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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판결문 분석 ②] 문건 신빙성에 이중잣대
같은 국정원 문건인데 '주가조작'엔 "검증 불분명"
'이화영이 아니라 안부수 권유로 대북사업'도 배척
반면 '김성혜가 안부수에 부탁'은 유죄 증거 인정
"이화영이 리더" 김태균 회의록도 '묻지마' 채택해
작성 경위 의심스런 참고인 일방적 문건 '갑툭튀'
이화영에 불리한 내용은 검증 안 따지고 받아들여
유리하면 외면…'선택적 증거 판단의 끝판왕' 비판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1심 판결문
"김성태 주가조작"을 언급한 국정원 문건에 대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1심 판결을 했던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가 "검증이 덜 되었다"는 이유로 신빙성을 배척한 반면, "북한 간부가 안부수 아태협 회장에게 협동농장 자금을 요청했다"는 국정원 문건은 그대로 증거로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나 이중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언급된 유일한 쌍방울 내부 자료로 검찰에 제출돼 유죄 증거로 비중 있게 판결문에 기술된 이른바 '김태균-김성태 회의록'에 대해 신 판사는 아무런 검증 없이 신빙성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진우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른바 '김성태 주가조작 언급 국정원 문건'에 대해 "제보자인 남북경협연구소 대표 진술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진술에 의하더라도 주가 상승이나 수익금 조성 방법 등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진술 내용을 검증하기 위하여 국가정보원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불분명하다"며 "국가정보원 문건의 내용만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송금이 아니라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이라는) 김성태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주가조작을 수사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국정원이 언급한 쌍방울 주가조작 여부를 수사하는 책임은 검찰에 있다. 그러나 검찰은 여러 주가조작 정황에 대한 수사를 방기했고, 신 판사는 국정원의 검증만 탓하며 "주가조작이 아니라 이재명 방북 비용 대납"이라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말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1심 판결문
국정원은 쌍방울의 대북사업 시작을 이화영 전 부지사가 아니라 안부수 아태협 회장의 권유로 판단했다.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이 국정원에 그렇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리포액트>가 확보한 국정원 문건(2019년 8월 14일)을 보면, 국정원은 "방용철 쌍방울 대표는 안부수 아태협 회장의 권유로 대북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신진우 판사는 '방용철 문건'마저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판사는 "방용철 진술 외에 그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국정원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김성태 진술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 판사는 나아가 판결문에 "2019년 12월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성태에게 부탁해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반면, 같은 국정원 문건이지만 이 전 부지사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선 신진우 판사는 별다른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국정원 문건(2018년 12월 3일)에 따르면 김성혜 북한 조선아태위원회 부실장은 안부수 회장에게 "이화영 경기부지사가 2010년 10월말 방북시 황해도 시범농장 사업 등 여러 협력 사업을 약속했음에도 진척이 없다. 친구로서 부탁한다. 시범농장 사업을 추진해야 하니 200-300만불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신진우 판사는 "김성혜가 요청하는 자금의 성격에 관하여 분석한 결과 뇌물용이 아닌 '스마트팜 비용'으로 판단하여 (안부수가) 상부(국정원)에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의 증거로 인정했다. 그러나 다른 국정원 문건과 달리 신 판사는 '안부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국정원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특별히 따지지 않았다.
