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시기와 책 읽기
저는 차를 마시면서 세가지를 생각합니다.
마음다스리기, 건강한 몸 갖기, 우리문화와 만나기...
어찌보면 막상 차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차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사람과 과거를 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보는 거죠.
하지만, 그 자체로도 가까이 둘만한 가치가 있는 듯합니다.
차, 그 안에 마음, 몸, 자연, 문화가 다 녹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차맛을 작정하고 맛본 지는 이제 겨우 1 년이 넘을까말까 한 듯합니다.
차이름조차도 생소하고 모든 것이 새로운 것들이었는지라
책을 통해 열심히 배워보고자 했지만
아둔한 머리는 도무지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올해 2004년에 발간되었던 책을 그 이름이라도 올려보고자 합니다.
눈에 제 눈에 띈 것들만 구입했던 터라 좋은 책들이 많이 빠졌으리라 봅니다.
다른 분들의 소개말씀을 부탁드려봅니다.
우리차세계의차 - 최성희 / 중앙생활사 / 2004.2.25 / 12,000
차에 관련한 책들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최성희 교수의 "우리차 세계의 차 바로 알고 마시기"란
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차에 관한 종합요약개론서라 할 만합니다.
책의 구성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세련되게 한 것도 마음에 들거니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는 교수님답게
직접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접근방법으로
차를 분류하고 각 성분에 따른 효능에 대한 설명이 좋습니다.
차의 유래로부터 차의 분류, 제조,맛의 성분,향의 성분,
효능, 이용방법, 즐기는 방법, 차와 다구 고르기, 세계의 차,
세계의 차 풍습, 현대인을 위한 건강차까지
두루두루 요점을 콕콕 찝어내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초 2002년에 출간되었던 책인데
올해 새단장을 하고 출간되었길래 올렸습니다.
중국의차문화 - 왕총런(김하림,이상호 역) / 에디터 / 2004.6.20 / 18,000
중국이란 땅 참 넓습니다.
중국의 무엇무엇 할 때 "의"라는 말을 접할 때마다
한국, 작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물리적인 크기입니다.
하지만 그 물리적인 크기 안에서
줄이고줄여도 쉽게 다가서기 힘든 크기임은
부정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중국차를 마시며,
운남이니 사천이니 복건이니
주워들을 때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람?
경기도하고 경상도 거리인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아서인지
명차라 불리는 차도 많습니다.
차를 마시는 법도 또한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중국의 차문화'
이 책 또한 그 출발점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중국차의 윤곽을 그려보는데
도움이 많이 될 듯합니다.
한국의 차문화 - 김운학 / 이른아침 / 2004.5.25 / 16,000
올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쁜 일 중에 하나가
이른아침에서 '다유락 선고다인 총서' 출간되었다는 것입니다.
년초에 전라북도 정읍에 있는 찻집에서
현암신서로 나온 김운학의 '한국의 차문화'를 보고 싶었는데
그 책이 꽃단장하고서 다시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저자는 승려이면서 국문학을 전공한 학자이시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역사속에서
불교와 문학을 함께 보는 것은 당연한 노정이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차가 빠질 수도 없겠죠.
그에 걸맞게 이 책도 석굴암으로부터
중국, 우리나라, 일본의 역사 속에서 나타나는
불교의 禪과 茶의 관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학자이셨던만큼 고증도 꼼꼼히 챙기시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일본의 엄격한 의식을 가진 다도의 기원을
우리나라의 궁중차에서 찾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정에서 차를 마실 때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였고
그에 따라 마실 때쯤이면 이미 식은 맹탕이 되어버린다는
푸념도 있었다고 하네요.
그 궁중차가 일본의 현재 다도 성립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추정이지요.
그리고 사원차와 일반사람들이 마시는 차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간략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부록으로는 초의의 다신전과 동다송, 육우의 다경을 풀어놓았습니다.
금당다화 - 최규용 / 이른아침 / 2004.5.25 / 17,000
제목이 참 멋들어지고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금당은 저자 최규용의 호입니다.
비단으로 깔아놓은 집이라도 되나요.
아마 저자의 茶心이 비단처럼 고운 것이었을 것같습니다.
