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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의 '맷돌' 이해하기
구약시대의 생활과 맷돌
성경을 읽으면서 본문에 등장하는 단어를 본문이 말하는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 의미의 범주를 적용하여 읽는 성도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서는 2000여 년 전의 일들을 기록하는 것들로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사회,문화, 지리, 역사적으로 다른 상황에서 기록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 가지 풍습이나 풍물, 사물 등 당시의 배경을 이해해야 성경 본문이 말하려는 바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이번 연재에서는 ‘맷돌’을 예로 들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맷돌은 생활 속에서 사용하기에는 비효율적인 물건이요, 단지 옛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 역할을 할 뿐입니다. 저에게 맷돌에 대한 경험은 어린 시절 명절에 할머니 댁에 갔을 때 광에서 꺼내 곡물을 가는데 사용되었던 도구로 즐거운 잔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조금만 더 옛 시대로 돌아가 보면 맷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음식을 만들 때 자주 사용하던 도구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맷돌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의 이해와 다릅니다. 맷돌은 도구 그 자체일 뿐 아니라 많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인들의 생활필수품이었던 맷돌
성경시대 맷돌은 생활필수품이었습니다. 곡식에 물을 부어 끓이거나 삶아 먹는 문화가 아닌 밀과 보리를 맷돌로 갈아서 가루로 만든 다음 반죽하여 주식인 빵을 만들어 먹는 문화였기 때문입니다(창16:8, 사47:2, 렘7:18). 출애굽하여 광야생활을 할 때에도 맷돌은 만나를 가는 도구였습니다(민11:8)
(민11:8) 백성이 두루 다니며 그것을 거두어 맷돌에 갈기도 하며 절구에 찧기도 하고 가마에 삶기도 하여 과자를 만들었으니 그 맛이 기름 섞은 과자 맛 같았더라
(사47:2) 맷돌을 가지고 가루를 갈고 너울을 벗으며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
생명과도 같았던 맷돌
▲ 이스라엘 Dagon 박물관에 전시된 구약시대의 맷돌 모습
하나님께서는 모압 평지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광야 2세들에게 모세를 통해 말씀하실 때에 맷돌 전부나 위짝을 전당잡지 말하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맷돌을 전당잡는 것은 생명을 전당잡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신24:6) 사람이 맷돌의 전부나 그 윗 짝만이나 전집하지 말지니 이는 그 생명을 전집함이니라.
이처럼 맷돌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명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렇다면 성경 속에서 ‘맷돌소리가 적어지거나, 끊어지는 마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경시대에는 아침, 저녁 두 끼를 먹었는데(왕상17:6)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밀이나 보리를 가는 맷돌 소리가 들리는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성전에서도 아침과 저녁에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대상16:40, 대하2:4, 13:11, 스3:3). 그렇기에 맷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이나 집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왕상17:6) 까마귀들이 아침에도 떡과 고기를, 저녁에도 떡과 고기를 가져왔고 그가 시냇물을 마셨으나
항상 아침저녁으로 번제단 위에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되 여호와의 율법에 기록하여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대로 다 준행하게 하였고(대상 16:40)
(대하 2:4) 이제 내가 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여 구별하여 드리고 주 앞에서 향 재료를 사르며 항상 떡을 차려 놓으며 안식일과 초하루와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절기에 아침저녁으로 번제를 드리려 하오니 이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규례니이다
(라 3:3)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여 제단을 그 터에 세우고 그 위에서 아침저녁으로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며
솔로몬은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라고 심판을 경고하면서 “맷돌질하는 자가 적어지고(전12:3)”,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전12:4)”을 경고합니다.
또한 예레미야 선지자는 하나님을 떠난 남유다 백성들에게 “맷돌소리가 끊어지게 하리라(렘25:10)”는 하나님의 경고를 전하였고, 사도 요한도 계시록에서 힘센 천사가 세상을 심판할 때에 ‘맷돌소리가 결코 다시 네 가운데서 들리지 않으리라(계18:22)’고 경고합니다.
