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애 님에 대한 몇 가지 정의
첫 번째) 출신 방송국을 뛰어넘어 오로지 실력만으로 인정받은 성우.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성우가 되는 길이 방송국 공채시험 밖에
없고, 합격을 한다 해도 입사하는 방송국에 따라 해당 성우의
활동영역과 인지도의 유무가 결정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속성우 일때는 물론이고 프리랜서가 된 이후에도 KBS, MBC처럼
규모가 큰 공중파 방송국이자 성우의 수가 많은 곳은 소속 방송사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고, 타사로의 진출도 용이
합니다. 투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이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타사 진출은 상대적으로 힘들어도 활동에
무리는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방송국 성우 분들의 경우
'홈그라운드의 이점'이라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자사보다는
다른 방송국으로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가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지미애 님이 아닌가 합니다.
올해로 데뷔하신지 20년 되셨고, 오랜 경력에 비해 출연작품은
다소 적은 듯 싶지만(역시나 방송국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마법소녀 리나'의 아멜리아, '포켓 몬스터'의 이슬이처럼
귀엽고 발랄한 소녀, 아가씨 역할에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완벽하게 소화해 내시는지라 나름대로 미애님의 목소리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두번째) 사랑에 빠진 소녀의 달콤한 목소리
라고 하고싶네요^^
목소리가 워낙 곱고 이쁘셔서 이기도 합니다만, 미애님에게는
좀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할까요. 후르츠 바스켓의 '아라'
같은 경우는 사뿐사뿐 보드라운 풀밭 위를 걸으며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사랑에 빠진 여자는 아름다운 법이죠~
애정을 듬뿍 담아 '대협아~♡'라고 부르는걸 보면 대협이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라의 마음이 완벽하게 느껴진답니다.
(물론 그게 대협이 본인에게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의;
공포일지라도 말이죠^^;)
체포하겠어의 '단순미'도 미애님이 맡았기에 더욱 빛이 난
캐릭터가 아닌가 싶네요. 이 작품의 주인공 두 명이 캐릭터부터
성우까지 (노한나-정미숙님, 민호영-최덕희님) 그야말로 초특급
울트라 스펙타클; 했기에 처음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다른
캐릭터들에겐 관심이 적었답니다. 그러나 미애님이 맡은 순미는
작고 귀여운 푼수인지라 경찰스럽지 않은 성격과 외모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또 색다른 매력이더군요. 미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나
호영을 짝사랑하는 순진순정남 도일을 짖궃게 놀리는 장면에선
순미라는 캐릭터를 지대로; 살려주고 계신다고 느꼈답니다.
세 번째) 한계가 없는 성우 in 후르츠 바스켓
우연히 투니버스를 통해 보게 된 '후르츠 바스켓'.
이 한편의 작품에서 미애님은 20년 넘게 성우 생활을 해오며
쌓아온 역량과 내공을 모조리 보여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에 맡으신 역할은 '송아라', 나이는:대협이 나이+2살
변신 전후의 확연히 달라지는 성격과 목소리가 압권이었죠.
(평상시 : 대협아♡~ / 변신 후 : 대협아아아아아아아!!)
온천 여주인이자 이주 엄마 역할에서도 양면성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셨는데요. 몸이 약해 요양을 하고있다는
가을이의 설명처럼 병약한 모습의 힘없는 여주인의 목소리에서
느닷없이 터져나오는 '죄송합니다아아아아아~~!!'는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같은 대사였다고 할까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엄청난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셔서 감동+놀라움의 연속
이었죠. (만약 후르바 후편 애니가 있다면 저 대사를 이명선
님과의 듀엣으로 꼭 듣고싶습니다!)
그 다음엔 왕자님 유진이를 너무 좋아해서 1년 먼저 태어난
사실이 한이 되어버린 프린스 유진 팬클럽 회장 '강유리'
나이는 : 유진이 나이+1살. 아라의 평상시 모습에서 좀더
강해졌다고 할까요. 평범한 캐릭터는 아닙니다만 미애님이
소화해 내시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네요.
