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1980 중1) 요즘처럼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았습니다.
자장면 한 그릇 정도면 당시 최고의 음식이었고, 도시락 반찬도 계란이나 소시지 정도면 훌륭했습니다. 요즘처럼 햄버거나 피자는 구경도 못했죠. 소풍을 가야 김밥과 사이다를 먹을 수 있었고, 통닭 정도는 명절에나 맛 볼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만두를 굽고 있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또래 학생들이 하굣길 가장 많이 찾은 음식은 떡볶이와 함께 만두였습니다. 만두도 요즘처럼 속이 꽉 찬 만두가 아니라 “납작만두” 라는 것이 인기였습니다.
납작만두는 당면과 부추를 조금만 넣고 만든, 그러니까 만두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허술한 만두였습니다. 골목마다 포장마차가 성황이었고 포장마차 마다 이 납작만두를 팔았는데 돈이 없던 나의 친구들은 집까지 걸어오며 버스요금을 아껴서 납작만두를 사 먹었습니다.
< 구워진 납작만두 >
대구에서도 동과 서로 나뉘어 납작만두의 모양이 조금 달랐습니다.
중구와 동구에서는 지금의 납작만두 모양으로 내용물은 조금 넣은, 넓은 만두피가 특징이었다면 서구의 만두는 당면이 좀 더 많이 들어가고 간혹 부추의 줄기도 보이는 걸로 봐서 아주 소량이지만 부추도 쓰이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추억의 만두를 집에서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일단 내용물이 부실해야 됩니다. 내용물이 풍족하면 납작만두 고유의 특징을 살릴 수 없습니다. 일단 밀가루와 간장의 맛이 대부분을 차지해야 하고 당면과 부추는 느낄 듯 말듯 해야 제대로 된 납작만두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납작만두를 만들어 봤습니다. 저는 당면과 부추 그리고 두부를 넣었습니다.
만두를 만들면서 당면과 부추의 재료로는 집사람을 설득 할 수 없었습니다.
“납작만두의 추억” 이런 것은 통하지 않더군요. 절충해서 두부만 첨가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꼴깍~ ㅎ 침이 절로 넘어갑니다.ㅎ 미성당 납작만두 지금도 달성고교 입구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ㅎ 그리고 대명동계대부근에 완전히 명소였죠 ㅎ 학창시절 추억을 올려주신 반달님 감사드립니다.ㅎ
히야꾸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