소의 중앙으로 들어왔다.
의료도구를 손에 들고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 은열의 심기를 건들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
오른손이 마비되어 찢겨나도록 활을 당겨 마음 속에 담아둔 모든 화를 풀어버리는 은열이였기에,
은열의 주치의 이자, 보좌관인 렌은 아주 미칠지경이였다.
각별히 소독에 신경을 쓰고 고환을 정성껏 발라 붕대로 칭칭 감았다.
항상 왼쪽 어깨에 차는 외장을 벗겨낸 뒤, 은열을 똑바로 뉘였다.
" 괜찮으십니까? "
" ……… "
" 주무시겠습니까? "
" …… 아니 "
" 곁에 있어드릴까요? "
" …… 응 "
너무도 외로운 황제, 어린나이에 왕위계승자에 올라, 인정하지 않는 형제들을 죽이고 독립적으로 황제에 올랐고,
뛰어날 만큼 굉장한 지휘력으로 대원제국을 만들어낸 사람.
하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형제의 배신. 친어머니의 독살, 무엇보다도 투기를 가장 싫어하는 은열이였지만
자신의 것은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았다. 되도록 많이 주위에 사람이 있기를 주위에 자신을 봐주는 가족이 있기를
열망하고 희망했기 때문에 황후와 많은 후궁들을 두었고 처음으로 자신을 받아들였던 정혜를 사랑해주는 척 했을 뿐.
정작 자신이 가장 힘들고 고독했음을 알고있는 은열이다.
그랬기때문에 손에 쥘 수 없는 걸 싫어하는 사람.
" 폐하, "
" 왜? "
" 어째서 그러셨습니까? "
" …… 모르겠어 "
" 그런 집요한 관심은 결국 사랑이 될 뿐입니다. "
" 꽤나 차가운 이성이로군, 꼴사나워 "
" …… 죄송합니다, 소신이 주제넘은 말을 올렸습니다. "
" 대체 뭐가 집요했다는거지....? "
" 단순한 여욕이였다면 … "
" 그래, 단지 그거야. 여자가 안고싶었을 뿐이야..... "
팔로 눈을 가려버렸다. 습관적으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
오랫동안 보아왔고 보필해왔던 렌은 금방 알 수 있었다.
밤이 더 깊어가자 렌은 약하게 불을 밝혔고 기수를 은열의 어깨까지 끌어 덮어주었다.
" 아파, "
" !! 어디가 많이 불편하십니까? "
" 마음이 … "
" .... ....... 폐...하. "
" 손에 피를 묻히고, 깨끗해 지길 간절히 원하고 바랬어.
그래서 묘화라면 가능하다고 나도 .. 깨끗해 질 수 있다고 … "
" … 많이 피곤하신 듯 합니다, 소신은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은열은 혼자 침소에 남아버렸다.
아무느낌도 나지 않을만큼 마비되었던 오른손에 다시 욱신거리는 감각이 찾아오고 …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소리조차 내지 않고 속으로 울음을 삼키고 또 삼킨다 ..
잠을 잘 수 없는 고통이 그를 지배한 밤,
.
.
.
.
아침햇살이 기분좋게 사비저, 묘화의 침실을 파고들었다.
황금색 화사한 비단요에서 일어나 세안을 하고 연두색 예복을 잘 갖춰입은 뒤,
사비저를 뛰어나와 제일 먼저 단영을 찾아 나섰다.
" 윤상궁? 단영은 어디갔어?? "
" 본후궁에는 들어오시지 않습니다. 후실분만 출입이 가능하시니 아마도 … "
" 본후궁 밖에 있겠네? "
이른 아침시간이라 후실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침도 먹지 않고 커다란 본후궁 본관 기둥으로 향하는 묘화를 본 이는 거의 없었다.
