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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ull name - 이리나 니꼬라예브나 아르까지나
2. 성별 - 여
3. 나이 - 만 40세
4. 신장 - 170cm
5. 체중 - 52kg
6. 외모 -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특히 입술이 도톰하다.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으며 반 곱슬기가 있다. 항상 여성적인, 몸매가 부각되는 옷차림을 즐겨 입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다. (닮은 사람: 케이트 윈슬렛) 니나와는 반대로 글래머러스하다.
7. 성격 - 예전엔 정도 많고 어렸던 사람이지만 치열한 배우의 삶을 걸으며 후천적으로 성격이 많이 변했다.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화제에서 멀어지는 것은 결국 유명인으로서의 삶의 종말이기에. 따라서 매사에 지나치게 연극적인 모습을 보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짜증도 잘 내고 투정도 잘 부린다.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 단, 위트도 있어서 매력이 없지는 않다. 아들을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아들을 숨기고픈 마음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아들은 사춘기 이후로 항상 돌발적인 행동을 일삼는 골칫덩어리였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로서 항상 여성적인 매력을 어필해야하기에 더욱 아들이 짐이다. 누구를 만나든 어떠한 대상이든, 매력적으로 보이려 애를 쓴다.(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라 처한 환경에서 길러진 습관이다.) 뜨리고린을 만나는 이유는 명예욕에 기인하는 점이 크다. 성격이 급하다. 털털한 것 같지만 사실은 유약하고 예민한 성격이 산전수전 다 겪으며 감출 수 있는 기술이 길러진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는 강인한 척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여리다. 하지만 지금까지 20년을 달리듯이 살아왔고, 멈춤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면을 벗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배우로서 살며 누려온 것들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집념이 강한 여자이며, 의지력의 끝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이 아닌 그 누구에게도 허점을 보일 수 없는, 외로운 사람이다.
8. 습관 - 항상 이상할 정도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다. 몸을 쓰기 보다는 항상 시선이 먼저 가는 스타일(근육 긴장이 과하다). 평상시에 걸을 때도 마치 런웨이를 걷듯이 걸으며, 가만히 있을 때에도 포토월에 서있듯이 자세를 취한다. 제스춰가 크고 특히 손과 손가락을 많이 쓴다. 이해가 안 가거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을 때는 항상 상대방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며 바로 드러난다.
9. 사회적 지위 - 라이벌로 '엘레오노라 두세'가 언급되는 것으로 미루어 당대의 여배우임을 알 수 잇다. 엘레오노라 두세는 사라 베르나르와 더불어 유럽, 특히 예술의 중심지이던 서유럽을 휩쓸던 배우이다. 섬세한 연기력으로 추앙받던 엘레오노라 두세와는 달리 과장되고 극적인 연기 스타일을 추구하며 오히려 요염함으로 인기를 끈 사라 베르나르에 가까운 인물이다. 자신의 예술 세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으며 예술에 있어 다른 이와 타협하지 않는다. 오빠인 쏘린도 법무부에 근무했고 큰 영지를 가진 것으로보아 어렸을 때부터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매우 풍족한 생활을 살았을 것이다.
* 그녀의 재산에 관해 - 7만 루블은 현재 한화로 118만원이나 약 백년 전임을 감안하면 100배 정도 가치가 높다. 1억 2천 정도의 돈인 셈인데 러시아에서 1억 2천은 한국에서보다 몇 배로 큰 돈이므로 상당한 부자임을 알 수 있다. (1루블=16원->간단한 패스트푸드 = 85루블->70000루블 = 현재 물가로 패스트푸드 약 820인분->100년전 물가로 현재의 패스트푸드 82000인분 / 더 쉽게 메드베젠꼬의 한달 월급이 23루블) 그러나 배우라는 직업상 의상비, 화장품 값, 가발 비용 등으로 한 달에 적지 않은 돈을 쓰기 때문에 심리적 여유가 없다. 또한 자신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언제까지나 탑 여배우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더더욱 돈을 쓸 수 없다.
11. Relationship -
* 쏘린 - 오빠
Q) 쏘린과 아르까지나의 관계는 어떠한가?
