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문을 두드리다.
마술에 관심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들여 배울만큼 지대한 관심이 있는것도 아니어서 먼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마술학교...
아들래미 재민이가 마술도구를 사고 싶다길래...'우리 재미니 마술학교 다니면 좋을텐데...'라고 가볍게 한마디 한것이 화근이 되어...
'엄마, 나 마술학교 언제 다녀? 어디루 다녀?'
잊지도 않고 물어대는 통에...
검색엔진에서 마술학교를 검색하니 해적들마술학교가 젤 먼저 나오더군요.
마침 초급반 회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아하, 여길 보내면 되겠네.'하다가...
'어라? 강남이네...그럼 나는 꼬박 2시간 30분동안 뭘하면서 기다리지?' 하던것이...'아웅...그냥 같이 다니자..'로 이어져서 아들이랑 마술학교 27기 동기가 되었습니다. ^^*
닉네임도 적어야 하길래...
딴 카페에서 쓰는 이름대로 할까...살짝 고민하다가 시트콤에서 본 마녀 사브리나가 생각났고...사브리나? 좀 긴데...걍 내 이름이 은하니깐...실비아로 할까? 해서...실비아로 적었고
재민이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난 해리포터의 포터~'하다가 '아냐, 해리로 해...'해서 그렇게 적었는데...카페 가입하려고 보니 실비아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이미 있네요.
저는 딴걸로 바꿔야할 것 같애요. ㅠㅠ
# 첫수업을 받으러...
재민이가 너무나 기다렸던 바로 그 12월 2일~
옷도 똑같이 입자고 하고...
전철 안에서도 내내 얼마나 더 가야 하냐고...가면 마술도구 사는거냐고...
내내 설레하는 재민이...
강남역에 도착하니 아점을 먹은 터라 배가 살짝 고파서 군것질을 하고 1시 50분쯤 강의실 도착~
빼꼼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부지런한 우리 동기님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계셨고...
어린애 손잡고 들어서는 아줌마에게 시선이 쏠려서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재민이랑 나란히 앉아야 하는데...두자리가 비어있질 않아서 난감한 중에...
배우 박신양씨를 살짝 닮으신 대경씨(맞죠?^^)가 서글서글하게 미소지으며 '여기 앉으시죠~'하고 자리를 양보해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 마술수업
강사님은 제프리님~
KBS에서 어제 방송사고가 있었다는 말씀으로 시작을 하셨는데요.
과연 TV에 출연할 만 하시더이다.
잔뜩 긴장한 마음이 점차 풀어지고 어느새 계속 웃게 되던걸요.
적절한 유머감각이란 이런거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요즘 제가 뜨개질로 열씨미 손가락들을 단련시키고는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카드들을 다루느라 쩔쩔매며
하나도 모르겠다고 다 알려달라고 떼를 쓰는데도
천성인 듯 상냥한 미소로 차근차근 갈켜주신 요분....메이퍼님께두 감사드립니다.
화장실도 못가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더라구요.
첫수업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재민이~
2시간 30분동안 지겨워하지 않을라나...
딴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라나...
너무 걱정되던 재민이는...
엉뚱한 말로 저를 당황시키고 긴장시키기는 했지만...
순식간에 동화되어서 재미있게 마술을 배우고....
삼촌들에게 친한척 들이대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더랬습니다.
여자분들에게 관객역을 요청하겠다고 제프리님이 강조하셨건만
눈치없는(?) 재민이가 '저요 저요~'하고는...
엉뚱한 짓을 하기도 하고...
눈 깜짝할 새에 삼촌들에게 가서 수다를 떨고 있기도 하고....
수업이 한참 진행중이던 때에
문을 쓰윽 열고 들어오시더니
너무 자연스럽게 강의실 뒤쪽으로 가시던 이분~~
'무슨 수강생이 첫날부터 지각을 하고 난리야? 쳇'이라고 생각했더니만...
중급반 강의를 마치고 오신 매직엔 사장님이셨습니다.
