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玳瑁)
목차
정의
내용
특징 및 의의
정의
거북목 바다거북과에 속하는 동물 또는 바다거북의 등갑背甲.
내용
대모는 태평양·인도양·대서양의 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으로, 학명은 Eretmochelys imbricata이다. 갈색 바탕에 반점이 있는 바다거북의 화려한 등딱지를 적층하여 사용하였다. 내구성·탄성·가공성이 뛰어나 고대 이집트에서 장신구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고대 그리스의 거문고 켈뤼스chĕlys에도 사용된 예가 보인다.
대모는 주로 동아시아에서 공예 재료로 사용해 왔으며, 중국에서도 외래 물품이었다. 『신당서新唐書』에는 안남安南(현재 베트남)에서 토산품 대모를 진상한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도 대모는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송宋의 취안저우泉州에서 고려로 수출한 물품 중 대모가 포함된 중국 측 기록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 『탐라지眈羅志』(1653) 등 지역 토산물이나 공물貢物을 기술한 조선시대 문헌을 보면 대모가 제주도에도 서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제주산 대모는 수량이 적고 품질도 떨어져서 많이 활용되지는 않은 듯하다.
대모제 장신구는 낙랑樂浪 고분인 평양 정백리貞柏里 13호분, 낙랑리樂浪里 85호분 등에서 대모빗과 대모비녀 등이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고대 이른 시기부터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신분에 따른 금제 규정을 다룬 『삼국사기三國史記』 권33 잡지雜志2 옥사屋舍 항목에 상床을 꾸미는 데 대모를 사용할 수 있는 계층은 성골聖骨뿐이라 명시하였다. 색복色服 항목에는 진골眞骨 여인에게 대모빗 사용, 차기車騎 항목에는 진골의 수레에 대모 장식을 금하고 있다.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권11 의종장효대왕毅宗莊孝大王 24년(1170) 항목에도 대모가 왕의 수레인 거가車駕를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고려시대 유물로는 대모편玳瑁片을 얇게 갈아 뒷면에 색을 칠한 후 이것을 부착한 나전칠기가 대표적이다.
조선시대에 오면 『영조실록英祖實錄』 10년(1734) 항목에 조정 대신이 대모로 만든 부채를 뇌물로 주어 탄핵된 내용이 있다. 이처럼 대모는 삼국, 고려시대에는 신분 높은 여성들의 장신구나 불교 공예품 등에 쓰였고, 조선시대에는 칼집·관자貫子·안경테 등 사대부 남성의 장신구나 가구 외장재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대모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신분에 따라 사용이 제한된 고급 공예 재료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모와 관련된 중요한 기법으로 대모 복채기법伏彩技法이 있다. 대모 복채기법은 당唐에서 유행하였는데, 대모판玳瑁版의 뒷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칠한 후 이것을 기물에 붙여 장식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대모 복채기법은 문양의 박락을 방지하는 동시에 은은한 미감을 나타내는 회화적인 공예 기법이다. 당의 대모 복채기법은 일본 나라奈良 쇼소인正倉院 소장 거문고[琴]·비파琵琶·팔각상자八角箱子, 일본 호류지法隆寺의 대모장경대玳瑁張經臺 등에서 볼 수 있다. 쇼소인 남창南倉의 〈회화금대모회檜和琴玳瑁繪〉는 대모판의 뒷면에 소나무, 사슴, 화조 등을 채화하여 거문고를 장식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대모 복채화는 일본에서 스카시에透かし繪라고도 하며, 에도시대江戶時代 말에서 메이지시대明治時代 초에 성행한 가라스에ガラス繪로 계승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낙랑 평양 석암리石巖里 205호분에서 인물, 기하문 등을 대모판에 복채하여 장식한 작은 상자가 출토되었다. 고려시대 유물로는 얇게 갈아낸 대모편의 뒷면에 붉은색과 노란색을 칠한 후 이것을 부착한 나전칠기를 들 수 있다. 조선 후기로 추정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전연당초문상자螺鈿蓮唐草紋箱子는 금박을 복채한 대모편을 뚜껑에 부착한 유물로, 대모 금박 복채유물의 희소한 예로 주목된다.
한편 대모를 다루는 기법이 중국 서적의 영향을 받은 조선 후기 박물서博物書들에 실려 있다. 서유구徐有榘(1764~1845)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권51 섬용지贍用志 권4 치골각·피혁 항목,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서종박물고변五洲書種博物考辨』 권2 대모류玳瑁類 항목에는 대모 딱지 벗기는 법[玳瑁剝甲法], 대모 빛내는 법[玳瑁生光法], 가짜 대모 구별하는 법[辨眞贗法], 가짜 대모 만드는 법[造贗玳瑁法] 등이 있다.
특징 및 의의
문헌과 유물에 의하면 대모는 삼국·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신분 높은 여성들의 장신구, 불교 공예품을 비롯하여 칼집·갓끈·안경테 등 사대부 남성의 장신구나 가구 외장재로 사용되어 온 고급 공예 재료였다. 중요한 대모 관련 기법으로 대모 복채기법이 있다. 이 기법은 얇게 갈아 내면 비쳐 보이는 대모의 재료적 특성을 이용한 공예기법이다. 중국 서적의 영향을 받은 조선 후기 박물서에는 대모를 다루는 기법과 가짜 대모 구별법, 가짜 대모 만드는 법이 있어 공예 재료로 선호되었던 대모에 관한 인식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