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fe 작당21 :::::::::::::::::::::::::::::::::::::::
손님 : [작당(作黨)21]이라는 상호에 어떤 내용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주인 :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면 장사가 잘 될까 싶어서요,
손님 : 하~하~하~ 농담을 잘 하시네요, 뭔가 다른 뜻이 있을 것 같은데요?
주인 : 찻집이니까 우선 장사가 잘 되어야 하겠습니다만 그 외에 조금 의미 있는
----- 일을 같이 하고 싶었습니다.
----- 작당(鵲堂)이라는 이 동네 이름에서 힌트를 얻었고 같이 어울려서 작품을
----- 만들자는 뜻으로 지을作자에 무리黨자를 쓰게 되었으며 더불어 재미있는
----- 21세기를 작당 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보았습니다.
-----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될수 있겠지만 문화를 매개로 도시와 농어촌이
-----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창작을 통해 변화에 기여해 보겠다는 발상이
----- [작당21]을 열게 된 동기이자 이곳을 지켜가는 배경입니다.
손님 :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주인 : 그럴까요, 그럼 저의 개인적인 말씀부터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특별한 것은 없어요, 단지 제가 여럿이 함께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 아주 좋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산과 들,바다가 참 잘 어우러진 부안 땅의
----- 변산반도를 주목하게 되었죠, 그렇게 이곳과 정이 들고 여기에 살고 싶다는
-----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성장과정이나 생활이 농어촌을 너무나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감히
----- 엄두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 그러다 방법을 찾은 것이 경치 좋은 곳에 찻집을 열고 이곳 농어민들과 함께
----- 도시에서 오는 손님 그리고 가슴이 통하는 재주 좋은 친구들과 간혹 판 벌려
----- 놀아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원칙과 의욕만 앞서 소규모의 도서 전시,시낭송회 등의
----- 행사를 해 봤습니다만 연락처를 남기고 갔던 손님 몇 분만 엽서통지를 받고
----- 찾아 오셨을 뿐 이곳 농어촌 사람들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 나름대로는 열심히 홍보를 했었는데.....
----- 도시와 농어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통해 예술과 생활이 하나되고
----- 자연과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창작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위한
----- 변화에 기여 해 보겠다는 이상향은 철부지의 환상에 불과했다는 자책과 함께
-----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겹쳐 실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손님 : 그것은 농어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도시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주인 : 그 당시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지키고 저는 서울에서 왕래를 했었죠,
----- 이곳 작당21에 미쳐서 장사를 등한시 하다보니 사업도 많이 기울었거니와
-----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힘들기도 해서 이곳을 포기 해야겠다는 생각도
----- 얼마간 했었던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저에게는 젊은시절 자영업으로 돈을 벌고 자유로운 창작활동도 할 수
----- 있다는 기대로 화방(미술재료장사)을 시작 했었지만 사업이 커가면서 도저히
----- 시간을 낼 수가 없게 되자 결국은 창작에 대한 꿈을 접었던 아픔이 있습니다.
----- 그 실패를 또다시 거듭할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해 아예 서울살림을 정리하고
----- 내려와서 지금까지 이렇게 지키고 있습니다.
손님 : 그럼 이제는 창작활동을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시지 않았나요?
주인 : 저는 해박한 지식과 고도의 기술로 표현된 깊이 있는 작품만이 가치가 있다고
-----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으로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가벼운
----- 창작활동도 더불어 변화를 모색 하려는 나름의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또 한편으로는 창작예술분야가 일방적인 수직구조의 한계에 도달하고
----- 특정인들의 이해와 엄숙주의에 의하여 대중과의 소통이 거의 단절되고
----- 고립되어있는 예술계의 현실은 풀어야 할 당면과제이기도 합니다.
----- 그래서 비록 작은규모라 할지라도 자발적인 관객 참여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 수평구조의 질서가 확립 된다면 그때에 같이 어울려서 해볼 생각입니다.
----- 관객들이 거리를 느끼는 진보적이고 독립성향이 강한 예술분야일수록 그러한
----- 질서를 더욱 필요로 한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손님 : 잠깐!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말씀이 창작예술이 경계 해야 할 "포퓰리즘"
----- (대중인기영합주의)을 간과하고 지나가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인 : 잘 지적 하셨습니다. 간단하게 대답하지요, 그것은 의식의 문제이지 질서나
----- 형식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포퓰리즘"의 논리가 숭고한 가치로 포장해
----- 고급 상품화 할려는 특정 예술인이나 기획자들의 음모를 정당화하기 위한
----- 이기적인 수단이 되어서는 않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은 창조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평가 하는 것은
----- 다소 무리가 있는 억지해석으로 보는 것이 저의 시각입니다.
손님 : 말씀을 조금 더 해 주시겠습니까?
주인 : 이야기의 방향이 좀 달라진 것 같군요,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예술가들이 기술계발과 자아성찰을 통해 앞장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선도적
----- 자세도 중요하지만 수평구조의 활동을 통해 일과 놀이, 휴식이 균형을 이루는
----- 사회변화를 위한 노력 또한 예술인이 지켜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계층이나 지역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노력들이 더 나아가 예술과 생활이
----- 유리된 지금의 삶을 극복하고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길을 찾는 일이며
----- 예술가들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는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손님 : 전반적인 토대이자 근대사회를 이끌어온 예술질서에 대한 부정 아닌가요?
주인 : 그것은 아닙니다. 저는 어떤 진보적인 사회활동이나 혁신적인 예술활동도
----- 대안 또는 혁명적이라고 보지 않아요, 보충적인 시각에서 보고 있습니다.
----- 마당놀이가 지니고 있는 전통의 질서 속에 서구중심의 근대적 가치를 수용하고
----- 다 같이 참여하는 놀이를 통해서 "도시와 농어촌""예술과 생활""자연과 사람"이
----- 소통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작품의 모티브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 그래서 지금은 농한기철에 이곳의 어부,농부들과 어울려 풍물을 같이 배우고
----- 때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곳에 이곳을 찾는 재주꾼들이 참여 하는 공연을
----- 주선 해 주기도 하면서 우선은 생활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마디 더 할까요? 바다가 넓고 깊은 이유는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는
----- 말이 있지요, 민초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 속에서 다원화사회로 가는 미래의
----- 희망을 찾자는 노력이 [작당21]을 지켜가는 이유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손님 : 지역사회에 소금 같은 [작당21]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항상 기원 하겠습니다.
----- 그리고 저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인 : 짧지 않은 시간 좋은 질문과 함께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좋은 인연으로 간직하시고 가까운 분들께 많은 선전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좋은글...잘 읽었습니다. 손님으로서 땡기는데요~ㅎㅎ 언제 한번 가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