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민, 어촌뉴딜-어부십리길 사업에 ‘부정적’
경관과 생태 가치 훼손·갯벌 파괴 반생태적 개발사업 비판
90% 이상 부정적 견해 밝혀… 긍정적 견해 8~9%P에 그쳐
순천시민들은 어촌뉴딜300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포항 인근 어부십리길 사업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순천만 경관과 생태 가치를 훼손하는 사업”이라거나 “갯벌을 파괴하는 반생태적 개발사업”이라는 데 공감했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순천만 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밝혔다. 3가지 문항 가운데 ‘순천시의 어촌뉴딜-어부십리길 사업추진에 대한 의견’(1번)과 ‘총사업비 121억 원 중 80% 가량인 100억을 1Km 해상데크길과 콘크리트쉼터 공사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2번) 등 2가지는 객관식으로, 나머지 1가지는 ‘어부십리길 조성사업 또는 순천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3번)으로 나눠졌다.
1번에 관해서는 ‘순천만갯벌의 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훼손될 것이다’가 58.8%P로 가장 많이 답했고, ‘개발업자만 이익을 보는 토목공사가 될 것이다’에 32.0%P가 답해 부정적인 견해가 90.8%P였다. 반면, ‘순천만갯벌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에 6.5%P, 사람들을 유인하여 어촌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에는 2.7%P로 긍정적인 견해는 9.2%P에 불과했다.
2번에는 ‘갯벌을 파괴하는 반생태적인 개발사업이다’가 55.2%P로 가장 많은 답이 나왔고, ‘어촌뉴딜300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과도한 토목공사이다’는 36.6%P로, 부정적인 답변이 91.8%P였다. 하지만, 긍정적인 답변은 8.2%P에 그쳤다. 긍정적인 답변으로는 ‘어촌어항의 정주여건 개선과 어민 소득에 도움되는 사업이다’(4.7%P), ‘경관과 생태관찰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3.5%P)였다.
이처럼 90%가 넘는 순천시민은 ‘어촌뉴딜-어부십리길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3번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3번에 관한 답변으로는 대체로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생태도시 순천에 반하는 사업’, ‘세계자연유산 순천만 갯벌에 부정적인 사업’, 그리고 ‘시민 의견을 듣지 않는 사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생태도시 순천에 반하는 사업’이라는 데 관한 시민 의견은 “제발 토목공사 줄이고 생태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세요” “생태도시 순천에서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이러한 사업 계획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천시 기조는 생태이라고 입으로 말하면 생태가치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달라진 모습에 실망스럽다” 등이다.
‘세계자연유산 순천만 갯벌에 부정적인 사업’이라는 데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만큼 갯벌을 자연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앞으로 가장 확실한 어촌 소득증대의 길이 될겁니다.
1990년대말 순천만이 이와 비슷한 갈등을 겪었는데 그때 토목공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보전하여 오늘날 우리나라와 세계에 자랑할 만한 갯벌이 된것을 기억해야합니다” “가장 생태적인 것이 가장 가치로운 것입니다.
생태수도순천의 의미가 부끄럽습니다.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갯벌을 더이상 파괴하지 말아 주세요.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갯벌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합니다.
동천주위 무분별한 아파트 건설, 봉화산 아래 녹지대까지 아파트가 들어서며 아름다운 순천이 각종 사업 명분으로 훼손되어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권고를 깊이 새겨 개발보다 보전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등이다.
‘시민의견을 듣지 않은 사업’이라는 데는 “순천만 생태환경을 보존 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환경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원점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관련 공무원과 순천만관련 사회단체, 주민과 충분한 협의 후 시행되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합니다”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개선하여 어촌 잘 살게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설 공사(사업)가 아닌 실제 어촌과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화를 조성했으면 함” 등이다.
몇몇 긍정적인 의견도 따랐으나, 이 사업을 통해 과거 순천만 습지 골재 채취나 조례호수공원 사례를 떠올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25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시민단체만 제외하고 모두가 찬성했던 ♡순천만 골재채취 하도정비 직강화 사업♡”이라거나 “당장의 예산 집행에 급급해 근시안적으로 행정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환경에 관한 문제는 이번 세대가 안되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 그 세대에서 해결방안을 찾는 등 장기적인 안목을 필요로 합니다.
이미 순천만, 조례호수 공원 등을 통해 근시안적 행정의 경험이 있는데 또 그걸 답습하려고 합니까? 환경은 잘 보존하여 우리가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입니다” 등이 눈에 띄었다.
이 조사는 네이버 폼으로 진행됐으며, 설문조사에 응한 775명 가운데 순천시민 89.3%(692명), 기타지역 거주자 10.7%(83명)이었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설문조사에 앞서 “순천시는 사업발주와 계약이 이미 체결되었기 때문에 계획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업계획 수립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일반해역이용협의서를 작성하여 해양환경영향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거짓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습지보호지역 행위제한 승인을 받았다”고 시 행정을 맹비난했다.
아울러 “해상데크사업을 진행하면서 특정 공법을 이유로 특정업체를 선정한 의구심을 주고 있다”고 의문 또한 제기했다.
한편, 순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시민대책위를 꾸려 지난 4월부터 '순천만 갯벌 파괴' 등을 이유로 이 사업을 비판해왔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출처/순천광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