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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얕고푸른바다
1. 예전에 삭제했던 이유 = 이 해석의 전편에 해당하는 글(안읽어도 상관x)이 자게가 닫히면서 열람 불가능으로 바뀜
2. 다시 재업하는 이유 = 자게가 열림&나잇 컨셉 궁예 중 피터팬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3. 그 안읽어도 되지만 할튼 자게에 존재 하는 글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p0T/45418857
안읽어도 이 해석을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X
어떤 글은 첫 문장을 적을 수 없어서 지워진다. 지금 내가 쓰려고 하는 해석 글이 그렇다. 오랫동안 '써봐야지 써봐야지' 하다가 죽을 뻔 한 글. 해석은 질문에 답하는 일이다. 남들이 많이 궁금한 것에 대해서 대답하는게 좋을텐데 그게 잘 안됐다. 결국 나만 궁금했던 이야기를 써놓은 꼴 밖에 안됐다.
방탄소년단의 청춘 2부작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서치해봤다. 가장 큰 질문은 결국 '정확히 누가 죽은거야?'일 것 같다. 내 질문은, 그리고 이 글이 그러모은 대답은 이것이다. '왜 죽으려고 한거야?'
청춘 2부작이다. 다음 앨범에서 butterfly를 부를 사람들이 뮤비에서는 '자살'한다고?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왜 죽는 것일까. 그 너머에는 '그 죽음의 의미가 뭘까'라는 질문이 있다. 각 멤버가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것을 암시하는 지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선에서 끼워맞춰본다고 한들, 부정확한 해석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나의 질문에 충실하고자 한다.
1. 세 가지 텍스트 '인셉션', '화양연화', '나비'
방탄소년단의 이번 텍스트를 해석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컨텐츠는 영화 <인셉션(크리스토퍼 놀란, 2010)>이다. 처음엔 팬들의 추측에 지나지 않았던 이 해석은 이번 티저에 #NonJeNeRegretteRien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으면서 기정사실화 되었다. 에디트 피아프의 이 노래는 인셉션의 중요한 장치로 사용된 적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꼽자면 당연히 영화 <화양연화(왕가위, 2000)>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명칭이 'papillon' 즉 나비로 확정되면서 대충 해석을 위한 컨텐츠가 거의 밝혀졌다.
영화 인셉션과 화양연화, 그리고 상징(symbol)으로써 나비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공유한다.
나비 : 생→죽음→부활
인셉션 : 실패한 현실→꿈→성공한 현실
화양연화 : 사랑→이별(연습)→사랑
나비는 (애벌레)로 살다가 죽고(번데기) 다시 살아나는(변태) 존재다. 기독교에서는 나비를 그래서 에수의 은유로 사용하기도 했다. 태어나 고난 받으시고(생) 십자가에 한 번 못박혔으며(죽음) 7일 뒤 다시 깨어났기 때문이다(부활). 프시케 신화도 마찬가지다. 에로스와 사랑하고(생) 에로스를 의심했기 대문에 그의 사랑을 잃었고(죽음) 고난을 통해서 다시 그의 사랑을 되찾는다(부활).
인셉션 역시 코브의 첫번째 실책- 꿈 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져 아내인 멜과 꿈 속 시간으로 꿈에서 50년을 생활. 그것 때문에 현실감을 잃어버린 아내를 위해서 '이 모든 것은 꿈이다'라는 인셉션을 실행했지만 현실조차 꿈으로 인식한 멜이 자살, 이후 코브의 모든 인셉션에서 멜이 방해물로 나타나는 것- 이후 새 인생을 살려는 노력-인셉션 팀을 꾸려 성공한 뒤 아이들에게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 있고 그 노력이 성공, 다시 아이들 품으로 돌아가는 내용이다. 결국 인셉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코브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행복을 찾아간다는 플룻을 가지고 있다.
