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어리버리공주입니다.
카페이벤트로 받은 내 여자친구는 여행중을 훌러덩 헤치우고..
서평을 써볼까 했는데 어쩌다보니 멜랑꼴리한 잡문이 되버렸네요..
먼저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라서;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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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함부로 정의 할 수 없는 단어
여행이란 무엇인가? 일반적 정의는 ‘집을 떠나 즐거움을 즐기기 위해 어떤 곳을 가는 것’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간단하게 정리되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마음역시 없다. 사랑이나 행복과 같이 무형적인 것은 아니지만 물어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대답할 것이며,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두들 경험하고 느낀 바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답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나의 삶에서 여행을 다녀온 전과 후로 나누어 봤을 때 그것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임’ 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어디선가 돈이 떨어진다면 뭘 할까? 여행 전에는 무슨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거나 뭐 이런 대답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는 구체적이 되었다. 10만원이 생기면 부산에 갈꺼고, 100만원이면 동남아, 500만원이면 유럽이나 호주 등지로 2~3개월 여행, 1000만원이면 세계여행, 1억이면 증권투자로 돈 굴리면서 가고 싶을 때마다 여행을 간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은 지금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살짝 바람이 불어도 퍼져나갈 민들레 홀씨처럼 여행중독증이라고 불러도 좋을 유랑벽을 가지고 있으며, 여행에 홀릭되었다고 보기도 좋기에 전생에는 보헤미안형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에 하늘과 비행기와 좋은 풍경에 가슴 설레거나 혹은 가고 싶어 울상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중독증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다녀온 이라면 모두의 마음속에 피어나는 독감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나의 <내 여자친구는 여행중> 속에서도 비슷한 인물인 행아 언니가 등장한다.
(나보다 나이가 많기에 언니라고 불러본다. 또 여행에 관한 점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있으므로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바이다.)
행복한 아이, 행아언니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공연무대 기획을 직업으로 가지고 씩씩하고, 프로페셔널하게 살아가는 32살로 이름에 ‘행복한 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행아 언니.
꿈속에 나온 베네치아 때문에 여행병이 도지고 자신이 좋아했지만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경우와의 이별 때문에 이번 여름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갑자기 걸려온 경우의 전화에 생뚱맞게 아일랜드로 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한 행아는 결국 휴가를 내는 사건을 지르고 만다. 여기에는 유럽여행중인 오랜친구 태호의 영향도 크다.
(아아~ 참 부럽기도 하여라... +_+)
여행이 뭐가 좋냐는 태희와 완전 부러워하는 어리어리한 26살의 스텝인 은수의 배웅을 받아가며 영국과 아일랜드, 그리고 결국엔 태호가 있는 곳까지 가게 된 행아의 여행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여행 가봤어? 안 가봤음 말을 하지 말어~
공연기획을 하는 책의 주인공 행아 언니에게 여행에 대해 물어본다면 개그콘서트의 생활의 달인 김병만처럼 ‘안 가봤음 말을 하지 말어~’라는 말을 내뱉을 것 같다. 모두가 다 알고 있을 H 투어나 M 투어에 근무하시는 전문가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라’로 여행의 달인은 되질 않을까 싶다.
실제로 전문가 두 분이 인터뷰 한 것을 보았는데, 한 분야에 대해 3시간 이상 떠들 수 있다면 ‘달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여행 한번쯤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3시간 이상 떠드는 건 기본 아닐까? 나 같은 경우엔 유럽여행에서 돌아온 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엄마한테 하루 서너 시간씩은 거뜬히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선 나도 달인? ㅋㅋ
더 놀라운 것은 여행에 대해서만 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의 한 부분에서 써 있던 것과 같이 다른 지역에 대해 관심도 생기게 되어 글로벌 인재이자 세계전문가로 거듭나기도 하고, 영어의 중요성을 모르다가 뒷통수 제대로 맞고 한국에 돌아와 스피킹에 투자를 하여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게도 된다. 언젠가 또다른 일탈을 꿈꾸며 생활비를 아끼며 절약의 달인이 되기도 하며,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블로깅을 해 찍사의 달인 및 파워블로거로 거듭나기도 한다.
여행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끝없이 많은데 행아 친구 태희처럼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외치는 분들에게 외치고 싶다.
