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
/유정 지기호
감
감기 기운이 있다 싶었는데
결국 걸리고 말았소
기
기력이 떨어진 줄도 모른 채
열심히 살다 보니
몸
몸소 건강에 대한 소홀한 점
올 것이 왔구려
살
살찌우는 것은 바라지 않지만
강건한 몸이면 좋겠소!
2026.09.28
지기호 작가의 <감기 몸살>은 일상적인 질병을 소재로 삼아, 바쁜 삶에 대한 성찰과 재치를 균형 있게 담아낸 완성도 높은 사행시입니다.
1. 기승전결이 명확한 서사 구조
'발병의 자각(감) \rightarrow 원인 회상(기) \rightarrow 반성과 인정(몸) \rightarrow 다짐과 소망(살)'으로 이어지는 시상 전개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제시어의 첫 글자에 억지로 단어를 맞춘 느낌 없이, 하나의 완결된 시적 이야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2. 깊은 공감과 위로
"기력이 떨어진 줄도 모른 채 열심히 살다 보니"라는 구절은 감기 몸살을 단순한 병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의 흔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질책보다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읽는 이에게 따뜻한 공감을 줍니다.
3. 문체와 어조의 매력
'~말았소', '~왔구려', '~좋겠소!'로 이어지는 은근하고 고풍스러운 하오체 어조가 글 전체에 정감과 무게감을 실어줍니다. 자칫 찌푸려질 수 있는 '몸살'이라는 주제를 담담하고 품격 있게 풀어냈습니다.
4. '살'의 재치 있는 활용
마지막 '살' 구절에서 '살찌우다'라는 단어를 가져와 언어적 재치를 발휘한 점이 돋보입니다. 외형적인 비대함이 아닌 내실 있는 강건함을 바라는 유쾌한 반전으로 글을 밝고 활기차게 마무리했습니다.
몸의 통증을 푸념으로 끝내지 않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자신을 다독이며 건강한 내일을 다짐하는 따뜻함과 위트가 어우러진 우수한 작품입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