이야기도 비단처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멋스럽게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막힘이 없이
오랜 지인에게 이야기 하듯 술술 풀립니다.
느끼기에 마당발인 듯합니다.
궁금한 것을 그냥 참고 넘어가기는 어려운 성격인 듯도 하고요.
초의의 출생지를 찾기 위해 남도를 구석구석 찾아 헤맵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상품화된
백운옥판차에 대한 추적과정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자와 교유를 했던 많은 다우들에 대한 설명에서는
애틋한 정이 새록새록합니다.
임어당, 벌벅, 노신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차와 관련된 문장들을 보는 것도 별미입니다.
차의 전래며, 차의 산지, 차의 종류,
각 나라의 끽다비방도 즐겁게 합니다.
차에 대한 용어 정리도 참고가 될 만 합니다.
초의선사의 다신전도 중간에 풀어두었으니 덤이라 생각합니다.
부록으로는 육우의 다경이 있습니다.
동다송 - 김대성 / 동아일보사 / 2004.6.30 / 27,000
동다송은 우리나라의 다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거의 유일한 책인 듯 합니다.
차와 관련된 책이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죠.
이번에는 김대성의 동다송입니다.
저자는 오래 전에 상중하로 된 차문화유적답사기를 펴내기도 하였습니다.
오랜 관록으로 동다송을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입니다.
동다송의 원본은 전하지 않고 여러 필사본이 전해지고 있다는데
그 중에 송광사에 보존되어 전해진 다송자의 필사본을 텍스트로 하고 있습니다.
다송자라는 다인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앞머리에 있습니다.
동다송에 대한 자세한 풀이와
동다송에 인용되는 중국의 고사들을 낱말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도 풍부하고요.
책의 절반가량을 동다송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중국의 차문화와 한국 차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작이다, 역작이다 하는 말들을 이 책을 보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도고전 - 윤병상 / 연세대학교출판부 / 2004.9.1 /10,000
대학교 시절 미션스쿨인 이유로 기독교개론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교수님은 뜻밖에도 불교에 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고,
금강경에 대해 이야기하시고, 반야심경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차에 대해서도 언뜻 이야기하신 듯 합니다.
하지만 그 때만해도 전혀 차에는 관심이 없던터라 흘려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봉선사에 가서 월운스님이 주시겠다는 차도 거절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나이가 드셔서 몸이 편치 못하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그 교수님이 다도고전을 출간하셨다는 소식엔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였습니다.
차신전 / 동차송 / 차경
차에 관해 공부를 할라치면 빠질 수 없는 성전과도 같은 세권의 고전에 대한
간단한 해설집입니다.
책은 표지부터 깔끔합니다.
내용도 군더더기 없이 원문에 음을 달아놓고 해석, 그리고 단어 설명,
한자의 음과 훈을 달아 보기 편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茶를 읽는 방법으로 특이하게 '차'로만 발음하십니다.
여러가지 설은 이야기되고 있지만 사람에 따라 '다'로도 읽히고 '차'로도 읽히는
혼란스러움이 해결되니 좋습니다.
한국인과 차 - 정동주 / 다른세상 / 2004.12.1 / 30,000
저자는 2003년에도 '한국차살림'이란 책을 펴냈던 작가입니다.
며칠 전에 구입한 것으로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
목차를 보니 한국차살림의 개정증보판으로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풍부해진 자료들과 많은 사진자료들.
2004년은 이 책으로 마감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茶道니, 茶藝니, 茶禮니 하는 말들을 다 버리고 '차살림'이란 말을 씁니다.
큰목차를 보면
1. 차와 차살림론
2. 차의 기원
3. 차의 역사
4. 한국 차살림과 일본 다도의 관계
5. 한국의 차와 찻그릇의 세계
6. 차의 덕과 계율
7. 차살림의 실제와 미래
8. 동다문화론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홍차 - 염혜숙 / 김영사 / 2004.9.7 / 5,900
김영사에서 큰 맘을 먹었습니다.
'잘~먹고잘사는법' 시리즈를 내기로 하고
얼마전에 53권을 한꺼번에 내놓았습니다.
