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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뒤에 숨은 악재?
투-타 트리플 크라운 MVP 경쟁 류현진 - 이대호 |
▶류현진 신인왕- MVP 독식에 대한 주위 거부감
▶이대호 7위 팀성적과 따로 노는 개인성적 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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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의 트리플크라운을 각각 노리고 있는 한화 류현진과 롯데 이대호. 투-타 트리플크라운 동시 탄생이 처음 있는 일이니 MVP 경쟁에서 서로가 이만한 라이벌을 만나기도 힘든 일이다.
올해 MVP 후보들은 뚜렷한 특징이 있다. 각자 확실한 호재와 악재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는 '홀로그램'을 연상시킨다.
▶류현진-우리도 좀 먹고 살자
류현진은 선동열 이후 최초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방어율-탈삼진)이 유력하다. 20승 달성 여부에 상관없이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프로야구가 그렇게도 목말라 하던 뉴페이스 스타 탄생의 기쁨을 준 공로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인 말이지만 너무 독주하는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신인왕과 MVP를 독식하는 데 대한 저항감이 류현진의 유일한 걸림돌이다.
신인이 MVP까지 독식할 기회는 류현진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96년 박재홍이 대표적인 예다. 박재홍은 사상 최초로 '30-30(홈런-도루)클럽'을 창설했다. 타율 2할9푼5리에 홈런(30개), 타점(108점) 2관왕에 36도루를 기록하며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은 최초의 신인이었다. 거기다 소속팀 현대는 그 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모든 면에서 MVP의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MVP는 공동 다승왕(18승), 구원 1위(40세이브 포인트), 방어율 1위(1.88)를 차지한 구대성에게 돌아갔다. 물론 구대성도 자격은 있었지만 팀 성적이나 시즌 내내 프로야구에 미친 반향력은 박재홍에게 많이 밀렸다. 신인왕과 MVP를 한 사람에게 몰아줄 수 없다는 묘한 거부감이 작용한 결과였다.
130여 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인이 MVP까지 석권한 것은 프레드 린(1975년 보스턴)과 스즈키 이치로(2001년 시애틀) 등 단 두 번에 불과했다.
▶이대호-왜 하필 롯데 유니폼이야
이대호 역시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이만수(84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앞두고 있다. 안타수는 KIA 이용규(138)에 이어 LG 이병규와 함께 나란히 2위(132개)를 달리고 있고, 장타율은 5할8푼2리로 2위 호세(5할2푼1리)를 넉넉히 앞서고 있다. 유일하게 2위인 안타는 라이벌들에 비해 경기수가 많이 남아 유리하다. 만일 5개 부문을 석권한다면 트리플크라운을 포함해 타격 5관왕에 오르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류현진 못지않은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이대호에게도 결정적인 악재가 있다. 7위에 머물고 있는 팀 순위다. 지금까지 정규리그 4위 내에 들지 못한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지난해 5위 팀 롯데의 손민한이 유일했다. MVP는 말 그대로 '가장 가치있는 선수(Most Valuable Player)'다. 팀 성적과 따로 노는 개인성적, '가치 있는'이란 수식어를 달기가 부담스러운 이대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