검찰에 제출된 김태균-김성태 회의록(위)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판결문(아래)
검찰에 제출된 김태균-김성태 회의록(위)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판결문(아래)
신진우 판사는 검찰 참고인이 임의제출한 '김태균-김성태 회의록'의 내용을 이 전 부지사 판결문에 수 쪽에 걸쳐 기재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유죄의 논리'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국정원 문건에 까다로운 신빙성 검증 잣대를 적용한 것과 달리 이 회의록에 대해서는 따로 검증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다. 이 회의록은 쌍방울로부터 검찰이 압수한 다른 문건과 달리 유일하게 '경기부지사는 김성태의 리더'라는 취지의 언급이 담겨 있다. 2019년 김성태 회장의 부탁을 받고 '나노스 해외 투자금 유치'를 위해 뛰었다는 김태균 씨가 김 회장에게 들은 내용을 따로 검증하지 않고 김 씨가 일방적으로 기술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 회의록은 지난해 5월 갑자기 등장한 참고인 김 씨에 의해 검찰에 임의제출 되었고, 문서의 디지털 원본 파일이 없어 신빙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투자 전문가라는 김태균 씨는 "마카오, 홍콩, 도쿄 등 해외 호텔의 공용 컴퓨터에서 작업해 문서로 출력해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국제 투자 전문가가 개인 노트북도 없이 다닐 수 있느냐는 의혹이 일었다. 머무는 해외 호텔의 공용컴퓨터에서 모두 한글 작성이 가능했다는 점도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 검찰에 갑자기 나타나 물증 제출한 김태균이 수상하다
작성자의 실체 및 작성 경위가 매우 의심스러운 '김태균-김성태 회의록'에 대해서도 신 판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문건들은 "검증이 덜 됐다"는 이유로 증거 채택하지 않고, 이 전 부지사에게 불리한 문건들은 검증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두 유죄 증거로 채택한 것이다. 이번 신 판사의 1심 판결문이 '선택적 증거 판단의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 : 수상한 '김성태-김태균 회의록'…판사는 무조건 "믿겠다" < 법조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군인에겐 즉·강·끝 , 정작 대통령은 외국행
고조되는 남북 군사충돌 위험, 방조하는 윤 정부
2015년 군사충돌 위기 때보다 상황 더 나빠
휴전선 총성 울린 이튿날 비행기 탄 군통수권자
제2의 한국전쟁은 민족엔 파멸, 강대국엔 기회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좋았던 적이 없지만,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군비경쟁의 단계를 넘어 군사충돌 전 단계까지 와있다. 만약 어느 한 쪽의 오판으로 우발적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남북의 ‘강 대 강’ 태도로 인해 국지전으로 발전될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면전으로 확전될 위험성마저 있다. 남북한의 전면전은 중국이나 미·일이 참전하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수 있고, 자칫 핵무기가 동원된 핵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화생방 우려 앞에 내놓은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가 고작 확성기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 긴장의 직접 원인은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다. 이에 따른 북한당국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윤석열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탈북자단체의 무분별한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금지법」의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한 것이 그 명분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헌재 판결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헌재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법을 동원해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게 과도하다는 지적이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전단 살포를 방관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보다 ‘2024년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지난 정부보다 15등급 낮은 62위를 기록한 윤석열 정부가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가소로운 짓이다.
지난 2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과 GPS 교란에 대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들에 착수하게 됐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뜻을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실제로 북한에게 감내할 수 없는 조치가 될지도 의문이지만, 그보다 북한의 대남 풍선에 담긴 오물 때문에 우리가 더 감내하기 어렵게 된 것이 현실이다. 북한의 대남 보복조치에 따른 군사적 긴장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내려보낸 오물풍선은 여러 가지로 우리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내려보낸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지, 천 조각, 비닐이 발견됐다. 이를 내세워 군과 경찰은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며 “지금까지는 심각한 국민 위협이 없다”면서 손을 놓고 있다. 만약 북한이 대남 풍선에 화생방 오염물질을 실어 내려보내거나, 특히 풍선 외에도 우리 군이 번번이 놓쳤던 대형 무인기까지 동원해 수도권 2000만 시민들의 식수원인 팔당댐을 비롯해 남한강 일대에 고농축 화생방물질을 투척할 경우엔 지금보다 수십, 수백 배의 피해와 혼란이 예상된다. 북한군이 대북 풍선에 사격을 가하고 화생방 오염물질을 내려보낼 사태가 발생해야 군과 경찰이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발견된 북한 오물풍선. 자동차 앞 유리가 깨지는 피해를 입혔다. 낙하물의 무게는 10㎏ 정도였다. 2024.6.2.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브레이크 없는 남북 간 치킨게임
지금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은 2015년 남북 간 군사충돌 때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당시 남북한 군대 사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둘러싸고 포격이 오갔다. 그 뒤 김정은 위원장이 준군사상태를 선포하고 48시간 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우리 군은 대응포격 직후 6군단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선조치, 후보고’ 지시를 재확인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워치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실무회의를 제안하고, 진행 중이던 한미 군사연습을 일시 중단해 즉각 응징보다는 휴전선의 안정과 확전 방지에 초점을 두면서 한국 정부에게 자제를 강력권고(urge)하였다. 중국도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며 중재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거부했다. 그러자 8월 21~22일 중국군 장갑차들을 대거 북중 국경지대로 보내 북한군의 대남 군사행동을 견제했다. 결국 중국의 군사압박과 미국의 설득을 남북한이 받아들여 고위급 접촉이 열리게 되어 ‘8.25합의’가 나올 수 있었다.