아르까지나가 쏘린의 건강에 관심을 쏟고 걱정하는 것으로 볼 때, 두 사람은 원만한 남매 사이를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 쏘린과는 나이가 20살 정도 터울이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에는 쏘린이 부모님을 대신하여 돌봐주었을 것이다. 일평생 결혼도 못한 채 홀로 늙어가는 쏘린의 모습은 아르까지나를 마음 아프게 하고, 더불어 자신의 늙어감도 인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쏘린은 여배우인 여동생에게 잘 맞춰주고, 도시에서 오는 여동생이 지루한 영지 삶에 있어 큰 낙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쏘린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이 내색을 안 해도 걱정이다. 그래도 술, 담배는 누구나 하는 것 아니냐며 역시 애써 오빠의 건강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애를 쓴다. 오빠인 쏘린이 죽으면 아르까지나가 찾아갈 수 있는 가족은 없다. (다른 형제, 자매가 있으나 모두 외국에 있다)
* 꼬스쨔 - 아들
Q) 꼬스쨔에 대한 아르까지나의 감정은 어떠한가?
꼬스쨔는 어렸을 때부터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었고 일탈적인 행동이 잦은 편이었다(35P) 어린 시절부터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난 꼬스쨔는 우울증 기질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어렸을 때에는 방식이 미숙하여 큰 사고를 면했을 것 같다.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아르까지나도 마찬가지이나 그녀는 아들의 이러한 성미가 죽은 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한다(69P) 그래서 죽은 꼬스쨔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래도 친자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합쳐져 꼬스쨔에게 양가적 감정을 느낀다. 어렸을 때는 꼬스쨔가 엄마를 잘 따르는 좋은 아들이었으나 사춘기 이후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어머니에게로 돌리면서(어머니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병이 왔다거나 혹은 어머니가 병든 아버지를 잘 돌보지 못했다거나) 꼬스쨔와의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니나와 뜨리고린의 일이 있고나서는 아르까지나가 아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준 셈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잘 대해주려 노력한다. 아들의 작가로서의 성공은 마냥 기쁘지는 않다. 여배우 아르까지나가 아닌 작가 누구의 어머니로 보이기는 싫기 때문이다. 때문에 꼬스쨔가 필명을 쓰는 것에 대해 안도한다.
Q) 그렇다면 꼬스쨔의 아버지에 대한 아르까지나의 감정은 어떠한가?
꼬스쨔를 비교적 젊은 나이(20대 초반)에 낳은 것으로 짐작하건대 꼬스쨔의 죽은 아버지와 결혼할 때 아르까지나는 신인 배우였을 것이다. 지금과는 달리 훨씬 더 순수했을 것이고 처음에는 가정적이었을 것이다. 꼬스쨔의 죽은 아버지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다소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아르까지나가 배우로서 원활히 처세하는 데에 있어 다소 걸림돌이 되었다. 꼬스쨔의 아버지는 성격 탓에 경제 활동, 사교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처세에 있어서는 꽝이었을 것 같다.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욕심이 있는 아르까지나는 자신의 결혼, 더 나아가 꼬스쨔까지도 숨기려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일로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가던 즈음 병약했던 꼬스쨔의 친아버지는 병에 걸리게 되었고 이는 배우로서 막 자리를 잡아가던 아르까지나에게 많은 심리적 부담이 된다. 사랑했던 것도 잠시, 성격 차이로 삐걱대는 것도 모자라 한창 젊은 나이에 병수발을 들게 되어 아르까지나에게 꼬스쨔의 아버지는 죽고 나서도 원망의 대상이 되고 만다.
* 3막 다툼에서 아르까지나의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나 사건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르까지나는 꼬스쨔의 자살 기도 이후 꼬스쨔에게 병문안도 가지 않는다. 그저 꼬스쨔가 의식이 돌아오기 전에만 한번 들렀다. 자존심이 강한 아르까지나로써는 자신의 아들이 불행하다는 것을, 괴롭고 살기 싫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 죽을 마음은 없었다', '그저 니나의 관심을 끌려했을 뿐이다' 등으로 애써 사건을 축소시킨다(자기 자신에게). 쏘린이 실신하고 맞닥뜨리게 된 꼬스쨔가 매우 어색하다. 붕대를 풀어보니 뼈가 드러나보이는 큰 상처가 있다. '아들을 정말로 잃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그제서야 사건을 실감하고 마음이 아프다.
