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승진설 돌았지만…“이건희 회장 와병 중 적절치 않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제투데이 김지성 기자] 삼성그룹의 2015년 사장단 인사에서 오너 일가 3세의 승진은
없었다.
삼성그룹은 1일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승진 1명, 전보 7명 등 총 11명에 대한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로 내정된 전보 인사를 제외하고는
오너가에 대한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사를 앞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설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에 따른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루 빨리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관측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실제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부터 삼성의 경영을 진두지휘 하지 못한 6개월여 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을 대표해 글로벌 스킨십 경영 강화에 앞장서
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실적 개선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취임 이후 지난 3분기 7797억원의 매출과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그룹의 인사원칙에 따라 이부진 사장의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경우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또 다시 승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에 대한 승진인사는 없었다.
이는 삼성그룹이 변화를 서두르기보다는 현
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조직의 안정을 다지는 쪽을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중에 오너가 3세의 승진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 삼성그룹은 당초 우려와 달리 큰 차질 없이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이는 '관리의
삼성' 특유의 잘 짜여진 경영 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을 불안정하게 만들 정도로 인사 폭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김종중
전략1팀장(사장) 등이 자리를 지키는 등 변화가 없었다.
실제 이날 인사를 발표한 이준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결정된 바 없다”며 “이건희 회장 와병 중에 이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을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3명의 사장
승진 인사와 함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사장단의 보직 변경 인사를 통해 내실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원표 사장을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전략실장으로 보임하고, 박상진 사장은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7명의 사장의 보임을 새롭게 바꿔 현장경험과 풍부한 연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어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도 이번 주
안으로 각 회사별로 마무리해 확정·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