법이라고 해서 법률서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먹고 잘 살아라' 53권중 홍차는 52권입니다.
11개 파트로 나우어 101개 꼭지를 매달았습니다.
짤막한 꼭지로 차의 기원에서부터
홍차와 함께하는 화려함,
종로에 위치한 홍차 전문점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설명해놓았습니다.
세계의 차 중에 80%가 홍차라니 어쩌다 유럽여행이라도 가게되서
설록차를 달라든가 철관음을 달라든가 무이암차를 달라고 하면
좀 뜨아하게 쳐다보겠죠?
전통차허브차 - 최성희 / 중앙생활사 / 2004.1.20 / 10,000
저자는 최성희입니다.
우리차세계의차 바로알고 마시기라는 좋은 책을 썼었죠.
전통차.
우리 역사속에서 살아있는 차이기도 하고,
우리의 자연이 선물한 꽃과 과일들로 만든 차이기도 하죠.
하지만, 서럽게도 커피며, 탄산음료며, 여러 현대음료로 인하여
전통차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 대용차라고도 말합니다.
녹차를 대신하여 마시는 차란 뜻인 듯합니다.
'너도차'과에 속하나요?
비교열위에 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보다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줘야 할 것 같은데, 아쉽기만 합니다.
허브차.
장흥에 가끔 가보았습니다.
허브,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차지한 것 같습니다.
봉평에 가고 싶은 것도 이효석의 메밀꽃보다도
허브농장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니까요.
'전통차허브차 한잔에 담긴 건강마시기'
차를 만드는 방법과 그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홍차이야기 - 박광순 / 다지리 / 2004.3.26 / 8,000
경제학자인 박광순의 차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유럽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차가 빠질 수 없었다 합니다.
사교를 위한 대화의 차로서도
근세로 넘어오는 길목에서
독립전쟁과 아편전쟁을 부른 것도 바로 홍차였죠.
동양의 차에 대한 지식은 일본의 것에 머무는 듯한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글의 문체도 조금은 구식인 듯하여
어색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마음맑은 우리 꽃차 - 송희자 / 아카데미북 / 2004.6.5 / 10,000
수박 화채에 동동 띄운 얼음 속에서
한 송이 국화꽃이 피고 있다면...
즐거운 상상이죠?
꽃차를 마시고 그 꽃을 얼음틀에 얼립니다.
화채에 띄우는 것이죠.
100여가지가 넘는 꽃들이 찻잔속에서 피어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피어난 꽃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향기를 전해줍니다.
저자 송희자는 그 꽃들로
꽃차를 만드는 방법을 전해줍니다.
마치 꽃 도감인 듯한 착각도 해봅니다.
처음 들어보는 꽃들이 페이지마다 피어납니다.
무관심하게 스쳤던 꽃들이 전해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만드는사람들 - 최성민 엮음 / 김영사 / 2004.5.25 / 15,900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자연의 도움과 더불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땀흘린 덕분입니다.
차를 기르는 사람.
차를 만드는 사람.
차를 파는 사람.
차를 마실 그릇을 만드는 사람.
차를 마실한 공간과 찻상, 다포, 다식을 만드는 사람들.
우리의 차살이(이 책에서는 '차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를 위해
지금도 어디에선가 땀을 흘리고 있을 사람들을 찾아나서서
그들의 육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겸손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차인들이
생각과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나
이 책도 자칫 그 범주안에 갖힐 위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한정된 지면상의 제약일 수도 있고
직접 경험한 차인들로 한정하고 싶은 욕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이 책은 생생합다.
다른 차 관련 서적들이 도식적인 구성으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려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 책은 현재의 차살이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과거가 현재에 오롯이 살아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가보고 싶어집니다.
시골 장터에서 몇 봉지 되지 않는 차를 파는 할머니에서부터 지허스님까지.
수많은 세월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찻잔을 만들기에 가마를 지피는 사람들.
차살이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찻상 덮개를 만들고,
찻수저 하나 만드는 일에도 혼신을 다하는 사람들.
차 한 잔을 마시며
어느 것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음을 새긴다는 것.