당시와 달리 북한은 2017년 11월 ‘국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이후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핵무기 사용의 조건들을 명시해 놓고 있다. 2017년 8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표하며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내비치자, 북한은 되레 중거리탄도미사일로 괌도 주변을 포위사격 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나 미국의 무력시위를 통한 강압외교가 더 이상 통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지금 더 심각한 문제는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을 막을 제동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남북기본합의서를 계승한 「4.27 판문점 선언」을 무력화한 데 이어, 「9.19 남북군사합의」마저 효력을 전면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윤 정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들어 먼저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를 발표하자, 북한 국방성은 자기들도 ‘합의’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침내 6월 4일 윤석열 정부는 군사합의의 전면 효력정지를 결의했다.
이제 남북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법규범은 남북한이 회원국으로 있는 ‘유엔헌장’과 한국전쟁에 따른 미국(유엔사), 중국, 북한이 서명한 ‘정전협정’뿐이다. 이는 한반도에서 우발적 군사충돌이나 국지전, 더 나아가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남북한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사라져버렸음을 의미한다. 결국 남북 간에 정면충돌을 방지할 제동장치 없이 미국이나 중국, 또는 유엔과 같은 집단안보기구의 힘을 빌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2004년 6월 서부전선에서 국군 장병들이 남북 간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2010년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방송을 재개했다가 다시 중단됐지만, 윤석열 정부의 결정으로 9일부터 재개된다. 2024. 6.9.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통령 나라 비운 채 장병들 휴일 반납으로 버티는 ‘즉·강·끝’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스스로 우발적 충돌을 막아 해결할 수 있는 제동장치를 제거하는 데 앞장 선 사람은 바로 신원식 국방장관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에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관으로 재직하면서 남북군비통제 초안을 만든 주역이지만, 막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되자 대북 강경론을 내세워 「9.19군사합의」를 비난하며 폐기를 주장하는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렇듯 브레이크 없는 남북충돌의 위험성을 자초한 신원식 국방장관은 입으로 ‘즉·강·끝’을 외치면서 대북 강경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오물풍선으로 북한군에게 허를 찔려 쩔쩔매고 있다. 휴일인 지난 6월 9일 신원식 국방장관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추가 도발에 대한 즉각 대응을 위해 육해공 전군에 비상근무 지시를 내린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즉·강·끝’을 내세우더니 국군장병들에게 휴일까지 반납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튿날인 6월 10일 북한군 1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이 6월 9일 오전이고, 대통령이 6월 10일 해외로 출발했으니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전달받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북한군의 MDL 침범 사실을 보고받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국을 비우고 해외순방을 떠나버렸다.
신원식 장관은 국군장병의 휴일까지 반납하게 만들면서도 정작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는 일언반구도 못한 것이다. 이는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독일, 덴마크 국빈·공식 방문을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나흘 전에 전격 취소한 것과 대비되는 행위이다. 대통령실은 이를 무마하려는 듯, 대통령이 출국한 뒤인 6월 11일에야 이 사건을 발표했고 그나마도 ‘북한군의 고의 침범은 아닌 것 같다’며 사실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악화되는 한반도 긴장 상황, 누구의 이익인가
“한국전쟁은 일본을 위한 천우신조(天佑神助)이다. 이제 일본은 살았다.” “운 좋게도, 정말 운 좋게도 한국전이 발발했고, 그 덕분에 일본경제 재건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는 1950년 요시다 시게루 일본수상과 2005년 총무상이던 아소 타로 전 수상이 한국전쟁에 대해 한 발언이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 일본은 한국전쟁의 군수물자 보급공장이 되면서 1952년에 벌써 전전 수준으로 경제를 회복했고, 1968년 마침내 승전국인 영국,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한국전쟁은 미국에게도 제2차 세계대전 못지않은 경제호황과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전쟁 기간 군수물자 생산이 약 7배 늘어났고 1950년 180억 달러로 떨어졌던 국방예산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무렵에는 540억 달러로 2차대전 수준을 회복했다. 육군 병력은 300만 명, 공군력은 95개 비행단으로 2배씩 늘어났다. 휴전협정 직전인 1953년 7월 8일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이 나타나 미국을 구했다(Korea came along and saved US)”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이용해 군산복합체를 재건하고 전후 동아시아질서를 미국 주도로 재구축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의 경험에서 보듯이,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날 경우 세계 최대의 반도체기업 TSMC가 있는 대만 위기는 해소될지 모른다. 또한 장기 경제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경제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북한을 돕기 위해 「조·중 우호협력조약」에 따라 전쟁에 ‘자동개입’되고,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성장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상당한 국력을 소진해 대만 통일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라는 ‘중국몽’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작년 12월 28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다른 국가를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기를 유발한다고 말하면서, 미군의 아프간 철수, 저간의 한반도 긴장 상황과 대만 위기를 사례로 들었다. 금년 1월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로 일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작년 11월 미·중 정상회담의 ‘전술적 데탕트’ 합의 이후 대만 위기는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이다. 반면에 한반도 긴장 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차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4.6.10. 연합뉴스
