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이래 유례없이 연일 계속된 최악의 살인적인 올 여름의 폭염과 태풍은
가고, 자연은 어김없이 가을을 열었다. 가을하늘이 높고 푸르렀으면 좋겠다.
예부터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는 높고 푸른 청명한 하늘이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온난화 현상인지 태풍의 뒤끝 영향인지 지난달은 하늘은 흐리고 우중충하고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날이 많았다.
폭염과 태풍은 자연이 주는 “넘침(過多)”의 재앙이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북핵문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불어 닥친 국내외 정치 태풍이 물러갈 줄 모른다.
오늘날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국운이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국제정세,
특히 미중의 치열한 무역전쟁 및 상호불신의 외교 불안,
지연과 제재 및 군사옵션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비핵화'에 관한 불신의 미북관계,
군축 등 국방력 감퇴와 친북으로 쏠린 외교, 국방, 경제정책으로 인한 안보불안,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청년일자리 고용불안, 기업인의 불만고조 등 경제침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권의 믿을 수 없는 안보와 좌파편향의 포퓰리즘 정책,
정치권의 갈등과 협치 실종으로 극한 대립과 갈길 잃은 정치계의 혼란과 무능,
이념과 이해관계에만 몰두, 국가와 국민을 생각 않는 사회이익단체와 노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국방, 공직사회 등 만연된 편 가르기 및 적폐청산,
잘못을 “내 탓 아닌 네 탓”, “내로 남불”로 공격해 버리는 사회풍조, 등
요즈음은 눈만 떴다 하면, 이러한 사람들과 소식을 매스껍도록 많이 만난다.
뉴스나 신문을 접하다가 어딘가 피하고 싶고, 두려워 도망치고 싶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앞이 보이지 않아 가슴이 답답하고 어둡다.
그래서 가을이 익어가는 10월이 열린 첫길 목에서, 우리의 시야와 가을을
어지럽게 흔드는 이런 골치 아픈 상념과 현실에서 벗어나,
길던 짧던 이 세상을 살아가며 세월의 흐름에 발맞춰 변하는 자연의
순환섭리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휘황찬란한 밤거리를 걷다 보면, 북구(北歐) 도시의 어느 시장(市長)이 밤에도
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는 가로등을 꺼버렸다는 기사를 읽은 생각이 난다.
밝은 가로등이 시민의 안전과 범죄방지를 위한 것임을 잘 알지만,
지친 시민들에게 시인이 갖는 상상력과 휴식을 줌이 보다 행복한 삶이라고
그는 판단했는지 모르겠다. 불 꺼진 가로등의 어둔 밤거리가, 낮 동안 지친
우리들이 어두운 밤하늘의 광활한 신비를 느끼며 하늘의 별을 쳐다보는 것이
보다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가을에 스며든다.
올 가을은 무엇 보담 사유와 성찰과 겸허로 가득 찬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 앞에 앉아 있거나, 편리한 휴대폰에
정신을 팔기보다 숲 속이나 서점을 찾아 낙엽이나 의자에 앉아 책을 펴고
느리게 하늘을 보며 지나온 삶에 대해 성찰하며 인생을 깊이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봄이 찌든 우리의 삶에 훨씬 멋진 윤활유요 보약이 될 것이다.
주식전광판이나 불륜일색인 드라마나 자극적 가십성의 프로들로 넘치는
텔레비전 화면을 보거나,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는 시간보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는 시간이 더 길고, 고전과 역사서와 종교서적 등 양서(良書)를 통하여
건전한 지식과 깊은 통찰력을 키우는 반듯한 지혜와 감성을 넓히는 독서의
천고마비(天高馬肥)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식욕을 돋구는 가을이 왔다고 기름지고 입에 맞는 음식을 찾아 배불리 먹는
즐거움을 조금 접어 버리고, 채식위주의 건강식을 염두에 두고 시간 나는 대로
농촌체험여행을 떠나 우리 땅에서 자라나는 곡식과 채소와 과일의 영양소와
숨어있는 숨소리와 맛을 알아보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단도 짜봄이, 보약과
병원을 찾는 횟수를 줄이고 평균수명에 걸맞은 건강수명을 유지하는 첩경이리라.
