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은 시인) 다리를 주무르면서 어머니에게 못한 것을 늙은 아내에게 하고 있네요. 두 가지 스토리로 시를 엮어나가는 솜씨가 일품입니다. 왜 그땐 "인자 되얐다 고만 혀라" 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을까요? 그런데 "소년이 된 할아범' 옛날 어머니에게 속죄를 하듯 오래오래 할멈 다리를 주무르고 있군요. 나는 이런 시를 읽으며 노시인의 말 부리기의 유연성을 배웁니다. "할아범이 된 소년"이렇게 쓰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소년이 된 할아범"이라고 화자 자신을 표현할까요? 안도현이 따랐던 시인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