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무슨 뚱단지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뭐라 할 사람들 많을 것입니다. 지금 더불어 민주당 등 야당이 연일 현 정권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새로운 지적 이슈를 찾아내는 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느냐고 핀잔하실 분도 당연히 많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한국의 야당은 정권과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인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한국의 야당은 전세계에서 가장 눈에 불을 켜고 국회의사당을 지키는 세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야당 국회의원이 폭로를 하고 특검법 등을 발의해서 본회의를 통과시키면 뭐 합니까. 대통령은 그냥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입니다. 또 법안 발의하고 또 거부권 행사하고 무슨 핑퐁게임하는 것같습니다. 그러다가 벌써 현 정권의 임기가 절반이나 지났습니다. 돌이켜 보면 국회에서 한 일이라고는 특검법안 통과 그리고 거부권행사로 좌절 또 제출 또 좌절의 연속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아무리 대단한 법안을 통과시켜도 거부권이 행사되면 좌절되고 무산되는 것이 현행 법인 것을 감안해도 이건 심해도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렇다고 야당이 지금같은 다람쥐 챗바퀴도는 행위를 계속해야 할까요. 야당국회의원들 가운데서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크지 않다는 소리를 하는 부류가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촛불집회 그리고 탄핵과정을 상상하고 하는 말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촛불집회때와 지금은 차이가 나 보입니다. 그건 바로 학습효과입니다. 그렇게 추웠던 2016년 겨울 광화문과 전국의 광장을 가득 메우고 소리 높여 평등과 자유 그리고 불의의 퇴치를 외쳤던 결과 대통령은 탄핵되고 박 정권을 붕괴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당시 민주당이 고스란히 물려 받았습니다. 당시 촛불집회를 이끈 것은 야당의원들이 아니였습니다. 특정 언론이 폭로하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촛불혁명으로 만들어진 정권은 제역할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낙제점입니다. 하다하다 못해 다시 정권이 옛날로 돌아가 버리는 그야말로 말짱 도루묵 상황이 된 것 아닙니까. 그런 상황의 중심에 누가 있었습니까. 바로 더불어 민주당이 존재했던 것 아닙니까.
지금 한국의 상황은 편한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분야에서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데는 물론 현정권과 여당의 잘못이 크지만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견제를 하지 못한 야당의 책임도 결코 작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야당의원들도 할 말이 있을 것입니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는데 그럼 국민들이 나서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정말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냐고 말입니다. 국회에서 폭로하고 특검법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대통령도 만나고 여당 대표도 만나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나라를 걱정했어야 합니다. 안 만나주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답변도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면 찾아 나서야지요. 안만나주면 만날 때까지 찾아 나서야지요. 야당 의원들이 모두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돌파구를 만들어야지요. 자존심만 내서워서는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야당에게 비협조적인 언론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기자들을 설득하고 데스크를 달래고 경영진과도 만나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어야 합니다.
참으로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소리이자 세상물정 모르는 언급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앞날은 없습니다. 서로 자존심 앞세우고 날선 공방만 한다고 나라가 정상화되지 않습니다. 어짜피 언제가는 지금 야당이 이 나라를 책임지고 운영해야할 주체 아닙니까. 자신들이 야당때는 지적만 하다가 여당이 되고 나서 왜 요즘 야당은 자신들밖에 모르느냐는 말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나라가 망가지고 나서 그 나라를 수리하고 정상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지 않습니까. 현 정권과 정부는 임기가 끝나면 떠날 사람들입니다. 지금 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야당이 여당이 될 경우 조금이라도 덜 고장난 채 나라를 맡아야 될 것이 아니냐는 말입니다.
한국의 야당처럼 피곤한 직업이 없다고 하는 국회의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 야당이 평생 야당은 아니였지 않습니까. 바로 직전 정권에서는 여당 아니였습니까. 그래 나라를 운영해 보니 쉽던가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야당도 힘들지만 여당도 힘든 것은 마찬가집니다.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너무 기대지 마십시오. 지금 한국의 국민들은 지쳤습니다. 물가고에 초저출산에 초고령화사회속 그리고 그 수많은 갈등속 게다가 남북의 대치상태에 피곤하고 마음의 여유조차 없습니다. 힘든 국민들을 대신해서 정부도 견제하고 국민들 자신들을 대표해서 노력해 달라고 뽑아준 것이 지금 야당 의원들 아닙니까. 더불어 민주당 161석, 더불어 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 1석 등 무려 188석이란 거대 야당을 왜 만들어주었겠습니까. 그냥 폭로하고 특검법 발의하고 거부권에 좌절하고 돌고 도는 국회 회전문 상황 만들라고 그렇게 힘들게 여소야대를 이뤄준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보고 또 거리로 뛰어나가라는 기대는 이제 그만하길 바랍니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들은 지칠데로 지쳤습니다. 그리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입니다. 겨우겨우 선진국문턱을 통과했더니 이제 또 다시 내리막길이라는 허망함이 국민들의 마음에 가득합니다. 그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격려를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야당입니다. 여당이 못하면 야당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에게 그리고 여당에게 손을 내미세요. 마음을 열어주세요.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도 해보세요. 제발 이 나라를 살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자고 말입니다. 정말 간곡히 애원합니다.
2024년 10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