꼬스쨔가 아무리 도발해도 아르까지나는 최대한 꼬스쨔와의 다툼을 피하려고 하나 꼬스쨔가 니나를 언급한 것이 도화선이 된다. 여기에서도 최대한 참으려고 했으나 급기야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며, 뜨리고린의 작품이 구역질 난다는 대목에서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게 된다. 뜨리고린이 혹시라도 그 소리를 들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계속 해서 필요한 존재이기에. 그리고 꼬스쨔가 비난하는 그 예술적 시각과 신파극으로 아르까지나가 생계를 꾸려왔고 부자가 되었다. 꼬스쨔가 대학을 다닐 수 있고 쏘린의 영지에서 하릴없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그 신파극으로 번 돈 덕분이었다. 그 신파극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까지 아르까지나는 갖은 고생을 다 했다. 그 고생을 알지도 못하며 신파극이라고 한 마디로 일축하는 꼬스쨔에게 매우 화가 난다. 아르까지나의 연기에 대해서 꼬스쨔의 아버지도 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것 역시 아르까지나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결국 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하게 된다. 아르까지나는 예전부터 우는 소리를 잘 못 듣는다. 때문에 꼬스쨔의 어린 시절 꼬스쨔가 울 때마다 손찌검을 한 기억이 있다. 우니까 화가 치밀어 소리를 지르지만 곧 돌아보았을 때 꼬스쨔가 발작적인 상태를 보이자 놀라서 달래준다. 꼬스쨔가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아프고 이 말을 들었을 때 뜨리고린이 너무 밉다.
*꼬스쨔의 어린 시절 아르까지나와의 관계
모든 부모 자식간이 영유아기에는 대체로 트러블이 없다. 왜냐하면 아이가 반항하지도 않고, 상처주는 말을 하지도 않기 때문에. 꼬스쨔를 처음 가졌을 때는 아르까지나도 첫 아이이기 때문에 매우 기뻤고 그 때는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사이도 매우 좋았다. 꼬스쨔가 태어나기까지 여자아이인지 남자인지, 어떻게 생겼을지를 늘 꿈꾸며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꼬스쨔가 태어났을 때, 엄마와 아빠의 장점만을 쏙 빼닮은 아주 완벽한 아기라고 생각을 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아르까지나도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다. 국립극단 외의 작품을 맡지 않음으로서 꼬스쨔를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아르까지나가 극단에 갔을 때는 아빠가 꼬스쨔를 돌보았다.
어린 시절 꼬스쨔는 매우 총명했으며 또한 순종적인 아이였다. 부모님의 말을 잘 듣고 아주 얌전해서 키우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꼬스쨔가 유치원 때 까지 정말 동화책에 나오는 것 같은 행복한 시간들이 흘러갔다. 꼬스쨔가 7살 때쯤, 꼬스쨔의 아버지는 점점 더 아르까지나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한다. 연습이라는 것은 직장에 출근하는 것과는 달라서 시도 때도 없고, 하루 두 시간 연습하러 간다고 가서는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 돌아오는 일이 태반이자 점점 아르까지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반면 다른 작가나 극장 감독, 연출가 등 일에 관계된 사람들이 아무리 유혹해도 굴하지 않던 아르까지나는 점점 꼬스쨔 아버지의 이러한 의심이 화가 난다. 기본적으로 재산이 많던 것도 아르까지나, 돈을 벌어오던 것도 아르까지나인데 그 돈을 벌어오는 일에 대해서 뭐라고 하니 아르까지나도 꼬스쨔 아버지의 부족한 사회적 지위를 타박하며 자존심을 긁어 어느덧 싸우는 날이 싸우지 않는 날보다 많아지게 된다. 결국 아르까지나는 어린 꼬스쨔에게 줄 충격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매우 충동적으로 이혼을 결심하고 진행한다. 아르까지나와의 이혼 이후 꼬스쨔의 아버지는 히스테리, 노이로제, 망상증이 악화되어(이것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향이었고 또 꼬스쨔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된다) 누추한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만다. 돈이 있었으면 좋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갔겠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나라에서 정신병자들을 강제로 수용하는 열악한 시설에 가게 된다. 결국 병세가 점차 악화되어 급기야는 병원 욕실에서 동맥을 끊어 자살한다. 이 때가 이혼 이후 3년, 꼬스쨔가 10살 때이다. 점점 어른스러워져가고 사춘기에 가까워져가던 꼬스쨔는 이 일을 계기로 엄마를 아버지를 간접적으로 죽인 마녀같은 여자로 여기게 된다. 계속 해서 그렇게 대한다. 하지만 나쁜 엄마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움도 크다.
