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뷰티CS 김도현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9일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자료를 인용해 남성 1인당 스킨케어 화장품 구매 비용이 가장 많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 세계 남성 스킨케어 시장은 33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64%에 해당하는 2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 스킨케어 시장이 가장 큰 국가는 홍콩을 포함한 중국으로서 지난해 9억7,480만 달러 규모를 형성했으며 올해는 12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의 시장 규모는 6억3,500만 달러였는데 1인당 소비액으로 따지면 25달러30센트로서 2위인 덴마크보다 3배 더 큰 압도적 1위다.
2013년 원·달러 평균 환율(1,095원)을 적용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남성 1인당 스킨케어 화장품 구매 비용은 28,000원 정도라는 셈이 나온다. 이같은 수치나 조사의 신뢰도와는 상관없이 업계는 남성 화장품 시장이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하는 국내 통계자료도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 5월 한 달 간 남성용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났다고 밝혔다. 수분크림 판매액이 36% 증가한 것을 비롯해 자외선차단제가 27%, 피지 관리용 모공팩이 25% 그리고 군인용 위장크림이 18% 증가했다.
또 다른 오픈마켓인 지마켓도 유사한 결과의 조사 자료를 내놨다. 5월 한 달 간 자외선차단제 판매 추이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남성들의 구매가 24% 늘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여성들의 구매는 5% 느는데 그쳐 남성 구매 증가율을 한참 밑돌았다.
남성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뚜렷한 증거로는 아이템의 세분화, 전문화를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스킨과 로션이 남성용 화장품의 전부나 다름없었지만 이젠 여성의 그것과 견줘도 될 만큼 구색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올 봄·여름 출시된 남성용 화장품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스킨푸드가 선보인 ‘블랙슈가 퍼펙트 쉐이빙 존 마스크 시트 포 맨’은 면도 부위를 집중 관리할 수 있도록 얼굴 하단에 부착하는 쉐이빙 존 전용 마스크다. 면도로 자극 받은 부위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촉촉한 수분을 공급하므로 외출 전 면도 직후 사용하기 좋다.
에스티로더그룹의 남성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랩시리즈는 눈가 피부 관리를 위한 전용 제품인 ‘데일리 모이스춰 디펜스 아이 밤’을 발매했다. 눈가 피부는 성별에 상관없이 연약하고 민감한 부위인 만큼 남성 역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제품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남성의 눈가 피부를 보호해 건조함, 잔주름, 다크서클, 부기 등의 고민을 개선하고 자연 방어 능력을 향상시켜준다.
러뷰의 새 브랜드 앵그리맨은 남성들이 주로 쓰는 헤어 왁스를 효과적으로 씻어낼 수 있는 ‘왁스 KO 샴푸’를 출시했다. 최근 투블럭 포마드, 투블럭 스핀스왈로우 펌 등 말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왁스는 물론 젤이나 포마드 등의 스타일링제를 사용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으면 왁스 유분기와 잔여물이 두피의 모구를 막아 세균 증식과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 이번 신제품은 이같은 부작용의 왁스 잔여물을 말끔히 클렌징하기 위한 전용 샴푸로서 두피 트러블 및 탈모 원인을 사전에 차단해주며 멘톨과 시트러스 성분이 함유돼 두피 진정 및 건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니스프리는 특이하게도 남성 전용 화장솜인 ‘포레스트 포맨 스킨패드’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을 ’포레스트 포맨 퍼펙트 올인원 스킨’과 함께 출시해 세안 후 5초 동안 피부를 닦아내는 새로운 남성 스킨케어 방식을 제안한다는 것이 회사 측 전략. 스킨에 함유된 피톤치드 클리어링 이펙터™ 성분이 남성 피부에 쌓이는 과다한 유분과 각질, 세안 후 잔여 노폐물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데 이를 스킨패드에 적셔 피부를 닦아내면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스킨패드는 거친 피부를 닦아내도 보풀이 일어나거나 수염에 걸리지 않으며 남성들의 손에도 넉넉하게 잡히도록 큰 사이즈로 제작됐다.
자외선차단제에도 남성들의 필요와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전용 제품들이 잇따랐다. LG생활건강의 남성 스킨케어 브랜드 보닌은 뻑뻑한 제형, 백탁 현상과 번들거림, 특유의 냄새 등 남성들이 선블록을 꺼리는 원인에 주목해 이를 집중 개선한 자외선차단제 ‘선 아쿠아 젤’을 발매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내놓은 ‘올 어라운드 세이프 블록 선밀크 포맨’ 또한 남성 전용 자외선차단제로서 백탁이나 끈적임 없는 산뜻한 사용감을 자랑하며 피지 컨트롤 효과까지 갖췄다.
아모레퍼시픽의 남성 브랜드 라네즈옴므가 선보인 ‘쿨 비비’는 SPF25 PA++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갖춘 동시에 남성들도 티 나지 않게 피부 톤을 보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로션처럼 손바닥에 문지르면 내용물 속 비비 캡슐이 터지면서 색깔이 바뀌어 피부톤을 자연스럽게 보정해주므로 거울 없이 손바닥으로도 균일하게 펴 바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아이템을 스킨푸드도 내놨다. 스킨푸드의 ‘풋사과 포어메이징 컬러젤 비비 포맨’은 투명한 젤 베이스에 보습 및 피부톤 보정효과가 있는 컬러 캡슐이 들어있는 제품으로 역시 피부에 바르는 순간 캡슐이 터지면서 칙칙한 피부톤과 모공을 효과적으로 가려준다.
피부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려 하지 않는 남성의 본능적 귀차니즘에 충실한 전략은 이번 시즌에도 유효하다. 이것저것 사용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하나만 바르면 된다는 올인원 제품들이 올 봄·여름에도 대거 출시된 것이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CNP차앤박화장품이 발매한 ‘CNP 올인원 플루이드’는 스킨과 로션 단계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주름개선과 미백 2중 기능성을 인증 받았다. 미샤의 ‘포맨 딥씨에너지 아쿠아 크림’ 또한 남성용 멀티 수분 크림으로서 건조함은 물론 칙칙함, 번들거림까지 한 번에 관리해주는데 로션 겸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 A.H.C가 처음으로 선보인 남성 화장품인 ’온리 포 맨 토너‘와 ’온리 포 맨 로션‘은 피부에 에너지를 선사하는 식물성 블랙 콤플렉스와 피지 조절 특허 성분 그리고 피부 진정과 보습에 도움을 주는 고농축 성분이 함유돼있다. 나아가 미백과 주름 개선 기능까지 더해져 5가지 남성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다.
반면 웰코스는 어엿한 구색의 정공법을 선택했다. 토너와 에멀전에 클렌징폼까지 구성품으로 곁들인 남성 기초 라인 ‘레오 티지아노 올 위너 에이징 파이터 2종 세트’를 최근 출시한 것이다. 각 제품은 특허성분 안티 에이징 콤플렉스에 11가지의 차(tea) 성분을 결합한 ‘올 위너 에이징 파이터 콤플렉스’를 함유해 지치고 자극받은 남성의 피부를 맑게 가꿔주고 풍부한 영양을 공급해 활력과 생기를 찾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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