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늦게까지 잠을 잤고, 잘사는 동네의 아파트를 비 사이로 한참을 쳐다보다 미역국에 밥 말아 먹었다.
어제밤에 녹화해둔 단편에니메이션을 보다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 희곡 한 편을 읽고(나는 매일 학교에 간다.라는 제목이지만 결말은 학교를 사직하는 것이다.) '마리의 결혼식에 가다'라는 베스트 극장 재방송을 봤고, 다시 김에 밥을 싸 먹고,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5시쯤 일어나 소년탐정 코난인가 하는 만화 영화를 봤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탱고레슨'을 보다. 요즘엔 비디오를 볼 때 한 번 이상은 꼭 잠이 들곤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졸지 않았다. 흑백의 영화는 더욱 인물에 집중하게 한다. 샐리 포터의 매력적인 몸이 생각난다.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집중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인데 지금 나는 왜 그 영화에 그렇게 집중했던가 알 수 없다.
위성방송에서 또 하나의 베스트극장을 본다. '영화처럼 청혼하기..'였던가. 3개의 옴니버스 드라마인데 세번째 이야기에서 김헤수의 우울한 눈빛이 기억난다. '짝'이라는 드라마에서 오만하던 눈빛은 볼 수가 없다.
좀 전엔 도둑의 딸도 보았다. 이젠 말도 안하고 혼자서 tv보는 것에도 지쳤다.
이젠 누워서 '내마음속의 그림'이라는 이주헌의 행복한 그림읽기를 읽으려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마과장'이라는 만화책을 게으른 탓에 빌려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뒹굴거림도 오늘로 끝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