* 뜨리고린 - 애인
Q) 뜨리고린에 대한 아르까지나의 감정은 어떠한가? 아르까지나는 왜 이렇게 뜨리고린을 사랑하는가?
기본적으로 뜨리고린과 아르까지나의 관계는 win win이다.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서 만족감을 얻고, 아르까지나는 뜨리고린과 사귐으로써 명성을 얻는다. 뜨리고린은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고, 시골에 사는 니나가 모든 소설을 다 읽어보았고 또 만나게 되어 몹시 떨릴 만큼의 대 스타이다. (오늘날의 알랭 드 보통 혹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느낌?) 당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감각적인 문학인인 뜨리고린을 만나면 아르까지나는 계속해서 신문에 보도됨으로써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수 있고, 두 사람은 오늘날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처럼 아이코닉한 인물로 남을 수 있다.
아르까지나는 남편과의 이혼 이후 성공을 위해서만 남자를 만나왔다. 꼬스쨔 아버지의 정신병과 죽음은 그녀에게도 큰 상처가 되었다. 자신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하고 예술적이라고 생각해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남자의 파멸은 그녀로서는 도무지 지켜볼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무대에서는 감정을 마음껏 쓰지만 개인적 영역에 들어서면 오히려 철저히 자신을 죽여 필요하다면 다 만나왔고 그래서 성공을 거두었다. 대체로 그런 식으로 만난 남자들은 대개 중년층, 혹은 노년층의 사람들이었고 매력도 재미도 없는 정말 억지 웃음을 짓기 바쁜 고문과도 같은 만남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러시아 문학계에 혜성과도 같이 젊은 뜨리고린이 등장했다. 이 젊은 작가는 전에 없던 부드러운 필체로 러시아 문학계에 폭풍을 몰고왔다. 그가 쓴 대사는 너무나도 부드럽고 섬세해서 시와도 같았고, 줄거리는 감성을 자극하여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어느날 연극계의 파티에서 그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르까지나는 그를 유혹할 요량으로 그 파티장을 찾는다. 갑작스러운 성공으로 어리숙했던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저항할 수 없이 유혹당하고 만다. 뜨리고린을 만나게 되어 아르까지나는 너무 좋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필요한 사람이면서 매력도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다. 잘생겼고 젠틀하면서도 때로는 엉뚱하고 오히려 아이같은 모습도 있는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잘 맞춰준다. 심각하고 진지한, 그리고 우울한 모습을 좀체로 보이지 않는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있어 일상의 활력소이고 꼬스쨔 아버지 이후로 찾은 유일한 사랑이다. 둘이서 100% 진심이 통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만 아르까지나로서는 스트레스 받는 현실, 어두웠던 연애사를 잊도록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일탈과도 같은 사이이다.
* 3막 대사의 진위 - 아르까지나는 젊은 시절부터 배우로서의 성공을 위해 모든 일을 다 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자리를 잡았고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대중들의 관심에 머무를 수 있는 방법으로서 뜨리고린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빈번한 외도(일회적인)에 무던하다. 다만, 쏘린의 영지에서 니나와 바람이 나는 것은 자신의 고향에서 너무나 창피한 일이고, 니나 때문에 모스크바로 각각 따로 출발하게 된다면 너무나 대외적으로 알려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뜨리고린을 사로잡으려 애쓰는 것이다. 그에 대한 그녀의 존경의 표현은 100% 거짓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담은 진심도 아니다.
* 니나 - 아들의 애인이자 연적
Q) 니나에 대한 아르까지나의 감정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아들의 여자친구이므로 귀엽다고 생각. 예쁘다거나 자신에게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뜨리고린과 니나의 관계에 대해서 눈치를 챈 이후에도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자신이 질 리 없다고 자기 위안을 삼으며 의연하게 넘어가려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도 자신의 늙어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속으로는 애가 끓었을 것이다. 또한 자살 시도까지 한 꼬스쨔를 외면하고 뜨리고린과 연애를 계속한다는 점에서 니나가 더욱 밉다. 이후 니나가 모스크바로 와서 뜨리고린과 동거를 하게 되었을 때에는 뜨리고린이 외도를 한다는 사실 이상으로 니나에게 연인을 빼았겼다는 것에 분노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니나를 괴롭혔을 것이다. 니나의 유산, 배우로서의 저조한 성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정도로 니나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이다.
