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DKU105 원문보기 글쓴이: 김금희
할머니 방에서 나온 나는 신이 났다. 얼마 전 할머니가 물어본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강남이(52)씨의 동화를 쓰는 힘은 두 딸 성록(23), 고운(22)씨에게서 나온다. 강씨가 구체적으로 작가의 꿈을 꾼 시기는 축산업을 하는 남편 이종근(52)씨를 따라 목포, 전주를 거쳐 광주에 다시 정착할 무렵인 1999년께. 특히 조금 늦된 편인 큰딸을 볼 때마다 “짠한 마음에 무얼 해줄까를 늘 고민했다”는 강씨는 그때 불현듯 글쓰기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큰딸의 학교 학부모 독서교실을 이끌고, 2006년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글쓰기에 뛰어들었다. 지역에서 열린 각종 백일장에서 잇따라 상을 받으며 동화 쓰기에 탄력이 붙었고, 지난해에는 10편이 넘는 동화를 썼을 정도로 손바람을 냈다. “세대간 소통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강씨는 자신의 동화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로 휴대폰과 인터넷을 들었다. 당선작 역시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손녀가 휴대폰을 매개로 사랑을 회복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빤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당선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아이들을 아름답게만 그리지는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돈 있는 아이들을 따라다니고, 없는 아이를 왕따시키는 등 아이들의 세계 역시 욕망이 들끓는 어른들의 축소판이라는 것이 강씨의 생각이다. 동화쓰기뿐 아니라 그는 ‘이야기의 힘’을 전파하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2년 전부터 그는 집 인근 광주 미래로21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소개하는 봉사활동과, 광주교도소 재소자를 상대로 한 소설 습작 지도활동을 병행하고있다. 동화작가로 이제 출발선에 섰지만 강씨의 꿈은 원대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린의 ‘삐삐’나 산적의 딸 ‘로냐’ 같이 매력있는 인물을 창조하겠다는 포부다. 당선작은 생활동화지만 강씨는 앞으로 판타지동화에 주력할 생각이다. “학습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요즘 아이들은 힘들고 외롭지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부지런히 쓰고 싶어요.” |
생각해보니 한 달을 새벽 2~3시까지 작업을 했나봅니다. 동화가 좋아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썼는데 그 보답으로 상을 주셨네요. 부족한 글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누런 얼굴로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쓴소리 한 번 하지 않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제 글쓰기의 원천이자 힘이 되는 큰 딸 성록아, 고맙다. 사랑한다. 보잘것없는 엄마를 존경한다는 든든한 후원자 고운아, 사랑한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대학원 공부를 재미있고 혹독하게 가르쳐주신 배봉기 교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학원으로 이끌어주신 이성자 교수님, 신덕룡 교수님, 이은봉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가까이에서 엄마처럼 챙겨주는 큰언니, 여러모로 큰 힘이 되어주는 셋째언니와 친정 식구들에게도 감사의 말 전합니다. 그리고 늘 부족한 제수를 격려해주시는 시숙님과 시댁 형제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동화를 쓰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고심하고 있을 광주대학교 대학원 모든 학우들과도 이 기쁨 나누고 싶습니다. 양인자 선생, 이경남 선생, 같이 도시락 먹으면서 합평하던 날이 그리울 겁니다. 서구 공공도서관 '책향' 회원들과 염주동성당 신부님과 수녀님, 상실하신 어머니 레지오단원, 구역 식구들과도 기쁨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말씀나누기를 같이 하는 광주교도소 재소자들에게도 희망의 말 전합니다. 오랜 친구 춘녀, 정심, 정숙, 순덕, 봉애, 정란에게도 감사의 말 전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주신 어머니와 사물을 따뜻한 시각으로 보는 눈과 감성적인 천성을 주신 하느님께 최고로 감사드립니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동화로 보답하겠습니다. ▦강남이(본명 강순덕ㆍ姜順德) ㆍ1957년 광주 출생 ㆍ광주대 문창과 대학원 재학중 ㆍ광주시민백일장 대상(2002),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2008) |
올해 응모작들은 다양한 소재들과 안정감 있는 문장으로 동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화문학의 본질에 접근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은 장단점이 엇비슷하여 당선자를 결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두 심사위원이 신선함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거듭 읽어 최종 심사 대상으로 삼은 작품은 '나비 버스', '우리 집 우나낙', '거꾸로 가는 여행', '내 사랑 이꽃분' 등 네 편이었다. '나비 버스'는 잘 읽히는 작품이지만 결말이 들여다보이는 상투성 때문에 먼저 밀려났고 진지하게 공들인 '우리 집 우나낙'도 이미 이런 소재와 유형의 동화가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밀려났다. '거꾸로 가는 여행'은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거꾸로 추적해 나간 흥미로운 작품으로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이야기를 끝까지 이끌어나가는 긴장의 힘도 돋보였다. '내 사랑 이꽃분'은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호흡이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활달하고 주제를 숨기고 드러내는 솜씨도 좋았다. 캐릭터가 살아있어서 생동감과 흡인력을 얻고 있는 점도 이 작품의 큰 장점이었다.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을 것인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정해놓고 보니 '내 사랑 이꽃분'의 장점들이 더 돋보였다. 정진하여 좋은 작품을 많이 쓰기 바란다. /심사위원= 송재찬(동화작가ㆍ서울 신묵초 교사) 노경실(동화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