재민이를 발견하자 마자 환하게 웃으시며
'넌 이 아저씨가 갈켜줄께'하시더니
제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재민이가 50원짜리 동전을 들고 '나, 이거 잘해.하며 딴자리에서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메직엔 우수고객이 될께요..ㅎㅎ
#뒤풀이
기분좋게 웃으며
눈 크게 뜨고 배우다 보니...
2시간 30분이 후다닥 지나가버리고
애까지 있는데 뒤풀이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고민하고 있는 중에
당.연.히. 가야 한다는 아드님 말씀따라
따라간 자리~~
첨엔 소주가 100원이라고 해서...'에이, 한잔당 100원?'했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100원이더라구요.
뒤풀이 자리가 수업시간보다 더 볼 게 많고 재미있을 거라는 제프리님 말씀대로...
여기저기서 신기한 마술쇼가 펼쳐졌고
맥주를 다소 사랑하는 저는....
배가 고팠던 터라 치킨도 맛나게 먹고...맥주도 더 주문해서 마시고....
그 사이 재민이는 독무대마냥 주점안을 누비고 다니며 어떤 분 무릎에 앉아있기도 하고
자기만의 마술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더 남아 있었더라면 특별한 마술공연들을 더 감상하고 더 많은 얘기도 나눴겠지만...
집이 좀 멀기도 하고
재민이가 숙제를 덜 했던 탓에...
아쉬움을 남기고 일어나야 했습니다.
옆자리에서 얘기 나눴던 분들...
앞에 앉으셨던 두분...
반가웠습니다.
제 앞에 앉아계셨던 분들은 회사 송년회때에 130여명 직원들 앞에서 마술공연을 하실거라는데 잘 준비하셔서 성공적으로 마치시길 바랍니다.
재민이가 내내 수업시간에 찾아가서 귀찮게 해드렸던 두분...
무릎에 올라앉고 했어도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히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분들도 댁이 용인이라고 일찍 퇴장하시더라구요.
제가 사람얼굴이나 이름 기억하는데 치명적으로 취약한데...
잘 기억하지 못해도 이해해주시길 바래요.
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담에는 좀 더 반갑게 인사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어제 받은 수업들 슬슬 복습 좀 하려고 했는데...
필기해놓은 프린트를 집에 두고 출근해서 무쟈게 아쉽네요.
다행히 마술도구들은 챙겨 왔으니 생각 안나는 대로 카드도 좀 만지작거리고 손동작들도 연습해야겠어요.
이렇게 뜻대로 안되고....굼뜰수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주엔 더 반갑게 뵈어요.
이상, 마포에서 손가락에 쥐나는 최은하였습니다.
첫댓글 아 모자분이 수업을 들으셨던 참 보기 좋았습니다 27기 짧은 기간이지만 많이 배우시고 귀연아드님과 좋은 추억되시기를 바랍니다
수정하면서 글 올리는 중에 벌써 댓글아주셨네요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우와~ 정말 자세하게 적어주셧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저도 마술학교 꼭 들어봐야겠네요 +_+
네정말 입니다요
재민이 ㅋㅋ 귀여워여^*^ 덩치 큰 넘이 갑자기 강의실 들어가서 놀라셨죠? ㅋㅋ
아뇨덩치가 커서 놀란게 아니구요저보다 한참 어리셔서 깜딱 놀랬어요.. 재민이한테 특강해주셔서 넘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꾸벅
짱이세용..ㅋㅋ 재민이라..ㅋㅋ 재민가 제앞에 마술보여줘서 저두 깜짝놀랐어요 ^&^ 헤헤 ^^& 제가이번 뒷풀이에는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거 같아서..죄송하구요..다음에는 끝까지남아있을꼐요 저두집이 수원인지라..헤헤 ^^;;그리고 정말 후기내용 쵝오세용 ^^& 멋지십니다~
잼나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27기동기예요 어제 재민이가 참귀여워요 남은시간 좋은시간함께해요~
네~~넘 반갑습니다~우리 열씨미 배워보아요~!!
구의동 티파니님으로 바꾸셔야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