* 마샤 - 마을의 젊은 처녀, 아들을 좋아하는 여자
아르까지나는 처음에 마샤가 꼬스쨔를 좋아하는지 몰랐으나 꼬스쨔의 연극 발표날의 소동과 자살 시도 이후 급격히 냉랭해진 마샤의 태도로 미루어 어림짐작한다. 그러나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기에 거기에 개의치 않음. 자신을 꾸미지 않고 돌보지 않는 마샤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 도른 - 마을 의사
도른은 항상 처음부터 끝까지 아르까지나에게 잘 맞춰주고 잘 돌봐주는 사람이다. 호감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항상 호의적인 사람.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호의적이기 때문에 그런 호의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호응해주지 않을 때에나 힘들게 할 때 항상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므로 쏘린의 영지에서 보내는 시간의 활력소가 된다.
* 사므라예프 - 집사
여배우인 아르까지나를 여배우답게 대접해주지 않는 유일한 사람. 권위적이고, 쏘린과 아르까지나를 비롯한 주인 가족을 부르주아로 여기고 경멸하는 태도를 취한다. 무시하면서도 때로는 그들 사이에 끼고 싶은 이중적인 성향을 가진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시한폭탄과 같은 사람이다.
* 뽈리나 - 집사의 아내
항상 오빠와 아들, 자신을 잘 챙겨주는 매우 고마운 사람. 아르까지나가 생각해도 자신과 동년배이지만 정말로 다른 성향의 사람이다. 아예 유전자 자체가 다른 느낌. 그러나 크게 신경쓰지 않음.
3막
★ 꼬스쨔와의 다툼
유머 - 회상(단란함) - 회피 - 맞대응 - 승리의 매커니즘.
★ 뜨리고린과의 다툼
무시 - 분노 - 애원 - 회유+애교 - 승리의 매커니즘
결국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얻어내고 모든 싸움에서 승리하는 무서운 여자.
Q) 작품 [갈매기] 안에서 내 인물이 가진 색깔? 빨간색
Q) 아르까지나의 어떠한 점이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배우처럼 보이는가?
걸음걸이, 자세, 시선 처리, 아름다움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강박관념,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을 발산하려 노력함
Q) 아르까지나는 어떻게 해서 대배우가 되었는가?
기본적으로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하다. 표현력이 굉장히 좋은 배우이고 나이가 들면서 외모는 전성기만 못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추게 되었다. 가녀리고 하늘하늘한 남자 배우의 상대역으로서의 여주인공 느낌이 아니라 여주인공 원톱으로 극을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Q) 아르까지나의 심리적 성향은?
기본적으로 회피 모델을 취한다고 여겨진다. 감정 기복이 너무 크고 거기에 따른 여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애써 차단하는 것일 수도 있다. 2막에서 마샤에게 하는 말이나 꼬스쨔의 자살 기도에 대해서도 되도록 직접 묻지 않으려는 태도, 또 뜨리고린의 외도에 대해서도 최대한 눈 감아주려고 하는 태도를 보면 되도록 정면 충돌을 피하려고 하는 회피 반응을 주로 보임을 알 수 있다. 대놓고 화를 내기 보다는 꼬스쨔에게든 뜨리고린에게든 비꼬는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20여년간 배우로 살아오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꿈쩍 안 하게 되어 그런 면도 있다.
★ 실존 인물로서의 모델
고현정
Fact : 미스코리아로 연예계에 입문하여 <모래시계>로 톱스타의 대열에 오른 그녀는 인기가 한창일 즈음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과 결혼한다.(삼성그룹 이병철 손자) 슬하에 두 자녀를 두었으나 이혼하였고 위자료로 15억원을 받았으나 자녀와의 면접권은 없다. 이후 연예계에 컴백하여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천정명, 조인성 등 연하의 남자 스타들과 스캔들에 휩싸인 바 있다.