민주당은 제2의 한국전쟁 위험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이제 제22대 국회가 막을 올렸다. 다수야당인 민주당이 운영위와 법사위, 과방위, 문체위 상임위원장을 맡는 대신,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게 넘겨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과 차기 집권에 대비하기 위해 법사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맡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엄중한 국제정세 속에서 외교통일과 국방을 담당하는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넘기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국가의 백년대계와 차기 집권을 준비하는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출처 : 군인에겐 즉·강·끝 , 정작 대통령은 외국행 < 민들레 광장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G7 정상회의에 퇴짜 맞은 윤석열의 '글로벌 중추국'
주요 '지역 강국' 대거 초청…우크라·가자 논의
미국 ·일본 과도하게 추종해 제 목소리 잃은 탓?
스위스서 열릴 우크라 평화정상회의도 일본만
G7, 러 동결 자산 활용 500억 달러 우크라 지원
러 "범죄…EU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 될 것"
"서방 권력 과시라기보단 최후의 만찬 같아"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하는 동안, 미국과 프랑스, 독일을 포함한 주요 선진 7개국(G7) 정상들이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 모였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풀리아주 브린디시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G7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2024. 06.13 [UPI=연합뉴스]
주요 '지역 강국들' 대거 초청…우크라·가자 논의
멜로니 "G7, 방어해야 하는 폐쇄적 요새 아냐"
이 자리에는 또한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초청을 받아 아프리카를 포함한 주요 대륙의 '지역 강국들'도 대거 참석했다. 아프리카에선 아프리카연맹(AU) 의장국인 모리타니와 알제리, 튀니지, 케냐, 아시아에선 인도, 중동에선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튀르키예, 남미에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럽에선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등 10개국이 넘었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초청됐지만, 14일부터 시작된 이슬람 성지 메카 순례 등 국내 사정으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역대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세션에서 연설한다.
이에 대해 멜로니 총리는 "G7은 다른 국가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폐쇄적인 요새가 아니다"라며 "이것은 가치의 그릇이며 우리는 공동의 발전과 성장을 목표로 전 세계에 개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방의 부자 나라들이 끼리끼리 모여 글로벌 무역과 국제금융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며 서방의 이익만 추구하는 클럽이란 비판을 의식한 말이다.
문제는 틈만 나면 '글로벌 중추 국가'를 내세운 윤석열의 한국이 아예 초청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미국 주최 회의에 처음으로 초청된 뒤 2021년 영국, 2023년 일본 히로시마 회의까지 모두 세 차례 옵서버(참관국)로 초청받았다. G7 가입을 겨냥한 'G7 플러스 외교'까지 떠벌여온 윤 정부엔 체면을 몹시 구기는 일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웃으며 박수치고 있다. 2024.6.14 [공동취재] 연합뉴스
G7 정상회의에 퇴짜 맞은 '글로벌 중추 국가'
미국, 일본 과도하게 추종해 제 목소리 잃어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외교 실패가 아니냐"고 다그치자 대통령실은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G7 정상회의 초청국은 매년 의장국의 관심 의제에 따라 선정됐다"며 "올해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자국 내 이민 문제와 연결된 아프리카·지중해 이슈 위주로 대상국들을 선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초청받은 나라들 면면을 보면, 아프리카와 지중해 국가들뿐 아니라, 아시아·중동·남미 국가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궁색하다. 물론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자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슈인 이주민과 인신매매, 기후위기 등 '아프리카와 지중해' 문제를 주된 의제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선 또한 △ 우크라이나 지원 △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등 중동 문제 △ 중국의 과잉생산 △ 경제 안보와 인도·태평양 △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위험 및 관리와 관련한 국제협력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공언대로 '글로벌 중추국가'라고 한다면 한국은 이번 회의에도 초청받았어야 했다. 윤석열의 한국이 매사에 미국, 일본을 추종하다 보니 급속도로 자기 목소리를 잃게 되고, 의장국 이탈리아로선 그런 변수가 못 되는 나라를 세계질서를 논의하는 자리에 굳이 따로 초청할 필요를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세번째)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024. 05.17. [AP=연합뉴스]
스위스서 열릴 우크라 평화정상회의도 일본만
한·러 관계 파탄 무릎 쓰고 밀었지만 푸대접
다른 사례도 또 있다.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5일부터 이틀간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첫 '세계평화 정상회의'가 진행된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G7에 이어 우크라이나 관련 세계평화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여기서도 초청받지 못한 모양이다.
