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logue ~
거의 1년만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봅니다.
이 여행을 하고 나서 그 다음 주에 한 번 더 전국일주를 하게 되었고,
16년 1월에 한 달 가까이 전국일주이자 철도여행을 하고 왔는데요.
귀차니즘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정리를 안하고 있다가 그래도 한 번 쯤은 해야 할 거 같아서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몇 번째 이야기까지 이어질 줄은 모르겠지만 적어나가봅니다.
우선, 이 여행의 시작은 에어부산의 프로모션 행사 때문이었다.
15년 1월에 어머니와 간사이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에어부산에서 1년에 두 번 한다는 프로모션 이야기를 들었고,
그 때,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나리타) 셋 중 아무거나 되는 거 다녀오자' 라는 마음으로 티켓팅에 도전했다.
여러개 창을 띄워놓고 티켓팅을 하던 중에 그나마 제일 괜찮다고 생각했던 도쿄행 (나리타공항) 이 결정이 났다.
어찌어찌 시간을 맞추다보니 여행 기간이 7박 8일간이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조금 길지 않나 싶었지만 저렴한 가격이었던지라 이거저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대략 13만원 (왕복)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리타 예약을 마치고 저렴한 가격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나는 그 다음 주에 후쿠오카행 티켓을 어머니 것과 함께 2명분 예약을 또 해버렸다.)
결론적으로 이 여행기의 주제가 JR 패스 여행이었지만 처음에는 JR 패스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패스의 존재는 알았지만 이 패스에 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고 비싸다라는 인식과 철도에 대한 개념도 거의 없었던 나였던지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덕질하러 아키하바라에 가고 도쿄 시내 좀 몇 일 돌아다니다가 요코하마, 카마쿠라, 에노시마 등을 다녀오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몇 달이 지났다.
그러던 중 우연찮은 기회에 이 카페를 알게 되었고 철도를 타고 싶다라는 이유없는 동기가 생겨남과 동시에 심심할 때 이 카페에 들어와서 정보 수집과 여러편의 감상기를 정독하고 있었다.
Youtube 에 들어가서 신칸센 영상을 찾아보고 있었고 일반 지정석과 그린석 중 무얼 골라야 하나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
알면 알 수록 정말 재미있어 보였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거 같았다.
오사카에서 도쿄를 하루에 돌 수 있다라 .. 생각만 해도 즐거웠고 신기했다.
국내에서도 기차나 열차를 타본 적도 거의 없지만 그걸 타고 여행한다는 거 자체에 뭔가 큰 매력을 느꼈다.
에키벤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만화책도 사보고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다큐 프로그램 등을 찾아서 미치도록 보고 있었다.
뭔가에 꽂히면 자료를 미친 듯이 찾아대는 나였기에 생각보다 많은 자료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재미있게 봤었다.
일반 지정석과 그린석 중에 무얼 선택해야 하나, 첫 난제는 이거였다. 카페 회원분들의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쉽게 그린석으로 결정해버렸는데 당시 엔저였던지라 (지금도 충분히 엔저 ...) 부담은 크게 없었다.
계획이라고 해야 할까,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찍어보고 싶었다. 일주일 동안에 관광도 하고 전국을 둘러보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열차에서 자도 좋고 하루 종일 열차만 타도 좋다고 생각했기에 도전해보려고 했는데 이 여행을 마치고 그 다음 주에도 어쩌다보니 어머니와 함께 JR 패스 여행을 하게 되었던터라 ..
(어머니가 철도를 무척 좋아하시고 일본도 좋아하시고 해서, 내가 여행 준비하는 것을 보시고는 당신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 6일 일정이었고 오봉 기간이었는데도 JR 패스 여행을 하시고 싶다하셨다. 이번 여행이 사전 답사?가 되어버렸었는데 .. 여하튼 그 때는 후쿠오카, 즉 큐슈부터 시작이었던터라 큐슈는 이번 여행 때 안가기로 했다.)
