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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카페 게시글
미권스 자유게시판 스크랩 작은아들의 수술과 미국의 의료제도, 그리고 한미 FTA 반대의 당위성
권종상 추천 8 조회 204 12.03.03 04:03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제 작은 아들 지원이는 조금 전에 간호원들의 손에 이끌려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바로 그 앞까지는 쫓아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간호원들이 지원이를 부축해 들어가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만사 이벤트화의 시대'에, 병원에 카메라를 가져오는 것을 깜빡한 아빠는 얼른 애 엄마에게 전화해 카메라를 가져다 줄 것을 부탁했고, 아내는 큰 놈을 학교에 떨어뜨리자마자 얼른 카메라를 들고 병원으로 달려왔습니다. 마치, 뭐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런 마음도, 아이가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본 후엔 다시 걱정으로 바뀝니다. 어쩔 수 없는 아빠의 마음입니다. 애가 회복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당장 이 녀석이 수술 끝날 때까지 저는 여기 이렇게 앉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엔 별 변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직장에서 가족의 수술의 경우엔 병가를 쓸 수 있도록 해 주어 오늘 하루 일을 뺄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아이를 깨우려 했지만, 지원이도 스스로 좀 걱정이 됐는지 일찍 일어나 있었습니다. 이 녀석이 코 한쪽이 막혀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것은 벌써 꽤 되는 일이지만, 우리 부부는 그게 그저 앨러지려니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원이의 비강은 수술을 요할 정도였고, 또 귀의 고막 부근도 수술을 요해서, 오늘 하룻동안 두 건의 수술을 한꺼번에 치르기로 했습니다.

 

처음 병원 다녀와서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지원이 수술 비용을 알고 있느냐는 거였습니다. 보험에서는 80% 밖에 커버를 해 주지 않는다며, 수술비 총액은 3천 5백달러 정도이고 보험에서 커버되지 않는 나머지 20%는 7백달러 정도,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나올 것 같으니 일단 2백달러를 먼저 내고, 나머지를 나눠 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병원에서 그런 제안을 해 왔습니다. 정말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판'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달에 4백달러 가까운 의료보험 프리미엄을 물고 있고, 그나마 그것도 절반 이상은 우체국에서 내 주는 건데도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곳의 의보 제도는 절대로 한국의 제도를 따라 오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는 곧 서명 발효된다고 합니다. 자유무역협정은 '의료 민영화'의 다른 이름입니다. 공적 영역에 있어야 하는 의료 서비스가 사유화되고 영리화되는 것, 이것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하지만 그 서비스를 받기 위한 비용을 터무니 없이 올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당장 복제약 제조가 불가능해져 약값마저 오르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수퍼마켓엔 치과 관련 제품들이 참 많습니다. 진통제는 물론이고, 치실, 워터픽 등 치과질환 예방이나 치료 관련 약품이나 물품을 참 쉽게,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치과치료에 드는 가격 때문입니다. 치과에 가면 보험이 없는 사람이 치아 교정을 포함한 몇가지 케어를 받을 경우 1만달러 정도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아이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병원에서 해 본 생각이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FTA의 진실은 결국 상대 교역국의 '제도'의 틀 안에 들어간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교역 당사국이 우리보다 국력이 강할 경우 그 나라의 제도에 복속되다시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경우, 그리고 미국과 크게 국력이 차이나지 않는 캐나다와의 경우를 보아도, FTA가 왜 불평등 조약일 수 밖에 없는가가 드러납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 지 오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익, 특히 '실익적 측면'이란 면에서 과연 도움이 될까요? 생각해봐야 할 점들이 참 많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지원이의 수술이 끝나겠지요. 아이의 수술이 잘 되기를 기다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저희는 바로 한국이 모델로 삼으려고 하는 그 '미국의 의료제도' 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혜택의 수준'은... 겨우 이 정도입니다. 과연 여러가지로 볼 때 한미 FTA가 정말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특히 대다수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의 기준은 국민 개개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비추어 생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라는 개인이 '국가'라는 시스템으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화두여야 하는데, 말로는 복지국가를 외치면서 모든 국민들을 더욱 거대하고 무자비한 무제한 경쟁으로 몰아부칠 FTA... 정말 걱정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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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3.03 05:30

    첫댓글 100% 커버 되는것은 군대 뿐입니다 .약도 공짜 ,

  • 작성자 12.03.03 06:18

    경찰까지는 됩니다. 소셜 시큐리티도 나라가 내주고.

