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개월 만에 주중대사를 교체한 뒤 새 대사로 내정된 지재룡(68)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중국 측에 제출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후임 주중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제출했으며 현 최병관 주중대사는 이미 평양으로 돌아갔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주창준(12년)과 최진수(10년) 대사가 장기간 재임한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의 최 대사 교체는 이례적이다. 최 대사는 외무성 영사국장 출신으로 주중 북한대사로서는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지 내정자는 차관급인 국제부 부부장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 부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의 주요 인사들과 회담할 때 동석하기도 했고 유럽이나 러시아와의 당 교류에 관여해 왔다. 교도통신은 신임 지 대사가 부임한 뒤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주요 임무로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전문가들도 지 부부장의 주중대사 임명이 김정은 체제라는 새 판을 짜기 위한 북한 정국 구상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5월 북한은 2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과정에서 중국이 자신들에게 섭섭하게 대한 데 대해 불만이 컸다”며 “그런 불만의 표시로 격에 맞지 않는 최 대사를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 대사 부임을 전후해 발생한 천안함 사건 와중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을 감싸줬고, 특히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임에 따라 북·중 관계가 전례 없이 가까워졌다”며 “이런 변화를 감안해 북한이 주중대사의 격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