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점프 능숙한 14세… 신지아 ‘피겨 꽃길’
J세계선수권 2위, 16년 만에 메달
김연아의 최연소 기록도 갈아 치워
1위에 겨우 0.54점 뒤져 아쉽지만
작년 J그랑프리 3위 등 일취월장
신지아가 18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프리에서 136.63점으로 1위를 차지한 신지아는 총점 206.01점으로 이사보 레비토(미국)에게 0.54점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트위터
피겨스케이팅 싱글 유망주 신지아(14·영동중)가 ‘피겨 여왕’ 김연아(32) 이후 16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올랐다.
신지아는 18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2022 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출전 선수 24명 중 제일 높은 136.63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9.38점을 받았던 신지아는 합계 206.0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신지아에게 0.54점 앞선 이사보 레비토(미국·206.55점)가 차지했다. 신지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레비토에게 뒤진 3.12점을 뒤집지 못했다.
신지아의 메달은 김연아 이후 16년 만에 나왔다. 김연아는 2005년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2006년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2008년 3월 19일생인 신지아는 14세에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시상대를 밟아 15세에 메달 세리머니 포디엄에 섰던 김연아보다 더 빠르다. 신지아는 경기를 마친 뒤 “연아 언니 이후로 16년 만에 메달을 딴 것 자체가 정말 기쁘다”며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했고 생각지도 못한 은메달을 따 놀랍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메달을 딴 이후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은 여자 싱글에선 2017년 임은수(19)가 기록한 4위다. 남자 싱글에선 같은 해 차준환(21)이 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신지아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녀 선수 76명을 통틀어 최연소다. 여자 싱글에 출전한 독일의 올레시아 라이(22위)가 신지아와 출생연도, 생일까지 같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개최 시점을 기준으로 전년도 7월 1일 이전 현재 13세 이상 19세 미만 선수들이 출전한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많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이번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
신지아는 지난해 9월 폴란드에서 열린 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에 이어 183.41점으로 3위를 했다. 고교생, 대학생 언니들과 경쟁한 올해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 다소 늦은 8세에 문화센터에서 피겨를 처음 접한 신지아는 고난도 기술을 빠르게 익히며 성장했다. 신지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측은 “부산 출신인 지아는 피겨를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을 왔다”며 “평소에 말이 많은 성격은 아니지만 피겨에 대한 열정은 크다”고 했다.
안소영 ISU 국제심판은 “신지아는 피겨에 유리한 신체조건인 긴 팔과 다리를 갖고 있다. 스스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어린 나이에도 정확한 에지를 사용하는 등 기술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신지아는 이번 대회에서 스텝시퀀스(레벨3)를 제외한 모든 비점프 요소에서 최고 수준인 레벨4를 받았다. 트리플(3바퀴) 점프를 모두 뛰는 신지아는 현재 트리플 악셀(3바퀴 반) 점프를 연습 중이다.
신지아와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한 윤아선(15·광동중), 위서영(17·수리고)은 각각 4, 5위를 했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