철없는 회원들을 통솔하다 보니 역시나 철없는 회장
입니다만^^;
그리고 후르바에서 언급하지 않고서는 안되는 캐릭터 하나.
후르바 버젼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라 할 수 있는
비운의 여인 김소희. 출연분량은 매우 짧고 대사도 얼마 안되지만
후르바를 본 시청자들의 가슴에서, 뇌리에서 잊혀지지 못할
인물로 남았던 건 들을때마다 울게 만드는 소희(지미애님)의
대사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미안해..준석씨..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듣는 순간 가슴 속으로 사무치던 저 한마디는 미애님의
목소리를 통해 대사가 아닌 아픔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애절한 아픔으로...
소희 역할말고도 초단역으로는 수정이 엄마 김금순 여사가
있는데요. 이미 작고하신 분이라 소희만큼이나 출연분량은
극히 적지만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명언이었죠.
특히나 그중에서도 "수정이는 수정이답게-" 라는 대사는
딸을 아끼고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말이었기에 미애님의 연기력에 또 한번 감탄했답니다.
더이상 이보다 더 감동적인 연기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죠. 미애님이 보여주신 최후의
비장의 카드는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꼬마소년 '송한솔'.
어리고+키작고+건방지고+손윗사람을 자기보다 아래로 보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주로 손정아님이 맡아오시던 캐릭터인데
이마저도 느무 잘 어울리시더군요-_ㅠ 미애님 목소리가
한솔이 그 자체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후르바 한편만으로도 지미애님의 모든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이것이 비롯 [애니원표 극악의 중복캐스팅]의
산물일지라도 그걸 뛰어난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지미애님이 계셨기에 비판은 잠시 접어두고 미애님의 목소리
속으로 다시금 빠져들고 싶어집니다.
오래오래 목소리로 함께 할수 있기를^^
첫댓글 맞아요 맞아요!! 100% 공감이에요!! 제일 먼저 좋아하게된 성우가 지미애님이였을테니..[왠 추측?]오래오래 목소리로 함께 하고 싶어요!!!
키르아 대략 충격이었다는...
정말 연기력도 좋으시고!! 좋아요.. ㅠ_ㅠ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예를 들어 자세히 소개해주신 글도 아주 멋집니다...글 잘 읽었구요..^^ 지미애님은..정말 다양한 역을 맡으셔도 각각의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주시는 분 중 한분이시죠..^^
저 키르아 보면서 반해버렸잖아요♡(본적은 별로 없습니다만 ㅠ_ㅠ) 여자 목소리도 넘 귀여우시구 >_< 암튼 더 많이 알고 싶은 성우분 'ㅁ'
미애님께서 쫑아는 사춘기의 쫑아역할도 해주셨죠? ^^ 영웅이는 승준님... 두분 연기 정말 (귀엽고 ^^;;) 좋았습니다...
정말 목소리 너무 좋으세요..ㅠㅠ
매니아의 열정이 확확 느껴지는 글이네요.. 후르바는 잊지못할 애니인데, 온천여주인역(정말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집에서 죗쏭합니다!!를 유행어로 쓰고 있다는 -_-;;)으로 기억하고만 있었어요. 정말 짧지만 인상적인 역할은 고루 하셨네요. 지미애님에 대한 존경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 님의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동의!!!!!!!! 동의!!!!!!!!!!!!!!! 아!!!!!!!!!!!! 옳으신 말씀!!!!!!!!!!!!!!!!!!!!!!!!!!!!!!!!!!!!!!!!!!!!!!!!!!!!!!!!!!!!!!!!!!!!!!!!!!!!!!!!!!!!!!! 키르아가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후르츠바스켓에서도 정말 좋은 연기 많이 보여주셨죠.
맞죠오!! 키르아 목소리 - 구우웃 - !! 후후 - 한솔이 목소리도 좋았구요 - !! 지미애님 - 정말 존경하는 성우님이시죠 !!
맞습니다!!너무대단하신 성우인것 같아요!!
저도 여성스러운 목소리 하실때는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키르아 목소리 듣고 완전히 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