첫째 날에 도쿄에 도착하면 오후 3시 정도 되는데, 아키하바라에 가서 Rental Wi-Fi 라는 업체에 가서 한 달간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하고 바로 오사카로 가는 걸로 정했었다.
(여기서 조그마한 Tip 입니다. 저는 일주일 여행을 다녀오고 일주일 한국에 있다가 다시 일본에 갈 예정이었던지라 거의 한 달 가까이 대여가 필요했었는데 Rental Wi-Fi 라는 업체는 한 달에 6,750엔 정도에 빌릴 수 있었습니다. GP-06L 모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여행 이후에 라쿠텐에서 빌리는게 조금 더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또 다른 여행기에서 ..)
▲ 당시 홈페이지에서 캡쳐했던 자료입니다. 14박 15일부터 1달간 6,750엔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호텔에서 받으려고 했었는데 이럴 경우 배송비가 왕복으로 들어서
아키하바라 본점에 가서 받고 나중에 공항에서 보낼 때 편도 배송비 금액만 같이 결재했었습니다.
아무튼 첫 날에는 그렇게 정했고 호텔은 내가 오사카에 가면 거의 항상 묵는 호텔인 츄오 계열의 호텔로 결정했다.
오아시스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직원이 있어서 이번에는 셀레네 호텔에 묵기로 했다. 저렴한 가격에 정말 좋은 퀄리티를 제공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무척 기대했었다.
둘쨋 날은 오사카에서 썬더버드를 타고 카나자와에 갔다가 카나자와를 둘러보고 호쿠리쿠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 갔다가 도카이도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오는 일정이었다.
(이 일정은 첫 날의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반대로 되어버렸다)
셋쨋 날은 SL 을 타는 날로 정했다. 카페를 통해 SL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큐슈를 가지 않는 일정이었던지라 SL 히토요시 이외의 것을 찾아야 했었는데 반에츠모노가타리가 운행 중인 것을 알고, 위험하지만 고오리야마로 가서 아이즈와카마츠로 가서 SL 을 타고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넷쨋 날은 홋카이도로 가는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도쿄에서 하코다테로, 하코다테에서 삿포로로, 삿포로에서 오타루 관광을 하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오는 .. ;;;
다섯째 날은 삿포로에서의 관광날이었다. 삿포로에서 비에이로 갔다가 비에이에서 후라노로 그리고 다시 삿포로로, 마지막엔 하마나스를 타고 하코다테로
여섯째 날은 다시 도쿄로 내려와서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 도쿄역을 돌아다니다가 신요코하마에 라멘박물관에 들렀다가 다시 도쿄로 돌아와서 선라이즈 세토에 올랐다.
일곱째 날은 타카마츠에서 오카야마, 오카야마에서 신오사카, 신오사카에서 도쿄로 돌아왔다. 신주쿠, 아키하바라에서 쇼핑 좀 하고 호텔에 들어와 뻗었다.
여덟째 날은 귀국일, 무거운 짐을 끌고 버스를 타고 도쿄역에 가서 미리 예약해놓은 게이세이 리무진 버스를 타고 나리타공항행, 그리고 돌아오는 아주 .. 짧지만 길고 무서운 일정이었다.
오랜만에 적어보니 가물가물해서 사진 폴더를 뒤적였는데 다시 그 때 사진을 보니까 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 한여름에 안그래도 나처럼 덩치 큰 사람이 그 날씨에 저렇게 돌아다녔던 걸 생각하니 가히 대견스럽기까지하다.
이 여행기가 언제 종료될지 모르겠고 철도에 관한 이야기가 많지도 .. 무엇보다 내가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카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아서 내 흔적을 조금 남기고자 이렇게 여행기를 시작해본다.
첫댓글 넷째 날은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네요. 하루만에 도쿄->삿포로를 철도로 간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요...여행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열차에 앉아서 창밖도 바라보고 주전부리도 먹고 사진도 찍고 심심하면 음악도 듣고 영상도 보고 .. 시간이 금방 가더라구요. 피로는 조금 쌓이긴 하지만 그 때도, 지금도 정말 즐거웠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