인상 : 처음에는 '나는 여배우다'라는 자각이 정말 강한 여배우 이미숙을 아르까지나의 모델로서 생각했었으나 그러기에는 그녀의 삶의 역동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다. 고민해보니 외모는 아르까지나의 느낌이 아니지만 미스코리아로서 세계 50대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었다가 다시 연예계로 컴백한, 산전수전 다 겪은 고현정이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고현정은 인터뷰나 시사회 등에서 버럭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유명하기에 더욱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하면서 아이들과 전혀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공식석상에서 할 때도 있고, 또 신세계 좀 그만 가라는 둥의 셀프 디스를 할만큼 털털하기도 하다. 이혼의 직접적인 사유는 정용진 부회장의 외도라 알려져 있다. 과연 그런 일이 한두번이었을까? 그런 일이 여러번 있엇다 할지라도 고현정은 이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혼 이후의 삶이 정말 달랐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르까지나가 마치 뜨리고린을 포기할수 없듯이. 또 천정명이나 조인성이 만약 니나처럼 어린 아이에게 빠져서 고현정을 찼다면 어땠을까? 그 경우에도 여배우로서의 자존심+소문이 무서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매달렸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르까지나가 뜨리고린을 붙잡을 수 밖에 없듯이. 이렇게 삶의 많은 영역이 공적인 부문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행동 배경에는 자신과 상대방뿐이 아닌 세상의 이목이라는 중대한 변수가 있다. 그래서 그녀의 삶을 상상해보고 아르까지나의 삶에 대비해보고자 한다.
★ 아르까지나의 하루 일과
(1) 모스크바에서 : 아침 8시경에 일어나면 당시에는 보편화되지 않았던 LP 레코드를 이용해 클래식을 듣는다. 진하게 내린 원두커피와 함께 크로아상을 하나 먹는다. 아주 가끔은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 같은 구하기 힘든 디저트류를 커피와 함께 먹는다. 원래 러시아에 보편적인 빵은 흑빵(Black bread)이지만 아르까지나는 그런 거칠고 딱딱한 음식은 전혀 먹지 않는다. 향유를 잔뜩 부은 따듯한 물에 목욕을 하고 나면 전담 미용사가 와서 그 날의 헤어스타일을 꾸며준다. 헤어스타일에 맞추어 옷까지 갖추어입으면 공식 일정이 시작된다. 점심에는 극작가, 극장감독, 또는 연극학교 교장 등을 만나 회의를 하며 식사를 한다. 요즘 떠오르는 작품, 배우, 연기 방법 등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주고 받는다. 물론 유명 작가와 배우들, 극장감독들에 관한 가쉽도 당연히 나눈다. 이렇게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통상 연습실에 가서 3-4시간 정도 공연 중이거나 공연 예정인 작품들의 리허설을 진행한다. 때때로 의상 디자이너가 연습실에 찾아와 피팅을 하기도 하고, 기자들이 연습실에 찾아오기도 한다. 연습을 마치고 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 1시간 가량 쉬며 옷 매무새를 다듬는다. 저녁 시간은 항상 뜨리고린과 함께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고 또 극장에 간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극장에 가지 않는 날은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작품 관람은 항상 연극만을 보는 것은 아니고 클래식 연주회, 오페라, 발레 공연 등 다양한 예술 작품 등을 빼먹지 않고 관람한다. 왜냐하면 이야깃거리가 충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자들의 눈에 많이 띄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뜨리고린과 함께 공연을 보고나면 항상 나빴던 기분도 좋아져 잠들기 전에는 항상 와인이나 코냑을 한 잔 마신다. 가끔은 뜨리고린을 위해 안주거리로 치즈와 햄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 취침시간은 자정~새벽 1시 정도이다.
