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콩! 먹어도 됩니다..(노동영/서울대교수)

[보현화(경산1)]

얼마 전 여러 언론사 뉴스, 인터넷 뉴스에 일제히 콩과 관련된 기사가 났습니다.



‘콩이 들어간 음식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암 환자들은 콩 식품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호주 암협회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로 시작하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이후 많은 환자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특히 콩이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어 콩밥, 두부, 청국장 등을 많이 먹는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많은 질문들이 쇄도하는 가운데 의문을 해결하고자

호주 암 협회 홈페이지에 실린 원문을 찾고 콩과 관련된 최근의 논문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호주 암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콩에 관해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과 다를 바 없는 내용입니다.


원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으로서의 콩이 아니라

고용량의 콩 추출물로 만든 약품에 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복용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적당량의 콩을 섭취하는 것은 유방암 환자나 일반인들에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권고 사항은 미국 암협회 등 여러 기관에서 권고하는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이 내용이 우리 나라에서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음식으로서의 콩과 약품화 된 콩이 구분되지 않고

보도되어 혼란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밥, 반찬, 떡, 국, 찌게 등에 콩이 많이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적당량의 콩을

섭취하게 됩니다. 그러나 서구의 식단은 우리와 달라 콩을 많이 섭취하지 않습니다.

아시아 국가에서 콩을 많이 먹는 것이 유방암의 낮은 발생률에 기여할 것이라는 역학 연구에 따라

서구 국가에서 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콩 추출물로 만든 고용량의 건강 보조 식품

복용이 많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고용량의 콩 추출물에 대해서는 임상 연구 등을 통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무분별한 복용을 막고자 이런 경고를 한 것 같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콩을 섭취하는 우리의 습관이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건강 보조 식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좋다고 하면

귀가 솔깃하게 됩니다. 이것은 어쩌면 사람으로 당연한 반응입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골고루 행복한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 한국인의 식단 자체가 서양 사람들이 볼 때는 무지 건강에 좋은 웰빙 식단이니까

채소를 적게 먹고 고기를 많이 먹는 그 사람들을 위한 경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까지 드시던 대로 맛있게 너무 살찌지 않게 드시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만 먹고 그것을 추출해서 엑기스를 만들어 많이 드시는 것은

그다지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콩 및 콩 성분의 발암 및 항암 효과에 관한 동물 실험 및

실험실 연구는 최근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실험 방법과 콩 성분의 종류, 용량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어 명확한 결론을 내기는 다소 이릅니다. 또한 실험실에서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어떤 성분이 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및 역학 조사입니다.



참고로 콩 섭취량과 일반 여성의 유방암의 예방 효과와 관련하여서는 2006년 미국 암협회에서 기존의

18개의 역학 연구를 종합 분석하여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콩 섭취량이 많은 집단에서

유방암의 발생률이 다소 낮았고 이 효과는 특히 폐경 전인 경우 더 컸습니다.


유방암 환자에서 콩 섭취와 재발과의 관계에 관한 역학 연구는 2005년 상하이에서 발표된 논문이

있습니다. 유방암으로 진단된 14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콩 섭취량을 분석하였고

평균 5.2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한 결과 콩 섭취량과 무병생존률 사이에 상관 관계가 없었으며

호르몬 수용체 유무, 병기, 비만도에 따라 분석하여도 콩 섭취량과 생존률 사이에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유방암 환자가 콩을 섭취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콩에 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릴려면 앞으로 잘 계획된 대규모의 임상 연구가 필요한데

이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러 연구들을 볼 때 콩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좋은 쪽이 많아 보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맛있는 두부, 콩나물, 청국장… 맛있게 드세요.



< 호주 암협회(www. cancercouncil.com.au)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 요약>

1. phytoestrogen(식물성 에스트로겐) 은 무엇이며 어디에 함유되어 있는가?

phytoestrogen은 식물에서 추출된 물질로 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한다.

phytoestrogen을 많이 함유한 음식에는 콩(두유, 된장, 콩 요거트), 아마씨, 여러 곡물 등이 있다.

phytoestrogen은 체내의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다.

phytoestrogen의 작용은 완벽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estrogen과 비슷하게 작용할 수도, estrogen을 억제할 수도 있다.


2. phytoestrogen과 콩이 유방암을 예방하는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유방암의 발생률이 낮은데

이들 나라에서는 콩을 많이 섭취한다. 물론 이들 지역은 높은 채소 및 생선 섭취, 낮은 육류 섭취,

유전적 요소 때문에 유방암의 발생이 낮을 수도 있다. 동물 및 실험실 연구에서 항암 효과가 관찰되었다

또한 대규모 역학조사에서 콩 섭취량이 높은 집단에서 유방암의 발생이 약간 낮다고 보고하였고

콩 소비량과 다른 암의 발생과는 관련이 없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사와

더불어 적당량의 콩 섭취는 해롭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것은 우리의 권고안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고용량의 콩이나 콩의 phytoestrogen을 함유한 보조제

(supplement; 콩으로 만든 건강 식품이나 엑기스, 약품) 가 유방암의 예방에 좋다는

근거는 없으므로 복용을 추천하지 않는다.



3. 유방암 여성은 콩 식품( soy food ) 을 먹어야 하는가?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인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는 치료제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에스트로겐 대신 결합하여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차단,

종양의 성장을 억제한다. ( 식물성 에스트로겐 역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므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이 가능하므로 타목시펜처럼 에스트로겐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많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으로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서 콩 음식이나 콩 건강식품의 영향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여러 실험실 연구 결과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며 이에 관해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의 한 부분으로 콩 식품을 적당히 복용하는 것

( moderate consumption of soy food, 1-2회/day) 은 해롭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4. 유방암 여성은 콩으로 만든 보조제 (soy supplement)를 복용해야 하는가?

고용량의 콩 혹은 콩의 성분을 함유한 건강 식품은 유방암 환자에게서 안전성이 테스트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의 한 부분으로 콩 식품을 적당히 섭취하되 급작스럽게

식사에서 콩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콩 추출물이나 식물성 에스트로겐 추출물을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전임의 고은영/ 교수 노동영

[보현화(경산1)]

음식의 찬반은 항상 있었으니 믿을거도 못됩니다. 이런 저런 학설에 휘말릴 필요도 없이 골고루 드시면 됩니다. 양파가 좋다고 신문이나 텔레비젼에 나오면 시장에 양파가 떨어지고, 광우병 도졌다 하면 축산농가 망하도록 안먹고...우리 국민들이 왜그리 냄비근성이 많은지 알수가 없더군요.ㅎㅎ 얼마전에 닭고기병 어쩌고 해서 신문에 났다고 삼계탕 집이 썰렁하다던데도 불구하고 저희 절에선 일부러 모임을 해서 팔아주기도 했지요. 그러고도 아직 살아 있슴다? ㅎㅎㅎ 저는 건강식품 자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니 흔들릴 일도 없지만요. 음식등 지나친 건강염려증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답니다. *^^*

[보현화(경산1)]

한누리님. 이 글은 제가 가입해 있는 유방암환우카페에 올라온 글에 제가 댓글로 달았던 글입니다. 그대로 복사해 와서 붙입니다.*^^*

[namu]

아하...콩까지 못먹게 하면 저는 단백질 보충할 데가 없어유~~ ^^*