그 것은 단지 차 한 잔에 그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역사속의 우리 다인 - 천병식 / 이른아침 / 2004.4.29 / 15,000
이른아침에서 다도 관련 책이
세권이나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었죠
다유락총서로 한국차문화와 금당다화가 재출간되었고
천병식의 "역사 속의 우리 다인"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코엑스에서 열린 티월드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책을 만지작거렸습니다.
김운학의 한국차문화는 손에 넣었고
나머지 책은 만지작만지작하다가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교보의 장바구니에 집어넣어놓고
주문키를 누를락말락 하다가 부산으로 가게되었습니다.
부산지하철안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인터넷교보문고의 북로거로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때문이었습니다.
그 인터뷰끝에 인터넷교보문고에서 선물로 준비한 책 중에
들어있는 "역사 속의 우리 다인"을 행여 다른 사람이
집어갈까봐 벼락같이 달려들어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우습습니다.
그렇게 될려고 사는게 망설여졌던가 봅니다.
신라시대의 고운 최치원으로부터
초의, 다산, 효당, 한재, 청평거사, 고산, 목은,
율곡, 추사, 사명당, 운곡, 사계, 백운거사,
소치, 나옹, 포은, 우암, 매월당, 점필재 등의
일대기가 여러 자료사진과 함께 실려있는 책입니다.
그들의 소신있는 삶과 함께
그들이 즐긴 풍류의 삶과 함께
그들의 곁에는 차 한 잔이 있었죠.
고민도 생기더군요
그들을 만리유배시킨 정적들도
개인적인 야욕으로 민심을 어지럽힌 자들도
차를 마셨을테니까요.
청명한 아침 이슬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하였던가요.
한 잔의 차를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는 茶詩를 몇 편 남겼다 하여
茶人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차가 사람을 맑게 하는 것일까요.
맑은 사람이 차를 찾는 것일까요.
어리석은 질문인가요.
아무튼
역사 속의 우리 다인,
이 책으로 역사속의 인물들을 다시 한 번 보고
그들이 지녔던 사상과 그 사상이 충돌해야했던
사회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게 볼 만한 책이었습니다.
다불 - 정찬주 / 렌덤하우스중앙 / 2004.4.30 /8,500
오월들어 첫 날, 九華佛茶를 마셨습니다.
중국의 4대 불교 성지중의 하나인 구화산에서 난 햅차 우전녹차였다.
마침 "정신세계"에서 발행하는 월간 "WELL-BEING" 5월호에 실린
구화산과 구화산을 불교성지로 만든 신라스님 김교각 스님에
대한 글도 곁들여 볼 수 있었습니다.
신라의 왕족으로 중국에 건너가
시인 이백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황제로부터 금인을 하사받을 정도로 이름을 떨쳤고
현재까지도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 구화산에서 난 차는 그 신라스님이
중국으로 갈 때 솔씨, 볍씨, 삽살개와 더불어 가지고 간
신라의 차씨를 가져가 심은 것이라 합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하던 차에 신간 소설을 뒤적이다보니
"茶佛"이란 제목이 눈에 띄어 설명을 보니 그 신라스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죽은 후 3년뒤에 보니 몸이 썩지 않고 그대로 있어
등신불로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을 받으면서도
금지차로 이름 붙은 차를 심고 가꾸고 차를 만들며
차를 수행의 근본으로 삼았으리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어져 다불이 된 듯하다.
소설 "다불"은
신라에서 왕족으로 태어나
권력다툼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분차이로 맺어질 수 없었던 연인 낭낭을 뒤로하고
낭낭이 선물한 삽살개와 더불어 중국으로의 구도여행을 떠나
구화산에서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 외삼촌들, 낭낭 등과의 옛 인연들을
佛緣으로 승화시키며,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전에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을 행하는 신라스님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2005년이 함께 하길...
이제 2004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옛문화에 대한 발걸음을 자주하고,
차도 직접 따보고 비벼도 보고 씹어도 보고,
그렇게 흘리는 땀 속에서 자연과 이웃의 아름다움과 정을 더욱 새롭게 느끼는
한 해는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모든 분들이
한 해에 있었던 일 잘 마무리하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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