(2) 쏘린의 영지에서 : 항상 마시던 커피 정도는 가져갈 수 있지만 크로아상을 살 수 있는 곳은 없다. 물론 디저트를 들고 올 수는 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치뿐이기 때문에 입에 맞는 것이 없어 그냥 커피만 마셔야 한다. 쏘린의 영지에서의 아침은 그게 늘 불만이다. 아르까지나는 직업상 많이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최고로 맛있는 것이 아니면 입에 대질 않기 때문에 쏘린의 영지에서는 거의 저녁 한 끼 정도만 제대로 먹는다. 그것도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지 음식이 모두 거칠고 투박해 더부룩한 느낌이다. 잘 못 먹어서 속이 쓰리기도 한다. 게다가 LP는 고장날까봐 들고 오지도 못했기 때문에 늘 듣던 베토벤, 모차르트, 에릭 사티의 음악을 듣는 일도 한 두달간 포기해야하므로 아침부터 매우 기분이 안 좋다. 다행히 하녀들을 시켜 뜨거운 물 목욕은 할 수 있기 때문에 목욕을 하며 쓰린 속과 날카로운 신경을 달랜다. 목욕을 하고나면 그 지역의 미용사가 쏘린의 영지까지 와서(원래 출장미용사가 아니다) 머리를 해준다. 잔뜩 챙겨온 옷 중에 아무리 골라서 입어봐도, 일단 헤어스타일 자체가 너무 구식으로 느껴져서인지 마음에 드는 옷이 없다. 그러면 또 언짢아진다. 심지어 가끔은 사므라예프까지도 옷과 머리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지적할 때가 있어서 옷을 고를 때에 더더욱 날카로워진다. 더 최악인 것은 이렇게 한껏 멋을 부려도 모스크바에서처럼 할 회의도, 만날 사람도, 연습할 대본도 없기 때문에 기껏 가는 곳이래봐야 식당이라는 점이다. 저녁은 그래도 공들여서 나오지만 점심은 원래 아르까지나가 찾아오지 않으면 사람이 없기 때문에 더 간단하고 조촐한 음식이다. 역시 먹는둥 마는둥 하지만 그래도 식당에 가는 이유는 오빠인 쏘린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이다. 뜨리고린은 항상 어디로 갔는지 행적을 알 수가 없다. 그저 들어오면 들어오고, 나가면 나가는대로 두는 수밖에. 그가 글을 쓸 때, 영감을 구할 때에는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점심 식사가 지나 무료해지면 다시 산책복으로 갈아입고 산책을 나간다. 산책을 하면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본인의 어렸을 때의 기억부터 꼬스쨔의 어린 시절까지. 더 행복하고 더 순수했던 때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긴다. 다시 돌아와 아무 책이든 짚히는 대로 읽는둥 마는둥 하다보면 저녁 시간이 되어 저녁을 먹고, 또 다시 와인을 마시면서 카드 놀이를 하면 쏘린 영지에서의 하루 일과가 끝난다.
★ 1막 등장 (꼬스쨔 공연을 보러오기 전까지) : 위의 일과에서 산책을 하지 않고 계속 이 옷을 입었다 저 옷을 입었다 하루 종일 분주하다. 아들인 꼬스쨔가 공연 발표를 하는 날이라서 긴장하는 것이 아니라, 워낙 자신을 드러낼 일이 없는 시골에서 그나마도 공식 행사같은 행사가 생겨 긴장하는 것이다. 시골 미용사가 해준 머리일지라도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옷 저 옷 입어보지만 시골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제법 아방가르드한 드레스도 많다. 결국 고심고심해서 가장 심플하고 우아한, 가장 비싼 검정드레스를 입고, 대신에 화장을 한껏 하니 벌써 오후 여섯시다. 나갈 생각에 신도 나고, 계속해서 좌불안석으로 이리저리 집안을 배회하는데 마침 뜨리고린이 들어온다. 뜨리고린과 또 별 의미없는 이런 저런 예술계의 가쉽거리들을 얘기하다가 아들이 만들어놓은 극장으로 향한다.
★ 2막 등장 (산책길에서 마샤를 마주치기 전까지) : 꼬스챠의 공연 발표날 벌어진 소동 이후로 집안 사람들이 예전같지 않다. 오빠도 짐짓 아르까지나를 나무라는 눈치고, 꼬스챠는 집에서 전혀 마주칠 수가 없다. 마샤는 아르까지나를 마주칠 때마다 하던 말을 멈추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이 일에서 아무런 심리적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 뿐이다. 마치 문명인이 비문명화된 곳에 가면 이상한 사람이 되듯,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예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들이 자기를 타박한다고 생각하는 아르까지나는 이 곳 사람들에 대해 몹시 기분이 나빠진다. 고작 하는 일이래야 밭 일구고 집안을 건사하는 게 다인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들에 대한 양육방식에 대해 뭐라하는 것도 화가 난다.
뜨리고린은 가끔 지나가는 말로 니나에 대해 넌지시 언급한다. 극중극을 이야기하며 혼자 웃기도 하고, 니나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하며 깔깔대기도 한다. 아무 사이도 아닌 것처럼 포장하지만 아르까지나는 이러한 일들이 그의 외도의 전조증상임을 잘 알고 있다. 제 아무리 뜨리고린이 여자를 좋아해도 꼬스쨔의 여자친구까지 눈독을 들이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유일한 해결책은 니나를 믿는 수밖에 없다.