지금까지 성경에서의 맷돌의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성경에서의 맷돌은 단순한 도구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몸의 양식을 공급하는 특성으로 '생명'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약에서 나타나는 맷돌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살펴본 맷돌과 연자 맷돌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에 빠진다는 것의 의미
신약성경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연자 맷돌에 대한 이해를 한 후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깊은 바다에 빠뜨려 지는 것이 나으니라(마18:6, 막9:42, 눅17:2)”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생각해 봅시다.
연자 맷돌은 짐승을 부려서 곡식을 찧거나 감람열매를 부수어 기름을 얻을 때 사용하는 큰 맷돌로 가정용 맷돌의 10배 정도의 효율이 있습니다. 다만 가정마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부자 집에 있는 연자 맷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가정용 맷돌이 평상시에 생활가운데 매일 사용하며 볼 수 있는 것이고 연자 맷돌 또한 마을의 이곳저곳에 있어 연중 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믿는 소자를 실족하게 하는 것은 연자 맷돌을 매고 바다에 빠져 죽는 것과 같은 정도의 의미로 ‘죽으라’는 표현을 간접적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연자맷돌은 짐승이 끌어야 할 정도로 큰 맷돌로, 이를 메고 바다에 빠진다는 것은 시신도 찾을 수 없는 무서운 형벌을 의미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일반적인 생활 속에서 연자 맷돌을 볼 때마다 생각났을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 깨달을 수 있는 풍물이나 풍습을 통해 정확히 깨닫게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이 말씀은 당시 배경을 알고 생각하면 더욱 두려운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아무리 악한 사람, 나무에 달려 죽임을 당한 자라고 하더라도 해가 지기 전에 무덤에 묻어주어야 합니다(신21:23, 수10:26).
(신21:23)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 날에 장사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
(수10:26) 그 후에 여호수아가 그 왕들을 쳐죽여 다섯 나무에 매달고 저녁까지 나무에 달린 채로 두었다가
그런데 연자 맷돌을 매고 깊은 바다에 빠진 사람은 시신을 건져 낼 수 없어서 장례를 치뤄 줄 수 없습니다. 죽음 이후의 삶을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어린아이 하나를 실족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임을 깨닫게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했던 맷돌이 생명을 해하는 도구로 바뀔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에게 이와 같은 형벌을 없었으나 주변 수리아나 로마는 대역죄나 신성모독을 하였을 경우 이와 같은 형벌을 가했습니다. 이 말씀의 배경이 되는 갈릴리는 로마를 대항해 독립하려는 유대인들이(열심당) 살았고 로마군에게 잡혀 이러한 형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말씀을 듣는 유대인들은 어린아이를 실족하게 한 것과 자신들이 목격한 적도 있는 이러한 극악한 사형집행을 같은 위치에 두었다는 것에 놀랐을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수에 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말씀입니다.
맷돌을 갈며 식사준비를 하던 두 사람, 하나만 데려감을 당한다면
맷돌과 관련되어 예수님께서는 ‘두 여자가 매를 갈고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한다(마24:21)’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매를 갈고’는 ‘알레도(갈다)와 뮐론(맷돌질 하는 장소)’을 번역한 것으로 맷돌이 가동되는 장소에서 가루를 만들과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방앗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성경시대에는 특별한 장소가 아닌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매일 가정에서 가족(집안의 여자들, 어머니와 딸)과 함께 맷돌질 하다가 한 사람은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한다는 말씀인데 함께 신앙하던 가족이 함께 데려감을 당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괴로운 상황일까요?
지금까지 현대를 사는 우리가 경험했던 맷돌의 의미와는 다른 맷돌의 성경적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경 본문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각자 나의 삶의 경험 속에 인식된 정보들을 바탕으로가 아니라 최대한 성경시대의 배경을 바탕으로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가 기록된 성경과 약속의 성취로 오셔서 구원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끝으로 성경은 맷돌을 사람들의 생명이라고 말합니다. 몸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맷돌로 가루를 만들어 빵을 만들어 먹었기 때문입니다. 몸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맷돌이라면 이 시대 영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맷돌과 같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좀 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묵상하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는 성도가 되 시길 소망합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