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신문에서 2002년 이상문학상 발표가 있었다.
여성작가이고 문집을 낸 적이 없는 신인이며
`80년대 윤??씨 이후 신인이 상을 타기는 처음이라했다.
내 기억으로는 그 윤??라는 분의 작품이 바로
[어둠 속 기억의 저편]이다.
나는 작가가 불의의 사고로 이미 세상을 뜬 후인
1998년 1월에 그 책을 접했다.
벌써 4년 전 일이 되버렸다.
그때는 서울경마장에 다닐 때였고
누나네 집인 은평구 갈현동에서 Parasite처럼 살았다.
전철로 출근을 할 때여서 늘 1주일에 두 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때도 어느 일간지에 그 작품에 대한 어느 제자의 글이 실려있었다.
작가는 고교 국어교사였었던 것이다.
난 호기심에 그 소설을 교보문고나 영풍문고같은 대형서점에 가서 사려했으나
매일 보는 그 서점-늘 창가에 김이 서려있는-에 가고 싶었다.
아기자기한 꾸밈이 좋았다.
나이 지긋이 먹은 주인에게 사정얘기를 했다.
그러자 1주일 뒤에 오라한다.
난 꼭 그 책을 사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1주일이 참 길었다.
그리고는
조금은 빛바랜 그래도 새 책을 만질 수 있었다.
솟아오르는 희열...서점주인에게 고맙다고 수도 없이 말하고
달려나왔다.
밤을 새워 책을 읽다가 새벽에 일어나려니 쉬운일이 아니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서술한 문체가 참 편했다.
2월 말에 인사발령이 나서 제주에 왔다.
전처럼 책읽는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차 뒷좌석에 두고는 가끔, 아주 가끔 읽었다.
5월이 되자 거의 읽었는데 정말 오랜시간이 걸린것이다.
개국기념식에 좀 늦게 도착했다.
이미 식은 끝나있었다.
후배들을 태우고 시내에 뒷풀이 장소로 데려다주었다.
그때 컴교에 다니는 한 YL이 책을 빌려달라했다.
난 쾌히 승낙했다.
그리고는 그 책을 볼 수 없었다.
그 YL은 [학]을 그만 둔것이었다. -_-
11기 용철에게 부탁해서 알아보라 했더니
자기는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T_T
딸기를 무지 좋아한다는 YL이었는데 이제는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책도 이렇게 어두운 어둠 속 기억의 저편에서 나를 찾고 있을까?
고등학교 때 이문열씨의 [젊은 날의 초상]이후 두 번째 잃어버린 책이 되었다.
지금과 같은 때인 4년 전의 갈현동.
내 조카인 유진이가 태어난 갈현동이고
둘째인 유리가 만들어진 갈현동이다.
그리고 단 하루의 아주 이쁜 기억이 있는 동네.
갈현 초등학교에서 좀 더 북쪽으로 가서 길건너 우로 돌아서
다시 좌로 가면 내가 살던 그 빌라가 눈에 선하다.
지금도 갈현서점과 그 하이츠 빌라가 잘 있을까?
또 하나의 가족 학
* 항상 사랑하며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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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서점에서 산 [어둠 속 기억의 저편]
詩的自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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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1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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