꼬스쨔는 설상가상으로 아르까지나를 보기만 해도 자리를 떠나버리고, 식음을 전폐하고 호숫가에 가서 총을 쏘아댄다. 아르까지나의 귀에는 그 총성이 자신을 향한 것처럼 들린다. 차라리 말싸움이라도 시원하게 하면 좋으련만, 꼬스쨔는 누구와도 말을 나누지 않고 호숫가에서 총을 쏜다. 사실 꼬스쨔의 행복을 바라지만, 도무지 이 아들의 감수성을 어떻게 다루어야할 지를 전혀 모르겠다. 사춘기 이후부터 아르까지나와 꼬스쨔의 관계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가운데 산책길에서 마샤를 만난다.
★ 3막 등장
꼬스쨔의 자살 기도가 실패로 돌아간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도 잠시, 이 일이 기자들에게 퍼지지 않도록 아르까지나는 최선을 다 한다. 주치의인 도른 외에는 아무런 다른 의료진을 들이지 않고, 도른도 어디에서 허튼 소리를 하지 않도록 신신당부한다. '아들이 다쳤다' 혹은 '실연을 당해 실성했다'라는 말이 돌지 않도록 더 멋스럽게 꾸미고 시내를 돌아다닌다. 이 와중에 뜨리고린은 하루 종일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고, 그렇게 사라졌다 오면 어디선지 묘하게 여자 화장품 냄새 같은 것이 난다. 아르까지나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럴 때면 뜨리고린이 니나를 만나고 온다는 것을. 니나를 나무랄 정신도 없이 아르까지나의 마음은 복잡하다. 아들이 걱정도 되고, 소문이 걱정도 되고. 하루 빨리 모스크바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져 예정보다 앞당겨 쏘린의 영지를 떠나게 된다. 쏘린은 무척 서운해하며 이것도 챙기고, 저것도 챙기라며 아르까지나를 귀찮게 한다. 사실 아르까지나는 좀 혼자 있고 싶다. 혼자 있지 않는 상황에서는 억지로 밝은 척, 강한 척을 해야하기 때문에 속이 타들어가도 자신을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찍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오빠가 자꾸 들썩거리는 것이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식당으로 향한다.
★ 3막과 4막 사이의 2년
니나가 뜨리고린을 쫓아 모스크바로 온 사실을 알게 된 아르까지나는 격분한다. 뜨리고린은 자신을 찾아온 니나를 마다하지 않고 집으로 맞아들이고, 또 소소한 배역도 맡을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을 소개시켜준다. 하지만 상대가 아무도 모르는 시골 처녀 니나이기 때문에 큰 스캔들이 되지는 않는다. 아르까지나는 니나의 배우 활동을 막기 위해 예술계에 뜨리고린과 니나의 관계에 대한 추문을 퍼뜨리고, 니나의 공연장에 직접 찾아가 야유를 보내는 둥 니나를 쫓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물론 뜨리고린은 이러한 아르까지나를 말리지도 않고, 자신은 니나가 싫어졌는데 자기 하나만 믿고 모스크바에 온 여인을 어떻게 내쫓느냐는식의 발언으로 아르까지나와의 관계도 유지한다. 곧 니나의 임신 소식이 들리고 또 다시 분노하지만 뜨리고린은 애까지 생긴 니나가 귀찮다며 본격적으로 아르까지나를 다시 찾는다. 어린 나이에 모스크바로 상경하여 배우 활동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데다가 임신까지 하게된 니나는 뜨리고린의 마음까지 돌아서자 신경 쇠약을 일으킨다. 위태로운 상황을 이어가던 세 사람의 삼각 관계는 니나가 결국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유산하게 되며 히스테리 발작이 빈번해지자 뜨리고린의 집에서 내쫓기며 1년도 못 되어 끝이 난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이러한 일이 있고나서도 여전히 예전처럼, 극장과 사교계 파티를 드나들며 세기의 커플로서의 위치를 유지한다. 뜨리고린의 작가로서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져, 뜨리고린이 아르까지나를 버리지 않는한 아르까지나도 뜨리고린을 떠날 수가 없게 된다. 급기야 쏘린의 영지에 다시 불러들여 꼬스쨔와의 화해를 주선할만큼, 뜨리고린의 영향력은 커지고 아르까지나도 계속 해서 그에 의존하게 된다.
★ 4막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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