조금 더 뛰어가자 붉은 색 기둥이 보이고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고
" 여기서 잤어요? "
" 아, 오셨군요. "
" 단영! 여기서 잔거에요?? 감기들리면 어쩔려고! 내 처소엔 방도 많이 비는데 "
" 여기선 잠을 잘 수없지요, 편히 잤으니 소신 걱정은 마세요. "
"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단영! 우리 후원에 안갈래요? 문유국에 있었을 때 처럼요! "
" 마마, 그때에는 공주이셨으니 괜찮았사오나 지금은 그러기엔 눈이 많습니다. "
" 괜찮아요! 지금 보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 가요가요! "
철없이 조르는 묘화를 안타깝게 보고있는 단영.
어쨋든 변함 없는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아마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젠 정말로 다가갈 수 없는 사랑이 되어버린 묘화라는 사람에게 가는 애절한 마음이
바보같고 슬펐다.
" … 이런 내가 방해를 했나요? "
" 아!, 화, 황후마마! "
" 저 사내는 누구입니까? "
어느세 다가와 있는 황후의 행차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묘화와 단영,
단영은 묘화의 뒤로 한걸음 물러서서 고개를 숙였다. 황후에게 자신이 묘화의 신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 모습을 본 황후는 약간 미간의 주름이 펴지는게 보였다.
" 호위무사로군요? "
" 예, 헌데 후궁까지는 무슨일로 납시셨사옵니까? "
" 이번에 갑자기 첩지를 받은 혜비를 보러 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승낙하긴 했지만 ... "
" 아아, 지금 세온저에 계시옵니다. "
" 안으로 드시죠, 화빈 "
'화빈' 이젠 익숙해져버린 묘화의 빈호, 순순히 응하는 묘화를 바라보는 것도
그리고 그 뒤를 쫒는것도 단영에게는 너무도 가혹하고 힘든 일이였다. 만약에라도 황제가 묘화를 안으려 한다면
그에게는 말릴 힘도 명분조차 없다. 아주 당연하게 묘화는 황제의 후비이니까.
이렇게 사랑하는데 만일 묘화가 황제에게 마음을 준다면 ... 참을 수 없는 애증.
" 그나저나 화빈 들었소? "
" 무엇을 말이옵니까? "
" 아아, 못들었군요, 어젯밤 폐하께서 많이 다치셨다는 조보를 접하지 못했군요. "
" 다, 다치시다니요? 어쩌다가요!!? "
" 단지 많이 격조하신듯 합니다. 활시위가 피로 물들어버릴 정도로 …
활을 쏘셨다니 말입니다, 폐하께서 격조하시면 늘 있는 일인데 어제는 좀 심하셨나보오. "
" 어, 어째서.... "
" 본후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무슨일이 있으셨겠지요.
예를 들면 … 의외로 여인때문이라든지.. 후훗 "
" …… "
그토록 차가웠으면서 여자란 존재를 무시하며 조롱했으면서 ..
왜 이제와서 닿으려 한단말인가, 왜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고 그토록 갈망하며 원하는가.
묘화의 머릿속은 한순간에 복잡해졌다. 태경전 서관에서 했던 다정한 이야기들 …
한차례 뼛속까지 욱신거리는 알 수 없는 아련한 고통이 스며 든 뒤,
' 좋을대로 해. '
.
.
' 본궁에 오고싶으면 오라고.. '
심장이 욱신, 또 다시 욱신, 어제의 그 다정했던 말을 떠올리면 떠올릴 수록 ..
본후궁 후원을 지나서던 황후의 행렬을 쫒아가지 못하는 묘화.
그대로 우뚝 서버리고 ..
" ... 단영.. "
" 예, ... "
" 심장이 욱신거려, ... "
" 어, 어의를 부를까요?? "
" 아니, 그건 ...여기 있어. 아무래도 내가 .. 본궁에 가봐야겠어! "
여기 있으란 주군의 명령. 섬짓한 불안함이 온몸을 좀먹어가고 있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상궁들과 재빨리 본후궁을 빠져나가는 묘화를 잡을 수가 없었다.
' 잡을 수 없는 사랑 '
.
.
단영에게는 미안했지만 아프다고 그토록 고독이란 걸 지독히 싫어하는 걸 모르고,
묘화는 그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했다. 아니 확실히 상처를 주고야 말았다.
과거도 모르면서 ..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아왔는지도 모르면서 잘란듯 훈계하고 더럽다 욕했다.
