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 달날. 날씨: 하루 종일 장맛비가 쏟아진다.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하다.
다 함께 아침열기-책 읽기(자연속학교 공부)-천연발효빵 반죽-점심-청소-몸놀이(강당)-마침회-시의원 만남-바깥 특수교사와 간담회
[바깥연대]
비가 무섭게 온다. 지난 주 애써 심은 콩과 팥 모종이 썩어서 죽을까봐 걱정이다. 학교 건물 배수는 괜찮다.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비 피해 소식이 많다. 다 함께 아침열기에서는 학교 옆 너나들이 자전거 이야기를 했다. 너나들이 자전거를 허락받지 않고 타거나, 타지 말라고 한 규칙을 어기고 타서 자전거를 고장 낸 소식을 그대로 전해서 다 함께 그러지 않기로 다시 이야기를 한다. 사실 다 그런 게 아니고 한두 어린이가 그랬다는 걸 알지만 학교 옆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주택 식구들에게 늘 미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늘 조심하고 함께 살기 위해 지켜야 할 행동과 자세를 말하곤 하는데 놀다가 깜박한 어린이들이 있다. 그래서 자주 이야기를 할 수밖에. 어린이들의 힘으로 다 함께 애써야 할 함께 살기 주제다.
자연속학교를 가는 주라 자연속학교 채비할 게 많다. 6학년은 저마다 조사해온 여름 자연속학교 공부를 함께 살펴보고, 선생이 준비한 자료를 읽으며 저마다 공책에 문제를 만들어본다. 고성 여름 자연속학교는 동쪽바다 갯살림과 함께 통일을 주제로 하는 공부가 같이 준비된다. 금강산이 보이고 해금강을 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 DMZ 가까운 곳에서 이레를 보내니 미리 공부하고 지역 현장에서 확인할 게 꽤 된다. 더욱이 6학년은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제주도 한라산 졸업여행을 다녀온 흐름을 이어 통일과 역사 공부가 줄곧 된다. 모두에게 낮선 주장을 하는 어린이가 있을 때면 통일 공부는 더 열기를 더하기도 한다.
11시 40분에는 천연발효빵 두 번째 수업으로 빵 반죽을 한다. 역시 우리가 기른 밀로 빻은 밀가루와 마을에서 구한 살구와 자두 액종으로 만든다. 이번에는 계량에 더 신경을 써서 하다보니 질지 않고 알맞게 된다. 채민이는 자두 액종, 다른 세 사람은 살구 액종을 썼다. 두 번의 접기를 마치고 저온 숙성에 들어간다. 내일 빵을 구워 맛있는 새참으로 먹으면 되겠다. 반죽하는 걸 본 동생들이 언제 빵 줄 거냐 벌써 묻는다.
학교 마치고 서둘러 과천시청으로 갔다. 지성이 아버지와 과천시 의원들을 만나기로 해서다. 4시, 5시, 6시 차례로 시의원을 방문하는데 학교에서 회의가 있어 4시만 함께 할 수 있다. 지성아버지가 애를 쓰겠다. 과천시의회 건물로 가는 길에 윤태 아버지를 만났다. 비 때문에 취임식을 취소했다고 들었는데 과천시의회 개회식때 같이 시장 취임식을 했나 꽃이 달려있다. 지성아버지와 시의회 건물로 들어서는데 시의원들이 행사를 마치고 모두 과천시청을 둘러보러 나간다. 지성아버지가 4시 약속이 된 김현석 시의원에게 연락을 했더니 늦는단다. 그래서 지성아버지랑 같이 학교로 와서 자료를 출력했다. 다른 일정으로 나는 갈 수 없고 지성아버지 혼자 가야 한다. 괜히 미안하다. 지성아버지가 바깥 연대 일에 많이 나서주고 있어 버금일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다행히 준우아버지, 종현어머니가 같이 해주셔서 지성아버지가 외롭지는 않겠다. 바깥연대 일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대안교육 현장들과 연대하는 일, 자치단체의 지원을 끌어내는 일, 많은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하는 일이 꽤 된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임만 잡혀도 벌써 세 개의 회의가 있고 다시 모임에서 만들어내는 행사가 있으면 또 일이 만들어진다. 대안교육연대, 경기대안교육협의회, 과천대안교육협의회, 초등대표교사모임, 교과모임들이 있어 교사와 부모가 일을 나눠 참여하고 있다. 학교 일도 많지만 우리는 줄곧 연대를 해야 한다. 자기 학교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더 널리 우리를 알리고 99프로 사람들과 인식의 차이를 좁혀가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 되고 즐겁고 기쁘게 시간을 만들어내야 놓치지 않고 줄곧 할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지라 찾아가서 소수자의 서러움을 말하는 게 우리 처지이곤 했다. 선거가 끝난 뒤 과천시장과 작은 간담회를 열고, 시의원들을 모두 찾아가는 계획을 세워 대안교육 처지를 알린다. 세 학교가 일을 나눴는데 맑은샘은 지성아버지가 시의원 연락을 맡아서 약속을 모두 잡고 만남도 이끌게 됐다. 모레는 세 학교 대표들이 과천청소년과장과 만나기로 했다. 모든 만남에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우리의 처지를 말한다. 지방선거 결과로 대안교육을 잘 아는 분들이 당선이 되어 나름 기대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처지를 달리 보는 분들은 많다. 함께 애쓰도록 할 일을 찾자.
첫댓글 바쁜 일정에서도 참석해주신 지성아버지, 준우아버지, 선생님, 그리고 종현어머니 고맙습니다.~`
우리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