화양연화의 큰 줄거리는 양조위의 배우자와 장만옥의 배우자가 서로 외도를 한데서 시작한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사랑은, 사랑을 포기함으로 인해서 달성된 것이다. 애초에 배우자의 외도 때문에 만난 두 사람을 지탱하는 것은 '그들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배우자들이 한 외도가 아니라 정말 사랑을 하려면 '헤어져야'만 한다. 그들의 사랑이 육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점은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한 때로 기록됨과 동시에 동시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가장 불행한 한 때로 작동할 것이다. 장만옥은 영화에서 늘 주문처럼 양조위에게 중얼거린다. '우리는 그들처럼 되지 않아요. 우리는 그들과 달라요.' 그래서 입만 떼도 눈물부터 흐르는 이별을 그들은 내내 연습한다. 그들의 사랑은 이별이 이루어준 것이다.
나비의 구조에서 죽음(번데기)는 부정적이지 않다. 인셉션에서 죽음(킥) 역시 부정적이지 않다. 화양연화에서 사랑의 죽음(이별 연습) 역시도 부정적이지 않다. 이 메타포를 부스러기처럼 주워모으면 결국 영상 내에서 멤버들의 죽음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인셉션에서 죽음이 결국 킥의 은유에 지나지 않았듯, 이 뮤직비디오 안의 죽음도 사실 어떤 것의 은유는 아닐까.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 될 수 있다.
'대체 죽은 것은 무엇인가?'
2.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의 속성
죽음의 가장 큰 특성은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이다. 죽으면 끝이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죽음은 곧 돌이킬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인간이 살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것. 그건 시간이다. 특히 노화다. 신형철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이라는 사건의 가장 확실한 팩트는 생로병사다.' 어떤 인간도 어른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어른이 된다. 유년시절은 돌이킬 수 없다. 도저히 복구불가능 한 것, 그래서 우리는 어린 시절을 죽은 것이라고 말해도 된다. 나를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했던 그 모든 특징들의 죽음.
화양연화의 영상에 랭보의 시가 쓰였다니, 랭보의 유명한 편지 구절 하나를 언급하고자 한다. '자기 영혼을 알게되면 시긴은 그것을 가꿔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괴한 영혼을 만드는 것이다...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한 논리적 착란에 의해 '견자'가 되는 것이다.'랭보는 이를 실험하려고 모든 감각들과 형상을 '파괴'하고 '해체'한다.
신형철의 <스토커(박찬욱, 2012)> 평론을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온다. (스토커는 스포일러를 할 순 없지만 기괴한 방식으로 한 소녀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신형철은 이 영화에 대해 스릴러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성장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 그 편지에서 랭보는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기괴한 영혼"을 만들어 "미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다짐한다. "왜냐하면 나는 타자이기 때문입니다. 놋쇠가 깨어났더니 호른이 되어 있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내 안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 감각의 착란을 통해 그를 불러낼 수 있다. 시는 바로 그가 쓰는 것이다,라고 랭보는 적었다. 나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감각의 착란'이 인디아가 자신이 '타자'임을 인식하는 과정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인디아가 랭보의 편지를 읽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녀가 깨어났더니 살인자가 되어 있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 구절을 이렇게 바꾸어본다면 어떨까.
『"기괴한 행동을 통해서 성장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다짐한다. "왜냐하면 나는 청춘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깨어났더니 어른이 되어 있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어린 나와 다 자란 나는 다르다. 결국 내 안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기괴한 행동을 통해서 그를 불러낼 수 있다. 우리의 노래는 그렇게 쓰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랭보의 편지를 읽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년이 깨어났더니 성인이 되어 있다면, 그것은 비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소년이 깨어나는 과정, 가장 눈부신 시간을 지나가는 과정. 모든 청춘이 성장한다면 이들의 죽음을 우리는 성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흔히들 성장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매우 아름다운 것,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간 자들이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그 때 좋았지'란 얼마나 나이브한 표현인가. 성장은 늘 고통을 수반한다.