‘여행 안 가봤죠? 그럼 말을 하지 말아~!!’
나는 행아 언니가 부럽다. 아니, 여행가는 모두가 부럽다.
책을 읽는 내내 행아 언니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는 무작정 떠난 것과 유럽에서의 여행 모습, 두 번째는 편지를 보내주는 태호,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아흐아흐.. ㅠ-ㅠ 지금의 나는 어느 것 하나 가진 것도 없고, 여행갈 상황도 아닌지라 무지하게 속이 쓰렸다.
사실은 행아 언니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캐리어 혹은 커다란 배낭과 함께 서 있는 그들의 모습만 봐도 울컥울컥 부러울 뿐이다.
그리고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플랜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다음 여행은 어느 한 도시나 국가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것이다. 파리나 스위스가 좋을 것 같다. 그 곳에서 여행객이 아니라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 그들처럼 생활을 해보는 것이다. 장을 보고, 서점에 가고, 단골 카페와 음식점을 만들고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가끔씩 내가 쓸 편지를 읽게 될 누군가에게 경호처럼 타지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적어 보낼 것이다.(혹여 못 찾아낸다면 나 자신한테로 보내는 수밖에;; -_-)
혹시 행아 언니 나이 즈음에 여행을 간다면...
미래 뭘 하고 살지 모르겠지만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나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일까?
총평 ★★★★★ - 100% 넘는 동감과 여행병을 앓았던 사람은 주의바람!
이미나 작가님이 울고 웃는 감동적인 사랑 에피소드를 다룬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을 알고 있기에 <내 여자친구는 여행 중> 역시 그런 부류의 책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웬걸? 끊어 읽기 아쉬운 가벼운 소설류였다. 덕분에 책을 흡수하듯이 2시간도 안되어 해치우고 말았다.
하지만 책을 읽었다는 뿌듯함보다 여행병이 도져 시름시름 앓았다는 후문이다. 독서한 날은 지나치게 푸른 하늘과 흰 양떼구름이 가득한 날씨였기에 부작용이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100% 넘게 동감할 D-8부터 시작해 여행에서 보여준 행아의 이야기들, 유럽으로 당장 달려가고픈 귀여운 일러스트와 중간중간 곱사리 껴있는 여행에 관한 짧은 글들, 태호가 행아에게 보내는 편지내용까지...
보고 있노라면 당장에 떠나고 싶은 마음에 하늘만 쳐다보고 저가항공 싸이트를 뒤져보고 있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재발하게 될 여행병을 고칠 방법을 찾은 후 책을 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지도.....?
첫댓글 작가가 주인공 이름을 참 잘지엇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행아.....^^
맞아요 행복한 아이... 아, 사람은 이름 뜻대로 산다는데 아쉽게도 제 이름은 행복과 거리가 머네요~
재발하게 될 여행병을 고칠 방법은 여행을 다녀오는 것 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오면 병이 더 깊어져서 온다는 이상한 병 ㅠㅠ
정답입니다~ 그리고 여행병의 말기는 있지만, 죽지는 않는게 불행 중 다행이겠죠 ㅋ
저는 저 책을 안읽는게 도움이 될듯,,,ㅋㅋㅋ
ㅋㅋㅋ 동감 입니다..
저도 저 책을 읽으면 당장이라도 떠나야 될 것 같아서 안읽어야 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요즘 여행 가고 싶어 병날라 그러고 있거든요 헤헤~
저 책 뿐만 아니라... 여행코너에 있는 책들 몽땅 읽으면 큰일난다죠~~ ^^ 저두 당분간 자제하려고 합니다
이런 멋진 후기를..+_+
에헷! 감사요 ㅋㅋ 제가 좀 글빨이 좋아요라고 자뻑하고 있는 1인 ㅡㅡ;;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가는 내용이 참 많죠. 단순한 여행기? 소설? 정도로 생각했다가 꽤 좋은 책이며, 코드가 맞는다면 아주아주 훌륭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
에헤~ 맞아요 ^^ 여행책 치고 안좋은 게 없는 것 같아요
후기가 넘 멋져요~~자칭이 아니라 타칭 글빨 좋으십니다 ㅋㅋ 처음 몇장 읽다가 바빠서 못봤는데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군요^^*
과찬이세요... 자꾸 띄어주심 문창과 가겠다고 허세부릴수도 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