작년 7월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아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투쟁 지원을 약속하고 지뢰 제거 장비, 긴급 후송 차량 등 비살상용 군사 장비와 인도적 지원 등에 1억4000만 달러를 제공한 데 이어, 올해부터 2~3년간 총 23억 달러(3조700억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초특혜 퍼주기를 하고 한·러 관계의 파탄을 감수하면서 155mm 포탄 우회 수출, 그리고 대러 제재에 앞장서 동참했는데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13일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로이터 통신)에서 개막됐다. 뭣보다 지난 6~9일 치른 유럽의회 선거 직후였기 때문이다. 극우의 멜로니 총리는 대승을 거둔 반면, 중도 자유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중도좌파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참패해 정치적 운명이 엇갈린 상태다.
다른 정상들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다. 대선 선거전에서 고전하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 헌터가 마약 사용 관련 거짓말로 기소된 다음 날 이탈리아에 도착했고,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는 7월 4일 총선에서 실각이 유력하고, 기시다 일본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들의 국정 지지율은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양자 안보협정 서명을 위해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4. 06. 13 [AFP=연합뉴스]
러 동결 자산 활용 500억 달러 우크라 지원
러 "범죄…EU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 될 것"
사우디의 아랍뉴스는 "G7 정상 대부분이 자국 내 고민으로 고개를 못 드는 실정이다. 호스트만 잘 나간다"고 논평했고, 알자지라는 "멜로니로선 타이밍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서방 권력의 과시라기보단 최후의 만찬처럼 보였다"고 했고 CNN은 "국내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고자" 이탈리아에서 모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첫날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부터 논의했다. 그 결과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약 68조5000억 원)를 지원한다는 데 합의했다. AP, AFP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우리가 관할하는 러시아 동결 자산의 수익을 활용해 대출 형식으로 연말까지 우크라이나에 약 500억 달러를 추가로 재정 지원하기로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러나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몰수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G7과 호주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보유외환 2820억 달러(약 375조 원)를 몰수해 우크라에 직접 지원을 주장했으나, 유럽 국가들이 법적 문제를 들어 난색을 보임으로써 '수익을 활용한 대출 형식의 지원'으로 일단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독립과 주권을 지키는 데 필요한 용기를 주는 매우 강력한 약속"이라며 "역사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에서 수익을 취하려는 시도는 범죄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응할 것이며 이는 EU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영국 가디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13일(현지 시간) 주요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막됐다. 정상회의는 15일까지 이어진다. 2024. 06. 13 [UPI=연합뉴스]
"서방 권력의 과시라기보단 최후의 만찬 같아"
"유럽, 극우 부상에 자기 이익에 더 치중할 것"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2일 자 기사에서 극우 정당들의 강력한 부상으로 유럽은 자기 이익에 더 치중할 것으로 예상한 뒤 "미국은 계속 단결해서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자고 요구하겠지만, 특히 프랑스와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다. 대중이 이미 판단했는데, 그들이 미국을 계속 지지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이어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대한 G7 정상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5월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하고 지난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에서 채택한 가자 전쟁 '3단계 휴전' 결의안이 주된 주제였다.
이 방안은 △ 6주간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이며 완전한 휴전과 가자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 전역에 대한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의 안전하고 효과적 제공 △ 모든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 완전 철수 등 영구적 적대행위 종식 △ 가자 재건 계획 개시와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앞서 G7 정상은 지난 4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런 바이든 제안을 전폭 지지했다. G7 정상은 1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3단계 휴전안 수용을 촉구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두 국가 해법'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G7 정상회의에 퇴짜 맞은 윤석열의 '글로벌 중추국' < 외교안보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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