  • 제가 아는 의사선생님이 미국병원에 연수다녀오신 후 하신 말씀이 "한국의 의료제도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되었다"였습니다.
    911불러서 병원가면, 1500만원나온답니다.
    헬기로 응급구조하면, 2400만원 나오고, 맹장수술이 1900만원이 나옵답니다.
    민영의료보험 종류가 3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친구도 한국와서 치과가고 건강검진햇어요.
    오바마가 건강보험개혁해서 3500만명이 헤택을 받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미국인들은 직장에서 의료보험비를 대신 내준다고 하네요.
    실직하면, 의료보험 혜택은 못받죠.
    미국에서 실업은 생존위협인 셈입니다.
    의료보험제도는 미국이 후진국 수준입니다.
    왜 이 좋은 제도를 후퇴시킵니까?

  • 미국의 병원비가 비싼 이유는 감염방지를 위해서 1인실 위주로 입원을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의료소송이 매우 많아요.
    국가가 국민의 건강권 보호차원에서 100% 지원하는 나라는 독일, 영국, 일본입니다.
    문제는 희귀병, 난치병 환자에 대한 혜택이 대폭 축소되었다는 것이지요.
    MB정권들어서 차상위계층(희귀, 난치질환자)도 의료급여는 10% 부담(노정권은 0%)+비급여(병원맘대로 인상했습니다)
    비급여는 병실료, 특진비, 고가 의료장비, 고가 약품비 등입니다.
    희귀병환자는 병원감염때문에 1인실을 써야 합니다.
    병실료는 하루 10만원+ 특진비=1달 기본 300만원
    공단이 희귀난치성 환자의 병원비를 보전하지 않으면, 의료빈민됩니

  •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장기간 입원하고, 1년에 6개월 이상 입원하면, 보통 서민들이 병원비를 감당하겠습니까?
    이 분들은 특수유동식을 먹거나, 감염방지를 위한 멸균용품, 생명유지를 위한 의료장비, 간병비 등등
    개인이 추가로 부담할 돈이 많습니다.
    보통 병원비외에 개인이 부담하는 금액이 150-200만원입니다.
    가족구성원 중 한 사람은 간병에 전담할 경우 간병비가 들지 않지만, 간병인을 개인적으로 고용할 경우 월 200만원이
    들어갑니다.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장기간 투병할 경우 중산층도 자연히 의료빈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겁니다.
    일본처럼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100% 국가가 병원비를 부담하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 환경오염으로 누구든지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의료비는 결국 빈곤, 가정해체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 국가가 이런 특수한 분들을 100% 지원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머지 가족들도 경제활동에 나서거나 생활을 할수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공공의료정책이 경제논리로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저는 의료보험공단의 재정확충을 위해서 고액소득자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기같은 단순질환들은 개인부담금을 높여도 된다고 봅니다.
    희귀난치성 환자들에게는 100% 정부가 의료비를 부담해주어야 합니다.

  • 국민들 정신차려야 합니다.
    의료민영화라는 꼼수에 속으면 안됩니다.
    현재 생체 간이식 1억 2천만원 수준인데, 민영화되면, 4억선으로 올라간답니다.
    암환자는 5천만원 정도 드는데, 1-2억 수준으로 올라간답니다.
    암환자는 재발하면 혜택을 받지만, 3번 재발하면, 혜택이 없습니다.
    방송에서도 여러번 나왔죠.
    부자에게 많은 돈을 거두세요. 부자 증세하세요.
    그러나 사회적 소외계층,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의료보험공단에서 100% 부담해주어야 합니다.
    희귀병환자가 50만명 정도라는데, 국가가 감당해주어야 합니다.
    의료정책은 사회적 안정망 확충과 공공의료정책의 강화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 작성자 12.03.03 13:04

    그렇습니다. 의료정책이나 교육 같은 것은 절대로 기업의 범주로 놓아 두어선 안되죠.

  • 아드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소중한 글도 잘 읽었습니다.^_________^

  • 작성자 12.03.03 13:04

    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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