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 가장 포토제닉한 배우
사진기자로 20년 가까이 일하다 보니 참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월간지와 주간지, 거기에 일간지 경력까지 더하여 많은 사람들의 생활과 사는 얘기, 그들의 생각들을 듣고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몇몇몇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기도 했고 또 몇몇은 인터넷 검색순위에 오르내리며 그들을 알고 있는 주위사람들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만들었다. 그리고 또 몇은 더욱 빛나는 자리에 올라 쉽게 만나거나 얘기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이도 있다. 그렇게 많은 부류의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나 몇 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연예인들의 주위에 있었고 그들의 현장에 있었고 또한 주된 피사체도 그들임은 물론이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그러니 집안에 배우가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회가 되면 나와는 형제이고 배우인 동생도 이곳에다 소개할 기회가 있을 듯 싶다.
사진기를 잡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터뷰어보다는 인터뷰이가 되는 횟수가 늘어난다. 물론 사진보다는 배우를 주로 대상으로 촬영하는 사람이기에 더욱 그럴 것 같다. 그런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 ‘어떤 배우가 가장 포토제닉하냐?’ 는 것이다. 물론 인터뷰뿐만 아니더라도 일반인에겐 궁금한 질문일 것이다. 난 그때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배우 심은하’라고 말해왔다. 그는 내가 알고있는 몇 안되는 프로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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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_씨네21/ text_
손홍주 / 구성_
네이버영화
심은하, 가장 포토제닉한 배우
↑ 1996년 2월, ‘한국의 배우’ 인터뷰를 위한 스튜디오 촬영컷
그를 처음 본 것은 주간지 기자로 그가 문화방송 22기 공채탤런트로 데뷔를 앞둔 1993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수수해 보이면서도 당차고 엷은 미소를 지녔으면서도 힘이 넘치는 모습으로 유난히 빛나던 그 모습만으로도 미래의 스타를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씨네21>로 회사를 옮긴 후 그를 다시 만난 곳은 1995년 9월 한 화장품CF 촬영장에서 였다. 헤드폰을 쓰고 촬영에 열심이었던 그가 특유의 미소로 반겨줬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 기억도 개인적인 기억이지만 말이다. 나는 그의 현장이 항상 궁금했다. 되도록 그의 모든 것을 촬영하고 싶었다.
↑ 1995년 9월, 한 화장품 광고촬영현장에서
영화 <본 투 킬>, <인터뷰> 등. 배우 심은하가 출연했던 더 많은 영화가 있겠지만 내가 직접 현장을 보고 촬영한 사진을 위주로 보여주고 싶다. 표지를 위한 촬영을 포함한 모든 촬영의 매 순간마다 그는 항상 새로웠고 수줍었다. 그와 함께 과감함과 파격이라는 전혀 다른 모습도 지니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배우다. 어떤 느낌인지를 그는 미리 알고 있는 배우였다.
↑ 1995년 10월, 영화 <본 투 킬> 제작 발표회.
↑ 1995년 11월, 영화 <본 투 킬> 촬영현장 - 배우 정우성과 심은하
↑ 1996년 2월, ‘한국의 배우’ 인터뷰를 위한 스튜디오 촬영컷
↑ 1997년 11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현장 - 배우 한석규와 심은하
↑ 1999년 11월, 영화 <인터뷰> 촬영현장 - 배우 이정재와 심은하
↑ 1999년 12월, 영화 <인터뷰> 촬영현장 - 배우 권민중과 심은하
↑ 2000년3월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 이정재와 찍은<씨네21>245호 표지
특히 1997년 9월의 표지촬영에서 보여준 의상과 표정은 내가 그를 기억하는 내내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촬영하면서 그렇게 먹먹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한 호흡이 된 듯 완벽한 호흡을 느꼈다고 하면 과장일까.
↑ 1997년 9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개봉을 앞두고 촬영한<씨네21>121호 표지.
가장 기억에 남는 심은하의 사진이다.
그렇게 빛나는 시절을 뒤로하고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떠나 아내와 엄마로 지내고 있다.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 중에는 그의 컴백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다시 돌아오건 아니면 평생 조용한 행복 속에 있건 그것은 그의 자유이리라. 배우로서의 자리와 지금의 자리 중 어느 것이 더한 행복인지를 따지는 일도 그의 자유이리라. 그렇지만 그는 아직도 빛나고 있다는 것이다. 팬들의 마음에, 영화에, 지금의 그 자리에서 조차도. 배역 속 인물인 정다슬로, 정수하로, 김다림으로, 이춘희로, 이영희로 기억되기보다 심은하라는 배우, 그 이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 2000년 3월,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두고 촬영한 인터뷰 사진.
첫댓글 청순가련 형으로 나왔었던 어느 드라마가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