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우일모'의 겉뜻은 아홉 마리의 소 가운데서 뽑은 한 개의 털이라는 말로,
많은 것 중에 가장 적은 것 또는 매우 큰 것에 비해 아주 작은 부분을 의미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것의 가치를 강조하거나,
큰 문제 속에서 사소한 부분을 지적할 때 비유적으로 사용한다.
이 사자성어는 기전체 역사서의 효시로,
역대 정사의 모범이 됐던 史記(사기)의 저자 司馬遷(사마천)이 남긴 글에서 유래했다.
사마천은 당시 최악의 조건 속에서 이 책을 저술했는데, 그의 비극적인 사건과 관계가 있다.
시대적 배경을 보면,
한무제 때 역사를 기록하는 태사령으로 있던 사마천이 친구를 변호하다 생식기 절단의 궁형(宮刑)을 받게 된다
사마천이 치욕을 견디며 삶을 선택한 것은 사서를 완성하라는 부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비극적 사건의 배경을 보면,
李陵(이릉)이란 장군은 북방에서 날뛰던 흉노를 수차례 무찔러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중과부족으로 적에 사로잡히고, 적장에게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대로한 무제가 이릉의 가족을 참하고 죄를 추궁할 때, 사마천이 홀로 변호에 나선다.
그는 이릉의 과거 전공과 인품을 이야기하며 무제의 처사가 심하다고 상소한 것이다
사마천은 결국 궁형을 받음으로써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사마천은 이때의 심정을 친구에 보낸 ‘報任少卿書(보임소경서)’에서 밝히는데,
여기서 '구우일모'의 성어가 나온다.
‘만약 제가 형벌에 복종하여 죽음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숱한 소들의 몸에서 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격이니 땅강아지나 개미의 죽음과 무엇이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假令僕伏法受誅 若九牛亡一毛 與螻蟻何以異] (가령복복법수주 약구우망일모 여루의하이이)
<출전: 최웅, 이야기 고사성어>
구우일모(九牛一毛)는 단순히 작은 것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큰 문제 속에서 사소한 부분을 지적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이는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이루는 데 필수적인 자세다.
이 사자성어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큰 흐름속에서 작은 부분의 의미'에 대한 성찰일 것이다
비록 개인이 기여하는 바가 매우 작아 보일지라도, 그것이 완전히 의미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작은 노력이 쌓이고 모여서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음을 잊지 않는 태도가
우리의 일상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작은 노력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여정에서 흔들리지 않는 정신적 귀의처를 찾아 나가길 기원해 본다.
고전에서 배워 현대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