앞서 말한 스토커의 평론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성장은 살인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을 먹어치우고, 그것으로 내 안의 타자를 일깨운 다음, 삶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을(실제적으로건 심리적으로건) 떠난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몇몇 고비들을 특정한 어떤 사람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면서 통과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살인자고 자발적 기억상실자다.』
프롤로그 영상에서 다시 I need you 뮤직비디오까지, 이야기의 가장 큰 플룻은 '고통받는다-기념한다'다.(혹은 죽는다-기념한다)일 수도 있다. 수많은 방식으로 고통받는 모습과 한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서로 즐기고, 사진을 남기는 영상이 크게 교차된다. 우리가 이 영상에서 슬픔을 느끼고 마는 까닭은,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우면서 처연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상징하든간에, 그래서 한 사람의 자아 속에서 살아숨쉬던 유년기의 많은 모습이든, 혹은 그 때 당시에 만났던 소중한 사람이든 모두가 결국은 삶의 단계로 나아가려고 그들을 떠나본 바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저한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것은 성장의 유보다.
3. 죽음을 유보하는 아이들, 피터팬
'성장시'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피터팬이다. 피터팬은 깃털이 달린 원추형의 모자, 칼라 끝이 둥근 플랫 칼라, 단이나 소맷부리가 지그재그로 커트된 허리길이의 상의, 무릎길이의 바지 등 어떤 패션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I need you 활동 당시 무릎 길이의 바지를 보고서 피터팬을 떠올린 것은 내가 망붕이라서는 아닐 것이다ㅋㅋㅋ
I need you의 가사는 끊임없이 사랑을 포기하고 버리고자 한다. 성장으로 굳이 치환한다면, '자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정신 상태를 우리는 피터팬 컴플렉스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피터팬은 사실 제임스 베리의 성인 소설 <작은 하얀 새>의 일부 내용이다. 피터 팬의 모태격인 베리의 작은 하얀 새가 사실상 성인들을 위한 소설이었다는 점을 제외해도 피터의 존재 자체가 가지는 모호함은 그저 '생기발랄한 어린이용 인물'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을 내포한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이 전체적으로 생기발랄한 청춘을 위한 앨범처럼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도 제임스 베리의 형 데이비드 베리의 죽음이 그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데이비드 베리는 그가 14살 되기 딱 하루 전에 죽는다. 데이비드의 죽음은 그를 무척 사랑했던 어머니를 끝없는 우울로 몰아넣는다. 어두운 방안에서 제임스를 잊은 채 죽은 데이비드의 환영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어머니로 인해서 제임스는 우울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머니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형처럼 휘파람을 불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어머니는 열 세살 데이비드를 영원히 잊지 못했고 제임스 베리는 쓸쓸한 유년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다. 제임스 베리는 삶의 단계로 나아가려고 어머니와 형을 자연스럽게 버려본 바가 없다. 제임스 베리의 유년시절은 형의 죽음에 갇혔다.
이런 삶의 궤적은 그의 작품인 <작은 하얀 새>에서 피터팬이라는 역할에 그대로 반영된다. 피터팬은 사실 죽은 데이비드의 현현이다. 피터팬은 네버랜드의 아이들을 이끄는 것 외에도 유모차에서 떨어져 죽은 아이들을 묻은 켄싱턴 가든의 수호신 역할도 한다. 죽은 데이비드의 현현인 피터 팬이 또 다른 죽은 아이들을 위한 안식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환상 속의 소년이 죽은 아이들과 연계된다. 이것이 피터팬의 가장 주된 정서다. 피터팬의 네버랜드에서 사는 '잃어버린 아이들'은 소설 속에서 '모두 유모차에서 떨어진 아이들, 유모차에서 떨어진 채 일주일이 지나도록 부모의 품에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로 나온다. 즉, 이미 죽어있는 아이들인 것이다.
피터팬은 불쌍한 반쪽이며 이승에도 저승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다. 독자가 피터에게서 찾는 것은 사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성장에 대한 두려움)이나 유년시절의 상실로 인한 고독함을 불식시키는 환상의 체현이다. 하지만 동시에 독자는 피터의 유령성과도 마주하게 된다. 피터가 가지는 불안정하고 모호한 아이덴티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피터팬에게 이어 죽음은 '늘 존재하는 것'이다. 피터팬이 죽음과 생 사이에 서있는 존재라는 것은 극 중 어느 누구도 피터팬을 만질 수 없는 것으로도 증명된다.