/상아색 기둥을 지나 아무말도 없이 본궁의 출입을 허가하는 지기,
은열에 대한 안타까운 의미모를 심정에 더 빨리 걸음을 제촉했다.
" 화, 화빈마마! "
" 폐하는? 어디계시지... ? "
" 세루(世婁)에 계시옵니다, 오늘은 옥체미령하시오니 ..
마마!, 함부로 들어가실 수는 없나이다! "
침소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말이 끝나지도 않은 지밀상궁을 뒤로했다.
깊은 나무향기, 은열의 향취라는 생각에 행동은 더욱 더 빨라졌다.
'삐그덕' 건조한 나무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조심히 문을 닫고 검은 휘장은 차분한 햇살이 촘촘히 뚫어 안을 비추고있었다.
긴 검푸른 머리를 내려뜨리고 오른쪽 손에 붕대를 감고 있는 사람.
분명 은열 …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것 같았다.
" …… 아, 자고있다. "
휘장을 팔로 걷어올려 안으로 들어갔다.
'흠짓' 바닥을 밟다가 말라 얼룩진 큰 핏자국, 새하얀 붕대가 붉게 물들어 있고,
다친 어린새처럼 아무런 미동이 없는 은열.
" … 미안해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한거 ...
주제 넘었던거, "
침대 한쪽에 가만히 앉아 은열의 머리카락을 쓸며 조심스러운 말을 꺼낸다.
" 알고 있었어요, 원래 당신은 너무도 따스한 사람이라는 거
그러니까 아프지 마요, 이제 미워하지 않을게요. 사랑해 줄 수는 없지만 좋아해 줄 수는 있으니까... "
.
.
" …… 진실로 가슴속에 새겨준다는 .. 건가? 평생 안 잊을 정도로.. "
눈을 감고 푹 잠긴 목소리, 은열은 그렇게 다가와 점점 마음 속에 들어앉는다.
신의 조롱처럼 모르는 사이 스며들어버린 운명은 피할 수 없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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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 Hallmae님, MTB〃yumi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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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 한마디
+ 안녕하세요:D 상사화 7부,
일을 저질렀습니다!! 점점 묘화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설정을 하기 위해 이번편 고생했스빈다 T^T
마지막 그 은열의 대사도 몇번이나 수정했는지 모르겠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재미있으셨다면 좋겠네요~
그래서 이 부족한 작가의 소재부족으로 이번편은 좀 짧습니다 ;ㅅ;!! 양해를 부탁드리고요~
요즘들어 제 소재가 거의 고갈나서 잠깐잠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가면서 짜맞추고 있답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코멘으로 찔러주시어요 + 3+ 후후...
그럼 여러분 즐감 하시길 바래요 ㅇㅁㅇ,
첫댓글 고민하신 보람이 있습니다. 명대사예요!!!!!!!!!!!!!!!!! 정말, 정말 최고의 명대사예요. 이 글이 완결날 때까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많이 외로운 사람이군요. ..왠지 모르게 슬퍼보였던 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힘들어 보였던 그의 모습이. 가슴 속에 자리잡은 쓰디 쓴 외로움 때문이었군요.
아아!! 감사합니다 ㅠ_ㅠ 정말 최고의 칭찬입니다! 모든분들의 칭찬과 비판이 다 제겐 행복입니다만! 황제는 8편에 외전이 나갈겁니돳
항상 빨리연재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아. 황제 너무 불쌍해요.
흑흑;ㅅ; 원래 오전에 써놨던 건데 이것저것 수정하고 인터넷 망가져서 좀 늦은건데 감사합니다!!
이제..두사람의 로맨스가 시작되네여.. 그러기에 단영은..참 안스럽네요..두사람을 지켜봐야하니
그러게요... 엉엉;ㅁ; 원래 단영은 제 러브상대자였기도 한데.. 제가 소설속으로 쏙 들어가버리면...< 정신나갔음;
;ㅁ;역시 멋집니다.
아아!! 과찬이십니다!! T^T
이 노래... 애절..어디서 구하셨어요구한곳 메일로 좀 보내주세요..ㅇ_ㅠ 재밌는 이소설강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