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를 더 캐려고 해도 시추선 부족으로 유전개발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 석유 공급이 빨리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 고유가 해소를 위해 지난 26년 간유지된 근해 지역에 대한 석유시추 금지를 해제할 것을 의회에 촉구했지만 시추가 허용돼도 전세계적인 시추선 품귀 현상으로 석유 탐사나 공급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 공급의 더딘 증가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을 급등시키는 주원이 되고 있지만 에너지 기업들은 시추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이미 발견된 유전이나 새로운 유전 발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시추선의 예약은 이미 향후 5년간 뿐이 마쳐진 상태여서 일부 석유회사들은 시추선이 확보되기를 기다리며 탐사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도 있다. 중국이나 싱가포르의 조선업체들도 시추선 주문 증가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특히 한국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3사가 복잡하고 비싼 시추선 수주를 대거 차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아시아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시추선 주문이 몰리면서 지난해 이후 시추선의 가격은 대당 1억달러까지 올라 5억달러 정도에 달하고 있다.
브라질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임원인 알베르토 귀마라에스는 "거의 모든 석유회사가 시추선을 확보하지 못해 석유 개발 투자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리우 데 자네이루 남쪽 200마일 심해에서 초대형 유전을 발견했지만 페트로브라스가 6천500피트가 넘는 심해를 시추할 능력이 있는 시추선을 3척밖에 없는 문제에 봉착했다. 페트로브라사는 2017년까지 심해 시추선 69척을 건조할계획이다.
이같이 시추선 가격이 오르고 다른 제반 시추비용도 오는 결과 멕시코만의 심해석유 시추 비용의 경우 하루 60만달러에 달해 2002년의 15만달러에 비해 4배 수준으로 올랐다.
석유 시추선은 올해만 해도 16척이 석유회사들에게 인도될 예정이어서 지난 6년간 인도된 시추선 수의 배에 달할 전망이다. 또 시추선 조사업체인 ODS 페트로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까지 75척의 초심해 시추선이 인도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 노르웨이에 이르기까지 시추선을 건조하는 조선업체들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초과근무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추선 부족 현상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어 세계 최대의 시추업체인 트랜스오션은 2012년까지 심해유전 시추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신문은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시추선인 웨스트 폴라리스를 소개하면서 이달에 인도될 예정인 6만2천400톤의 이 시추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모함보다 크며 , 가격은 4억5천300만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북극해의 혹독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추선을 스웨덴업체로부터 9억4천200만달러에 지난달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의 시추선 수주액은 지난해 78억달러로 2005년의 15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