피터팬의 성장유보서사는, 그래서 결국 우리는 모두를 한 번은 보내야 한다는 메시지는 사실 웬디가 현실 세계로 돌아갈 때가 아니라 후크가 자살을 택할 때 드러난다.
후크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닌 다 자라버린 피터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크가 피터와의 마지막 싸움에서 갑작스럽게 그토록 두려워하고 벗어나고자 했던 악어의 입 속으로 뛰어들어버린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후크 선장은 자신과 격렬하게 싸우다 문득 무심하게 피리를 불고 있는 피터를 본 순간 모든 싸움을 포기해버린다.
후크의 자살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후크가 피터를 통해 성취하고자 했지만 결국 성취할 수 없었던 것은 무엇인가?
후크 선장은 피터를 통해 실재를 직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피터팬은 후크 선장 자신의 메울 수 없는 결핍이다. 피터 팬만 처치하면 자신의 결핍은 메워질 것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결핍 없는 존재로 가정 된 피터팬 마저 결국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한 결핍된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후크 선장은 피터의 무심한 태도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후크 선장이 피터팬을 물리치고 네버랜드를 장악하고자 했던 것, 즉 후크가 피터를 통해 메우고자 했던 것은 그의 잘려져 나간 오른손, 어른성(adulty) 대한 대체물이다. 피터를 제거함으로써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그의 어른성(adulty)은 사실상 피터에게도 부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화양연화의 청춘들은 각오해야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나는 나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낼 의무가 있다(nevermind).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죽어야 한다.
그 죽음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4.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우리는 늘 떠나야 한다. 익숙한 것들과 다정했던 날들과 아꼈던 사람들과 그 모든 것들을 사랑했던 내 마음과 이별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청춘은 그런 것이다. 세상에 공짜 성장은 없다. 고통없는 죽음이 없듯이.
감히 추측하건대, 30일에 발표될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도 사실 I need you와 온도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UN 이전에 썼던 글이라 이런 문장이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울 것 같고,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게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들의 음악이 그 모든 고통을 기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죽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추하게 기억할 필요는 없다.
I need you를 보고서 눈물짓던 많은 팬들의 밤이 아마 행성처럼 떠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몇몇 고비들을 특정한 어떤 사람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면서 통과한다.'
우리가 눈물짓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살인의 시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족~
1. 처음에 시작할 때 신형철의 말로 시작했으니, 신형철의 말로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부정확한 사랑의 폐허로 보이겠지만,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변명할 수는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2. 심심하면 I NEED YOU 뮤직비디오를 돌려보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누가 누구를 죽였느냐, 어떤 멤버들끼리 페어를 이루고 있느냐가 아니라 랩몬스터가 거울에 썼던 단 한 문장이었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3. 이 뮤직비디오가 정말 인셉션에 기반했다면, 어떤 사람의 꿈이냐보다 어떤 문장을 '인셉션'할 것인가가 사실 더 중요한 문제였으리라 본다. 그래서 저 문장이 무척 밟혔던 것 같다.
4. 2015년 11월에 썼던 글이니 진짜 오래 묵은 글이다.
5. 이런 문장을 쓴 적이 있다. ' 해골, 피, 석류, 장작, 머리카락, 노을, 겨울, 눈 따위를 늘어놓고 이것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은유하는 방식으로 썼다.' 사실 방탄소년단의 이번 화양연화 연작도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덕분에 다양한 해석들이 많이 나왔고 그걸 읽을 수 있어서 참 기뻤다.
첫댓글 여시 이글도 이전글도 다 정독했어요. 보는 내내 울컥울컥했어 공감도 되고 새로운 표현도 많아서 글 읽는동안 심심한지 모르고 재밌게 읽었어! 나도 내 생각을 이렇게 멋지게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사고도 말주변도 다 단순해서 이렇게 글로 풀어낼 생각도 못하는데 부럽다 여시!!!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해요!!
정독했어 여시글 보고 나니까 화양연화 시리즈가 또 다르게 보여 ㅠㅠㅜ잘 읽었어!!!
마저 내일 읽을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