가을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더라도 단풍을 보며 그 아름다움만 노래할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미당(未堂)서정주시인 말고는 누구도 노래한 적이 없는 시(詩)
“푸르런 날”처럼 단풍을 향해 “초록이 지쳐 단풍 든다”고 표현한 아름다움을
읊조려 보며, 또 다른 시(詩)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에서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이렇게 노래한 것같이
올 가을은 소소 부는 바람 같은 감성의 계절이었으면 한다.
이번 가을은 너무 많은 것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이 세상의 만병(萬病)은 모두 과잉한 것(過), 짙은 것(濃)에서 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에 중독되고 함몰되어 삶은 피로하고 영혼은 건조하고
육체는 억눌려 있다. 자연이 주는 과다한 변화와 인간의 물질문명의 발달이 준
과잉이 오히려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는커녕 짓누르고 불행을 가져다주니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너무나 많은 컴퓨터, 먹거리, 쓰레기, 자동차, 휴대폰,
비만, 성형, 커피, 술, 정력제, 욕심, 조급증, 경쟁심, 노동, 거짓, 부패, 음모,
술수, 자살, 폭력, 패거리 ….. 등등.
또한, 이번 가을은 “빨리”에서 “느림”의 여유를 찾아봄도 좋겠다.
우리는 너무 빠름과 속도경쟁에 익숙해져 있다. 그것이 우월과 성공의
표시인양 더욱 가속에 온 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빠름과 경쟁은
결핍의 가치와 이웃사랑과 화합과 어울림이란 아름다운 인간관계와 공동체
가치를 무참히 우리에게서 앗아간다. 너무 부족한 사유, 성찰, 고요, 유머, 배려,
느림, 독서, 침묵, 기다림, 여유, 절제, 나눔, 친절, 상상력, 감성으로 우리의
삶은 행복과 쉼과는 거리가 멀어져 가고 우리 사회는 갈수록 매 말려간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 국가이며, 이미 수년전에 G20정상회담 개최국이고,
세계7번째 20-50클럽에 가입한 국가요, 국가신용등급이 AA- 로 일본과 중국
보다 한 등급 높은 평가되었다 한다. 그러나 세대간 이념간 계층간 지역간
양극화되어 소통이 되지 않고, 여전히 철학과 인문이 바탕돼지 아니한
문화 빈국에 속도와 물량의 극대화가 가져온 허탈과 외양중심의 사회분위기로
우리 국민의 가슴 한쪽은 허전하다.
가을이 엊그제 성큼 다가오더니만, 벌써 짙어만 가는 10월의 길목이다.
우리 국민을 역동적으로 떠미는 에너지에서, 또한 좌편향적인 친북의 정치판과
갈등과 고성만이 들리는 현실과 남을 배려하지 않은 여유 없는 공격적 분위기에
이제 지혜와 힘을 합해 쉼표를 주고 안보와 화합과 경제발전도 중시하는
합리적인 성숙한 사회를 지향하며 생각하는 사회, 자기 성찰의 분위기,
상식과 질서 그리고 기본을 세우며 이웃과 조화하며 함께 가는 소통과 감동의
마당을 우리는 올 가을에 전환점을 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램을 저 바람에 실어
10월이 열리는 첫 길목의 높고 푸른 가을하늘로 띄워 날려 보낸다.
첫댓글 어느새 가을의 한가운데 섰습니다.
좋은 계절에 늘 평안하십시오
댓글이 늦었습니다
가을은 깊어져만 갑니다
아침 날씨가 쌀쌀합니다. 이제 가을 물 익어 가네요.
고운 글에 마음에 담아 갑니다, 수고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쌀쌀한 가을에 따뜻한 마음을 만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